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는 최은서에게 박시준이 진명그룹을 이용해 B국에서 진아연의 앤 테크놀로지를 무너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최은서는 그 말을 듣자 치가 떨렸다.너무 화가 났지만 박시준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녀의 원망은 성빈으로 향했다.성빈과 박시준은 같은 배를 탄 친구이기 때문이다.그녀는 마이크와의 전화 통화를 끝내고 성빈을 차단했다.…마이크는 통화를 마치고 물을 마시기 위해 물잔을 찾았다.침실에서 진아연은 한 숨도 잘 수 없었다.그녀는 매일 잠들기 위해 노력했다.차라리 낮에 자는 것이 더 쉬웠고 밤에는 과거의 조각들로 생각이 많아졌다.다행히 지금 그녀는 감정을 조절할 수 있었지만 자신의 상처가 떠오를 때마다 흘러내리는 눈물은 어쩔 수 없었다.그녀는 방금 거실에서 마이크의 통화 내용을 듣게 되었다.사실 눈이 보이지 않는 이후로 귀가 더욱더 잘 들리기 시작했다.그녀는 마이크가 박시준이 자신의 앤 테크놀로지를 처리하기 위해 진명그룹을 이용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만약 이 말을 한 달 전에 들었다면 그녀는 엄청나게 슬퍼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전혀 감정 기복따위 느껴지지 않는 공허한 상태였다.그녀의 아이를 잃게 되었는데... 지금 그녀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다음 날 아침.최은서는 아침부터 서둘러 준비하기 시작했다.어젯밤 마이크가 그녀에게 말한 것처럼 진아연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대하라고 말한 것이 떠올랐다.하지만 진아연을 보자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아연 씨, 제가 일찍 찾아왔어야 했는데... 괜... 찮아요?"진아연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은서 씨, 오늘 쉬는 날이에요? 요즘 많이 바쁘다고 들었어요.""바빠도 지금이 좋아요. 매니저가 좀 엄격하긴 하지만 저를 존중해 줘요. 돈 많이 벌어야 해서 바쁘게 살고 있어요." 최은서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아연 씨...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박시준... 내 오빠라지만 미친놈 아니에요?! 어떻게 당신에게 이렇게 대할 수가 있어요!?"마이크
전 세계에서 적합한 각막을 찾는 것이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그녀는 성빈에게 전화를 걸었고 성빈이 전화를 받자마자 불평하기 시작했다. "뭐야? 왜 나를 차단한 거야? 지금은 또 왜 전화를 한 거지?""너무 화가 나서요! 당신을 탓하면 안 된다는 거 알고 있지만... 둘째 오빠 사람이라는 거 잘 알고 있으니깐... 오빠의 계획을 가장 먼저 도울 사람이라는 걸 아니깐...""물론 비즈니스 파트너이긴 하지만 모든 일에 다 똑같은 입장은 아니야." 성빈은 억울한 듯 반박하기 시작했다. "진아연 씨 일도 지금은 매우 반성하고 있어. 하지만 이 일도 모두 마이크가 꾸민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당신도 알겠지만 마이크와 진아연의 사이는 누구보다 가까우니깐.""말도 안 돼요! 당신 말은 둘째 오빠가 김영아 씨가... 아연 씨한테 살해당했다고 생각한다는 말이에요?!" 최은서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글쎄.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녀석도 지금 상태가 좋지는 않거든. 내가 물어봐도 대답해 주지 않을 거야. 진아연 씨를 대하는 태도를 봐서 추측했을 뿐." 성빈은 진아연이 시력을 잃게 된 후, 많은 생각을 했다.그리고 자신이 내린 그 결론이 가장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다."아연 씨가 그런 짓까지 할 사람은 아니에요." 최은서는 성빈의 말에 용납할 수 없었다. 만에 하나 성빈의 생각이 정말 맞더라도 그녀는 끝까지 아연을 믿을 사람이었다. "마이크 씨 역시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최은서, 넌 그 사람들이랑 얼마나 알고 지냈는데? 나랑 둘째 오빠보다 더 많이 알고 지냈어? 우리가 더 잘 알아." 성빈이 말을 끝내자마자 수화기 너머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그만... 그만...! 그런 말은 듣고 싶지도 않아요!""하... 알겠어. 그만 하자. 그나저나 오늘 진아연 씨랑은 만났어? 어때...?" 성빈이 화제를 바꾸며 물었다."좋아보이지 않아요... 괜찮다고 하는데 이식 받을 각막을 아직 찾지도 못 했데요.
사실 어떤 각막을 써도 실패할 위험이 있었다.특히나 인공 각막의 경우, 개발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비쌌고, 실패 확률도 더 높았다.그래서 의사는 그녀에게 인공 각막을 추천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완강히 거절했다."아연아, 의사 선생님 말 들어. 실제 각막 이식을 받는 게 좋다잖아." 마이크는 그녀를 설득했다. "우선 다른 건 생각하지 말자. 먼저 눈 회복이 우선이야."진아연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럼 인공 각막을 시도하는 건요? 성공할 수도 있잖아요?"의사는 진아연의 말에 대답했다. "가능합니다. 만약 인공 각막 이식 수술을 먼저 한 뒤 생각해도 됩니다."."네." 진아연이 대답했다."그럼 오늘은 푹 쉬고 내일로 수술 일정을 잡겠습니다.""알겠습니다." 진아연의 심장 박동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두 달 동안 실명 상태에 있던 그녀는 남들이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어둠 속에서 그녀는 한 줄기의 빛을 볼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었다.수술이 잘 된다고 하더라도 4~6개월 정도의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내일 수술을 하게 된다면 시력을 회복하는 데 반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이다.의사는 입원 수속서를 그녀에게 건네주었고, 마이크는 그녀를 입원 병동으로 데려갔다."아연아, 성빈 씨 지금 B국에 와있다는데. 네가 보고 싶은가봐...""안 볼래." 진아연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 "지금은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아."마이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어. 그럼 내가 안 될 거 같다고 말할게.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수술에만 집중하자.""은서 씨가 혹시 성빈 씨한테 도움을 요청한 걸까?" 그녀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응. 은서 씨가 이곳에서 각막 제공이 어렵다는 걸 알고 불안했는지 성빈 씨한테 말했나봐. 뭐 어쨌거나 도와주려고 한 거니깐."진아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마이크는 진아연을 병실로 부축한 뒤, 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혔다.마이크는 병원 침대 옆에 앉아 그녀의
"갑자기 왜 그 분야에 관심을 갖는 걸까?" 진아연은 마이크의 질문을 받고 그녀 역시 답답한 듯 말했다. "글쎄. 나한테도 말한 적 없었어.""네 아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다니깐. 불법적인 일만 하지 않는다면 뭘 하든 그냥 내버려둬." 마이크는 한이를 자유롭게 두고자 했다."마이크, 그 교수를 한번 만나봐." 진아연은 안심할 수 없었다. "한이가 왜 그 교수님의 학생이 된 건지 알고 싶어.""우선 네 수술 다 끝나고 얘기하자!" 마이크가 말했다. "네 수술 잘 마친 다음, 교수를 만나볼게."진아연이 알았다고 대답했다.그녀가 낮잠을 자는 동안 마이크는 병실에서 조용히 빠져나왔다.최은서와 성빈은 병실 밖에서 서있었다."아연 씨는 자요?" 최은서가 물었다."네." 마이크는 성빈을 바라보며 말했다. "보고 싶어 하지 않다네요.""알겠습니다." 성빈은 진아연의 주치의를 통해 진아연이 인공 각막을 선택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물론 진아연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전 박시준과 당신이 싫지만 이거 하나는 고맙다고 생각해요. 만약 아연이가 인공 각막 수술에 실패한다면 당신이 찾은 각막을 사용할 예정입니다.""왜 제가 싫다는 거죠?" 성빈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최은서도 날 싫어하고. 박시준이 한 일이지. 내가 한 게 아니잖아요? 왜 저를 싫어하는 거죠? 그리고 왜 조지운은 가만히 두는 건데요? 조지운이 박시준의 일을 최측근에서 도와주고 있는 사람인데!"그의 어려운 질문에 아무도 답을 할 수 없었다.마이크는 선뜻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아연이 자니깐 두 분은 그만 가세요! 내일도 오실 필요 없어요.""성빈 씨 말고 저는 올게요." 최은서는 이미 휴가 신청을 냈다."바쁘지 않아요?""3일 휴가 신청했어요." 최은서는 이어서 말했다. "아연 씨 수술... 꼭 저도 같이 있을게요. 큰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함께 있어주고 싶어요.""그럼 내일 오세요!" 그리고 마이크는 비웃으며 말했다
"최소한 한이가 투자한 돈만큼 되돌려 준 뒤, 돌아갈 거예요." 최은서는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 "최소 2년 동안 이곳을 떠날 수 없어요."성빈이 갑자기 진지해졌다."성빈 씨, 알아요. 당신 나이가 그렇게 어리지 않다는 거. 당신 부모님께서도 얼른 손자를 보고 싶겠죠. 그래서 저는 당신에게 희망 고문을 하고 싶지 않아요."성빈은 조심스럽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부모님은 내가 스무살 때부터 손자 타령 했어. 지금은 이미 포기하셨고.""아니요. 저는 진심이에요.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면 그냥...""2년 기다릴게." 성빈이 그녀의 말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최은서, 고마워. 나한테 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해줘서. 그거 알아? 내가 왜 이렇게 혼자였는지? 내가 눈이 좀 높거든."최은서는 그의 말에 내심 좋았다."지금 그런 말 해도 달라지는 건 없어요." 최은서는 기쁜 마음을 가다듬고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 "아연 씨가 당신이 찾은 각막을 거부하긴 했지만 구해준다고 애썼어요.""그런 말은 이미 여러번 말해줬잖아. 그만 고마워 해도 돼.""그냥...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서요." 최은서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시준 오빠가 아연 씨한테 한 짓만 생각하면... 정말 짜증이 나요.""그건 내가 해결해 볼게!" 성빈은 말했다. "이혼은 진아연 씨가 먼저 제안한 거야. 당신의 둘째 오빠는 이혼을 원치 않았어. 하지만 진아연은 굽히지 않았지. 한이까지 데리고 가버렸으니... 시준이는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거야. 네 둘째 오빠 입장에서 생각해봐.""아연 씨가 이미 그에게 회사까지 넘겼어요. 근데 왜 B국에 있는 아연 씨 회사까지 노리고 있는 거죠? 아예 아연 씨를 사회적 매장을 시킬 셈인가요?" 최은서는 진아연이 걱정됐다."진아연 씨가 회복만 된다면 아무도 그녀를 막을 수 없어." 성빈이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설령 앤 테크놀로지가 파산하더라도 진아연 씨는 다시 의사로 돌아갈 수 있어.""그 말은... 정말로 시준 오빠가 앤 테
병원 밖 카페.아침 10시라 그런지 카페는 매우 한적했다.성빈은 카페 사장님의 허락을 받고 창가 자리에 앉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기다림이 너무 지루한 나머지 담배를 계속 피웠다.아마 지금쯤 그곳은 매우 늦은 시간일 것이다.성빈은 지금이라도 바로 박시준에게 전화를 하고 싶었다.진아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뭔가 그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이 시각이면 쉬고 있을테니 방해가 될까 걱정됐다.그는 진아연과 이혼 후, 미친듯이 일만 했고 두 아이들도 돌봐야 했다.그는 절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성빈은 약간 고민하다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객님께서 통화 중이니 잠시 후 다시 전화를 걸어주시기 바랍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박시준이 누구랑 통화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성빈은 휴대폰을 내려놓은 뒤, 다시 담배에 붙을 붙였다.박시준의 통화가 끝나는 것을 기다렸다 다시 전화를 걸 생각이었다.사실 그는 박시준과 통화를 할 때 참지 못하고 진아연의 이야기를 꺼낼 것 같았다.진아연은 그와 만남을 거부했지만 그는 지금 그녀의 상황을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졌다.그조차 이렇게 진아연의 상황에 대해 연민을 가지는데 박시준이라고 그러지 않을 리가 없다.진아연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을 때마다 박시준은 항상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 마음이 갑자기 사라질 수는 없지 않겠는가?30분 뒤, 박시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성빈은 재떨이에 남은 담배를 바로 껐다."시준아, 누구랑 통화한 거야?!""강민." 박시준은 물잔을 들고 물 한 모금을 마셨다. "아직 규칙에 대해서 이해를 못 하더라고. 9시 이후에 전화하지 말라고 했는데 말이지."강민은 진명그룹의 새로운 부대표이다.그녀는 경영 관리에 대해 경험이 많았으며 학위 역시 대단했다."뭐가 그렇게 열심히래? 설마 네 그 빈자리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거 아니야?" 성빈은 그를 놀렸다."일에 대해서만 이야기 했어." 박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잔을 탁하고 내려놓았다."글쎄. 지금은
그는 진아연의 앤 테크놀로지를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그는 그것을 하고 있었다.그는 강민을 부대표 자리에 올리면서 그녀가 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묵인하고 있었다.강민의 기획에 대해서는 진아연이 아마 잘 알고 있을 것이다.웃긴건 그 사실을 알고도 그를 찾아오지 않았다.성빈은 끊어진 전화를 보며 다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휴대폰이 꺼져 있다는 시스템 안내음만 들려왔다."뭐야?!" 성빈은 허무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바라보며 말했다. "말하고 싶은 거 한 마디도 못 했잖아!"이럴 줄 알았다면 강민을 언급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성빈은 말을 전달하지 못했다는 마음에 답답해졌고 카페에서 나갔다.그는 병원 정문에 도착했고 최은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병실에서 진아연은 최은서가 성빈에게 걸려온 전화라는 것을 알고 바로 말했다. "은서 씨, 얼른 가봐요! 저는 좀 피곤해서... 자야겠어요."최은서는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방금 수술이 끝났고 곧 마취가 풀릴 것이다.그런 고통 속에서 어떻게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인가."은서 씨, 가요! 아연이 자면 저도 눈 좀 붙이고 싶네요." 마이크가 말했다."알겠어요! 그럼 저녁에 다시 올게요." 최은서는 그 말을 끝으로 병실에서 나갔다.마이크는 병원 침대로 걸어가 진아연에게 이불을 덮어줬다."마이크, 나 하나도 안 추운데." 지금은 여름이었다. 병실에 에어컨이 있어 쌀쌀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전혀 춥지 않았다.그녀의 말을 듣고 마이크는 이불을 살짝 아래로 당겼다."일주일만 기다리면 이제 보일 거야... 기대되지 않아?" 그 말을 한 마이크가 가장 들떠보였다.진아연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응. 기대돼. 이제 다 잘 될 일만 남았겠지.""당연하지. 의사 선생님도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고 했으니깐.""응." 진아연의 상태는 심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일상 생활이 많이 달라졌다. "기분도 괜찮아지는 거 같아.""아, 그리고 저번에 네가 말한 교수님한테 연락을
"그 여자 몇 살인데요?""33살.""음... 그럼 아연 언니보다 나이가 많잖아요? 나한테는 나이 많은 여자구먼." 최은서는 그 여자가 왠지 싫었다. 그녀의 말투도 전혀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 "하하하..." 그녀의 말에 성빈은 웃기 시작했다."왜 웃어요! 둘째 오빠랑 왜 그 여자에 관해 얘기한 거예요?""그 여자가 네 둘째 오빠랑 한 시간 넘게 통화했어. 지금 A국은 밤이야." 성빈은 그녀에게 물었다. "여자가 밤늦게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 업무 보고를 하는 건 그 여자가 자신의 직무에 정말로 헌신적인 걸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걸까?""당연히 다른 목적이 있는 거죠! 둘째 오빠를 꼬시려는 게 뻔하잖아요. 비록 당신이 얘기한 그 여자를 본 적 없지만, 차라리 둘째 오빠랑 잘됐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아연 언니도 완전히 해방될 수 있을 테니까요!" 최은서의 말은 한치의 가차도 없었다.성빈: "..."저녁.기계공학학원의 베테랑 교수가 한이를 데리고 진아연의 병문안을 왔다.교수와 진아연이 인사를 마치자 마이크는 한이를 데리고 병실에서 나갔다.병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진아연은 아들이 나간 것을 알고 교수에게 물었다. "왜 한이를 선택하셨는지 모르겠네요."교수는 웃으며 말했다. "진아연 씨, 한이가 먼저 제게 이메일을 보내 몇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매우 뜻밖이라 진아연은 말문이 막혔다."먼저 자기소개를 하죠. 제 이름은 이상수입니다. 기계공학학원의 교수이자 부원장입니다. 학생을 받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만, 한이가 너무 맘에 들어 학생으로 받으려고 합니다.” 이상수가 입을 열었다. "전 올해 66세입니다. A국 같으면 퇴직할 나이지만, 이쪽에는 그런 규정이 없어서요. 게다가 제가 하는 일이 너무 좋아 퇴직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이 교수님, 한이가 무슨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나요?" 진아연은 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그녀가 시력을 잃은 후로 아들과의 소통은 현저히 줄었다.대부분 대화는 한이가 그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