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은 딸 옆에 있는 남자를 보며 무슨 일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박시준 역시 바로 눈치를 챘다.라엘이는 아직도 김세연을 잊지 못한 것이다!일부러 남자와 함께 이곳에 와 김세연을 자극이라도 시킬려고 하는 것 같았다.박시준은 그저 자신의 생각이 틀리기를 바랐다. 그게 아니라면... 일은 더욱더 복잡해질 것이다."어! 다들 여기 계셨네요!" 라엘이는 함께 온 남자를 일부러 김세연 옆에 앉게 했다. "밖에 주차된 차를 보고 여기 있으실까 해서 들어와봤어요."라엘이는 우연을 가장한 만남이라 말했다.김세연은 옆에 있는 금발 남자를 흘끗 보았고 라엘이가 예전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속 남자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남자 역시 정중하게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김세연 씨 맞으시죠?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미르 씨, 여기 우리 부모님이에요. 인사해요!" 라엘이가 미소를 지으며 미르에게 말했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자기 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미르라고 합니다. C국 왕실 가문의 후계자입니다. 올해 24살이 되었고..."미르가 자신을 소개하고 있을 때, 라엘이는 진아연에게 조용히 물었다. "엄마, 사진보다 더 잘 생겼죠?"진아연은 따뜻하게 웃으며 조용히 말했다. "라엘아, 밥 먹으렴.""네..."박시준은 직원을 불러 두 세트 식기를 가져오라고 했다.라엘이는 미르에게 말했다. "미르 씨, 편하게 있어요.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 아, 세연 삼촌이라고 불러도 되요."미르는 그 말을 듣고 김세연에게 웃으며 말했다. "세연 삼촌."김세연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반갑습니다. 이거 드셔봐요. 이 집 시그니처 메뉴입니다."김세연은 차분하게 미르에게 음식을 소개해줬다.미르는 음식을 한 점 집으려고 하다 박시준과 눈이 마주쳤다. "아, 아버님. 먼저 드세요."박시준: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서. 먼저 들어요!"진아연은 미소를 지으며 미르에게 말했다. "어서 먹어요! 부
"라엘아, 아빠가 전에 했던 말 안 잊었지? 저녁 6시 귀가 시간." 박시준은 라엘이에게 말했다. "경호원은?"라엘: "아빠, 7시에 들어가도 될까요? 오늘 이렇게 같이 저녁도 먹는데! 6시는 너무 일러요."박시준은 약간 혼란스러웠다.그리고 그때 김세연이 말했다. "확실히 6시는 너무 이르네요."라엘이와 박시준은 동시에 김세연을 바라보았다.그는 라엘이를 도와 말해 주고 있었다.라엘이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제가 다른 남자랑 데이트하는 게 기분 좋으세요?"김세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당연히 라엘이가 좋은 남자를 만난다면 응원해 줘야지."미르는 김세연의 말을 듣고 감동을 먹었다. "감사합니다! 세연 삼촌! 정말 감사해요!"김세연은 미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52명 후보 중에 1명일 뿐이니까요. 라엘이의 환심을 사고 싶다면 진심을 다 하시면 됩니다."미르: "네! 알겠습니다. A국 정말 좋은 거 같아요. 저희 아버지께서도 A국에 자주 오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도 같이 왔습니다. 사계절이 분명한 A국 날씨가 정말 부러워요. C국은 사계절 내내 추울 뿐..."미르의 말을 듣고 진아연은 예전에 메일함에서 봤던 '결혼 가능'이라는 내용이 생각났다.진아연은 딸을 먼 곳으로 시집 보내는 것이 싫었다. 만약 미르가 A국에 정착할 수 있다면 진아연은 매우 기쁠 것이다.김세연은 미르와 잠시 대화를 나눴고 라엘이는 배가 부른지 수저를 내려놓았다."미르 씨, 이제 가요!" 라엘이는 미르를 데리고 와서 김세연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 싶었지만 김세연은 오히려 미르와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미르 역시 수저를 내려놓았고 그는 김세연과 연락처 교환을 잊지 않았다.라엘이는 두 사람이 연락처를 교환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배신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진아연은 딸이 어색해 하는 표정을 보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라엘이가 미르와 나간 뒤, 진아연은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 "세연 씨, 다음 주에 학교 들어간다면서요. 긴장되지 않으
"김세연 씨와 무슨 상관이에요?" 진아연은 그에게 음식을 올려주며 말했다. "방금 세연 씨 행동 못 보셨어요? 세연 씨는 라엘이에게 그런 마음 전혀 갖고 있지 않아요.""대체 우리 딸이 뭐가 모자라서...?" 박시준은 딸을 변호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순수해서 그래. 우리가 잘 인도해 줘야해.""휴... 그럼 당신이 가르쳐요." 진아연은 이미 오래 전부터 라엘이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어린 시절의 라엘이었다면 그녀의 말을 잘 따랐을 것이다.하지만 이제 라엘이는 25살이고 자신의 주관과 계획이 있을 것이다.그리고 모든 사람은 자신의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었다."오늘 저녁에 딸이랑 이야기 좀 나눠야 겠어." 박시준이 다짐했다."그렇게 해요! 대신 잘 이야기 나눠요. 나중에 또 라엘이가 날 찾지 않게요." 진아연이 말했다.박시준: "나 못 믿어?"진아연: "전 그저 우리 딸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뿐이에요."김세연은 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었고, 약간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음식을 먹었다."김세연 씨, 오늘 분명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박시준은 갑자기 김세연에게 차갑게 말했다. "내 딸이 당신과 결혼하는 건 반대합니다. 그러니 결혼하고 싶거든 다음 생에서나 하세요!" 그러다 그는 조금 생각하더니 말했다. "다음 생에도 안 돼!"김세연: "제가 라엘이에게 청혼을 했나요?"진아연은 당황하며 얼굴을 붉혔다. "여보, 이 일은 세연 씨 잘못이 아니에요. 그러니깐 너무 그렇게 몰아가지 말아요."박시준은 반박조차 할 수 없었다.진아연은 그의 기분이 이해가 갔다.그는 항상 라엘이가 다치기라도 할까봐 노심초사했다. 라엘이가 어렸을 때 그녀가 넘어져 다치기라도 할까봐 감시 카메라까지 설치할 정도 였으니... 그는 24시간이 그에게 주어진다면 라엘이에게 모든 시간을 쓸 것이다.라엘이는 두 사람의 말을 잘 들었다.고등학교와 대학 진학에 대해서는 라엘이는 박시준의 계획에 따랐다.대학원 공부 역시 박시준의 계획이었다.지난 몇 년간 가족 분위기는 매우 화
김세연: "걱정해 줘서 감사합니다. 약간 저혈압이 있어 격렬한 운동은 할 수 없을 뿐 다른 건 괜찮습니다."...T국.입시까지 40일이 남았다.수수는 칠판에 적은 카운트다운 일자를 볼 때마다 긴장이 됐다.오늘은 선생님께서 수업 대신 과제를 내줬다.입시가 끝난 뒤의 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아주 먼 미래의 계획도 좋다고 했으며 가까운 방학에 대한 계획에 대해 적어도 좋다고 했다.수수는 펜을 들고 잠시 칠판을 바라보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입시가 끝나면 결과가 어떻든 Y국에 가기. Y국 비행기 티켓을 봤는데 학생증이 있으면 30% 할인이 가능. 그럼 6만원 내외로 갈 수 있음. 돈을 모아 Y국에 간다면 A국도 갈 수 있음. Y국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내 고향. 우리 가족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고 싶다.그녀는 어렸을 때 항상 너무 많이 묻지 말고 호기심도 갖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럴 수록 그녀는 더욱더 마음 속 깊은 곳에 자신의 뿌리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돈을 모아서 날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는 A국에 가고 싶다 생각했다. 그들이 자신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과제를 끝내고 수수는 다시 읽어보지 않았다.왜냐하면 갑작스럽게 한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만약 시어머니께서 아직 살아 있었다면 아마 그녀에게 나와 보라고 했을 것이다.과제를 낸 뒤, 오후가 되자 선생님께서 그녀를 교실 밖으로 불렀다."수수야, 방학 계획서는 봤어. 멀리 여행 가본 적도 없는데 혼자 갈 수 있겠어?" 담임 선생님은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했다.선생님께서는 그녀가 시어머니와 평생을 의지하며 살아온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게 그녀의 유일한 가족이 세상을 뜬 뒤 선생님께서 그녀의 보호자가 되기로 결심했다."멀리 여행을 가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수수는 선생님을 안심시키려 자신있게 말했다."그래도... 걱정이 되는 걸! 아니면 단체 여행식으로 Y국에 가는 건 어때? 선생님이 연락해 줄게. 혼자 갔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누가 널 케어해 주겠어?
서은준은 차에서 내렸고 정원에 있는 수수를 바라보았다."아, 도련님! 식사 준비 다 됐어요." 수수는 바로 서은준에게 달려와 말했다. "오늘 수업은 어떠셨어요? 모의고사 잘 보셨어요? 저는 꽤 괜찮았어요."서은준: "T대학에 갈 수 있을 정도야?""음... 확정은 아니에요." 수수는 말했다. "100% 확신할 수 없어요. 그래서 말인데요... 한 달 정도 인수인계할 시간 드리고 저는 그만 두고 공부에만 집중하고 싶어요."수수는 자신의 계획을 서은준에게 말해주고 싶었고 서은준 역시 그녀의 결정에 대해 이해해 주기를 바랐다."도련님, 제가 그만 두고 난 다음에 장 아주머니에게 요리를 부탁하세요. 장 이모님 음식 솜씨도 아주 좋답니다." 수수가 말했다.서은준은 아무 말 없이 집으로 들어갔다.수수 역시 그의 뒤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보름 후에 해외에 나갈 생각이야." 서은준은 자신의 계획을 그녀에게 말했다. "보름 후에 일 그만 두고 공부에만 집중해. 월급은 그대로 한 달치 받을 수 있도록 말해 놓을게."수수는 조금 놀라며 동시에 격렬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에요. 도련님. 일한 만큼만 주시면 되세요. 여름 방학에 밖에서 알바 조금만 하고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 받으면 돼요."서은준은 그녀가 이미 모든 것을 계획했다는 사실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 근데 보름 후에 갑자기 가시는 거예요?!" 수수는 당황해 하며 말했다. "외국에 나가시면 1년에 한 번은 오실 거예요? 둘째 도련님은 그러시던데.""1년에 안 돌아올 거야." 서은준은 손을 씻은 뒤, 식당으로 걸어갔다."알겠어요...! 외국에 나가신다면 도련님께서는 더 편하실 수도 있겠네요." 수수는 음식을 식탁에 올려놓고 그의 옆에 조용히 앉아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도련님, 외국에 나가면 지금처럼 대표님께서 시키시는 일을 하지 않아도 괜찮으시겠네요."서은준은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항상 그의 기억에서 그녀는 웃고 있었다.그리고 그는 그녀의 존재를 무시할
서은준은 화들짝 놀라며 바로 휴대폰 화면을 끄고 말했다. "휴대폰을 대체 어떻게 관리하는 거야?"수수는 휴대폰 화면에 이상한 화면이 보이는 것을 보고 약간 얼굴이 뜨거워졌다. "아아... 이런 건 저는 생각지도 못했어요.""앱 하나 설치해 줄게. 그거 통해서 외국 뉴스들도 검색할 수 있어." 서은준은 휴대폰을 키며 말했다.수수는 신기하다고 생각해 그의 옆에 걸어가 그가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그의 손가락은 길고 가늘었다. 남자 손을 보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 것은 처음이었다.수수는 그의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도련님, 그럼 저 Y국에 안 가도 되는 건가요?""네가 가고 싶으면 가는 거지.""아... 그럼 여름 방학에 갈래요." 그리고 수수는 중얼거렸다. "Y국에 안 가게 된다면 A국이라도 갈래요."서은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앱을 다운로드한 뒤, 그는 그녀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었다."이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면 돼."수수는 휴대폰을 받으며 말했다. "도련님! 정말 감사해요! 똑똑하신 도련님~!"서은준은 답답한 마음이 들었고 바람을 쐴 겸 밖에 나가려고 일어났다.수수는 그가 문 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고 곧바로 뒤를 따랐다."도련님, 어디 가세요? 뭐 필요한 게 있으세요? 제가 사다드릴게요." 수수는 그의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 "밖은 좀 추워요. 옷 입고 나가지 않으면 감기 걸리실 거예요."서은준은 아무 말 없이 뒤돌아서 소파에 놓인 코트를 입었다. "혼자 산책할 거니깐 따라 나오지마.""아, 알겠어요! 멀리 나가지 마세요. 더 어두워질 거예요." 수수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서은준은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나갔다.수수는 별관 정원을 가로지르는 그의 뒷모습을 본 뒤, 그녀 역시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밥을 가득 담은 뒤, 그녀는 식탁에 앉아 휴대폰을 켜서 Y국 소식을 검색하기 시작했다.그녀는 서은준이 다운로드 받은 앱을 열었고 웹브라우저에 들어가 '김영아'라는 단어를 검색했다.검색 버튼을 눌렀고 그녀는 약간 긴장되기
박시준을 검색하자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수수는 바로 보이는 인물 사전을 다시 클릭했다.그의 이름과 관련 카테고리 목록에는 진아연의 사진과 이름이 나와있었다.이름 아래에는 '아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진아연의 사진 옆에 아들 사진이 있었고, 그녀의 아들은 드림메이커의 대표 진지한이었다.수수는 아무런 생각 없이 페이지를 밑으로 내리며 읽어내려갔다.그러다 수수는 다시 박시준의 페이지로 돌아와 사진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그녀의 친아버지가 박시준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그녀와 박시준은... 많이 닮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김형문 가문의 몰락을 생각하면 미움 역시 같이 몰려왔다!서은준은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뒤 수수가 식당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가까이 가자 그녀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의 표정은 무척이나 슬퍼보였다."무슨 일이야?" 서은준이 그녀의 맞은편 의자로 걸어가 앉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뭐... 알아낸 거라도 있어?"수수는 서은준의 목소리를 듣자 정신을 차렸다. "아... 도련님, 오셨어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수수는 이 말을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그릇을 치우기 시작했다.서은준은 그녀의 그릇에 담긴 밥이 그대로인 것을 보았다."아직 밥도 안 먹었잖아! 배고파 죽을려고 그래?" 서은준은 소리치며 말했다. "밥은 먹어야 힘을 낼 거 아니야!"수수는 가만히 서서 자신의 그릇을 내려다보고는 다시 앉아 먹기 시작했다."네 부모에 대해서 알아본 거야?" 서은준은 그녀의 공허한 눈빛을 보며 물었다.수수가 말했다. "... 그냥 모를 걸 그랬어요. 알면 알수록... 마음이 아파요."그녀의 슬픈 목소리에 서은준은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수수는 밥이 어떻게 들어가는지도 모른 채 먹은 뒤 접시를 부엌으로 가져갔다.서은준은 식탁 위에 있는 그녀의 휴대폰을 바라보다 그녀가 검색한 내용이 뭔지, 무엇을 보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는... 참았다.이건 수수의 프라이버시이며
"그래? 나도 잘은 모르겠다만. 그 아이의 할머니는 집사가 들인 것이다. 그때 당시 주방에 도우미가 그만 두고 마침 일손이 필요할 때라 집사가 그 아이의 할머니를 집에 들였지. 집사가 그 할머니 나이가 좀 많긴 하지만 그래도 깐깐하게 잘하고 힘든 것도 잘 참는다고 했었어, 그래서 한 번 들여봤지." 서 어르신은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그럼 두 사람의 정체에 대해선 아버지도 잘 모른다는 거죠.""주방 도우미일 뿐이고 내가 사대보험을 내주는 것도 아닌데..."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혹시라도 두 사람한테 무슨 문제라도 있으면 어쩌시려구요?" 서은준은 의도적으로 놀리며 말했다.서 어르신의 표정은 사뭇 심각해졌다: "은준아, 혹시 두 사람한테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이냐? 나 놀래키지 말고. 두 사람의 정체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른다. 그 아이의 할머니도 거의 매일 주방에만 있었고 나도 평소에 별로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거든.... 너희 새엄마가 굳이 수수를 네 곁에 두고 널 돌보게 하지 않았더라면 수수도 접촉할 기회가 없었을 거야...""농담이에요. 두 사람한테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 가여운 사람들일 뿐이에요!" 서은준은 아버지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을 보고 바로 관련된 대화를 끝냈다. "제가 떠날 때 그 아이한테 월급 정산해 주세요. 가능하다면 좀 더 챙겨주세요. 아버지한테 덕을 더 쌓아줄 수도 있을 거예요."서 어르신: "..."수수는 부서질 것같은 몸을 이끌고 월세방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책가방을 내려놓고 침대에 누웠다.아는 게 많을수록 마음이 무겁고 괴로웠다.그녀는 갑자기 혼란스럽고 앞길이 막막해졌다.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가슴이 답답했다.시험을 다 본 후에 Y국에 가야 하는 걸까? 앞으로 A국에 가도 되는 걸까?박시준이 그녀를 발견하고 그녀를 죽이지는 않을까?그녀의 마음속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이 피어올랐다.할머니가 자신의 곁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적어도 이렇게 홀로 막막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