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은 오랜만에 혼자 밥을 먹으니 낯선 느낌이 들었다."최운석 씨는 새해 인사하러 나갔나요?"홍 아줌마는 그녀의 말에 바로 답했다. "시은 아가씨와 위정 씨가 아침에 데리고 나갔어요.""시은 씨와 위정 씨가 왔었어요?""네. 두 사람 오늘 스키 타러 간다고 최운석 씨도 함께 불렀어요." 홍 아줌마는 최운석 생각에 그저 불쌍히 여길 뿐이었다. "최운석 씨 혼자 있으면 괜히 외롭고 불쌍하죠.""한이와 함께 새해 인사하러 가도 되잖아요."홍 아줌마: "오늘 어디 갔는지 아세요?""어디 갔어요?" 진아연은 그녀의 질문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마이크 씨한테 갔어요." 홍 아줌마는 웃고 있지만, 눈가의 슬픔을 가릴 수 없었다. "그분한테 친인이 어디 있겠어요. 아연 씨도 친척들과 연락하고 지내지 않죠?"진아연은 홍 아줌마의 말에 어리둥절했다."최운석 씨한테 친형은 있지만, 큰 형이라는 사람이 참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어서 말이죠." 방금까지 웃고 있던 홍 아줌마의 미소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래도 주제 파악은 할 줄 알아서 대표님이 돌아오신 후,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네요."이에 진아연은 대답하고서는 뭔가 떠올랐는지 말을 이었다. "어젯밤 마이크가 많이 마셨잖아요. 오늘 마이크한테 새해 인사하러 가면...""어차피 아이들은 집에 가만히 있지를 못해요. 라엘 아가씨는 밖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고 한이 도련님은 동생을 챙겨야 하잖아요. 그래도 이모님이 곁에 있으니까 밥은 챙길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홍 아줌마는 그녀가 걱정할까 봐 타일렀다."응.""그리고 내일은 세연 씨 집에 가서 인사할 거예요. 오늘 아침 라엘 아가씨가 세연 씨와 통화했었어요. 혹시 내일 아이들과 함께 가실 거예요?" 홍 아줌마의 질문에진아연은 머리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생각했다.솔직히 머리도 감을 수 없고 약까지 발라서 약 냄새가 심한 탓에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내일 얘기하죠!""네. 그런데 머리의 상처는 괜찮으세요?""괜찮아요.""아연 씨, 대표님도
"앞으로 이들과 관련된 일들은 피할 수 없으면 네가 나서서 해결해 줘." 박시준은 밤새 고민 끝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김영아와 그 아이한테 애정을 쏟는 건 진아연과 세 아이한테 무정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사실 진아연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니 구제할 수 있지만만약 한이와 라엘이가 알게 되면 그를 미워할 게 뻔했다.물론 박시준은 아이들이 그를 미워하는 것보다 진아연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두려웠다.진아연은 그와 단 하루만 냉전을 벌였을 뿐인데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고통스러웠고 만약 그녀가 진짜 사라진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진아연은 그의 대답에 마음이 놓이는지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그가 새해 전날에 이런 결정을 내렸어도 진아연은 절대 화내지 않았을 것이고어제 이런 대답을 알려줬어도 계속 화내지는 않았을 것이다."결정한 거예요?" 진아연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그한테 물었다."결정했어." 박시준의 단호한 대답에진아연은 순간 짜증이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졌다.다만 이 모든 게 사실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들었고박시준이 자고 일어나면 후회할까 봐 두려웠다."일단 자요! 자고 다시 얘기해요.""내 대답을 아직 믿을 수 없는 거야?""믿을 수 없는 게 아니라 일단 자고 정신을 차리면 그때 얘기해요." 진아연은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닫았다. "오늘 별일도 없는데다 머리도 이런 상태라 집에 있을 거예요.""그럼 나랑 같이 자자." 박시준은 그녀와 함께 자고 싶었지만누워있기 싫은 진아연은 바로 거절했다. "잠을 너무 많이 자서 머리 아파요. 상처가 아니라 잠을 너무 많이 자서 그런 거예요. 일단 자고 있어요. 저는 잠깐 내려가 있을게요."아래층으로 내려간 진아연은시은이 방에서 짐 싸고 있는 홍 아줌마의 모습에 어리둥절했다."홍 아줌마, 뭐 하세요?"홍 아줌마는 그녀의 질문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시은 아가씨가 곧 위정 씨와 결혼하잖아요? 그래서 자주 쓰던 물
"아연 씨 말이 맞아요. 그래도 사모님께서는 자기만의 생각이 있었을 거예요. 대표님은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뛰어났어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다른 어린 친구들보다 똑똑하고 성숙했었죠. 사모님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박준구 씨의 자랑이기도 했죠. 그때부터 집안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어요. 다만 박준구 씨가 세상을 떠나고 대표님도 컸지만, 대표님이 과연 자기의 진짜 실체를 알게 됬다면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요? 당연히 받아들이기 힘들었겠죠. 사모님께서는 아마 힘들게 갖춰진 평화를 잃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저는 사모님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홍 아줌마의 설명을 들은진아연도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박시준과 Y국에 있는 그의 아이를 갈라놓는 건 잔인한 일이지만 그녀는 어쩔 수 없었다.이런 그녀가 무슨 자격으로 박 사모님의 무정함을 탓할 수 있다는 걸까?저녁, 이모님은 아이들과 함께 돌아왔고한이와 라엘이는 진아연에게 간식과 특산품을 사줬다."이 특산들은 지운 씨가 고향에서 가지고 온 거예요. 그리고 오늘 아침과 저녁도 지운 씨가 만들었어요. 요리 솜씨도 괜찮았지만, 플레이팅도 예술이었어요." 이모님은 진아연을 만나자 조지운에 대한 칭찬만 늘어놨다."원래부터 요리 솜씨가 훌륭했어요. 마이크는요?""마이크 씨는 지운 씨를 도와 요리했죠. 저희가 도착했을 때 지운 씨가 마중 나왔고 마이크 씨는 자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성 도련님이 넘어져 울음보를 터뜨리는 바람에 잠에서 깨게 된 거죠. 밥은 드셨어요?" 이모님은 일과를 알려주며 그녀한테 물었다."저는 먹었어요." 진아연은 계단 쪽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아직 자고 있어요.""왜 아직도 자고 있나요? 제가 가서 깨울까요? 지금 이대로 계속 자면 밤에 또 잠들지 못 하실 거예요." 이모님은 내심 박시준이 또 밤을 샐까 봐 걱정이었다."제가 가서 볼게요." 진아연은 저녁 먹기 전에 올라가 봤지만, 전혀 깰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깨우지 않았다.하지만 이제 밤이 되어가니 이대로 자게 놔둘 수는 없었다.그녀는
진아연은 김영아와 만나고 싶지 않았고 이들의 아이가 태어나는 모습조차 보고 싶지 않아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었다.만약 나중에 그 아이가 진짜 찾아온다면 문전 박대할 수 없겠지만절대 박시준과 만나게 해줄 생각은 없었다.적어도 진아연은 절대 그런 너그러운 여자는 아니었다."그럼 이걸로 얘기 끝내죠. 앞으로는 오늘 약속한대로 하는 게 좋을 거예요. 박시준 씨, 만약 당신이 저였다면 절대 이런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지 않았을 거예요." 진아연은 이대로 마무리 지으려 했다. "알고 있어. 아연아, 고마워. 두 번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할게." 박시준은 감격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네. 그럼 일어나요. 같이 내려가죠." 진아연은 그와 함께 내려가 식사하려 했다.아까 혼자 밥 먹을 때는 입맛이 없었지만, 이제 화해했으니 배고픔이 느껴졌다.박시준은 그녀의 말에 냉큼 화장실로 들어갔고 세수하며그녀한테 물었다. "애들 오늘 재밌게 놀았어?""굳이 물어봐야 할 질문이에요? 애들은 당신보다 마이크와 더 가까운 사이에요. 내일 세연 씨한테 인사하러 갈 건데 같이 갈 거예요?" 진아연은 그를 비웃고 내일의 일정에 대해 물었다."넌? 네가 가면 나도 따라갈 거야." 박시준은 세수를 마치고 화장실에서 나왔다."제가 이런 꼴로 어떻게 가요? 나가고 싶은데 저도 체면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냥 집에 있을 거예요." 진아연은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어서 고민이었다.이에 박시준은 다가가 그녀한테 물었다. "어머님 쪽 친척들에게는 인사하러 가야 하지 않을까? 필요하면 내가 대신 만날게.""삼촌이 있어요. 엄마와 아빠가 이혼한 후, 계속 삼촌 집에서 지냈어요. 물론 엄마와 이모의 사이가 썩 좋지는 않아도 그 집에서 몇 년을 지냈으니까...""그래. 그럼 내일 내가 가서 새해 인사드릴게. 혹시 집에 아이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 박시준은 진아연의 친척을 만날 생각에 긴장했다.이에 진아연은 그의 모습에 참지 못해 웃었다. "신경 쓸 것 없어요.
"나랑 같이 밥 먹기로 하지 않았어?""잠시 아이랑 놀래요." 진아연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딸의 눈망울을 바라보며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박시준은 고객를 끄덕이고 식당으로 향했다.그가 떠난 후에 한이는 바로 시무룩해하며 물었다: "엄마, 왜 거짓말했어요? 박시준이 엄마 다치게 한 거잖아요.""한이야, 아빠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진아연은 해명했다. "아빠 면전에서 말하면 아빠가 많이 속상해할 거야.""그 사람은 참교육 좀 당해야 해요!" 한이는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박시준은 식당에서 그의 목소리를 또렷이 들을 수 있었다.라엘이는 입을 삐죽 내밀고 작은 손으로 주먹을 꽉 쥐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는 정말 덜렁대는 나쁜 사람이에요! 엄마도 가서 아빠 머리 때려줘요!"진아연은 한 숨을 쉬었다: "마이크 삼촌이 대신 때려줬어. 아빠 머리에도 혹이 하나 있어."그제서 라엘이는 울음을 그쳤다: "그럼 됐어요.""엄마, 배 안 부르시면 가서 좀 더 드세요!" 한이가 말했다."그래... 근데 아빠가 그랬다는 거 어떻게 알았어?" 진아연은 어젯밤 아들에게 자신이 다친 걸 말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마이크 삼촌이 어젯밤에 박시준이 엄마 때렸다고 했어요. 방금 사람들이 엄마 머리 다쳤다고 해서 대충 짐작했죠." 한이는 이유를 설명했다."아빠도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아빠 탓하지 마." 진아연은 아들과 딸을 보면서 부탁하며 말했다. "지금 한창 설인데, 이런 작은 일로 기분 망치지 말자. 내일 너희들끼리 세연이 삼촌 집에 가. 엄마는 안 갈래. 아빠도 내일 너희랑 같이 못 가, 아빠는 엄마 대신에 삼촌 할아버지 집에 인사드리러 갈 거야." 진아연이 이렇게까지 말하고 나니 아이들은 참고 더 이상 박시준을 찾아가 따지지 않았다.진아연이 다쳐서 라엘이는 철이 들었는지 말을 더 잘 들었다.샤워를 마친 그녀는 진아연을 향해 달려갔다."엄마, 뒤통수에 상처가 나서 약 바르기 힘들죠. 제가 발라 드릴게요!"진아연은
다음 날 아침.라엘이는 7시에 일어나 씻고 옷을 갈아입고 아침을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7시 반, 김세연의 차가 정원 밖에 세워졌다."세연 씨, 어떻게 이렇게 일찍 왔어요?" 진아연은 방금 일어났고, 아직 하늘도 완전히 밝지 않았다."일 끝나고 바로 왔어요." 김세연은 요며칠 좀 바쁘게 지냈다.매년 구정 때마다 행사 일정이 빽빽히 차 있었다.원래는 올해에도 라엘이를 데리고 함께 하고 싶었지만 올해 한이가 귀국했기 때문에 라엘이는 집에서 오빠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어제 밤새웠어요?" 진아연은 망설이며 말을 이었다. "그럼 오늘 라엘이가 놀러 가면 쉬는데 너무 방해되는 거 아니에요?""아니에요, 자주 늦게까지 일하다 보니까 이미 익숙해졌어요. 그리고 어제 낮에 자서 지금 전혀 안 졸려요." 김세연은 챙겨 온 선물을 그녀에게 전해줬다. "한이는요?"라엘이는 김세연을 흘끗 본 다음 마음이 켕기는 듯 진아연을 바라보았다: "오빠는 오늘 몸이 좀 불편해요.""오빠가 왜? 감기 걸렸대?" 진아연은 말하며 바로 아이 방으로 향했다.라엘이는 따라가지 않았다, 김세연도 따라가지 않았다.그는 라엘이에게 속삭이며 물었다: "오빠 왜 그래?"라엘이는 더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오빠는 오늘 중요한 일이 있어요. 그래서 저랑 같이 삼촌 집에 못 갈 것 같아요. 하지만 동생이랑 같이 갈 수 있어요."김세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해서 물었다: "너희 엄마한테서 약 냄새가 나는 거 같던데, 어디 아픈 거야?""엄마 머리 다쳤거든요. 아빠가 잘못해서 때렸어요." 라엘이는 스스럼없이 얘기했다. "아빠도 다쳤어요. 지금 둘 다 약 발라서 약 냄새 엄청나요."김세연: "...""엄마가 다치지 않았더라면 분명 저희랑 같이 삼촌 집에 놀러 갔을 거예요." 라엘이는 아쉬워하며 말했다. "다 아빠 때문이에요."라엘이가 한창 얘기하고 있을 때 마침 박시준이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었다.박시준은 아이들이 자신을 탓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박시준 스스로도
"한이야, 같이 병원에 가서 검사 한 번 받아보자!" 진아연이 말했다.집에는 위장약이 있었다.박시준의 위병 때문에 집에는 항상 위장염 약을 준비해 두었다.하지만 한이가 자기 입으로 아프다고 할 정도면 많이 아플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봐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한이가 거절할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바로 승낙했다.기사님은 박시준을 데려다주러 나갔기 때문에 진아연이 직접 운전하여 한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가는 길에 한이는 솔직하게 고백했다: "엄마, 사실 저 아픈 척 한 거예요."진아연: "응?""사실은 엄마 대신에 예약했거든요, 엄마 검사 받으러 가는 거예요." 한이는 해석했다. "박시준이 모르길 원하면 제가 비밀로 해드릴게요."진아연은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들이 자신을 속이면서 병원에 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엄마 대신에 무슨 과 예약했어?""뇌과요.""그래, 엄마 한 번 가서 받아볼게." 그녀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한이야, 사실 엄마 설 지나면 병원에 가려고 했어.""지체하지 마세요." 한이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엄마도 잘 알고있어." 그녀가 이렇게 말하며 차 안에는 정적에 휩싸였다.그녀도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면 며칠 전에 가서 검진을 받았어야 했다.차는 곧 병원에 도착했고 두 모자는 차에서 내렸다.한이는 병원 예약 안내서를 진아연에게 보여줬다."전문의 예약했어?" 진아연은 말했다. "엄마 병은 일반의 예약하면 되는데. 일단 엑스레이 찍어야 할 것 같아. 그래도 전문의 예약해 줬으니까 그럼 전문의 검진 한 번 받아보자!"뇌과에 가보니 전문의 상담 기다리는 사람이 열 명 넘게 있었다.환자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였다.40여분을 기다리니 진아연의 차례가 되었다.한이는 그녀와 함께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녀는 한이에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그녀는 곧 진단서를 들고 나왔다.그녀는 의사에게 뇌 CT를 찍겠다고 요청했다.CT실에 가
한이는 진료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곧 의사들의 휴식시간이 되었기에 환자들이 점점 적어졌다.진아연이 나왔을 때는 주변에 이미 아무도 없었다."엄마, 아직 검사가 더 필요해요?" 한이가 물었다. "다른 검사 더 해야 하면 우리 일단 돌아가고 오후에 다시 와요.""그래, 엄마 오후에 검사 더 받으러 와야 할 거 같아. 대신 엄마 혼자 오면 되." 진아연은 한이가 자신을 따라다니며 피곤하게 하고싶지 않았다."아니요, 같이 올 거예요." 한이는 고집스럽게 말했다."그래, 그럼! 우리 밖에서 외식할까? 엄마가 맛있는 거 사줄게." 진아연이 물었다."다 되요.""그럼 우리 밖에서 먹자!"진아연은 한이를 데리고 도시중심의 고급 레스토랑으로 갔다."라엘이랑 지성이 너희 세연이 삼촌 집에서 잘 있는지 모르겠네." 진아연은 나머지 두 아이가 생각났다. "우리 영상통화 해볼까!""그래."한이는 진아연이 앉아있는 소파로 다가가 옆에 앉았다.한이는 이미 키가 많이 컸다, 그래서 옆에 나란히 앉아 함께 식사를 하기엔 좀 이상할 것 같았다. 그래서 방금도 진아연의 맞은 편에 앉았다.진아연은 김세연에게 영상통화를 걸었고 바로 연결되었다."아연 씨, 식사 하셨어요?" 김세연이 물었다.오늘 그의 미션은 주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다.그의 부모님과 가정부는 요리를 담당했다."한이랑 밖에서 먹고 있어요, 세연 씨랑 아이들은 식사 하셨어요?" 진아연은 휴대폰을 한이 쪽으로 돌렸다."우리도 이제 먹을려고요. 저희 점심 보여줄게요." 김세연은 카메라를 식탁으로 돌렸다.무심코 라엘이가 어떤 남자애랑 장난감을 놀고있는 모습이 휴대폰에 찍혔다."세연 씨, 방금 남자아이 누구예요?" 진아연은 웃으며 물었다."제 사촌동생이예요. 얘 부모님이 돌봐줄 시간이 없어서 우리 집에서 설을 보내기로 했어요." 김세연이 대답했다. "한이보다 세살 많아요.""어쩐지 키가 많이 커보여요!" 진아연이 물었다. "지성이는요?""지성이 우유 마시고 잠 들었어요. 오전에 놀다 지쳤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