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마음에는 신념이 생겼다. 더 강해져야 한다! 동생, 엄마와 외할머니를 지키기 위해!...월요일.구청.진아연은 박시준이 선임한 변호사를 만났다.이혼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변호사는 진아연에게 말했다. "진아연 씨, 당신이 사려고 하는 건물의 매각 계약서도 이미 작성되었습니다."진아연은 놀랐다. "그가 당신에게 위탁한 거예요?"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계약서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중요한 건 가격입니다."진아연은 계약서를 받아 바로 가격을 확인했다.500억!박시준이 매입한 가격이었다.그가 이 가격대로 진아연에게 팔면 손해를 보게 된다!지난 4년 동안 은행에 500억을 예금했어도 여전히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건 무슨 뜻이죠?" 진아연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변호사가 설명했다. "제 생각으로는 두 분이 결혼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입 가격에 파시려는 거겠죠.""전 그의 호의가 필요하지 않아요. 이 건물의 시장 가격이 약 1000억이라고 들었어요. 그가 손해 보지 않도록 1200억을 줄게요.""...회장 님께 전화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그럴 필요 없어요. 계약서의 가격만 수정하세요. 그런 뒤 우리가 사인만 하면 끝이에요. 전 이제 그와 아무 관련이 없어요. 그는 사업가니까 이익이 우선이죠.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예요."변호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계약서를 수정한 후 연락드리겠습니다.""네."안젤라 국제학교.성처럼 화려한 빌딩에서 비극이 벌어지고 있었다."울지 마! 계속 울면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네 부모님은 지난달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비용은 30년 후까지 선불했지만, 너를 찾으러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조용히 하지 않으면 오늘 밥 먹을 생각 하지 마!"...매정한 꾸지람 소리와 여자아이의 울음소리가 섞여 있었다.한이는 방을 지나며 안쪽을 향해 살펴보았다.
박씨 별장.서재.박시준은 여동생의 병력을 심윤에게 건넸다."지능이 낮은 것이랑 몸이 정상인보다 약하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은 없습니다." 박시준이 말했다. "전 걔 지능이 나아지기만 바랍니다. 조금이라도 좋습니다. 걔가 이 세상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해주십시오."심윤은 박시은의 병력을 살펴봤다."박 대표님, 동생분께서는 계속 안젤라 특수학교에 다니셨나요?"박시준: "응.""제가 만나러 가도 될까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종합 진단을 해야겠어요."박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세요."심윤은 시간을 확인했다. "그럼 지금 가죠!""선생님, 페이에 대해 얘기합시다!"강진이 심윤을 데려온 후 그들은 아직 페이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심윤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페이에 관한 얘기는 지금 하지 말죠. 제가 동생분을 치료해 드릴 수 없다면 한 푼도 받지 않겠어요. 치료해 드릴 수 있다면 그때 가서 얘기해도 늦지 않아요."박시준은 가장 비싼 가격은 무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명확한 가격표가 있는 것을 좋아했다."강진이가 어떻게 얘기했습니까? 이번에 귀국하신 건 분명 선생님의 일에도 영향을 미칠 겁니다.""박 대표님, 전 이번에 휴가로 돌아온 거예요. 금방 프로젝트를 마쳐서 두 달 동안 쉴 수 있거든요.""그럼 먼저 보증금을 드리겠습니다!"그가 그렇게 집착하는 것을 보고 심윤이 말했다. "네, 그러죠. 계좌 번호를 보내 드릴게요. 얼마든 상관없어요!"박시준의 찌푸린 눈썹은 그제서야 펴졌다.오전 10시 30분, 박시준은 심윤을 태우고 안젤라 국제학교로 향했다.그 시각 안젤라 국제학교는 한바탕 난리가 나고 있었다.박시은이 사라진 것이다!박시은을 돌보는 사람은 박시준이 직접 배치한 사람이었다.박시준의 본가에서 어머니를 돌보던 아줌마였다.그녀는 박 씨 가족에게 충성했고 박시은도 잘 돌보았다.오늘 박시은이 실종된 일로 그녀는 크게 놀랐다!박시은은 항상 말을 잘 들었고, 어디를 가든지 그녀와 함께했었다.박시은을 찾
아줌마는 괴루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찾아볼게요!"30분 후.박시준의 고급 자동차가 안젤라 국제학교에 들어왔다.차가 주차장에 멈춘 후 박시준은 심윤을 박시은이 사는 핑크빛 건물로 안내했다.박시은은 그 건물에 혼자 살고 있었다.그녀의 생활, 공부, 의료는 모두 전문으로 책임지는 사람이 있었다.박시준이 문을 열었고, 방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그의 눈썹이 찌푸려졌다.아줌마는 그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달려갔다."대표님! 아가씨가 사라졌어요!" 아줌마는 울어서 눈이 부어 있었다. "저희가 학교를 낱낱이 찾아봤지만 아직도 찾지 못했어요! CCTV도 고장 나서, 어디로 갔는지 몰라요... 우리 시은 아가씨... 목이 쉬도록 불렀는데, 아가씨가 제 목소리를 듣는다면 대답할 건데..."박시준의 몸은 바로 경직됐고,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어젯밤 아가씨에게 대표님이 아주 좋은 의사 선생님을 찾았다고 말했어요. 수술이 끝나면 회복할 거라고요... 아가씨가 무슨 수술인지 물었어요... 제가 진실을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가씨가 많이 놀랐나 봐요. 밤에 악몽을 꾸고 울더라고요. 아무래도 무서워서 숨은 것 같아요." 아줌마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자신을 책망했다.박시준은 마음이 아파 죽을 지경이었지만 아줌마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아줌마는 지난 몇 년 동안 정성을 다해 시은을 돌보았고, 한 번도 실수를 한 적이 없었다.시은은 겁을 먹고 숨었을 것이다."학교를 다 뒤져도 못 찾았나요?" 박시준이 날카롭게 물었다. "그럼 학교 밖에 나갔을 가능성은 없습니까?"아줌마가 울면서 말했다. "교문 경비원이 아가씨가 나가는 걸 못 봤다고 하더라고요. 학교에 있는 인공 호수 물을 다 뺄까요? 아가씨가 물에 빠졌으면 어떡하죠? 수영도 못 하는데!"박시준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어두워졌다."바로 가서 물을 빼겠습니다!" 교감은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전화를 걸어 사람을 불렀다.바로 그때 경비팀 팀장이 달려왔다."교감님! 대표님! 오전 10시쯤
진아연은 전화를 받고나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그녀는 아들이 왜 여자를 집으로 데려갔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한이는 평소에 가족을 제외한 모든 낯선 사람을 무시했다.사람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은 더욱 불가능했다.그렇다면 그가 집으로 데려온 여자는 누구인가?그녀는 마법이라도 부릴 줄 아는 걸까? 한이를 변하게 만들다니!아연이 집에 도착하여 그 여자를 봤을 때...순식간에 온몸의 힘이 모두 빠져나가는 듯했다!"아연아, 왔어?" 장희원은 현관으로 걸어가서 딸의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호흡이 가빠진 것을 보고는 즉시 그녀를 부축했다. "무슨 일이야? 너 안색이 왜 이래?"진아연은 박시은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마치 그녀의 얼굴에서 모든 걸 알아내려는 듯했다!히케컷에 핑크 공주 드레스를 입은 이 여자는 그동안 그녀의 머릿속에만 존재했었다!평생 자기 눈으로 그녀를 직접 보게 될 줄은 몰랐다!더욱 예상치 못한 건 아들이 그녀를 데리고 온 것이다!왜 이런 일이 생긴 거지?그녀의 목적은 무엇일까?박시준 때문에?아연은 머리가 점점 무거워졌다.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오늘 박시준과 이혼했기 때문이다!박시준과 더 이상 아무 관계도 아니다!이 여자가 여기에 올 필요도 전혀 없었다!"엄마, 방에 들아가서 있어! 이 여자랑 둘이서 얘기할게!" 진아연은 차가운 표정으로 장희원에게 말했다.희원은 그녀의 딸이 이 여자를 알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또한 그들은 좋은 관계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이해할 수 없는 건 딸이 지능 장애가 있는 여자와 원한을 품었다는 것이다.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너무 속 좁은 거 아닌가?희원은 방에 들어가기 전에 복잡한 표정으로 딸과 그 여자를 바라보았다.싸우지 않기를 바랐다.정말 싸우게 되면 누구를 도와야 할지 몰랐다.희원이 방에 들어간 후 아연은 시은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그녀는 신경을 곤두세웠고 표정은 매우 공격적이었다."당신 왜 내 아들에게 접근한 거야? 목적이 뭐야?! 난
그녀는 많은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지만, 자신의 라이벌이 지적 장애인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게 박시준이 그녀에게 언급하기를 거부한 이유였던 걸까?진아연은 넋을 잃은 채 소파로 걸어가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 일은 바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아연아, 너 무슨 일 있어?" 희원은 딸 옆에 앉으며 물었다. "얘를 알아? 그렇지 않으면 니가 방금 했던 말들이 너무 이상하잖아.""엄마, 나 지금 머리 아파. 머리 좀 식히고 있을게.""그래. 난 가서 객실을 마련하고 있을게."아연은 엄마의 팔을 잡았다. "그럴 필요 없어. 얘 박시준이랑 아는 사이야. 게다가 둘은 깊은 관계야... 이따가 내가 보낼게."장희원은 충격을 받았다.박시은의 안색도 바뀌었다.'박시준' 세 글자를 듣고 놀랐기 때문이다.그녀는 다시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희원은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위로했다. "무서워하지 마. 너 박시준을 알아?"시은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고개를 젓지 않으면 학교로 다시 보내질 것이다.학교에 돌아가면 머리가 열릴 것이다.그녀는 싫었다!수술하러 돌아가느니 차라리 이 완전히 낯선 곳에서 머무는게 휠씬 나았다!그녀의 반응을 보자 아연은 매우 어처구니가 없었다!이 여자, 박시준을 기억하지 못하는 거야?!안젤라 국제학교.인공 호수의 물은 모두 배수되었고 학교의 모든 곳은 적어도 두 번씩 수색되었다.학교에 들어간 한이는 수색하느라 바쁜 사람들을 바라보며 모자를 꾹꾹 눌렀다.그는 가방을 메고 반대편으로 걸어갔다.주차장을 지날 때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시야에 들어왔다.그는 롤스로이스 앞으로 걸어가 자세히 살펴보았다.이 차는 그의 어머니가 그를 학교에 보낸 날에 어머니를 긴장하게 만들었던 그 차다.이 차의 주인은 누구지?그는 자동차 번호판을 흘끗 보았다.이때 박시준이 경호원들의 호위하에 학교 고위직 사람들과 함께 옆 건물에서 나왔다."박 대표님, 기술자들의 추적 조사에 따르면 오늘 오전 10시경 해커들이 저희 감시 시스템과 전
"여기 숨어서 뭐 하는 거야?" 박시준은 모자를 쓴 아이를 보며 조금 짜증스러운 어조로 물었다.여기는 주차장이다. 후진할 때 기사가 이 아이를 보지 못했다면 차에 치일 수도 있었다.부총장이 즉시 설명했다. "지난주에 학교에 들어온 아이입니다. 낯선 사람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이 학교에 오는 사람들은 어린이든 성인이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었다.박시준은 이 아이가 시은처럼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조금 여려졌다.한이는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한 손으로 가방을 들고 쿨하게 일어섰다.그가 박시준 앞을 지나갈 때 그는 힘주어 박시준의 먼지 한 점 없는 구두를 밟았다.박시준은 당황했다. "..."이 조그만 자식, 일부러 그런 거지?"박 대표님 죄송합니다! 이 아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겁니다." 부총장은 즉시 웅크리며 티슈로 시준의 구두를 닦았다.한이는 고개를 돌렸고 그의 눈에 도발적인 빛이 반짝였다.시준은 그를 흘겨보았지만 얼굴의 절반만 볼 수 있었다.다른 절반은 모자챙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살짝 올라간 입꼬리만 봐도 이 아이는 반항적이고 특이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가 방금 시준의 발을 밟은 건 분명히 의도적이었다.됐어! 이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아니니까!그는 장애가 있는 어린 녀석에게 화를 낼 필요는 없었다.오후 5시.스타팰리스 별장.장희원은 유치원에서 라엘을 데려왔다.희원은 라엘에게 집에 특별한 손님이 있다고 미리 말해 두었다.그래서 라엘은어느정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하지만 집에 와보고 여전히 그녀는 놀랐다.너무 예쁜 아줌마잖아!헤어스타일과 드레스 모두 너무 특별했다.게다가 얼굴도 동화 속의 공주처럼 너무 아름다웠다."안녕하세요. 아줌마!" 라엘은 박시은에게 다가가 공손하게 인사했다."언니!" 시은은 조심스럽게 라엘을 불러보았다.라엘을 본 후로 시은은 덜 어색해했다.'같은 또래'를 보고 긴장이 풀린 것이다.라엘이 오기 전까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
그녀의 얼굴에는 더욱 환한 웃음이 피어올랐다.그건 정상인들이 따라 할 수 없는 것이었다.눈앞의 이 여자는 지능이 라엘보다 낮았다.진아연이 그녀에 대한 편견과 증오는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이 여자가 박시준의 사랑을 받고있다 해도 그녀가 가여운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저녁 식사 후.한이가 진아연에게 가서 말을 걸었다."엄마."아연은 아들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내게 설명하려는 거야?"한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눈에는 보기 드문 동정을 품고 있었다. "너무 불쌍해."불쌍하다...이 단어는 진아연이 박시준과 헤어지던 그날 밤을 생각나게 했다.그날 그녀가 죽도록 가슴 아팠던 건 그녀와 박시준 사이에 이 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는 아들에게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그래, 정말 불쌍하지." 아연은 동조했다. "엄마가 아줌마를 치료해 주길 바라는 건 이해하는데, 엄마는 그럴 수 없어."한이는 아연을 쳐다보았다. "왜?""아줌마의 병을 치료하려면 수술해야 돼. 모든 수술에는 리스크가 있어. 가족의 동의 없이 수술을 진행할 수는 없단다." 진아연은 그에게 설명했다.한이는 정말 박시은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엄마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한아, 아줌마의 이름을 알아?" 아연은 궁금해서 물었다.한이는 고개를 저은 뒤 시은에게 걸어가서 물었다. "이름이 뭐예요?"박시은은 한참 생각하다니 끝내 두 글자를 뱉었다. "시은이""시은이야! 오늘 밤엔 나랑 자자!" 라엘은 그녀의 이름을 듣고 열정적으로 말했다.박시은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시각 경찰서.여동생의 실종으로 박시준은 점심부터 저녁까지 물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박 대표님께서 찾고 계신 분은 누군가가 데리고 간 것 같습니다." 경찰 측 관계자가 추측했다. "안젤라 학교 근처의 모든 도로 CCTV를 확인해 봤는데, 찾을 수 없었습니다. 혼자 길을 잃은 거라면 반드시 길을 헤맬 겁니다..."박시준의 눈가는 붉어져있었고 목소리는 쉬었다. "걔한테
"진아연, 지금 네가 얼마나 성공했는지 과시하려고 이러는 거야?" 박시준의 목소리가 차갑게 들려왔다.진아연은 순간 멍해졌다.그가 이렇게 화난 건 무슨 일 때문이지?얼마나 성공했는지 과시한다고?계약서 금액을 바꾼 걸 말하는 건가?"그럼 내게 500억에 팔려고 했던 건 무슨 뜻이죠?" 진아연은 박시준의 방식으로 되물었다 "자선인가요? 동정인가요? 그딴건 전 필요하지 않아요."박시준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는 자신과 그녀의 관계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할 정도까지 갔다는 걸 깨달았다!그가 진명그룹 건물을 매각했을 때는 그녀에게 선물할 계획이었다.그 당시 그는 그들이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진명그룹 빌딩을 이용해 돈을 벌 생각은 한 적이 없었다.500억에 팔려고 한 건 그에게는 더 이상 '선물'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그가 '선물'하려고 해도 그녀는 받아들이지 않을 게 분명했다."그럼 시가대로 해!" 박시준의 목소리는 뜨거웠다. "네가 내 자선이 필요 없는 것 처럼 나도 네 인심 따윈 필요 없어!""알았어요! 그럼 빨리 200억을 돌려줘요!" 진아연 화가 나서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그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그가 전화를 끊었다.5분도 지나지 않아 200억이 그녀의 계좌에 입금되었다.그가 이체한 돈을 보면서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졌다.그와 좋게 좋게 헤어지고 싶었건만 결국은 이렇게 되었다.그는 가시로 덮여 있었고 그녀도 마찬가지였다.전화를 받기 전까지 시은이의 일을 알려줄까 망설였지만, 전화를 받은 후 그는 그럴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그렇다면 직접 찾아보든가!아연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넋을 놓았다.소한이 오늘 시은이를 집에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지금 이렇게 갈등하지 않았을 것이다.이혼하고 나면 더이상 박시준 때문에 성가실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시은이가 딸 침대에서 자고 있다...진흙 구덩이에서 겨우 빠져나왔더니 다시 또 그 진흙 구덩이에 빠진 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