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은 그렇게 다른 사람의 집에서 입씨름하기 시작했다.한이는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 박시준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박시준은 조금 난감했다.다른 사람 앞에서 아들이 이렇게 체면을 조금도 봐주지 않는다니.여소정의 아버지는 박시준이 난감해하는 것을 보고 위로했다. "아들 있는 집은 다 그래요. 나중에 크면 괜찮아져요." 잠시 멈칫하던 그가 말을 이었다. "우리 집 사돈 어르신이 그러는데 준기가 어릴 때 많이 까불었대요. 부자지간에 늘 많이도 다퉜고요. 하지만 지금 봐요. 준기가 지금은 얼마나 좋아요."박시준이 말을 하려고 할 때 여소정의 아버지가 또 한마디 보탰다. "물론 나는 딸을 더 좋아해요. 우리집 소정이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집 재롱둥이였어요. 우릴 한 번도 화나게 한 적도 없이 아주 순했죠."박시준: "제 딸 라엘이도 착해요.""그런 것 같더라고요. 라엘이는 착하기만 할 뿐만 아니라 다재다능하니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공부도 잘한다면서요? 소정이가 부러워 죽어요.""부러워할 필요 없어요. 소정 씨가 딸을 낳으면 똑같이 대단할 거예요." 박시준이 말했다."딸도 좋지만 그래도 아들을 낳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아빠! 설까지 날 화나게 할 거예요?" 여소정이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아들을 낳으라는 말이 뭐가 어때서 화가 난다는 거야?" 여소정의 아버지가 웃으면서 말했다. "물론 네가 딸을 낳는다고 해도 기뻐. 네가 아들을 낳든 딸을 낳든 나는 다 기쁘단다. 하하하."진아연이 낮은 소리로 소정이를 위로했다. "아저씨한테 화내지 마. 나이 드신 분들은 다 그래. 네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그분들도 고리타분한 생각들로 널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건 마찬가지고.""알아, 하지만 그냥 짜증 나." 여소정이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들을 못 낳은 거에 대해 여한이 있나 봐? 그리고, 난 애를 낳는 도구도 아닌데 말이야.""아저씨가 왜 널 애 낳는 도구로 생각하겠어? 그런 생각하지 마. 넌 지금 임산
진아연은 너무 행복해 현기증이 나는 것 같았다.점심시간이 되자 새해인사를 마친 하준기가 돌아왔다."오늘 집에 귀한 손님이 왔다고 했더니 남아서 밥 먹으라고 하지 않더라고요. 하하!" 하준기는 ‘나 참 똑똑하지?’ 라는 표정으로 여소정의 옆에 앉았다."좀 있다 사람 두 명을 불러 박시준 씨랑 함께 카드 게임을 하려 해." 여소정이 말했다. "나, 박시준 씨, 그리고 카드 게임을 잘하는 사람 두 명을 불러야지."하준기: "그렇게 오래 앉아 있을 수 있겠어? 그냥 내가 할게.""준기 씨가 하면 일부러 봐줄 거잖아. 안돼. 난 박시준 씨 돈을 따야 해!""소정아, 시준이 형은 오늘 손님으로 왔잖아...""아연이와 세 아이가 손님이야. 박시준 씨는 아연이가 데리고 온 사람이지."하준기는 입을 다물었다.말을 계속하면 아마 박시준만 더 난감해질 것 같았다.점심 식사 후, 하준기는 사람 두 명을 불러 박시준과 함께 카드 게임을 하도록 했다.박시준은 진아연이 허락한 것이라는 걸 알기에 마음 편하게 테이블에 다가갔다.진아연은 그의 옆에 앉아 카드 게임을 하는 걸 구경하다가 그가 꽤 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오늘은 운이 잘 따라주지 않는 모양이었다.좋은 카드가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진아연은 자기도 모르게 여소정을 향해 말했다. "소정아, 너의 소원이 이루어질 것 같아. 시준 씨 운이 정말 안 따라줘. 하하!""아연 씨, 남편이 돈을 잃는데 뭐가 그렇게 좋아요" 하준기가 말했다.그는 여소정의 옆에 앉아 여소정이 카드 게임 하는 걸 구경했다."시준 씨가 돈을 잃는 건 상관없어요. 소정이가 기분 좋으면 돼요." 진아연은 웃으면서 말하다가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지성이가 잠들어 있고 라엘이는 한이와 함께 밖에서 놀고 있었다. 경호원이 지키고 있었기에 그녀는 걱정할 필요 없었다.그녀는 소파 옆에 있는 책장에서 잡지 하나를 꺼냈다.여행 잡지였는데표지에 있는 아름다운 사진이 순간 그녀의 눈길을 끌었다.오후 2시, 진아연은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하준기는 침대를 치며 웃어댔다. "네 엄마가 이 대답을 들으면 분명 엄청 속상해할 거야!"지성이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그냥 멍하니 그의 이상한 모습을 바라보며 조그마한 손으로 비스킷을 집어 먹었다.잠시 후 진아연이 위층에 찾아왔다.하준기는 방금 일어난 일을 진아연에게 말해줬다. 진아연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직 복잡한 질문을 알아듣지 못해요. 뭐 먹을래? 물 마실래? 이런 간단한 질문만 알아들어요.""그렇군요, 어쩐지 방금 내가 웃을 때 바보같다는 듯 나를 바라본다 했어요. " 하준기는 얼굴이 빨갛게 된 채 말했다."하하하, 아직 마음속의 대화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진아연은 지성이의 손에 있는 비스킷을 내려놓고 아들을 안았다. "내려가서 놀죠!"진아연이 아래층에 내려가자 박시준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아연아, 네가 와서 해. 내가 애를 볼게."여소정이 크게 웃었다. "아연이가 그러는데 시준 씨는 카드 게임만 하면 졸린다고 하던데 최면 효과가 그렇게 좋은가 봐요?""소정 씨 카드를 이길 수 없으니깐 그렇죠. 소정 씨가 돈을 잃고 나서 화를 내면 어떻게 해요?" 박시준이 사실대로 말했다. "아니에요. 그냥 내가 할게요. 아연이는 소정 씨를 이기려 하지 않을 거예요.""시준 씨 말이 참 듣기 그렇네요. 내가 이긴 건 다 내 실력으로 이긴 거라고요." 여소정이 투덜댔다. "난 카드 게임을 잘하거든요.""소정아, 내가 놀까?" 하준기가 말했다. "너 오래 앉아 있었으니 힘들 거 아니야? 돌아가서 좀 누워있어."박시준이 돈을 잃는 걸 구경하는 재미를 느끼고 난 여소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하준기, 봐주면 안 돼. 오늘 밤 침대에서 잘지 소파에서 잘지 알아서 해."박시준이 카드놀이를 하는 걸 보며 여소정의 어머니가 말했다. "소정아. 시준 씨가 여러 번 봐줬어. 네가 오늘 돈을 딴 것도 시준 씨가 봐줘서 그런 거야."여소정: "..."잠이 오려고 했는데 어머니의 말을 들은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소정아. 와서 과일
지성은 땅에 떨어진 그의 작은 공을 집어 박시준에게 건네주었다.박시준은 지성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모님에게 물었다."공을 던지셔서 가지고 온 거 같네요." 이모님이 말했다.박시준은 갑자기 애완견과 유치한 놀이를 하던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주인이 던진 공을 강아지가 다시 가져오게 하는 모습 말이다.그의 아들이 이런 장난을 좋아하는 줄은 몰랐다.하지만 자신의 아들이 강아지처럼 굴다니.그는 아들을 잠시 쳐다보더니 다시 공을 던졌다.아들은 엉덩이를 삐죽 내밀더니 공을 잡으러 가기 위해 달려갔다.잠시 후, 성빈은 최은서와 함께 돌아왔다.성빈은 박시준이 아들과 공을 던지고 노는 모습을 보더니 놀리며 말했다. "이야~ 정말 감동적인 모습이다! 시준아, 우리 엄마가 강아지 산책 시키는 것보다 더 잘 하는데?"박시준은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다."성빈. 네가 우리 둘째 형을 개라고 부르는 건 상관없지만 감히 우리 지성이를 개 취급하는 건 참을 수 없을 거 같은데." 최은서의 표정 역시 굳어졌다. "내가 왜 당신이 그렇게 거슬렸는지 그 이유를 알 거 같아요... 당신의 그 입이 항상 문제네요."최은서는 말을 마친 뒤, 바로 집안으로 들어갔다.성빈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당황하고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네 여동생 성격에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농담한 거 가지고... 뭘 저렇게 다큐로 받아들이냐고! 안 그래? 박시준?! 이런 농담 자주 했잖아!"박시준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 "그렇다고 내 아들을 개 취급해?"성빈은 지성이의 귀여움을 칭찬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시준: "내 아들이 개보다 더 귀엽거든!"성빈: "... 아오! 간다! 가!" 박시준은 아들의 자랑에 여념 없었다.성빈이 떠난 뒤, 이모님은 지성을 데려가 목욕을 시켰다.박시준은 위층으로 올라갔다.라엘이와 한이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진아연은 침실에서 잠옷을 챙겨 목욕을 하러 가던 참이었다.박시준이 들어오는 것을 본 그녀는 바로 그에게 잠옷을 건네
박시준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설마 그날부터 출근할 생각이야? 나보다 더 아프면서 출근할 수 있겠어?""출근하러 가는 거 아니에요. 한이랑 약속했거든요. 여행 가기로." 그녀는 그에게 계획을 말했다. "당신 출근하러 나가면 아들이랑 여행할 거예요."박시준은 자신이 버려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놀러 가는 데 나는 왜 안 데리고 가?"그는 이미 반년 이상이나 회사에 나가지 않았고, 며칠 더 쉰다고 해서 회사가 망할 리는 없었다."라엘이도 안 가요. 라엘이는 김세연 씨랑 같이 보내고 싶다 해서요." 진아연이 말했다.박시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며칠 더 노는 게 뭐 어때서? 왜 네 계획에 나를 빼먹는 건데?""그럼 라엘이 데리고 세연 씨랑 같이 보내세요!" 진아연은 침착하게 말했다. "당신도 알겠지만... 아직 한이가 당신과 여행 다니는 걸 불편해할 거예요. 당신이 간다면 한이는 가지 않겠다고 할 거예요."박시준은 심호흡을 한번 크게 했다."시준 씨, 한이가 저한테 먼저 말하더라고요. 엄마랑 같이 놀러 가자고..."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그녀의 말 하는 바를 그는 확실하게 알았다. 그가 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이다.그녀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그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알았어. 뭐... 한이가 그러자고 했으면 너희들끼리 가...!" 박시준은 기분을 다스리기 위해서 크게 심호흡을 했다. "어디로, 얼마나 있을 건데?""멀리는 못 가요. 기껏해야 일주일 정도? 한이도 바로 학교에 가야 하니깐요.""알았어." 박시준은 몇 초 동안 고민하다가 말했다. "뭐... 다들 바쁜 거 같으니. 난 일이나 하러 가지, 뭐!""출근하기 싫으면 집에서 지성이를 봐도 돼요.""퇴근하고 돌아와서 놀아줄게."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오랫동안 쉬었으니 이제 일해야지.""네. 그럼 저 씻고 올게요." 그녀는 잠옷을 들고 욕실로 걸어갔다.30분 뒤, 그녀는 욕실에서 나왔다.박시준은 이미 곤히 잠들어 있었다.그의 잠든
"당연하죠. 절 귀찮아하시지 않는다면... 다시 올 거예요.""귀찮긴요? 왜요?" 진아연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오늘 성빈 씨 집에 가서 어땠어요?""하하하! 뭐 괜찮았어요! 그냥 그 집에서 외부인은 저 하나라... 지루한 것 빼고는 괜찮았어요." 최은서는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오늘 성빈 씨 부모님께서 성빈 씨 어렸을 때 있었던 일에 대해서 다 말해주셨어요. 성빈 씨는 아마 부끄러워 죽고 싶을 거예요. 하하하!""성빈 씨 어렸을 때요? 무슨 일이 있었길래요?" 진아연이 호기심을 가지고 물었다."음... 너무 많은데. 하나만 말하자면 열 살이 되어서도 바지에 오줌을 쌌데요! 어머니 하이힐도 몰래 집 안에서 신고 돌아다니고, 여자 친구한테 편지를 쓸 때는 또 립스틱을 훔쳐서 하트까지 그리고 말이죠." 최은서는 꺄르르 웃었다.진아연은 감탄하며 말했다. "성빈 씨 어렸을 때는 아주 화려했네요.""어릴 때는 그렇게 똑똑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둘째 오빠랑 완전히 다른 스타일.""그 누구도 아직까지 제게 당신 둘째 오빠 어릴 때에 관련된 일을 말해준 적이 없어요. 그저 훌륭했다고만 할 뿐... 참 재미없게도 말이죠." 진아연은 성빈의 어릴 적 모습이 더욱 재밌다고 생각했다."그렇지만 둘째 오빠 외모가 성빈 씨를 이기고도 남죠. 모든 여자들이 성빈 씨보다 우리 둘째 오빠를 선택할걸요?" 최은서의 나이라면 외모를 더 많이 보는 게 정상이었다."성빈 씨도 잘 생겼어요.""글쎄요... 그저 평범?! 어머님의 유전자를 하나도 물려받지 못했다고요.""유전은 한 쪽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니까요.""내 말이요! 만약 아이가 그를 닮는다면 전 열이 뻗칠 것 같아요." 최은서는 흥분한 듯 말을 빠르게 내뱉었다.진아연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매번 성빈 씨의 안 좋은 점만 말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그가 좋은 거죠?""... 뭐, 뭐래요! 그냥 저를 따라다니는 남자가 그 사람밖에 없어서 그런 거예요." 최은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렇게 어리고 예
그는 무슨 사진인지 정확하게 확인하고자 사진을 확대했고.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위정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위정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위정 씨, 그렇게 안 봤는데 이게 대체 무슨...!" 박시준은 화를 내며 말했다. "당신은 이런 일을 꾸밀 거라고 생각도 안 했습니다. 근데 이렇게...""욕을 하셔도 괜찮습니다." 위정은 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절 욕하셔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시은 씨를... 미워하지만 말아주세요."박시준은 호흡이 거칠어졌고, 이를 악 물었다."오늘 발렌타인데이인데 시은 씨가 오늘 증명서를 받고 싶다고 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위정은 이렇게 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오늘 아침 6시부터 구청에서 줄 서서 받은 겁니다."박시준은 정말 세상의 모든 욕을 다 퍼붓고 싶은 마음이었다.하지만 모든 사람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었다.이는 시은이도 마찬가지였다.만약 시은이가 먼저 제안했다면 위정을 비난하여 무엇하겠는가?"위정 씨, 오빠한테서 전화 왔어요?" 수화기 너머 시은이의 목소리가 들렸다.박시준은 심한 말을 하지 않기 위해 바로 전화를 끊었다.그는 진정하려고 했다.지난 며칠 동안 시은이는 위정과 같이 있었다.그들은 스키를 타러 갔고, 어젯밤까지 돌아오지 않았다.그리고 그녀는 바로 위정의 집으로 갔다.시은이에게는 이제 위정이 있었고, 그녀는 더 이상 그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진아연은 그에게 오래전부터 이런 감정에 대해서 직시하라고 말했었다.이모님이 다가와 물었다. "대표님, 시은 씨와 위정 씨가 왜요?"이모님은 방금 박시준이 위정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고는 귀를 기울이고 들었다."법적으로 부부가 되었다고 하네요." 박시준이 말했다. "저한테 말하지도 않고 말이죠."이모님은 놀라며 말했다. "시은 씨가 어떻게 그런 중요한 일을 상의도 없이!""이모님한테도 말하지 않았나요?" 박시준은 의문이 들었다. "저번에 시은 씨가 짐을 정리하는 걸 봤습니다."이모님은 재빨리 변명했다. "위정 씨
박시준이 건물 1층에 들어서자 1층에 있던 모든 직원들이 외쳤다."박 대표님, 좋은 아침입니다!""박 대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박 대표님의 복귀를 환영합니다!"…박시준은 놀라서 발걸음을 멈췄다."대표님, 성빈 씨께서 지시하신 부분입니다!" 부대표가 다가와 설명했다.박시준: "그럴 거 같았습니다. 성빈이는 어디 있죠?""사무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부대표가 말했다. "먼저 회의를 준비하겠습니다. 아... 아니면 직원분들에게 보너스를 먼저?""먼저 보너스를 주는 걸로 하시죠!""대표님,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직접 주시겠습니까?" 부사장이 말했다."네."그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그는 사무실에 도착했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 성빈을 보았다.성빈은 눈으로 테이블 위 봉투가 가득 담긴 가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부대표님께서 직원들이 다 널 기다리고 있다고 이번 연도 보너스는 네가 직접 지급하라던데?""응, 알고 있어." 박시준은 책상으로 가서 앉았다.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그의 사업과 야망... 모든 것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것 같았다."어제 늦게까지 통화한다고 잠을 못 잤더니 피곤하네." 한숨을 내쉬며 성빈이 말했다. "장거리 연애는 너무 힘들다. 지금 마시는 커피보다 더 쓴 거 같아. 점심시간 빼고는 시간이 없으니 맨날 밤늦게 전화 통화를 할 수밖에."박시준은 그의 이런 노력에 감동을 받았다. "네가 이 정도로 그 아이를 따라다니다니 진짜 그녀가 슈퍼 모델이라도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 슈퍼 모델이 안 되면...""시준아, 넌 날 뭘로 보는 거냐? 슈퍼 모델이 되는 건 진짜 바라지도 않아... 슈퍼 모델이 돼서 돈 많이 벌게 되면 나 같은 건 거들떠도 안 보지 않겠어?""뭐... 맞는 말이긴 하네." 박시준은 직설적으로 말했다. "최은서한테 작업 당했구나.""무슨 말이야? 작업이라니?" 성빈은 '쾅'하고 커피 잔을 내려놓았습니다. "진짜 그럴 수도 있다는 거야?"박시준은 가늘게 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