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늘의 어머니는 상심이 가득한 채 분노를 머금고 떠났다.강민은 이하늘의 앞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며 실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하늘아, 너 그러다 꼭 후회할 거야. 이모랑 이모부가 얼마나 널 아끼는데, 너한테 찾아주는 시댁 분명 보통 집안이 아닐 거야. 세상 어느 부모가 자기 친딸을 해치겠어? 넌 부모님 마음도 이해하지 못하고...""언니, 언니가 부모님들에게 결혼을 강요당할 때 난 언니한테 뭐라고 한 적 없어. 언니도 다른 사람한테 간섭받는 거 싫어하잖아, 근데 왜 나더러 집에서 시키는 대로 결혼하라는 거야?" 이하늘은 반박했다.강민은 약간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비록 언니도 돈돈거리고 싶지 않지만 지금 사회는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내가 너라면 절대 부모님 뜻을 거역하지 않을 거야. 큰돈 벌 능력이 없으면 돈 많은 사람한테 시집이라도...""언니, 나도 내가 형편없고 언니만큼 능력도 없는 거 알아, 하지만 서로 알지도 못하고 싫어하는 남자와 결혼하느니 차라리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 이하늘은 마음이 많이 지쳤다. "언니, 우리 엄마 방금 넘어지신 것 같은데 언니가 좀 가서 봐줘! 나 지금 혼자 있고 싶어."강민은 가방을 들고 오피스텔에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이하늘의 어머니와 강민이 떠난 후 경호원이 이하늘의 오피스텔 문을 두드렸다.이하늘은 문을 열었다.그녀는 강민이나 어머니가 다시 돌아온 줄 알았다, 하지만 문을 열어보니 최기성이 서있었다."여긴 어떻게..." 그녀는 라엘이도 같이 온 줄 알고 그의 뒤를 흘끗 보았다."라엘 아가씨께서 오자고 했습니다." 최기성은 바로 설명했다. "라엘 아가씨께서 선생님 그만두시는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습니다."이하늘은 미소를 지었다, 라엘이가 자신을 걱정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일 그만두지 않을 거예요. 이미 가족들과 인연을 끊었어요.""그럼 더 이상 용돈을 안 받는 겁니까?" 기성이는 약간 놀랐다."네, 앞으로 용돈도 없을 뿐만 아니라 빚도 갚아야 해요." 이하늘은 거
"어떤 상을 주셨는데요?""ST 그룹의 주식이요."이하늘: "......""많지는 않지만 적어도 남은 인생 돈 걱정은 안하며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최기성은 말하며 잠시 이해가 안 갔다.본인이 이하늘과 친한 사이도 아닌데 왜 그녀에게 이렇게 상세하게 말하고 있는 걸까?"왜 아무 말도 안 하세요?"이하늘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기성 씨, 경호원 일하면서 그렇게 많은 돈을 버실 줄 생각 못했어요... 제 곁에 돈 많은 친구들도 기성 씨보다 재산이 많다고 감히 장담하지 못할 것 같아요."ST 그룹의 주식은 매우 값어치가 높았다.또한 박시준이 최기성에게 이런 연봉을 주는 것만 봐도 최기성을 매우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최기성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다 해도 절대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일반 경호원들의 수입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닙니다. 제 수입이 높은 건 저희 대표님이 돈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희 대표님은 정과 의리를 중요하게 여기시죠. 누가 자신에게 충성하며 일하는 지 늘 눈여겨 보고 마음속에 기억했다 열배로 갚아주시는 분이거든요." 최기성은 이 얘기를 하며 마음이 괴로웠다.대표님이 지금 대체 어디에 계시는지, 잘 지내시고 있는지 아무 소식도 없었기 때문이었다."정말 좋네요." 이하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참, 대표님은 찾으셨나요?"최기성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 진 아가씨께 연락 드리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진 아가씨께서 저희 대표님을 찾으시면 분명 저희에게도 알려줄 겁니다."이하늘은 ‘네’하고 대답했다."이 선생님, 지금 사촌 언니와도 다투신 거죠? 이 선생님께서 사촌 언니한테서 저희 대표님 행방을 알아낼 수 있는지 부탁하고 싶었는데..." 최기성은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선생님께서 저희 대표님을 찾아주실 수 있다면, 저희 대표님이 살아계신다면 그쪽 부모님이 20억이 아니라 200억을 달라고 해도 저희 대표님께서 드릴 수 있을 겁니다."이하늘은 최기성의 말을 듣고 마음이 흔들렸다.그녀는
같은 시각, 강민의 아파트.강민은 자신의 어머니가 이모를 위로해 드릴 수 있도록 이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강민의 어머니는 여동생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너도 너무 서운해 하지 마. 결혼에 관해서는 우리 민이도 나랑 자기 아빠 말을 그렇게 안 들었어.""그게 어떻게 같아? 민이는 이렇게 훌륭한데! 우리 하늘이가 민이 반만 따라가도 전혀 걱정하지 않을 거야. 우리가 골라준 시댁에 시집 안 간다고 하고 평생 혼자 살겠다고 해도 뭐라고 안 하겠어!" 이하늘의 어머니는 속상해하며 말했다. "하늘이 정말 그 박가네 경호원이랑 뭔가 있는 거 같아. 그 경호원은 또 얼마나 거칠고 무례하든지! 분명 내가 누군지 알면서 사람 많은 곳에서 나를 막 밀치고... 하늘이가 감히 그 녀석한테 시집이라도 가면, 나... 나도 그냥 확 죽어버릴 거야!""이모, 하늘이가 그 경호원과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는 저도 몰라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강민은 이모가 너무 속상해하는 것을 보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하늘이 안목이 그렇게 낮진 않을 거예요. 근데 하늘이가 왜 박시준의 딸한테 그렇게 잘 보이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너도 모르는데 우리는 더 이해가 안 가지! 어쨌든 아무리 봐도 그 계집애 우리 말은 안 듣기로 작정한 것 같아." 이하늘의 어머니는 머리가 지끈해났다. "나도 더 이상 방법이 없으니 하늘이 아버지한테 알아서 하라고 할래!""이모부가 뭘 어떻게 하시겠어요? 이모가 이미 하늘이한테 20억 내놓으라고 하셨으니 이모부가 나서도 달라지지 않을 거 같아요. 지금 둘 다 화 난 상태니까 일단 진정하시고 나중에 다시 얘기하세요!" 강민이 조언을 해주었다. "며칠 후에 제가 하늘이한테 한 번 가볼게요.""민아, 그럼 네가 수고 좀 해줘. 우리 하늘이 계속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였는데 졸업하더니 아주 다른 사람이 됐어. 전에 순종했던 모습은 다 가짜였나봐, 이젠 혼자 돈 벌 수 있으니까 더 이상 우리 눈치 볼 필요 없다 이거지... 너무
"방법이 있다고요?" 강민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의아해하며 물었다. "무슨 방법인데요? 엄마 혹시 저한테 뭐 숨기시는 거 있으세요?"강민이 그렇게 놀란 이유는 그녀의 어머니는 단지 평범한 주부였기 때문이었다.어머니는 아버지와 결혼한 후 늘 가정주부로 지내며 단 한 번도 출근한 적이 없었다.강민의 어머니는 먼 곳을 바라보며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민아, 엄마가 확실히 너한테 숨기는 게 있단다. 넌 몰라도 되는 일이라 엄마가 너한테 얘기 안 했는데... 만약에 너한테 정말로 위험이 있다면..."강민은 발걸음을 멈추고 어머니가 말을 마치기를 기다렸다."민아, 강도평에 대해 들어봤어?" 강민의 어머니는 딸이 강도평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까봐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미화 제약의 대표님."강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엄마 강도평이랑 아는 사이에요? 둘이 무슨 사이인데요? 아니면... 설마 저도 그 사람과 관련이 있는 거예요?""민아, 역시 우리 딸이라니까. 똑똑해서 단번에 알아맞히는구나... 강도평이 네 아버지야."강만은 삽시에 몸이 얼어붙은 것 같았다, 그녀는 갑자기 어머니가 낯설게 느껴졌다!"그때 네가 유학을 가고 싶다고 해서 엄마가 강도평한테 찾아가서 부탁했지. 네가 그렇게 좋은 대학에 다닐 수 있었던 건 다 그의 도움 덕분이었어. 원래는 네 등록금도 내주려고 했는데 엄마가 거절했어, 너희 아버지가 의심할까봐 걱정돼서. 그리고 네가 B국에서 좋은 직장에 취직된 것도 강도평이 도와준 거야."이 말을 들은 강민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그동안 그녀는 오직 자신의 노력으로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현실 속에선 강도평의 도움으로 이룬 것이었다!"그렇게 저한테 잘해주시면서 왜 제가 딸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거예요?" 강민은 너무 어이가 없어 엄마한테 되물었다."그 사람은 가부장적이고 딸보다는 아들을 더 중시했지. 게다가 강씨 집안 관계가 너무 복잡해서 널 거기로 보냈다면 지금까지 살아남지 못했을
"열도 내렸는데 왜 아직 안 깨어나는 겁니까?" 마이크는 진아연의 침대 옆에서 한 시간 넘게 지켰다, 그녀의 열이 내린 것을 보고 의사에게 물었다.의사는 침대 옆으로 걸어가 손을 뻗어 진아연의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확인했다."진 아가씨는 아마도... 자고 있을 겁니다."마이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거 확실하죠?"의사: "그건... 진 아가씨를 데리고 정밀검사를 하지 않는 한 저도 확신해 드릴 수 없습니다..."진아연은 의사의 말을 듣고 놀랐는지 갑자기 눈을 떴다."진 아가씨, 드디어 깨어나셨네요!" 의사는 그녀가 깨어난 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방금 열 내렸는데 지금 느낌이 좀 어떠십니까?"진아연은 의사를 흘끗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바로 마이크를 향했다."너 지금 열 나. 별로 춥지도 않은데 왜 열이 났는지 모르겠네!" 마이크가 중얼거렸다."굳이 감기때문이 아니라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일 수도 있어요." 의사가 말했다."네, 수고하셨어요. 제가 배웅해 드리겠습니다." 마이크가 말했다."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진 아가씨 돌봐주세요! 무슨 문제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하세요." 의사는 말을 마치고 떠났다.의사가 떠난 후 마이크는 진아연의 물컵에 따뜻한 물을 따라주었다."의사가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고 했어."진아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마이크가 건네는 물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아니면 내가 빨대 가져다줄까? 그럼 누워서 마셔도 되잖아." 마이크는 정성을 다해 그녀에게 맞춰주었다."지금 몇 시야?" 그녀는 완전히 쉬어버린 목소리로 물었다."아홉 시 좀 넘었어. 같이 아침 먹으려고 왔는데 와보니까 너 열이 나고 있었어." 마이크는 물컵을 머릿장 위에 올려두며 말했다. "다행히 지금 열은 다 내렸어, 열 오를 때 땀 엄청 많이 났는데, 먼저 가서 씻을래?"진아연은 점차 기억을 되찾았다."사진은 어디 있어?" 그녀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그녀는 자신이 사진을
"샤워하고 나와서 죽 먹어. 좀 먹고 한숨 푹 자고." 마이크는 문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방문은 닫지 마, 혹시라도 또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적어도 내가 들을 수 있으니까."진아연: "내가 바보도 아니고, 넘어지고 조용히 있겠어?""어젯밤에 기절했을 때 아무런 전조도 없었어. 한이 너무 놀라서 병원에 보내려고 했는데... 호흡은 정상이길래 구급차는 안 불렀지.""한이 어제 많이 놀랐겠네.""그럼 안 놀랐겠어? 오늘 아침에 학교도 안 가겠다는 거 내가 억지로 보낸 거야." 마이크가 말했다. "한이 학교에 안 갔으면 우리 둘이서 네 침대 옆을 지키고 있을 텐데... 그렇다고 네가 죽을 정도로 심각한 것도 아닌데 그러고 있으면 좀 웃길 거 같아서."진아연은 잠옷을 가지고 욕실로 들어갔다.그녀는 어젯밤에 너무 슬펐다. 박시준이 정말로 죽은 줄 알았다, 다른 사람이 꾸민 짓이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A국.강민은 어머니와 함께 아파트로 돌아왔다.강민은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았다.그녀는 부모님께 시내에 있는 작은 집을 사드렸고, 부모님에 그 집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오늘은 이모가 왔기에 강민의 어머니도 딸의 집에 온 것이였다.방금 강민의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 어머니에게 언제 집에 돌아오냐고 물었다.어머니는 강민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아버지에게 오늘은 돌아가지 않는다고 딸과 함께 자고 간다고 말했다.강민은 방으로 들어간 후 티테이블 옆으로 걸어가 서랍에서 담배 한 갑과 라이터를 한 개 꺼냈다."민아, 너 담배 피워?" 강민의 어머니는 딸이 능숙하게 담배에 불을 붙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엄마, 담배 한 대 피우는 것뿐이에요, 이게 그렇게 놀랄 일이에요?" 강민은 어머니 앞에서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제가 담배 피우는 것보다 엄마랑 강도평 사이의 일이 더 황당한 거 아닌가요? 우리 아빠는 제가 친딸이 아닌 거 알고 있어요?"강민의 어머니는 딱히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젊었을 때 실수 한
강민도 물론 죽음이 두려웠고 죽고 싶지 않았다.단지 진아연이 그렇게 빨리 자신을 찾아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우선 진아연은 현재 왕은지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국에 가 있는 상태였다.둘째로, 그녀가 진아연과 박시준을 지하실로 유인한 후, 누군가가 이 일에 개입하여 박시준을 납치해갔다.진아연이 조사한다 하더라도 박시준을 납치해 간 사람이 누구인지만 밝혀낼 뿐 자신을 찾아오진 않을 것이었다.강민이 침실로 들어간 후 강민의 어머니는 옆에 있는 게스트룸에 들어갔다.강민의 어머니는 안절부절못했다, 딸에게 진실대로 말한 후 왠지 모르게 딸이 자신에게서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았다.이것은 그녀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였다.그녀는 남편을 잃을 수는 있어도 절대 딸을 잃을 수 없었다.게다가 진아연이 지금 딸을 위협하는 존재이니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서 딸을 도와주고 싶었다.전에 딸이 해외로 유학갈 때, 졸업 후에 취업할 때 몰래 도와줬던 것처럼 말이다.자식을 위하는 건 오직 부모 뿐이다.비록 강도평의 많은 자식들이 죽었지만 살아있는 자녀들은 하나같이 모두 호사스러운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강민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이복형제들 못지않게 잘 지내길 바랐다.그렇기 때문에 강도평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온갖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얻어낼 것이었다. 강민의 어머니는 고민을 마친 후 심호흡을 한 다음 강도평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강도평은 한참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도평 씨, 저예요. 우리 딸한테 지금 문제가 조금 생겨서 연락 드렸어요." 강민의 어머니는 말을 돌리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전에 우리 민이가 박시준과 진아연을 함정에 빠뜨렸잖아요? 한 번에 없앨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진아연이 살아있어요.""민이한테 무슨 문제가 생겼는데? 진아연이 민이를 찾아왔어?" 강도평의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민이가 박시준의 사람들이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고 했어요. 진아연이 우리 민이를 찾아오는 건 시간문제일 거예요." 강민의 어머니는 억울해하며 말했다.
"아버지, 부르셨어요?" 강훈은 사무실에 들어간 후 문을 닫았다.강도평은 가죽 회전의자에 앉아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았다: "훈아, 전에 진아연이랑 만났었지? 어땠어?""그냥 오래된 동창 만난 것뿐이에요... 별 특별한 점 없었어요. 그냥 전처럼 절 무시하는 것 같았어요." 강훈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진아연은 직설적이라 말할 때 다른 사람의 체면 따윈 신경 쓰지 않아요. 근데 전 이런 성격이라 오히려 좋은 것 같아요.""진아연 연락처 좀 알려줘. 너희 큰형 수술 좀 맡아줬으면 해서." 강도평은 그를 찾은 이유를 말했다.강훈의 눈가에 번지던 웃음기는 즉시 사라졌다: "아버지, 큰형의 병은 조 아주머니가 봐주기로 했잖아요?""너희 조 아주머니 요즘 많이 바빠서 당분간 큰형의 병을 돌볼 수 없게 됐어." 강도평이 말했다. "진아연 연락처 알려줘, 비서한테 연락하라고 할 테니."강도평은 그와 상의하는 것이 아니라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강훈은 감히 아버지의 명령에 반항할 수 없었다. 그는 바로 메모지에 진아연의 번호를 적었다."아버지, 진아연이란 사람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수술 부탁해도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아니면 제가 한 번 찾아가 볼까요?" 강훈은 아버지가 나섰다 진아연과 갈등을 일으킬까 봐 두려웠다.두 사람의 성격이 워낙 비슷했기 때문이었다."네 큰형의 일이니 네가 나설 필요 없다." 강도평은 조금 차가워진 눈빛으로 말했다. "그만 나가봐!"강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났다.아버지의 사무실에서 나온 강훈은 즉시 휴대폰을 꺼내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아버지가 방금 큰형의 일에 간섭하지 말라고 확실하게 말씀하셨기 때문이었다.분명히 전에는 외부인에게 큰형의 수술을 맡기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왜 아버지가 갑자기 마음을 바꾸셨는지 이해가 안 갔다.설마 아버지와 새 여친 조 아주머니의 감정이 변한 걸까?조 아주머니의 이름은 조명주고 올해 60대 초반이었다, 철저한 관리 덕분에 또래보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