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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4장

최은서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영혼이 빠져나간 듯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다.

20억! 20억! 20억!

그녀는 속으로 세 번 읽고 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많은 돈인지 깨달았다.

그녀의 놀란 표정을 본 성빈은 그녀가 믿지 않을까 봐 최운철에게 이체한 내역을 찾아냈다.

"은서야,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인색하지 않아. 너는 내가 너를 무시했다고 계속 말하지만, 나는 널 무시한 게 아니야. 우리가 함께 자지만 않았다면..."

"그 얘기 하지 마요!" 최은서는 그의 말을 끊었다. "왜 큰오빠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줬어요? 뭐 하자고 그렇게 많이 준 거예요?"

그녀는 열심히 돈을 벌어 그가 준 2억을 그에게 돌려줄 계획이었다.

그런데 지금 2억이 20억이 되었으니, 그렇게 큰 빚은 단기간에 갚으려야 갚을 수 없었다.

성빈은 심호흡했다. "확실히 적은 돈은 아니지. 하지만 내 미래 신부에게 주는 결혼 예물이라면 그리 많은 것도 아니야. 그때 넌 나의 아이를 가졌는데 어떻게 널 섭섭하게 할 수 있겠어?"

"아, 그래요? 결국은 아이 때문에 준 거군요. 안타깝게도 아이는 없어졌지만." 최은서는 한숨을 쉬었다. "아이가 없었으면 2억인가요?"

"네가 임신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결혼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을 거야."

"맞네요! 당신 부모님께서 그 아이를 너무 원해서 나랑 결혼하라고 강요한 거죠?" 궁금증이 풀린 최은서는 어딘가 불쾌했다. "큰오빠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주면서 왜 나한테는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았어요?"

"사실대로 얘기하면 네가 너무 부담스러워할까 봐. 너 전에도 돈을 갚겠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면 끝까지 얘기하지 말지 그랬어요."

"난......"

"설명하지 마세요. 나중에 큰오빠가 날 찾아오면 돈을 갚으라고 할게요." 최은서는 소파에 기대어 그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근데 갑자기 여긴 왜 온 거예요? 설마 날 찾아온 건 아니겠죠? 난 당신이랑 놀아줄 시간 없어요."

그는 바닥에서 쇼핑백을 집어 들었다.

"지난번에 튼튼한 상자로 바꿔주겠다고 했잖아?" 그는 상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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