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만약 드림메이커를 확보할 수 있으면 진명 그룹으로 충분할 거라 생각해요?강민: ...그녀는 강도평이 이런 야망이 있을 줄 몰랐다.비서: 강민 씨, 당신은 자부심이 강하고 자기 생각이 뚜렷한 여자라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자면, 아버지의 말씀을 듣는 게 좋을 거예요. 그래야 성공할 수 있어요.강민: 제가 진짜 궁금해서 묻는 겁니다. 아버지께서 연봉을 어느 정도 챙겨주길래 아버지의 말을 그리 잘 듣는 거예요?비서: ...비서: 지금 병원에서 진아연 씨와 박시준 씨를 만났다고 했는데, 병원에는 왜 간 거예요?강민: 다른 사람한테 맞았어요.비서: 감히 누가 당신을 때려요? 지금 전화받을 수 있어요?강민: 이모한테 맞았어요. 물론 저를 때렸던 순간부터 더는 이모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요.비서: 저는 또 누가 감히 당신을 때렸나 싶었네요. 저녁에 시간 있으세요? 식사 대접할게요.강민은 그의 답장에 잠시 망설였다.강도평의 비서는 40대 중반에 이혼까지 한 남자고 보기만 해도 느끼한 시람이지만, 일은 확실히 하는 편이어서 강도평의 신뢰를 받는 사람이었다.강민은 지금 진아연과 박시준의 복수가 걱정일 뿐만 아니라 강도평의 경시로 인해 자기 실력보다는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했고겉보기에는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듯했지만, 사실은 여기저기 치이면서 살고 있어이런 곤경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조건 해결 방법을 찾아야 했다.…진아연은 박시준을 데리고 뇌 CT를 찍으러 갔다."시준 씨, 너무 무서워하지 마요. 금방 끝날 거예요." 진아연은 박시준이 혹시라도 두려워할까 봐 달랬지만사실 박시준은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Y국에서 당한 사고가 강민이 한 짓이었어?""라엘이의 담임선생님이 바로 강민 씨의 사촌 동생이었어요. 그녀가 강민 씨가 통화하는 내용을 들었거든요." 진아연은 박시준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런 일들은 나중에 얘기해요. 일단 그녀를 너무 신경 쓰지 마요."박시준은 지금의 진아연이 제일 신경 쓰고
CT 결과상, 그의 뇌에 금속 이물질이 표시되었고진아연은 이를 보자 심각한 표정이었다.그녀는 조명주의 기사회생이 가짜라 굳게 믿고 지금까지 조금의 희망이라도 품고 있었지만CT 결과를 보자 그마저 바로 산산조각이 났다."어떻게 됐어?" 박시준은 그녀의 표정을 보자 불안한 마음에 바로 물었다. "혹시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 거야?"이에 진아연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뇌에 이물질이 있는 것뿐이에요. 일단 다른 검사를 마치면 결과를 알 수 있어요." 진아연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시준 씨, 너무 속상해하지 않아도 돼요. 노경민 교수님께서는 저를 조명주 씨보다 훨씬 높게 평가하고 있어요. 조명주 씨가 이뤄낸 연구를 제가 못해낼리가 없잖아요.""난 네가 힘들까 봐 걱정이야.""저는 괜찮아요. 저를 힘들게 할 수 있는 건, 당신이 곁에 없다는 것뿐이에요. 밥 먹는 것도 힘들고, 자는 것도 힘들고, 숨 쉬는 것마저 힘들지만, 당신이 곁에 있으니 힘이 나요." 진아연은 말하면서 그의 팔을 안아 손을 꽉 잡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당신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감정이 있는 사람이에요. 과거의 박시준 씨 그대로라고요. 강민 씨가 우리를 화나게 하려고 그런 말을 한 거니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네가 언급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하지 못했을 거야." 박시준은 그녀를 따라가면서 말을 이었다. "나보다 네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더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아.""정말요? 당신이 신경 쓰지 않으면 됐어요." 진아연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이따 돌아가면 케이크를 사요! 오랜만에 먹고 싶네요.""그래."저녁, 강씨 본가.강도평은 꽤 기분이 좋은지 오후에 둘째 아들 강훈에게 연락해 집에 와서 밥 먹으라고 연락했다.이에 강훈은 오후 5시 30분에 집에 도착했고차 한 잔을 마시는 사이, 강도평이 집에 돌아왔다."아버지, 혹시 저한테 시키실 일이 있어서 집에 오라고 하신 거예요?" 강훈은 아버지를 부축하고 방 안으
"강훈아, 지금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내가 잘못했다는 거야? 내가 자신감이 부족해서 여자와 아이들을 죽였다고 생각한 거냐?""아버지, 다 지난 일들이에요. 제가 아버지께 이런 얘기를 한 이유는 아버지께서 조 아주머니와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하하! 조명주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면 나도 죽이지 않을 거야. 오늘 너를 부른 이유는 네 결혼에 관해 얘기하려 부른 거다." 강도평은 다시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었다. "훈아, 너도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니 이제 슬슬 결혼해야지? 이 아비는 손자가 있으면 하는데 말이다."강훈은 강도평의 말에 순간 바늘방석에 앉은 듯 불안했다. "아버지, 왜 갑자기 손자 타령이세요?""내가 그리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느냐? 나이를 들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정상이잖아? 그럼 결혼하지 않으면 평생 혼자 살 생각이야? 그건 안되지." 강도평은 채소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으면서 말을 이었다. "설마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 거냐?""아니요.""거짓말하지 마." 강도평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 "진아연 씨를 좋아하는 거잖아? 아비는 다 알고 있어."강훈은 아버지의 말에 깜짝 놀랐다. "아버지, 진아연 씨는 박시준 씨와 부부잖아요. 그리고 둘 사이에는 아이들도 있어요.""박시준은 이미 죽었어. 지금의 박시준은 그냥 우리 마음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일 뿐이야. 조명주 씨가 아빠와 결혼하면 그녀를 이용해 박시준을 통제할 수 있어. 그럼 진아연 씨도 너와 결혼하게 될 거야." 강도평은 담담하게 자기 생각을 알렸다. "강훈아, 방금 똑똑하다고 했는데, 설마 네 큰형처럼 어리석은 짓을 할 생각은 아니지?"강훈은 입술을 꼭 깨물고 아무 말 하지 않았고아버지의 말에 더욱 혼란스러웠다.물론 아버지의 말처럼 진아연에게 호감은 있었다. 왜냐면 진아연처럼 이쁘고 능력 있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진아연이 결혼했었고 아이들이 있어도 강훈이 그녀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개의치 않았지만문제는 진아연이 그를 거
——진아연 씨, 아버지께서 저희가 결혼하기를 바라십니다. 제 생각이지만, 아마 드림메이커를 원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당신과 결혼하면 드림메이커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그리고 조명주 씨와 결혼하면 바로 실행할 거라 말했어요. 저와 결혼하기 싫으시면 빨리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요! 저는 도저히 아버지을 거역할 방법이 없어요.박시준은 강훈이 보낸 2개의 메시지는모두 확인했고강훈이 또 메시지를 보낼 거라는 생각에 기다렸지만, 휴대폰은 그 후로 더는 울리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아연은 샤워를 마친 후, 욕실에서 나왔다."휴대폰을 사줘." 박시준은 침대에 누워 진아연이 그에게 사준 책을 보며 그녀한테 부탁했다."좋아요. 전에 쓰던 휴대폰 기종으로 사면 되죠? 그럼 휴대폰 번호는 전에 쓰던 걸로 해드릴까요? 아니면 새로운 전화번호로 할까요?" 진아연은 침대로 다가가 박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박시준이 그녀한테 먼저 휴대폰을 원한다는 말은 즉 그녀 외의 다른 사람과도 소통을 하고 싶다는 뜻이라 생각했고진아연은 이 또한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하루빨리 그가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면 천천히 회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그녀는 박시준이 과거 자랑스러운 남자로 돌아오는 걸 바라지도 않았고 그냥 다른 이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충분했다."그냥 새 전화번호로 해줘!" 박시준은 잠시 고민하더니 진아연에게 말했다."그래요. 내일 같이 사러 가요!" 진아연은 그와 밖에 나가 산책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오늘 오후, 병원으로 가는 매 순간이 너무 충실한 느낌이었고진실하고 온갖 감정이 섞여 있는 박시준이 과거의 박시준과 다를 바 없다는 느낌이었다."난 나가기 싫어. 오늘 좀 힘들어." 박시준은 바로 거절했다. "어디 가면 경호원들과 함께 가.""제 생각이 짧았어요. 오랜만에 나가서 너무 힘들었죠. 일단 자요! 저는 서재에서 좀 더 있을게요. 어차피 일찍 누워도 잠이 안 와서요." 진아연은 입꼬리를 올려 부드러운 목
"서재에서 뭐 하는 거야?" 진아연은 마이크가진지한 모습으로 박시준의 검사 보고서를 보고 있자 바로 다가가 물었다.진아연은 마이크가 본인의 검사 보고서도 이리 진지하게 보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검사 결과를 보고 있어! 나한테 알려주지도 않았잖아...""저녁 먹을 때, 시준 씨도 있는데 너처럼 바로 앞에서 검사 결과를 물어보는 사람이 어디 있어?" 진아연은 마이크가 들고 있는 체크리스트를 뺏어 책상에 올려놨다. "뇌에 특별한 장치가 있는 것 외에 별다른 이상이 없어. 다시 말해 뇌 속에 있는 것 외에 다른 수치는 모두 정상이라고 할 수 있지.""그럼 좋은 소식 아니야?" 마이크는 뜻밖의 결과에 조금 놀란 모습이었다. "조명주 씨의 기사회생이 대단하긴 하구나? 그런 장치를 설치하면 진짜 죽은 사람도 살려낼 수 있구나.""산 사람은 뭐고, 죽은 사람은 뭐야? 마이크, 내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마!" 진아연은 하루에 같은 소리를 두 번이나 들으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한테 처음 이런 소리를 한 사람은 강민이었고악의적이든 장난이든 이런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편했다."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난 그냥 평범한 사람과 같다는 마음으로 말한 것뿐이야. 그리고 맨날 굳은 표정으로 돌아다니지 말라고 얘기해. 맨날 그런 얼굴을 보면 힘들지 않아?" 마이크는 장난삼아 얘기하면서 진아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나한테는 딱히 쌀쌀맞지 않아." 진아연은 그의 손을 밀쳐내고 말을 이었다. "바쁘니까 나가봐.""나가도 되는데, 넌 몇 시에 잘 생각이야? 벌써 9시야.""내버려 둬. 나도 이제 세 살짜리 아이가 아니야." 진아연은 그를 힐끗 노려보더니 말을 이었고나가지 않으면 힘으로라도 밀어낼 생각이었다."요즘 한이가 별로 기분 좋지 않은 것 같지 않아?" 마이크는 나가려 할 때 다시 발걸음을 멈춰 말을 이었다. "박시준 씨가 돌아온 후로 한이가 부쩍 말이 없어졌는데?""난 왜 못 느꼈지? 그래도 내 아들은 내가 알고 있어. 아마 박시
그녀가 조명주에게 연락하려던 찰나 강훈이 급히 메시지를 보냈다. 일단 진정하세요! 지금 조명주 씨를 찾으면 저를 팔아넘기는 것과 다를 바 없잖아요?강훈은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그녀에게 알렸고 만약 강도평이 알게 된다면 그는 무조건 강훈의 충성심을 의심하게 될 것이었다.왜냐면 강도평은 아직 조명주에게 알리지 않았고 만약 진아연이 바로 조명주에게 연락하면 조명주 또한 바로 강도평에게 알리기 때문이었다.진아연은 강훈의 메시지를 보면서 기분을 가라앉혔다.강도평의 야망은 아무도 막을 수 없고강훈은 물론 조명주도 강도평의 결정을 바꿀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강도평은 그녀가 조명주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 생각해 이런 결정을 했을 거라 믿었고이들을 벗어나려면 최대한 빨리 방법을 찾아야 했다. 만약 강도평이 그녀를 위협하기 전에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고분고분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진아연은 이런 생각에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고만약 강도평이 조명주와 결혼하고 계획을 실행할 생각이라면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단기간에 박시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거라 느꼈다.그녀는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었다.물론 이런 일을 박시준에게 얘기할 수도 없었다.만약 그한테 말하면 그저 괴로움만 쌓이는 것뿐이었다.박시준이 제일 걱정하는 건, 진아연이 자기 때문에 위협을 당하는 거였다. 물론 진아연은 조명주가 이들을 힘들게 하지 않을 거라 위로했었지만조명주가 힘들게 하지 않아도 강도평은 이들을 그냥 내버려 둘 생각 없었다.조명주가 강도평과의 결혼을 결정한 이유는 그라는 사람을 인정한 것뿐만 아니라 강도평이 했던 모든 일에도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했다.이에 진아연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했다.A국, 병원.3일째 병원에 입원해 있던 이하늘은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 퇴원할 생각이었고전날 기성이한테 퇴원할 생각을 알리자 기성은 오늘 아침 바로 찾아왔다.그리고 혼자뿐만 아니라낯선 남성분과 함께 찾아왔다.이하늘은 그의 곁에 서 있는 낯선 남자를 보자 놀란 표정이
"진짜 말이 안 통하네요." 이하늘은 도저히 거절할 수 없자 바로 타협했다. "기성 씨, 저한테 이렇게 잘 대해주면 제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기성은 당황한 듯 헛기침을 하며 말을 돌렸다. "그럼 부모님과 화해했어요?""어떻게 보면요! 저를 위해 그런 결정을 했다는 건, 아직 저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거겠죠. 그리고 제가 원하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말했어요." 이하늘은 어쩔 수 없이 강에 뛰어내렸지만, 어찌 보면 화로 인해 복을 얻은 거라 볼 수 있었다.만약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부모님과의 관계 또한 이리 빨리 풀리지 않았을 거다."그럼 한동안은 이곳에서 일하다가 부모님 곁으로 돌아갈 생각이에요?" 기성은 계속해 그녀에게 물었고이하늘은 참지 못해 웃으며 물었다. "그럼 혹시 제가 떠나지 않기를 바라는 거예요?"기성은 그녀의 말에 낯빛이 확 변했고 바로 부정했다. "아니요. 그런 건 아닙니다. 떠나고 싶으면 떠나요.""왜 아직도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얼굴이 빨개졌어요. 저를 좋아하는 게 그리 창피한가요?"기성은 그녀가 이리 직설적으로 말할 줄 몰랐고 바로 뒤돌아 자리를 떠났다.이하늘은 그의 떠나는 뒷모습에 입꼬리가 올라갔다.이리 듬직한 남자가 그녀의 말 한마디 때문에 부끄러워하다니.이하늘은 한참 웃더니 바로 진지하게 고민했다.부모님과의 화해로 부모님의 곁에 돌아갈 생각은 했었지만, 라엘이와 기성이의 곁은 떠나기 싫어한동안 계속 일하면서 기성이의 결정에 따라 남을지 말지 생각하기로 했다.B국.우중충한 날씨에 번쩍이는 번개는 침실 안을 비췄고박시준은 천둥소리에 깜짝 놀라 바로 잠에서 깨어났다.그는 눈을 떠 창밖의먹장구름과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창밖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봤고침실로 들어온 진아연은 바로 불을 켰다."오늘 날씨가 별로 좋지 않네요." 진아연은 눈을 비비며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아침 8시에요. 배고프지 않아요?"여전히 창밖을 보면서 넋을 잃고 있는 박시준의 모습에진아연은 침대에
성빈은 그의 말에 잠시 멍했다. "나도 네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잖아?"박시준은 오히려 그한테 되물었다. "뭐가 걱정된다는 거야? 내가 배 굶을까 봐? 아니면 추운데 입을 옷이라도 없을까 봐? 또 아니면 언제라도 죽을 수 있으니까 곁에 지킬 수 없을까 봐?"성빈은 그의 마에 어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시준아, 난 그런 뜻이 아니야.그냥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걱정되는 마음에 더 얘기하자는 거야...""앞으로 이렇게 얘기할 기회가 없어서 걱정인 거지!" 박시준은 계속해 성빈의 진짜 뜻을 분석했다."당연히 아니지! 난 진아연 씨의 실력에 자신 있어." 성빈은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알렸다. "그리고 오늘 새 휴대폰을 사면 내일 마음 편히 귀국할 수 있겠어.""강민 씨의 일은 알고 있었지?" 박시준은 직설적으로 그한테 물었다."조순현 씨를 매수해서 Y국에 있는 너와 진아연 씨를 모함한 일을 말하는 거야? 솔직히 강민 씨가 독한 사람인 건 알고 있었어! 겉만 봤을 때는 그런 여자일 줄 몰랐어. 전에 너한테 아부하고 아첨을 떨어서 너를 추구하는 여자들과 같을 줄 알았는데, 망치고 싶은 생각일 줄 몰랐어." 성빈은 진지한 모습으로 모든 걸 말해줬다."그녀는 지금 강도평 씨에게 의지하고 있어. 그리고 강도평 씨는 곧 조명주 씨와 결혼해서 당분간 어찌할 수 없어. 하지만 진명 그룹은 그녀와 강도평 씨에게 절대 넘길 생각이 없어." 박시준은 항상진명 그룹이 걱정이었고 이는 다른 사람이 아닌 진아연의 것이라고 생각했다."시준아, 네 뜻은 조정 메커니즘을 취소해 강민 씨를 떼어낼 생각이야?" 성빈은 잠시 고민하다 박시준의 뜻을 추측했다."그럼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어?" 박시준은 그한테 바로 되물었다."돌아가서 생각해 볼게. 만약 진짜 다른 방법이 없으면 네 말대로 취소하자. 사실 우리가 강민 씨를 쫓아내도 힘든 삶을 지내지 않을 거야. 그녀는 강도평 씨의 딸일 뿐만 아니라 실력 또한 뛰어나 강도평 씨가 곁에 둘 거라 생각해."박시준은 이에 대답하지 않았다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