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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3장

라엘이의 눈꺼풀도 졸음을 참지 못하고 내려오기 시작했다.

"엄마, 이번 주 일기는 오늘의 이야기를 적을 거에요." 라엘이는 휴대폰을 뒤지며 오늘 찍은 사진들을 보았다.

원래 절에는 사진 찍는 것을 허용하지 않지만 라엘이는 그 규정을 모르고 스님에게 애들과 사진 한 장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스님은 미소를 지으며 승낙했다.

"좋아! 그럼 일기 다 쓰고 엄마한테 보여줘."

"알겠어요. 엄마, 이 사진 보세요. 제가 한 번 세어봤는데 저랑 지성이 빼면 32명의 어린이들이 있어요." 라엘이가 웃으며 말했다. "공교롭게도 저희 반에도 마침 애들이 32명 있거든요."

"수현이가 떠났으니 이제 산에는 31명의 애들만 남았겠네." 진아연이 말했다.

"그리고 이젠 수수도 절에 없어요!"

"수수는 애초부터 절에 속하지 않았어. 수수한테는 가족이 있으니까. 수수 못봐서 엄마도 많이 아쉽네. 수현이가 수수 그렇게 많이 좋아하는 거 보면 수수도 수현이처럼 착한 아이일 거야." 진아연은 한탄하며 말했다.

"수수의 조모는 왜 수수를 데리고 떠난 거에요? 왜 수현이가 떠나면 수수도 떠나야 하는 거에요? 분명 수수는 절에서 떠나기 아쉬워 했다고 했잖아요? 조모는 누구를 가리키는 거에요?" 라엘이는 마음에 품은 의문을 모두 제기했다. "조모가 할머니라는 뜻이에요? 어디서 할머니를 조모라고 부르는 거에요?"

라엘이의 마지막 질문에 진아연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사실 진아연은 라엘이의 앞선 질문들에도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

수수는 산에서 잘 지냈었다, 수현이가 입양되고 절을 떠났기 때문에 조모가 이리 급히 수수를 데리고 떠난 것이었다.

조모의 행동은 다소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일부 지역에서 할머니를 조모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 진아연이 추측하며 말했다. "수현이가 수수 자기보다 어리다고 했던 거 같은데."

"네. 그럼 수수는 엄마 아빠가 없는 거에요? 그렇지 않으면 할머니는 왜 수수를 데리고 절에서 지냈겠어요?" 라엘이는 수수도 너무 가엽게 느껴졌다.

가족이 있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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