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가 이렇게 급하게 말한 적은 처음이였다.한이는 늘 차분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일이 발생해도 조급하지 않고 차분하게 해결하곤 하였다.진아연의 입꼬리는 스르륵 올라갔다: "혹시 유정 씨랑 결혼하려는 거야? 이번에 둘이 나갈 때부터 큰 진전이 있을 줄 알았어. 그럼 두 사람 식 올리면 되지. 6월 1일은 너무 빠른 거 같으면 발렌타인데이에 결혼해도 좋을 거 같은데."진지한은 이미 엄마의 선견지명에 익숙했다: "결혼식에 관해서는 유정이랑 다시 의논해 볼게요. 일단 빨리 돌아오세요, 급히 드릴 말씀이 있어요."진아연은 한이에게 무슨 급한 일이 있길래 이렇게 빨리 돌아오라는 건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었다.결코 작은 일은 아닐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여행 중에 이렇게 급히 집에 오라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진아연은 바로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반드시 오늘 집에 돌아가야 해?""최대한 빨리 오세요." 진지한은 단 한 순간도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 서프라이즈를 온 가족에게 알리고 싶었다.엄마 아빠가 상미를 보면 분명 아주 기뻐하실 것이다.진아연은 휴대폰을 들고 바로 방안으로 들어가 박지성에게 짐을 정리하라고 했다."한아, 그냥 전화로 엄마한테 무슨 일인지 얘기하면 안될까? 네가 이러니까 엄마 너무 불안해서 그래... 아니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만 알려줄래?""나쁜 일이면 안 돌아오시려고요?" 진지한은 농담하듯 얘기했다."나쁜 일이라면 지금 당장 돌아가고 좋은 일이라면 그렇게 급하지 않아도 되잖니!" 진아연은 아들의 말을 정정했다.진지한은 농담을 던졌을 뿐이였다,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좋은 일이에요." 진지한은 더 이상 놀리지 않았다. "급하실 거 없어요. 천천히 정리하고 내일 돌아오셔도 괜찮아요.""좋은 일이라면 지금 당장 돌아가야지! 됐어, 그만 얘기하고 엄마 가서 짐 정리할게!" 진아연은 말을 마친 후 전화를 끊었다.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아무것도 모르는 박시준과 박지성
현이도 함께 그들에게 다가갔다.진지한이 설명하기도 가정부가 먼저 라엘이에게 말했다: "라엘 아가씨, 어쩌면 주워온 아이가 아닐 수도 있어요! 한이 도련님이 자기 딸이라고 했어요!""네?" 라엘이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오빠와 상미를 쳐다보며 말했다. "오빠, 이 아기는 누구랑 낳은 거야? 어쩌다 밖에서 아이를 그렇게나 많이 낳은 거야? 오빠 이런 사람이였어? 전에 늘 오빠를 우상으로 여겼는데 정말 토할 것 같다!"라엘이가 속이 불편한 이유는 어쩌면 그녀가 임신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배유정은 라엘이 진지한을 오해할 거라 예상 못하고 바로 설명했다: "라엘 씨, 이 아이는 저와 지한 씨 아이에요. 상민이랑 쌍둥이에요. 라엘 씨랑 지한 씨처럼요."라엘이는 몸을 굽혀 토하려 했다 배유정의 말을 듣고 바로 허리를 폈다: "지어낸 게 아니라 정말로 사실이라는 거죠? 쌍둥이 임신할 확률이 얼마나 낮은지 알아요?""라엘 씨, 정말 거짓말 아니에요. 전에 제가 상미 존재를 숨긴 이유는 제가 너무 이기적이라서 그랬어요. 상미마저 제 곁을 떠날까 봐요." 배유정은 설명하며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니 이렇게 데려왔어요...""어머어머! 이름이 상미라구요?" 라엘이는 배유정의 품에 있는 상미를 안으며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아기 정말 너무 예쁘네요! 입고 있는 옷도 너무 공주같은데요! 다만 피부가 좀 까맣네요."배유정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진지한은 무표정으로 라엘이가 안고 있는 상미를 안아갔다."임신했으니까 아기 안지 마."라엘: "오빠, 내 뱃속에 있는 아니 그 정도로 연약하진 않아."진지한: "우리 딸 떨어질까 봐 걱정되서 그래.""내가 왜 아이를 떨어뜨리겠어!?" 라엘이는 이마를 찌푸리며 오빠와 다투었다.진지한: "임신하면 속도 불편하고 피곤하고 잠이 많아지잖아?"라엘: "...""언니, 화내지 마세요. 좀 있으면 언니도 예쁜 아기 낳을 거예요." 현이는 언니를 달래며 말했다.배유정도 따라서
박시준은 먼저 차에서 내려 아내에게 문을 열어주었다.상민이는 차에서 잠이 들었다.진아연은 상민이를 안고 조심스레 차에서 내렸다."내가 안을게!" 상민이도 이젠 꽤 무게가 나가 박시준은 아내가 힘들까 봐 걱정되었다.진아연은 아이를 박시준에게 건넸다, 박지성과 경호원은 트렁크에서 짐을 꺼내고 있었다.그들이 돌아왔는데 반기러 나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진아연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과연 그녀가 무엇을 봤을까!?라엘이와 김세연이 소파 한 켠에 앉아있었고 진지한과 배유정 그리고 현이가 소파 한 켠에 앉아있었다.진지한과 현이 사이에는 흰색 공주 드레스를 입은 여자아이도 한 명 있었다.이 여자아기는 상민이의 장난감을 들고 작은 손을 휘두르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진지한은 이렇게 시끌벅적한 환경을 싫어했지만 이 순간, 그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로 가득했다."엄마! 오셨어요!" 라엘이가 먼저 엄마를 보고 소파에서 일어나 진아연의 앞으로 다가갔다. "엄마, 이 아이는 오빠가 워크숍에서 주워온 아이에요! 귀엽죠?"라엘이는 자기도 모르게 엄마에게 장난을 쳤다.엄마가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이 소식을 들은 진아연은 충격에 바로 안색이 굳어져 버렸다."어쩌다 아기를 맘대로 데려왔어? 한아, 경찰에 신고는 했니?" 진아연은 법을 매우 중요시 했다.아들과 얘기를 하면서 진아연의 아기의 앞으로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았다.진지한은 고개를 저으며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음을 표현했다."어머! 이 여자아기 예쁘게 생겼네! 어느 부모가 잔인하게 이렇게 예쁜 아기를 버렸대?" 진아연은 말하며 문뜩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 아기 아픈 건 아니겠지? 안그럼 왜 멀쩡한 아기를 버렸겠어? 포동포동하게 잘 큰 거 보면 딱봐도 잘 먹였구만!""엄마, 방금 라엘이가 아기 까맣다고 했어요." 진지한은 라엘이가 한 말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라엘이는 오빠가 이 말을 기억하고 있을 줄은 생각치 못했다.자신이 무심코 내뱉은 말이 오빠한테 찍혔나 보다.진
진지한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씀이세요? 상미는 제 딸이에요! 상미는 상민이의 동생이라고요!" 가족들이 이해하지 못할까 봐, 그가 보충 설명을 덧붙였다. "이 아이는 상민이의 친동생이라고요!"배유정이 재차 설명했다. "상미와 상민이는 쌍둥이예요.".........충격에 몇 초간 얼어붙어 있던 박시준이 곧바로 품 안에 있던 상민이를 지성의 품에 안겼다. 그런 다음 소파 위에 있던 상미를 안아 들었다!상민: "???"박지성: "???""어쩐지 난 이 아이가 낯이 익었어! 이제 보니 그게 다 내 손녀라서 그랬던 거야!" 박시준이 상미를 품에 안고 활짝 웃었다.진아연이 박시준의 어깨를 두드렸다. "여보, 아이를 그렇게 높이 들어 올리면 안 돼요."역시 조금 위험하다고 느낀 진지한도 말했다: "아빠, 아이를 조금만 낮게 안으세요."그때, 진아연이 말을 이었다: "당신이 그렇게 높이 들어 올리면, 난 볼 수가 없잖아요!"아내의 말에, 박시준이 곧바로 상미를 그녀의 품에 안겨주었다.그러고는 그의 큰 손바닥으로 상미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두상이 정말 동글동글해. 꼭 커다란 수박 같아!""그러게요! 우리 한이에게 아이가 둘이나 있을 줄이야! 생각도 못 했어요!" 놀란 기색의 진아연이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이지 너무 기쁜 일이에요! 난 올해 생일 선물도 필요 없어요. 내겐 이 두 아이가 최고의 선물이에요!"라엘: "아빠, 엄마, 두 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편애하실 거예요? 상미가 왔다고, 상민이는 보이지도 않으세요?"그때, 박지성의 품에 상민이가 작은 입으로 손가락을 빨며,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둘러싸인 상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상민이의 얼굴에 서운함이 가득했다.그런 상민이를 본 박시준이 곧바로 상민이를 안아 들었다."상민아, 할아버지는 편애 같은 거 하지 않는단다. 할아버진 그저 네 여동생을 한 번 안아본 것뿐이야! 너희 둘은 나이가 같은데, 네가 상미보다 훨씬 무겁더구나!
잠시 고민하더니, 배유정이 대답했다: "어머님, 아무래도 전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좋죠! 그럼, 두 아이는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진아연이 계속해서 물었다.배유정이 진지한의 손을 잡아끌어, 그를 방패 삼아 앞에 세웠다: "나머지는 지한 씨의 의견을 따를게요."진아연이 미소를 지으며 아들에게 물었다: "한이야, 너도 아직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지 않았지?""저희가 집에 들어와 산다면, 유정 씨의 어머니는 더 이상 상미를 돌봐주지 못하실 거예요. 오랜 시간 동안 상미를 보살펴 주신 만큼, 상미에게 정이 많이 드셨을 텐데, 하루아침에 상미를 데려와 버리는 건 조금 잔인한 일인 것 같아요." 진지한은 집에서 지내고 싶었다. 배유정은 가족들과 사이가 좋으니, 집에서 지내면 문제 될 것이 없을 것 같았다.배유정은 진지한이 자신의 엄마까지 생각해 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진지한의 말에 매우 감동했다."지한 씨, 우리 어머니께서 상미를 정말 아끼긴 하시는 건 맞지만, 상미를 돌봐줄 사람이 있으면, 어머닌 아버지 곁으로 돌아가실 수 있어요. 우리 부모님은 금실이 좋으시거든요. 사실 두 분이 계속 떨어져서 지내시게 하는 것도 별로 좋지 않잖아요." 배유정이 말했다."유정 씨, 유정 씨가 지한이와 결혼하면, 우리가 유정 씨 가족도 챙겨드릴 거예요. 유정 씨의 부모님께 A시에 오셔서 지내시라고 해도 되고요. 두 분이 마음에 들어 하시는 집을 구해드릴게요. 그럼, 유정 씨와 한이는 우리 집과 부모님 댁을 오가며 지내면 되잖아요." 진아연이 배유정에게 말했다.이것이 가장 공평한 방법이었다.배유정은 코가 시큰거리며 눈가가 붉어졌다: "감사합니다, 어머님.""그런 말 하지 말아요. 이제부터 우린 한 가족이에요. 그러니 너무 격식 차리지 말고 편하게 대해요." 상미를 안고 있자니, 진아연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었다. "상견례 날짜는 언제가 좋을지 두 사람이 일정을 정해 봐요. 결혼 날짜를 정해야죠. 그러고 나서 바로 결혼식 준비를 시작해야 해요
"예전에, 우리 집에 여러 번 와 보지 않았어요?" 진지한은 이렇게 왁자지껄한 집안 분위기에 익숙했다."내가 왔을 땐, 대개 지한 씨 부모님만 계셨어요." 배유정이 대답했다. "요즘은 두 아이만 있어도 적은 편이 아닌데, 이제 보니 지한 씨는 네 남매였네요. 정말 부러워요!"'부럽다'는 그녀의 말에, 진지한이 아무 생각 없이 물었다. "설마 아이를 더 가지고 싶은 건 아니죠?""지한 씨는 아이가 많은 편이 좋아요?" 배유정은 아직 젊은 나이었다. 몇 명을 더 낳는 것도 괜찮았다.이전의 임신 과정은, 아이를 가지는 것도, 낳는 것도 모두 혼자서 몰래 해야만 했다. 그 기분은 영 별로였다.그녀는 정상적으로 결혼한 후에 임신하고 아이를 낳는 건 어떤 감정인지 느껴보고 싶었다."내 아이라면 난 다 좋죠. 하지만 우리에겐 이미 두 아이가 있으니,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진지한이 이성적으로 대답했다. "게다가 아이를 출산할 때는 위험이 따르잖아요. 굳이 그런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그럼, 상황이 이끄는 대로 따라요!" 배유정은 볼이 화끈거렸다. "지한 씨, 지한 씨는 함께 할수록 좋은 남자 같아요. 지한 씨는 가족들에게도, 우리 아이들에게도 잘하잖아요. 물론 나에게도 잘해주고요. 그런 지한 씨와 결혼을 한다니. 난 전생에 우주를 구했나 봐요.""나 아직 프러포즈도 안 했어요." 진지한이 상기시켰다.배유정은 얼굴이 더욱 화끈거렸다. "어른들께 말씀드렸으면 됐지, 프러포즈까지 하려고요?""할 건 해야죠." 진지한이 대답했다. "어떤 반지가 마음에 드는지 생각해 보고 알려줘요. 내가 사줄게요. 그렇게 하면 내가 준 반지를 유정 씨가 마음에 안 들어 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거예요.""그럴 리가요! 지한 씨가 선물한 거라면 난 다 마음에 들어요." 배유정이 속마음을 완전히 털어놓았다. "지한 씨가 주는 거라면, 난 풀꽃 반지도 좋아요."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방으로 들어갔다.진지한의 방은 차가운 계열의 색상으로 꾸며져 있었다.
점원이 곧바로 사무실로 가, 배유정에게 알렸다."저기 저 선글라스 쓴 여자분, 눈이 보이지는 않지만, 한눈에 봐도 엄청 부자 같아요." 점원이 배유정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저 여자분이 멘 가방, 에르메스 가방이에요! 입고 있는 옷도 정말 예쁘고요! 시중에서 전혀 본 적 없는 스타일이에요! 머릿결도 딱 보면 비싼 돈 들여 관리하는 것 같고, 피부는 또 얼마나 좋아요! 기초화장을 한 것 같긴 한데, 전혀 티가 안 나요."점원은 이 정도로 잘 꾸민 여자는 처음 보았다.점원의 말에, 배유정은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저 여자분, 자기가 누구라고 하던가요?" 배유정이 물었다."그런 말은 없었어요. 그저, 중요한 일로 할 말이 있어 왔으니, 사장님을 불러달라는 말만 했어요."그 말에, 배유정은 시간을 더 지체하지 않고 곧장 사무실에서 나왔다.사무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배유정은 에르메스 백팩을 멘 한 젊은 여성을 발견했다.배유정이 나오자, 여자가 선글라스를 벗고는 배유정을 유심히 바라보았다.그래서 배유정은 여자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그녀는 정말 아름답고 세련된 사람이었다.그녀는 인형처럼 예뻤다. TV 드라마 속 여주인공보다도 훨씬 아름다웠다.놀란 배유정이 멍하니 서서 여자를 바라보았다."안녕하세요, 배유정 씨." 사동이 먼저 배유정에게 말을 걸었다. "배유정 씨와 따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무슨 마력에 이끌리기라도 한 것처럼, 배유정은 상대방의 신분을 물어보기도 전에 그녀를 따라나섰다.밖은 햇볕이 뜨거웠지만, 기온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사동이 배유정을 근처 공원으로 데려갔다.사동이 먼저 공원 벤치에 앉았다.벤치 뒤에는 한 오동나무가 있었다.오동나무가 햇빛을 완전히 가려주어, 벤치에 앉아 있으니 정말 시원했다.배유정이 여자의 옆에 앉아 물었다. "제가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전 사동이라고 해요." 사동이 배유정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신을 소개했다. "배유정 씨는 제가 누군지 모르시겠죠. 저도 배유정 씨를 몰랐어요. 그런
"저도 제가 지한 씨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거 잘 알아요. 하지만 사람은 높은 곳으로 향하고, 물은 아래로 흐른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왜 저보다 멋진 남자를 만나면 안 되는 거죠? 지금 사동 씨 말은, 우리 집은 형편이 어려우니, 전 무조건 저처럼 형편이 어려운 집안의 남자를 만나 결혼해야만 한다, 이 말인가요?" 배유정이 낮은 자세를 취하지도, 그렇다고 거만하지도 않은 목소리로 사동의 말에 반박을 했다."하하! 신분 상승을 하고 싶은 그 마음은 나도 충분히 이해해요!""그래요. 내겐 신분 상승인 셈이 맞아요. 하지만 지한 씨가 드림 메이커의 대표가 아니었어도 난 지한 씨를 좋아했을 거예요." 배유정이 얼굴을 붉히며 자기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하, 그렇게 지한 씨가 좋으면, 지한 씨에게 걸림돌은 되지 말아아죠. 지금 지한 씨 회사가 국내에서 어떤 어려움에 부닥쳤는지 알기나 해요?" 사동이 물었다.배유정이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진지한과 만나면서도, 진지한의 일에 대한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게다가, 앞으로 두 사람이 결혼한다 해도, 진지한의 성격상 그가 업무적인 일을 그녀에게 말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왜냐하면 그녀는 그의 사업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오로지 우리 집안만이 지한 씨를 도울 수 있어요." 사동이 고개를 높이 쳐들고 당당하게 말했다."그럴 리가요... 지한 씨의 아버지도 도울 수 없는 일인가요?" 배유정은 사업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지만, 박시준이 매우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박시준이 가진 A국에서의 인맥과 권력이라면, 분명 진지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진지한 씨의 가족에 대해 이 정도로 아는 것이 없을 줄은 몰랐네요." 사동이 비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진지한 씨와 그의 아버지는 사업적으로 전혀 교류하지 않아요. 그의 아버지는 그가 하는 일에 관여하지 않죠. 그러니, 진지한 씨는 아버지가 그의 사업에 개입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 진지한 씨가 A국에서 창업에 실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