박시준은 먼저 차에서 내려 아내에게 문을 열어주었다.상민이는 차에서 잠이 들었다.진아연은 상민이를 안고 조심스레 차에서 내렸다."내가 안을게!" 상민이도 이젠 꽤 무게가 나가 박시준은 아내가 힘들까 봐 걱정되었다.진아연은 아이를 박시준에게 건넸다, 박지성과 경호원은 트렁크에서 짐을 꺼내고 있었다.그들이 돌아왔는데 반기러 나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진아연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과연 그녀가 무엇을 봤을까!?라엘이와 김세연이 소파 한 켠에 앉아있었고 진지한과 배유정 그리고 현이가 소파 한 켠에 앉아있었다.진지한과 현이 사이에는 흰색 공주 드레스를 입은 여자아이도 한 명 있었다.이 여자아기는 상민이의 장난감을 들고 작은 손을 휘두르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진지한은 이렇게 시끌벅적한 환경을 싫어했지만 이 순간, 그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로 가득했다."엄마! 오셨어요!" 라엘이가 먼저 엄마를 보고 소파에서 일어나 진아연의 앞으로 다가갔다. "엄마, 이 아이는 오빠가 워크숍에서 주워온 아이에요! 귀엽죠?"라엘이는 자기도 모르게 엄마에게 장난을 쳤다.엄마가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이 소식을 들은 진아연은 충격에 바로 안색이 굳어져 버렸다."어쩌다 아기를 맘대로 데려왔어? 한아, 경찰에 신고는 했니?" 진아연은 법을 매우 중요시 했다.아들과 얘기를 하면서 진아연의 아기의 앞으로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았다.진지한은 고개를 저으며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음을 표현했다."어머! 이 여자아기 예쁘게 생겼네! 어느 부모가 잔인하게 이렇게 예쁜 아기를 버렸대?" 진아연은 말하며 문뜩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 아기 아픈 건 아니겠지? 안그럼 왜 멀쩡한 아기를 버렸겠어? 포동포동하게 잘 큰 거 보면 딱봐도 잘 먹였구만!""엄마, 방금 라엘이가 아기 까맣다고 했어요." 진지한은 라엘이가 한 말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라엘이는 오빠가 이 말을 기억하고 있을 줄은 생각치 못했다.자신이 무심코 내뱉은 말이 오빠한테 찍혔나 보다.진
진지한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씀이세요? 상미는 제 딸이에요! 상미는 상민이의 동생이라고요!" 가족들이 이해하지 못할까 봐, 그가 보충 설명을 덧붙였다. "이 아이는 상민이의 친동생이라고요!"배유정이 재차 설명했다. "상미와 상민이는 쌍둥이예요.".........충격에 몇 초간 얼어붙어 있던 박시준이 곧바로 품 안에 있던 상민이를 지성의 품에 안겼다. 그런 다음 소파 위에 있던 상미를 안아 들었다!상민: "???"박지성: "???""어쩐지 난 이 아이가 낯이 익었어! 이제 보니 그게 다 내 손녀라서 그랬던 거야!" 박시준이 상미를 품에 안고 활짝 웃었다.진아연이 박시준의 어깨를 두드렸다. "여보, 아이를 그렇게 높이 들어 올리면 안 돼요."역시 조금 위험하다고 느낀 진지한도 말했다: "아빠, 아이를 조금만 낮게 안으세요."그때, 진아연이 말을 이었다: "당신이 그렇게 높이 들어 올리면, 난 볼 수가 없잖아요!"아내의 말에, 박시준이 곧바로 상미를 그녀의 품에 안겨주었다.그러고는 그의 큰 손바닥으로 상미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두상이 정말 동글동글해. 꼭 커다란 수박 같아!""그러게요! 우리 한이에게 아이가 둘이나 있을 줄이야! 생각도 못 했어요!" 놀란 기색의 진아연이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이지 너무 기쁜 일이에요! 난 올해 생일 선물도 필요 없어요. 내겐 이 두 아이가 최고의 선물이에요!"라엘: "아빠, 엄마, 두 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편애하실 거예요? 상미가 왔다고, 상민이는 보이지도 않으세요?"그때, 박지성의 품에 상민이가 작은 입으로 손가락을 빨며,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둘러싸인 상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상민이의 얼굴에 서운함이 가득했다.그런 상민이를 본 박시준이 곧바로 상민이를 안아 들었다."상민아, 할아버지는 편애 같은 거 하지 않는단다. 할아버진 그저 네 여동생을 한 번 안아본 것뿐이야! 너희 둘은 나이가 같은데, 네가 상미보다 훨씬 무겁더구나!
잠시 고민하더니, 배유정이 대답했다: "어머님, 아무래도 전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좋죠! 그럼, 두 아이는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진아연이 계속해서 물었다.배유정이 진지한의 손을 잡아끌어, 그를 방패 삼아 앞에 세웠다: "나머지는 지한 씨의 의견을 따를게요."진아연이 미소를 지으며 아들에게 물었다: "한이야, 너도 아직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지 않았지?""저희가 집에 들어와 산다면, 유정 씨의 어머니는 더 이상 상미를 돌봐주지 못하실 거예요. 오랜 시간 동안 상미를 보살펴 주신 만큼, 상미에게 정이 많이 드셨을 텐데, 하루아침에 상미를 데려와 버리는 건 조금 잔인한 일인 것 같아요." 진지한은 집에서 지내고 싶었다. 배유정은 가족들과 사이가 좋으니, 집에서 지내면 문제 될 것이 없을 것 같았다.배유정은 진지한이 자신의 엄마까지 생각해 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진지한의 말에 매우 감동했다."지한 씨, 우리 어머니께서 상미를 정말 아끼긴 하시는 건 맞지만, 상미를 돌봐줄 사람이 있으면, 어머닌 아버지 곁으로 돌아가실 수 있어요. 우리 부모님은 금실이 좋으시거든요. 사실 두 분이 계속 떨어져서 지내시게 하는 것도 별로 좋지 않잖아요." 배유정이 말했다."유정 씨, 유정 씨가 지한이와 결혼하면, 우리가 유정 씨 가족도 챙겨드릴 거예요. 유정 씨의 부모님께 A시에 오셔서 지내시라고 해도 되고요. 두 분이 마음에 들어 하시는 집을 구해드릴게요. 그럼, 유정 씨와 한이는 우리 집과 부모님 댁을 오가며 지내면 되잖아요." 진아연이 배유정에게 말했다.이것이 가장 공평한 방법이었다.배유정은 코가 시큰거리며 눈가가 붉어졌다: "감사합니다, 어머님.""그런 말 하지 말아요. 이제부터 우린 한 가족이에요. 그러니 너무 격식 차리지 말고 편하게 대해요." 상미를 안고 있자니, 진아연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었다. "상견례 날짜는 언제가 좋을지 두 사람이 일정을 정해 봐요. 결혼 날짜를 정해야죠. 그러고 나서 바로 결혼식 준비를 시작해야 해요
"예전에, 우리 집에 여러 번 와 보지 않았어요?" 진지한은 이렇게 왁자지껄한 집안 분위기에 익숙했다."내가 왔을 땐, 대개 지한 씨 부모님만 계셨어요." 배유정이 대답했다. "요즘은 두 아이만 있어도 적은 편이 아닌데, 이제 보니 지한 씨는 네 남매였네요. 정말 부러워요!"'부럽다'는 그녀의 말에, 진지한이 아무 생각 없이 물었다. "설마 아이를 더 가지고 싶은 건 아니죠?""지한 씨는 아이가 많은 편이 좋아요?" 배유정은 아직 젊은 나이었다. 몇 명을 더 낳는 것도 괜찮았다.이전의 임신 과정은, 아이를 가지는 것도, 낳는 것도 모두 혼자서 몰래 해야만 했다. 그 기분은 영 별로였다.그녀는 정상적으로 결혼한 후에 임신하고 아이를 낳는 건 어떤 감정인지 느껴보고 싶었다."내 아이라면 난 다 좋죠. 하지만 우리에겐 이미 두 아이가 있으니,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진지한이 이성적으로 대답했다. "게다가 아이를 출산할 때는 위험이 따르잖아요. 굳이 그런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그럼, 상황이 이끄는 대로 따라요!" 배유정은 볼이 화끈거렸다. "지한 씨, 지한 씨는 함께 할수록 좋은 남자 같아요. 지한 씨는 가족들에게도, 우리 아이들에게도 잘하잖아요. 물론 나에게도 잘해주고요. 그런 지한 씨와 결혼을 한다니. 난 전생에 우주를 구했나 봐요.""나 아직 프러포즈도 안 했어요." 진지한이 상기시켰다.배유정은 얼굴이 더욱 화끈거렸다. "어른들께 말씀드렸으면 됐지, 프러포즈까지 하려고요?""할 건 해야죠." 진지한이 대답했다. "어떤 반지가 마음에 드는지 생각해 보고 알려줘요. 내가 사줄게요. 그렇게 하면 내가 준 반지를 유정 씨가 마음에 안 들어 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거예요.""그럴 리가요! 지한 씨가 선물한 거라면 난 다 마음에 들어요." 배유정이 속마음을 완전히 털어놓았다. "지한 씨가 주는 거라면, 난 풀꽃 반지도 좋아요."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방으로 들어갔다.진지한의 방은 차가운 계열의 색상으로 꾸며져 있었다.
점원이 곧바로 사무실로 가, 배유정에게 알렸다."저기 저 선글라스 쓴 여자분, 눈이 보이지는 않지만, 한눈에 봐도 엄청 부자 같아요." 점원이 배유정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저 여자분이 멘 가방, 에르메스 가방이에요! 입고 있는 옷도 정말 예쁘고요! 시중에서 전혀 본 적 없는 스타일이에요! 머릿결도 딱 보면 비싼 돈 들여 관리하는 것 같고, 피부는 또 얼마나 좋아요! 기초화장을 한 것 같긴 한데, 전혀 티가 안 나요."점원은 이 정도로 잘 꾸민 여자는 처음 보았다.점원의 말에, 배유정은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저 여자분, 자기가 누구라고 하던가요?" 배유정이 물었다."그런 말은 없었어요. 그저, 중요한 일로 할 말이 있어 왔으니, 사장님을 불러달라는 말만 했어요."그 말에, 배유정은 시간을 더 지체하지 않고 곧장 사무실에서 나왔다.사무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배유정은 에르메스 백팩을 멘 한 젊은 여성을 발견했다.배유정이 나오자, 여자가 선글라스를 벗고는 배유정을 유심히 바라보았다.그래서 배유정은 여자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그녀는 정말 아름답고 세련된 사람이었다.그녀는 인형처럼 예뻤다. TV 드라마 속 여주인공보다도 훨씬 아름다웠다.놀란 배유정이 멍하니 서서 여자를 바라보았다."안녕하세요, 배유정 씨." 사동이 먼저 배유정에게 말을 걸었다. "배유정 씨와 따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무슨 마력에 이끌리기라도 한 것처럼, 배유정은 상대방의 신분을 물어보기도 전에 그녀를 따라나섰다.밖은 햇볕이 뜨거웠지만, 기온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사동이 배유정을 근처 공원으로 데려갔다.사동이 먼저 공원 벤치에 앉았다.벤치 뒤에는 한 오동나무가 있었다.오동나무가 햇빛을 완전히 가려주어, 벤치에 앉아 있으니 정말 시원했다.배유정이 여자의 옆에 앉아 물었다. "제가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전 사동이라고 해요." 사동이 배유정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신을 소개했다. "배유정 씨는 제가 누군지 모르시겠죠. 저도 배유정 씨를 몰랐어요. 그런
"저도 제가 지한 씨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거 잘 알아요. 하지만 사람은 높은 곳으로 향하고, 물은 아래로 흐른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왜 저보다 멋진 남자를 만나면 안 되는 거죠? 지금 사동 씨 말은, 우리 집은 형편이 어려우니, 전 무조건 저처럼 형편이 어려운 집안의 남자를 만나 결혼해야만 한다, 이 말인가요?" 배유정이 낮은 자세를 취하지도, 그렇다고 거만하지도 않은 목소리로 사동의 말에 반박을 했다."하하! 신분 상승을 하고 싶은 그 마음은 나도 충분히 이해해요!""그래요. 내겐 신분 상승인 셈이 맞아요. 하지만 지한 씨가 드림 메이커의 대표가 아니었어도 난 지한 씨를 좋아했을 거예요." 배유정이 얼굴을 붉히며 자기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하, 그렇게 지한 씨가 좋으면, 지한 씨에게 걸림돌은 되지 말아아죠. 지금 지한 씨 회사가 국내에서 어떤 어려움에 부닥쳤는지 알기나 해요?" 사동이 물었다.배유정이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진지한과 만나면서도, 진지한의 일에 대한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게다가, 앞으로 두 사람이 결혼한다 해도, 진지한의 성격상 그가 업무적인 일을 그녀에게 말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왜냐하면 그녀는 그의 사업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오로지 우리 집안만이 지한 씨를 도울 수 있어요." 사동이 고개를 높이 쳐들고 당당하게 말했다."그럴 리가요... 지한 씨의 아버지도 도울 수 없는 일인가요?" 배유정은 사업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지만, 박시준이 매우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박시준이 가진 A국에서의 인맥과 권력이라면, 분명 진지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진지한 씨의 가족에 대해 이 정도로 아는 것이 없을 줄은 몰랐네요." 사동이 비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진지한 씨와 그의 아버지는 사업적으로 전혀 교류하지 않아요. 그의 아버지는 그가 하는 일에 관여하지 않죠. 그러니, 진지한 씨는 아버지가 그의 사업에 개입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 진지한 씨가 A국에서 창업에 실
보아하니, 사동의 말이 사실인 것 같았다.지금 진지한의 회사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하지만 진지한은 절대 박시준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을 것이다.배유정은 몹시 마음이 아팠다. 또, 매우 고민스러웠다.그녀가 진지한을 도울 방법은 전혀 없었다.만약 진지한이 더 능력 있는 사람을 아내로 맞이한다면, 적어도 그가 고군분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그리고 이건 시작일 뿐이었다. 인생은 길고, 앞으로 진지한이 마주하게 될 어려운 순간은 훨씬 많을지도 모른다...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배유정은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유정 씨, 유정 씨는 한이에게 좋은 아내가 되어줘요. 그거면 돼요." 진아연이 웃으며 말했다. "일에 대한 건 한이가 알아서 해결할 거예요. 유정 씨가 걱정할 필요 없어요.""어머님, 어머님과 아버님도 마찬가지셨어요?" 배유정이 물었다.진아연이 얼굴을 조금 붉혔다: "유정 씨의 시아버지는 겉은 차가워 보여도, 속은 따뜻한 사람이에요. 내가 사업을 시작할 때, 힘든 순간들이 참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나서서 나를 도와줬죠. 때론 나도 그의 도움을 받아들이기도 했고요."배유정: "그럼, 어머님께서 아버님을 도와드린 적도 있으세요?"진아연이 큰 소리로 소리 내 웃었다: "나도 돕고 싶었죠. 하지만 그는 내게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어요. 그리고 내 기억엔, 그의 회사에는 문제가 발생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아니면, 문제가 있었는데 내가 전혀 몰랐을 수도 있죠."배유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아버님 회사에 문제가 생긴 걸 아셨다면, 어머님께선 분명 아버님을 도울 방법을 찾으셨겠죠?"진아연: "그럼요. 그 사람이 곤경에 처한 모습을 보면, 난 반드시 힘닿는 데까지 그를 도울 거예요. 그런 게 바로 사랑 아니겠어요? 서로 도우며 의지하는 거죠."진아연의 말을 듣자, 배유정은 마음속 고민이 조금 풀린듯했다."무슨 말씀인지 알아요, 어머님." 배유정이 진아연에게 웃어 보였다. "이만 집으로 들어가요!""유정 씨 먼저 들어가요! 난 뒷마당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가정부가 자신도 모르게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그때, 박시준이 다가와 배유정에게 진아연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뒷마당에서 과일나무들을 보고 계세요." 배유정이 대답했다.박시준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아이들이 다투는 건 정상인 일이에요. 그러니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아요. 지성이도 어릴 때 라엘이에게 자주 얻어맞곤 했어요! 너무 쌔게 때리지만 않으면 보통 별문제 없어요."보통 맞는 쪽은 상민이었기 때문에 박시준은 별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만약 맞는 쪽이 상미였다면, 박시준은 다른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네, 저도 알아요." 배유정이 웃으며 대답했다."한이는 밥 먹으러 언제 온대요?" 박시준이 물었다.배유정은 오늘 낮에 진지한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진지한도 그녀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오늘 저녁에 언제 밥을 먹으러 돌아올지 알리는 전화는 더더욱 하지 않았다."제가 전화해서 물어볼게요." 배유정이 말과 동시에 두 아이를 가정부의 품에 안겼다.배유정이 가방 안에서 휴대폰을 꺼내 진지한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지한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저녁 먹으러 언제 올 거예요?""오늘은 좀 바빠서, 저녁 먹으러 못 갈 것 같아. 기다리지 마." 진지한이 대답했다.배유정은 사동이 그녀에게 한 말이 다시 떠올랐다.정말로 진지한의 회사에 무슨 문제가 생겨서 이렇게 바쁜 것일까!"알았어요, 밥 잘 챙겨 먹어요!" 배유정이 신신당부했다."그럴게. 오늘 밤에는 나 기다리지 말고, 딸이랑 먼저 자." 진지한은 그녀가 자신을 기다리느라 잠들지 못할까 봐, 미리 그녀에게 말했다. 알았다는 대답과 함께 배유정이 전화를 끊었다."아버님, 지한 씨는 오늘 저녁 먹으러 못 온다고 하네요." 배유정이 박시준에게 말했다."그럼, 기다리지 말고 우리끼리 먹죠!" 박시준이 말을 마친 뒤, 진아연을 부르러 갈 채비를 했다."지성 씨와 현이 씨는 기다리지 않아도 돼요?" 배유정이 물었다."두 사람은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