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요?" 배유정이 물었다."네, 오늘요." 진지한이 단호하게 대답했다."진지한 씨, 사실 우리는 만날 수 없어요." 배유정은 만나고 싶지 않았다. 만나면 거짓말이 불편할지도 몰랐다.진지한같은 성공 인사들은 수많은 사람의 거짓말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아이 일로 절 찾는 거예요?" 배유정 자진 출격했다. "아이는 확실히 제가 사람을 불러 당신 집에 보냈어요. 제가 가난해서 아이를 키울 수 없어서 당신 집에 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가난한데 왜 아이를 낳았어요?" 진지한이 따져 물었다. "나에게 주기 위해 낳았어요? 아무런 보답도 바라지 않아요?"배유정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진자한의 말투는 공격적이었지만, 다행히 전화만 할 뿐 그의 엄한 얼굴을 마주할 필요가 없었다."아니예요... 사람은 매우 복잡해서 그때그때 생각이 달라요. 저도 처음에는 아이를 지울까 생각했지만, 감히 수술을 할 수도 없었어요. 질질 끌다가 아이가 커졌고, 결국 남자아이로 태어났어요. 저와 함께 있으면 고생할까 봐, 아이를 당신 집으로 보냈어요." 배유정이 이유를 말해줬다."그래서 당신은 정말 보답을 바라지 않는단 말인가요?" 진지한이 물었다."진지한 씨, 우리 둘은 그때 사고였으니 마음에 두지 마세요." 배유정은 그에게 의심을 풀고 앞으로 각자 안정을 취하게 하고 싶었다."아들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어요? 앞으로도 그를 다시 볼 생각이 없어요?" 진지한이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그는 이 여자가 이렇게 냉혹하고 무자비하다고 믿지 않았다.정말 냉혈하고 무자비하다면, 어떻게 낙태 수술을 두려워할 수 있었겠는가?배유정은 침묵했다.그녀는 '맞아요, 앞으로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 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을 뱉기 어려웠다."왜 말이 없어요?" 진자한은 그녀의 침묵에 쌀쌀하게 물었다. "왜 만나서 얘기하는 걸 거부하는 거죠? 당신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건가요?""두려운 것이 아니라 좀 바빠요." 배유정이 변명했다. "디저
"먼저 그녀와 잘 이야기해 봐! 한 번에 얼마를 줄지 모르면 월 단위로 줘도 돼. 어쨌든 넌 그 사람이 다시는 가난하게 살 수 없도록 보장해야 해." 진아연이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가 나중에 커서 자기 엄마가 그렇게 고생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괴롭겠어!"진지한: "엄마, 아이가 친어머니와 함께 지내지 않았다면 정이 없을 거예요. 아빠를 봐요, 친어머니에게 정이 있으신 것 같지 않잖아요?"진아연:"..."진지한: "엄마, 아이를 내려놓으세요! 계속 안고 있으면 힘들지 않아요?"진아연: "괜찮아. 지금 잠을 안 자고 있으니 안고 놀아도 돼. 계속 누워만 있으면 얼마나 지루하겠어!""유모차 있잖아요. 유아용 카트를 사요" 진자한은 이 아이를 안아보고 사실 무거운 아이라는 것을 느꼈다.잠깐 안고 있으면 괜찮은데 계속 안고 있으면 분명 팔이 시큰거릴 것이다."그래, 나 오늘 너희 아빠랑 외출할 거야, 쇼핑할 게 많아!" 진아연과 박시준은 어젯밤 침대에 누웠지만 둘 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그 둘은 손자에게 정식 신분을 주려면 손자에게 많은 물건을 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아쉽게도 아이의 이름이 아직 나오지 않아서 아이의 출생증명서 같은 것을 보충할 방법이 없었다."리스트를 작성해서 기사에게 사 오라고 하면 돼요." 진지한은 엄마, 아빠를 덜 힘들게 하고 싶었다.두 사람은 어젯밤에 아이를 데리고 잠을 설쳤는데, 낮에 다시 쇼핑하러 가면 몸이 견디기 힘들 것 같았다."아이 물건은 직접 사야 해. 걱정하지 말고 아이 엄마를 만나고 와. 네 그 성질은 제발 좀 참아야 해. 넌 임신과 출산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모르지? 아이를 낳아줬는데 불평도 안 하고, 정말 힘들게 키웠잖아." 진아연이 말을 하다가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 "아니면 나도 너랑 함께 갈까? 네가 말을 잘 못해서 그 사람을 화나게 할까 봐 걱정돼."진지한: "엄마, 저 혼자 갈게요. 엄마는 마음이 너무 약해 상대방이 오히려 한몫 뜯어낼 까 걱정이에요. 이 아이는 제가 부탁해서 낳은 것이
잠시 후, 박지성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오늘 아침에 수업은 없었어?" 진지한은 동생을 바라보며 물었다."응. 형, 근데 오늘 아침에는 괜찮았어?" 박지성은 하품을 하며 말했다. "아이는?""아직 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 박지한이 말했다."...하지만 형 아이가 아니면 누구 아이인데...! 내가 여자랑 잔 것도 아니고 아이가 하늘에서 그냥 떨어질 일도 없고." 박지한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형, 설마 아직도 믿고 싶지 않은 거야?"진지한은 남동생의 비웃음을 애써 무시하려고 했다."형, 형 나이에 아이가 있는 건 당연한 거야! 왜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거야. 아이가 생겼다니까 기뻐해야지! 엄마 아빠도 얼른 빨리 손주를 보고 싶어하는 거 형이 잘 알잖아." 박지한은 지금 한이의 마음이 어떤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가서 아침이나 먹어." 진지한은 동생과 이 주제에 대해서 더이상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다.그의 눈에 박지한은 아직 어린 아이처럼 느껴졌다.그에게는 동생이라 그런가 박지한은 서른이 되었어도 아직 아이처럼 느껴졌다.박지한은 어렸을 때부터 고민같은 건 없었고 항상 즐겁게 살아왔다.30분 뒤, 배유정은 진지한에게 한 장소를 보내왔다.진지한은 메시지를 보자 바로 나갔다.카페.배유정은 휴대폰에 있는 상미의 모든 사진을 비공개 앨범에 업로드 한 다음 앨범의 모든 사진을 삭제했다.잠시 뒤, 그녀의 앞에 큰 그림자가 그리워졌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진지한이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과 마주했다."안녕하세요." 배유정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그에게 인사했다.진지한은 맞은편에 앉았다."이름이 뭐죠?""배유정입니다." 배유정이 말했다."임신한 사실을 알고도 왜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까?" 진지한은 그녀에게 취조하듯이 물어봤다.그의 어머니가 조언한 사실들에 대해 그는 벌써 다 잊어버린 듯 했다."제가 왜 연락을 해야하죠?" 배유정은 몇 초 동안 망설이다 말했다. "그날 밤 있었던 일은 그냥...원나잇이라고 가볍게 받아들이세요. 저는 지금과
진지한은 커피 한 잔을 주문한 뒤, 다시 배유정을 바라보았다."저는 빚지는 걸 정말 싫어합니다." 진지한은 자신의 생각을 다시 말했다. "얼마면 될까요!""...아이를 사겠다는 말이신가요?" 배유정은 그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 돈을 받고 저는 나중에 아이와 만날 수도 없는 건가요?"진지한: "아니요. 당신이 보고 싶다면 만나게 해드릴 수 있어요. 생모와 만나는 권리를 막을 수는 없죠."그럼 대체 왜 제게 돈을 주시려고 하는 거죠?!" 배유정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생긴 겁니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서 당신에게 키우라고 한 거구요. 제가 댓가를 바라고 그런 건 아니라는 거예요!""...임신, 출산...10개월 동안 일도 못하고 혼자서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을 드리고 싶은 것 뿐이에요." 박지한이 다시 말했다."아...그거라면 괜찮아요. 임신했을 때도 일은 하고 있었어요." 배유정은 그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만약 그런 이유라면 아이에게 더 잘 해주시면 돼요.""당연히 내 아이이니 잘 해 줄 겁니다." 진지한이 말했다."그거야 당신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 아이에게 잘 해주는 거겠죠." 배유정은 진지한이 나중에 결혼이라도 해서 새 엄마가 생겼을 때를 걱정했다.진지한은 배유정의 걱정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그건 걱정말아요. 이 아이가 마지막일 테니까.""네?" 배유정은 매우 놀라며 물었다. "아직 젊으시잖아요. 앞으로 결혼하지도 다른 아이 계획도 없으시다는 말씀이세요?"진지한은 반박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배유정과 하룻밤을 보내기 전에 그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와 하루밤을 보낼 것이라고는 그 역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만에 하나 다른 아이가 있어도 똑같이 대할 겁니다." 진지한은 그녀에게 설명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그건 원치 않으시니깐요."진지한의 말에 배유정은 안도감이 들었다."네. 알겠습니다."직원이 커피를 진지한 앞에 갖다놓았고 그는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일은 어디서
배유정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진 대표님, 이 질문은 정말 당황스럽네요. 하지만 궁금하시다면 말씀 드릴게요. 따라다니는 남자도 결혼을 약속한 남자도 없습니다.""제 질문이 당황스러웠습니까?""네, 엄연히 이건 제 사생활이니까요."진지한은 그녀의 마지막 말을 듣자 그녀를 보내주자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휴대폰을 보니 그의 어머니에게 걸려온 전화였다.아마도 지금 어떤 상황인지 궁금해서 전화하셨을 거라 생각했다.그는 배유정 앞에서 전화를 받았다."한이야, 아이의 엄마랑은 만났니? 대화는 잘 나누고 있는 거지? 이름이 어떻게 되니?" 진아연은 너무나도 궁금했기에 받자마자 질문을 쏟아냈다. "성격은 어떤 거 같애?"진지한이 대답했다.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 막 대화를 마쳤습니다. 이름은 배유정입니다. 지금은 디저트 가게에서 알바하고 있고요. 생긴 건...평범합니다."배유정: "..."이렇게 그녀 앞에서 대놓고 그녀가 평범하게 생겼다는 말에 그녀는 그에게 감정이라는 게 있을까 생각했다."성격은 고집이 세네요." 진지한이 이어서 말했다. "보상을 하고 싶은데 받지 않겠답니다.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고요."배유정: "..."그녀는 이렇게 자신에 대해서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아들의 말에 진아연은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한이야, 설마 사람을 놀래키는 말을 한 건 아니지? 엄마도 만나고 싶구나. 약속을 좀 잡아줄래!" 진아연은 자신의 아들이 매우 직설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 걱정이 됐다."네. 하지만 만나줄 지 모르겠네요." 진지한이 말했다."잘 말해보렴!"진지한은 배유정이 매우 예의바르다는 것을 어머니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전화를 끊은 뒤, 진지한은 배유정을 쳐다보았다."어머니께서 보고 싶어 합니다.배유정: "진아연 씨 께서요?""절 잘 아는데 왜 또 다시 물어봅니까?"배유정: "...죄송해요.""뭐가 미안하다는 겁니까?" 진지한은 가족 이외에 이성과는 오랜
"와! 유정아...혹시 그 사람 널 좋아하는 거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어머니와 만나라고 하지도 않을 거 같은데?" 한지윤이 말했다. "아, 근데 그의 어머니도 엄청 대단한 사람인 거 알지. 진아연 씨,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대단하더라.""알아." 배유정 역시 인터넷에서 진아연 뿐만 아니라 박시준과 그의 여동생인 라엘이까지 검색했었다.배유정은 아무 정보 없이 자신의 아들을 아무데나 보낼 수 없었다.진지한의 가족이 만약 좋지 않은 소문이 있는 사람들이었다면 배유정은 절대로 그의 아들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배유정은 여러 기사들을 본 뒤, 그의 가족들은 매우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결정한 것이었다."하하하! 유정아, 기회는 아직 있어! 진지한과 결혼이 좀 그러면 돈이라도 좀 받아. 만약 진지한과 결혼을 생각한다면 어떤 조건을 내밀어도 다 거절해. 예쁘고 젊고 두 아이를 낳아준 너를...""지윤아, 지금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다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너도 잘 알잖아." 배유정은 담담하게 말했다. "상미는 어때? 내가 지금 데리러 갈까?""상미는 잘 있어! 우리 엄마도 상미를 너무 좋아해. 그러니깐 상미랑 더 있게 해줘." 한지윤이 말했다."그래도 어린 아이를 돌보는 게 얼마나 힘든데. 밤만 되면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퇴근하고 바로 데리러 갈게." 배유정이 말했다. "근데 설마 내가 사는 곳에 오지는 않겠지? 오늘 진지한 씨와 만나보니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 그러니깐... 집까지는 찾아오지 않겠지?"한지윤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기업인 중에 아마 그의 나이가 가장 어릴 걸. 엄청 바쁜 사람이라 그런 거까지 생각하지 않을 거야.""응. 아무튼 난 가게 간다. 나중에 이야기해.""아, 근데 내일 진아연 씨 만나러 가는 자리에 나도 같이 가도 돼?" 한지윤이 이어서 말했다. "걱정마. 옆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있을게."배유정은 잠시 고민하더니 동의했다.다음날.장소는 어제 진지한을 만났던 카페였다.진지한의 차에
"하핫, 당연히 가족처럼 생각해야죠!" 진아연은 배유정이 약간 자신에게서 긴장이 풀어진 것을 보고 말했다. "디저트 가게에서 일한다고 들었는데 어디에서 일하죠~? 어떤 디저트가 있는지 보여줄래요? 우리 막내 딸도 디저트를 많이 좋아하거든요. 들어갈 때, 사가지고 들어가려고 하는데."배유정은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가게는 이제 새로 막 오픈해서 입에 맞으실지 모르겠어요.""어머, 유정 씨 가게인가요?" 진아연은 놀랐다."아니요. 친구가 투자한 가게에요. 전 관리만 하고 있구요." 배유정은 얼굴이 빨개지며 설명했다."음, 그럼 돈은 반반 나눠 가지나요?" 진아연은 웃으며 물었다.배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디저트는 만들 줄 알아요?" 진아연이 계속 물었다."전 못 해요. 제빵사를 고용했습니다." 배유정이 대답했다.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혹시 GD 디저트 가게는 아나요? 그 집도 참 맛있답니다."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알아요. GD 디저트는 명품 브랜드이니까요. 저번에 한 번 먹어봤는데...가격이 정말 비싸더라구요.""그런 그래요. 디저트 대표님을 내가 좀 아는데, 소개해 줄까요? 경험이 많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진아연은 진심으로 배유정을 도와주고 싶었다.배유정이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아주머니, 정말 그래도 될까요? 그 대표님의 비법과 재료를 제게...""어머나, 그걸 가르쳐달라고 요청하지 않을 거예요. 운영에 대한 일을 알려주는 거죠." 진아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표님과 다음에 만날 때 부를 테니 올래요?"배유정: "아...정말 괜찮을까요?""후후훗! 물론이죠. 미리 대표님에게 말하면 된답니다. 걱정하지 말아요." 진아연의 미소는 정말이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래서 배유정은 그녀의 호의를 거부할 수 없었다.두 사람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르며 즐겁게 수다를 떨었다."유정 씨, 번호를 주겠어요? 앞으로 자주 연락해야 하니
한 시간 뒤, 진아연은 디저트 가게에 들어와 디저트를 산 뒤 떠났다.진아연이 떠난 뒤, 한지윤이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났다."유정아, 진아연 씨 네가 나쁘지 않은가봐! 출입 카드까지 주다니! 언제든지 오라고 했지?! 완전 부러워!" 한지윤은 정말이지 부러워했다. "다음에 갈 때, 가서 집 사진 좀 많이 찍어오면 안 될까? 그쪽 세계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보고싶어."배유정: "주말에 아이를 돌봐야 하니까. 자주는 가지 않을 거야.""아, 그러니까 갈 때 사진 좀 찍어와!""...그게 어디 뭐 쉬운 일이야? 집안에 분명 보는 눈들이 많을 거야! 그리고 나는 상미 사진만 찍을 거고. 그 집 사진은 절대 찍지 않을 거니까 그렇게 알아." 배유정이 대답했다."그럼 내가 영상 통화할 테니까 그때만 받아.""으휴, 네가 괜찮다면 그렇게 해." 배유정은 사실 오늘 너무 기분이 좋았기에 한지윤의 과한 요구에도 선뜻 동의했다....진아연은 집에 돌아온 뒤, 미소를 지으며 한이에게 말했다. "유정이라는 애 정말 좋은 애 같더구나! 숨김 없이 다 말해주고. 오늘 그 아이 디저트 집에도 갔다 왔단다."진아연은 디저트를 아들에게 건네무져 말했다. "맛 볼래?""디저트 가게에 가셨다고요?" 진지한은 디저트를 받은 뒤, 테이블 위에 놓으며 말했다.사실 그는 디저트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친구가 투자한 가게고 운영은 유정이가 한다고 하더라구나." 진아연은 배유정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자존감이 높은 아이였다."기자를 그만 둔 이유가 있었네요." 진지한이 말했다. "...뭐 다른 말은 더 없었습니까?"진아연은 디저트 포장을 조심스럽게 뜯었고 케이크를 한 입 먹으며 말했다. "아, 다음에 GD 대표님과 함께 만나서 디저트에 대해서 가르쳐 주겠다고 했단다. 유정이도 좋다고 하더구나.""집으로 부르신 겁니까?""그러면 안 되니? 당연히 여기 아이가 있으니 언제든지 와도 되지." 진아연이 말했다. "한이 네가 걱정하는 게 뭔지 잘 안단다. 어떤 사람인지 아직 잘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