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냈고 처음 보는 번호라서 한참을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진 아가씨, 안녕하세요. 저희는 케이든 경매장 담당자입니다. 방금 자료를 확인하다가 진 아가씨께서 경매장에 오셨다는 사실을 알고 이렇게 연락드렸습니다. 어제 낙찰 받고자 하신 보석이 갑자기 취소된 이유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야할 거 같아서요."진아연은 박시준의 전 부인이었고 경매장 담당자는 그녀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이유라면 알고 있습니다." 진아연은 말했다. "강민 대표가 그 보석을 원했다고 들었습니다. 입찰가는 올리기 싫고, 박시준 씨를 통해 가져갔다는 것도요."담당자는 그녀의 말을 듣고 난감했다. "네... 사실 그렇습니다. 저희 대표님과 박 대표님께서 잘 아시는 사이라. 박 대표님께서 직접 대표님에게 연락을 드려서 저희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근데 박 대표님께서도 진 아가씨께서 이 보석을 원하시는 걸 모르시는 건가요?""지금은 별로 원하지 않습니다." 진아연이 말했다. "그러니 이 사실에 대해서 말하지 않아줬으면 좋겠어요.""아,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불편함을 드려 죄송합니다.""괜찮습니다."전화를 끊고 진아연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라엘이와 눈이 마주쳤다."엄마, 보석 사요?"진아연은 어제 있었던 일을 딸에게 말해줬다.라엘이는 그 말을 듣고는 펄쩍 뛰며 화를 냈다."아빠는 정말 바보에요! 다른 여자를 도와주다니! 전화해서 아빠 혼내줄래요!""아빠는 엄마가 경매장에 간 줄 모르는 걸. 내가 말하지 않았으니깐." 진아연은 이미 이 일로 박시준과 싸운 상태였기 때문에 다시는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엄마! 그래도 그렇지! 그 보석 다시 가져와요!" 라엘이는 다시 화를 내며 말했다. "혹시 보석 사진 있어요?!"진아연은 휴대폰을 켜서 사진을 찾았다. "사실 엄마가 이걸 사서 우리 라엘이 생일 선물로 주고 싶었거든.""그러면... 라엘이는 더 화나요!" 라엘이는 엄마 휴대폰 속 사진을 보며 기억했다. "와... 근데 진짜 예쁘다! 아빠만
"지성아 피곤하지 않아?" 박시준은 피곤한 아들의 표정을 보며 물었다. "졸리면 아빠가 경호원 아저씨한테 말해서 방에 데려다 달라고 해줄게."지성이는 아직 많이 졸리지는 않았지만 어른들의 대화가 너무 어려운 탓인지 손을 뻗어 아버지의 주머니를 만지작거렸다.박시준은 어떤 의미인지 알아 들었다.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그에게 주었다.지성은 아빠의 휴대폰을 받은 뒤, 경호원과 함께 방으로 돌아갔다.강민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직 어린데 휴대폰을 가지고 놀아도 괜찮아요?""아마 누나한테 전화하려고 그러는 걸 겁니다." 박시준이 대답했다.경호원은 지성이를 방에 데려다 주었고 지성이는 바로 휴대폰을 켜 누나의 전화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라엘이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누나! 누나 뭐해?!" 지성이는 기쁜 듯 물어보았다.라엘이는 동생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말했다. "뭐야? 영상 통화는 왜 안 하고? 네가 직접 전화 건 거야?""응!" 지성이가 대답했다. "아빠는 밖에 있어... 강민 아줌마랑 밥 먹고 있고... 그냥 누나가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아빠가 강민 아줌마랑 밥을 먹고 있다구?" 라엘이의 목소리가 약간 커졌다.라엘이는 방금 강민이 그녀의 엄마가 자신을 위해 사주고 싶었던 보석을 빼았겼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강민에 대한 분노가 가득차 있었던 상태였다."응... 둘이 무슨 말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서." 지성이는 말했다. "집에 돌아가고 싶은데 아빠는 안 가려고 해."라엘이는 그 말을 듣고는 너무 화가 나서 바로 진아연에게 말했다. "엄마! 아빠가 강민 아줌마랑 데이트한데요! 동생도 안 돌봐주고...! 지성이는 집에 돌아오고 싶은데, 아빠는 신경도 안 쓰고! 직접 가서 데려올래요!"진아연은 그 말을 듣고 라엘이에게 전화를 건네주라는 눈짓을 주었다.라엘이는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진아연에게 건네주었다.진아연은 휴대폰을 건네받아 전화를 받았다.그리고 바로 박시준 경호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라엘 아가씨, 그런 게 아닙니다! 대표님께
"라엘아, 아빠랑 엄마랑 연애할 때도 많은 약속을 했단다. 하지만 그건 그 순간일 뿐. 시간이 지나면서 약속의 의미가 흐려질 수도 있어." 진아연은 딸에게 이런 걸 가르쳐주고 싶지 않았지만 남을 쉽게 믿는 것도 문제였기에 그녀에게 알려줬다."알아요...! 그래도 라엘이에게 거짓말을 했다면 저는 아빠를 보지 않을 거예요!" 라엘이는 볼에 바람을 가득 넣으며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아빠는 라엘이도 필요없어요!"진아연은 라엘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자, 그만 생각하고 엄마랑 오늘 놀까?""네."B국.박시준과 강민은 드림 메이커 경영진과 만나기 위해 다시 드림 빌딩에 도착했다.두 사람은 응접실에 앉아서 기다렸고, 비서는 그들에게 물을 따라주었다."박 대표님, 강 대표님. 두 분 다 이렇게 시간 약속이 철저하실 줄을 몰랐습니다. 저... 협상하기 전에 미리 알려드려야 할 거 같아서요." 담당자는 약간 머뭇거리다 말을 이어나갔다. "저희가 그 대표님에게 말씀을 드리긴 했는데요. 프로젝트 진행 거절 의사를말씀하셨습니다."박시준은 그닥 놀랍지도 않았다.하지만 강민은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 대표님의 거절 이유에 대해서 듣고 싶군요. 뭐 대표님께서 돈이 아주 많으신가 보죠? 저희의 투자와 프로젝트 제의를 거절하시다니?""대표님께서 저희에게 이유는 말씀해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저희 역시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 수 없어서요..." 담당자는 이어서 말했다. "저희 대표님이 워낙 유별나신 분이라... 간혹 이런 결정을 내리시기도 하십니다.""그러니깐 그 말은 대표님께서는 투자 자금도 필요하지 않다는 거라는 거죠?" 강민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그건 또 아니지만." 그리고 바로 이어 말하기 시작했다. "회사 설립 후, 고작 2년 밖에 되지 않아서 그런지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긴 해서요. 대표님께서도 분명 큰 재산을 지니신 분이신 것도 같고요.""근데 정말 대표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나요?""네. 없습니다. 모두 이
눈에 익은 목걸이였다.지난번에 엄마가 라엘에게 사주려 했던 목걸이였는데 강민이 가로챘었다."목걸이뿐인가요?” 라일이 강민을 바라보며 따져 물었다. “강민 이모, 팔찌는 왜 숨겨둔 거예요? 아니면 팔찌를 다른 애한테 선물했어요?”강민의 얼굴이 한순간 빨갛게 달아올랐다.목걸이와 팔찌가 세트라는 걸 라엘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추측한 건가?박시준은 딸이 이토록 예의 없게 굴자 황급히 입을 열었다. “라엘아, 너...”"박시준! 입 다물어요!” 라엘이 눈살을 찌푸리고 아빠를 향해 소리 질렀다.강민도 이모님도 깜짝 놀랐다.라엘이 박시준의 이름을 부르는 것도 매우 무례한 행동인데 아빠한테 불같이 화까지 내다니!딸이 다른 사람이 보는 가운데 이렇게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기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박시준은 어리둥절했다."라엘아, 이렇게 아빠한테 소리 지르면 안 돼. 이모한테 팔찌가 있긴 한데 다음번에 너한테 주려고 했어. 네가 그렇게 좋아한다면 지금 가져다줄게.” 강민은 라엘의 화를 누르려고 황급히 팔찌 가지러 갔다.강민이 떠난 후 박시준은 라엘의 앞에 다가가 아이의 손목을 잡았다.라엘은 아무 생각 없이 그의 손을 뿌리치고손에 든 목걸이를 땅에 던졌다!"또 강민을 집에 들이면 이사 갈 거예요!”이모님은 분위기가 점점 삼엄해지는 걸 보고 한걸음 나서서 두 사람 사이에 섰다."라엘아,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야? 강민 씨는 너한테 생일 선물을 주려고 일부러 찾아온 거야. 평소엔 집에 온 적이 없어. 오해하지 마.” 이모님은 라엘이 진정하도록 아이의 손을 잡았다."오해하는 게 아니에요. 강민은 나쁜 사람이에요. 박시준도 마찬가지예요!”"그런 식으로 아빠를 말하면 어떻게 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지금 다른 사람이 없으니 얘기해 봐.” 이모님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라엘이 이렇게 크게 화를 내고 있는 것이 진아연과 관련이 있을 것 같았다.진아연은 귀국하기 전에 박시준과 종종 싸우기는 했지만 아빠와 딸이 이렇게 크게 싸운 적이 없었다.
진아연이 고통스러웠다고 딸이 말하고 있다.딸이 한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그가 진아연에게 고통을 준 것이 맞다.진아연이 그 보석 세트를 사려 했다는 걸 모르고 있긴 했지만 말이다.전화 연결음이 몇 초동안 울린 후 전화가 연결되었다."여보세요.” 차분한 진아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일주일 전 나한테 나가 죽으라고 했던 게 설마 강민이 네가 사고 싶은 보석 세트를 사 가서야?” 박시준이 물었다. “방금 라엘이가 그러더라고.”진아연은 멍해졌다.그에게 말하지 말라고 딸에게 당부했었는데딸이 참지 못하고 말해버린 것이다."그래요, 내가 유치하다고 비웃으려는 거예요?” 진아연이 되물었다."미안해."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시준이 사과했다. “당신도 그 보석 세트를 사려 했다는 걸 몰랐어. 강민이 얘기해 주지 않았거든.”"강민 씨를 탓하지 말아요. 강민 씨도 그 자리에 없었으니 강민 씨의 비서와 가격 싸움을 한 사람이 나라는 걸 몰랐을 거예요.”박시준은 강민이 평소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거의 없어서 지난번에 그녀를 도와준 것이라고 그녀에게 설명하고 싶었다.하지만 설명을 해도 진아연이 듣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엘이 화가 많이 났는데 한번 와주면 안 될까?” 그가 딸을 언급했다. “사과하고 싶은데 날 보면 화부터 내.”진아연은 조금 난감해졌다.그녀는 그의 집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딸이 지금 화를 내고 있으니 달래야 한다고 생각했다.박시준의 별장.이모님이 열심히 라엘을 설득하고 있었다.“네가 마음속으로는 아빠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어. 좋아하지 않으면 언제든 엄마와 오빠를 찾아갔을 거야. 하지만 넌 그렇게 하지 않았잖아. 넌 지난 시간 동안 줄곧 아빠 옆에 있었으니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 거야. 다른 여자와 사귄 적도 없고 매일 퇴근하고 나면 집에 돌아와 너와 동생이랑 놀아주시잖아. 엄마와 이혼한 게 다른 여자가 생겨서 그런 거라면 어떻게 너랑 동생에게 그렇게 잘해주겠어? 그리고 2년이나 넘는 시간 동안 어떻게
진아연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엄마는 네가 걱정돼서 그래. 하지만 기분 좋아 보이네.”"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내쫓았거든요. 앞으로 우리 집에 오지 못하게 할 거예요!” 라엘은 엄마의 손을 잡고 거실로 향했다.박시준은 거실에 서서 그들 모녀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라엘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고 조금 전의 불쾌한 일은 일어나지 않은 듯했다.그는 강민에게 전화해서 앞으로 여기에 오지 말라고 했다.그리고 목걸이도 기사를 통해 그녀에게 돌려주도록 했다.강민은 전화로 그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그날 경매장에 진아연도 있은 줄 몰랐다고 했다.박시준은 그녀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걸 믿었지만 이런 결과에 대해 딸과 진아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아연 씨, 케이크도 샀어요?” 이모님이 진아연을 보고 열성스레 말을 걸었다. “오늘 저녁 여기서 먹어요. 라엘이 생일 축하 겸 말이에요.”"엄마, 오늘 할 일이 없으면 나랑 같이 있어 줘요.” 라엘이 칭얼거렸다. “좀 있다가 같이 가서 동생도 데려와요.”"동생은 어디 갔어?” 진아연이 물었다."시은 고모네 집에 갔어요. 좀 있다 시은 고모도 식사하러 오라고 해요.” 라엘이 제의했다. “미리 내 생일 파티한다고 생각해요.”딸이 그렇게 말하니 진아연은 거절할 수 없었다."요리 준비하러 갈게요.” 이모님이 웃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주방으로 갔다.거실에는 진아연, 라엘과 박시준만 남겨졌다.화목해야 할 세 사람인데 그 시각 분위기가 너무 어색했다.라엘이 아빠와 다투지만 않았어도 라엘은 이 정도로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라엘아, 아빠가 잘못했어.” 박시준이 먼저 딸에게 사과했다."뭘 잘못했는데요? 말해봐요.” 라엘은 아빠의 태도가 좋아진 것을 보고 욕심을 부렸다.라엘의 공격적인 태도에 진아연은 딸을 말렸다."라엘아. 그렇게 씩씩거리며 말하지 말고 차분하게 말해.”"아빠랑은 말을 차분하게 할 수 없어요. 본인이 뭘 잘못했는지 분명 모를 거예요.” 라엘은 여전히 원망하고 있었지만 말투가 훨씬
"라엘아, 아빠가 고칠게. 앞으로 강민 이모랑 따로 밥 먹지 않을 거고 우리 집에 오지도 못하게 할 거야.” 그는 딸에게 맹세했다. “앞으로 나한테 도움을 요청하면 못한다고 할게.”"이제야 말이 통하네요.” 라엘이 아빠를 바라보는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진아연, 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제때 말해주질 바래.” 박시준은 딸을 달래고 나서 옆에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진아연을 향해 말했다. “예를 들면 일주일 전, 넌 내가 강민을 도와 네가 사고 싶던 보석을 빼앗았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러면 그때 바로 나한테 연락할 수 있었잖아. 네가 날 욕한다고 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말해줬으면 난 너에게 고마워할 거야.”진아연은 그가 갑자기 이렇게 진지하게 자신에게 말을 하리라 생각지 못했다."당신이 강민 씨를 도와 물건을 사는데 내가 왜 당신에게 연락해야 해요?” 그녀가 되물었다."네가 나한테 연락을 안 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강민이 네가 원하는 걸 빼앗아갔잖아. 지금 진실을 알게 된 내 기분이 좋을 것 같아?” 그는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진아연, 나랑 강민은 그저 일반 동료 사이일 뿐이야. 그런 사람을 위해 일부러 너랑 아이들이 화가 나는 일을 하지 않을 거야.”그는 자신과 강민의 관계를 분명히 설명했다. 앞으로 그녀가 또다시 그와 강민의 관계를 언급하면 그건 그녀의 문제다."당신이 우리 앞에서 두 사람 사이를 부인한다는 걸 강민 씨도 알고 있어요?” 그녀는 도무지 참을 수 없어 야유를 부렸다."그녀가 알든 모르든 신경 안 써. 하지만 당신은 내 사생활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 그가 되려 그녀를 놀렸다.그녀의 표정이 갑자기 확 바뀌었다. “착각이 심하네요.”"진아연, 너 박사 공부한다며?” 그는 기회를 잡아 그녀와 대화를 시도했다. “그럼 젊은 남자친구도 사귈 수 있겠네?”"쓸데없는 말이 참 많아요.”"당신 모습을 보니 아직인가 보군.” 그가 말했다.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다면 나랑 강민에게 관심이 없을 테니 말이
진아연은 그가 자리를 뜨려는 줄 알았는데 그는 그녀의 옆에 앉았다.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옆으로 비켰다."뭐 하는 거예요?” 가까운 곳에 있는 익숙한 모습을 보며 그녀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방금 내가 라엘에게 한 사과가 왜 진심이 아니라는 거야?” 그의 목소리는 조금 전보다 좀 더 낮아졌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도 이러는데 내가 없을 때 라엘에게 내 얘기를 어떻게 한 거야?”"당신 생각하는 대로 말했다고 생각해요. 무슨 자신감으로 내가 애 앞에서 당신 좋은 말을 할 거라 생각하는 건데요?” 그녀가 비꼬면서 말했다. “칭찬해주길 바라는 거라면 안될 것도 없죠. 양육권을 저한테 줘요. 매일 당신 칭찬만 해줄게요.”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진아연, 당신은 내가 무엇을 하든지 당신 방식으로 이해해. 내가 언제 날 위해 변명한다고 했어? 난 뭘하든지 내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아.”"양심이라고요? 나랑 지금 양심을 운운하는 거예요?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고요?” 진아연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현이는 우리 딸이야. 그 애가 위험하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뭐가 잘못된 거지? 당신 눈이 실명된 것도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고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고. 진아연, 당신은 날 아무 이유 없이 모함하지 않을 거라 믿었어. 그래서 그때 우리가 했던 통화 녹음 파일을 찾아봤어.”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그가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닌지 살펴봤다.“내 휴대폰에 녹음 파일이 있는데 들어볼래?” 그는 휴대폰을 꺼냈다. “당신이 이혼 얘기를 꺼내기 전에 우리가 했던 마지막 통화야. 난 그때 당신 눈이 문제가 있는 걸 몰랐고, 그래서 당신이 이혼 얘기를 꺼내니 화가 많이 났어.”"나도 들었어요." 그녀는 그의 휴대폰을 힐끗 보고 나서 말했다. “시준 씨, 당신의 녹음 파일이 정말 아무 문제 없는 게 맞아요?”"통신사 관계자에게 부탁해서 얻은 파일이야. 그때 당신이랑 통화할 때 들은 거랑 똑같았어.” 그는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 “우리가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