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가방을 열어 두 사람의 서류를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류는 다 챙겼어요. 하늘이 무너지다니 무슨 소리예요. 하늘이 무너지는 일 같은 건 없어요.""우린 왜 오늘에서야 증명서를 받으러 가는 거지?" 그가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진아연은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말을 이었다. "그때 당신이 Y국에 가지 않았더라면, 원래 우린 식을 올린 후에 바로 증명서를 받으러 갈 계획이었어요.""그래도 늦었지. 한이와 라엘이가 벌써 8살인걸.""정확히 말하면 8살 반이죠." 그녀가 그의 말을 정정했다.박시준: "이전에는 나를 믿지 못해서 증명서를 받으러 가지 않은 거지?!"그의 질문에 진아연은 신중히 고민하더니, 쑥쓰러워하며 대답했다. "당시에 전, 이런 서류 절차들이 번거롭게 느껴졌어요. 결혼을 하건, 이혼을 하건 다 번거롭게 느껴졌죠. 두 사람의 관계만 좋다면 사실 이깟 혼인 관계 증명서 한 장쯤 없어도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했어요.""그렇지만 이번엔 당신이 먼저 증명서를 받으러 가자고 했잖아."그녀가 크게 당황했다. "그만 좀 캐물을 수 없어요?""난 그저 당신의 심정이 왜 변한건지 알고 싶은 것뿐이야.""제 심정의 변화 과정은 간단해요. 그땐 증명서를 받으러 갈 생각이 없었으니 받으러 가지 않았던 거고, 지금은 받고 싶어졌으니 받으러 가는 것. 그뿐이에요." 그녀가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이의 있어요?""없어.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해. 마음 가는 대로 사는 것 참 좋지." 그가 활짝 미소 지었다.오늘 증명서를 받을 생각에 그는 기분이 좋았다.그녀 또한 기분이 좋았다.지금, 이 순간을 위해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린 듯한 기분이었다."사실 혼인 관계 증명서는 별 의미 없어요." 그녀가 갑자기 한숨을 쉬었다. "소정이와 준기 씨는 진작에 증명서를 받았지만, 지금 두 사람은 온종일 싸우면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잖아요. 소정이 말로는, 준기 씨가 어머니 병실에서 다른 여자랑 선을 봤대요."박시준: "그게 정말 사실일 거라 확신해?"
"사장님이 우리가 잘 어울린다고 했다고 돈을 더 줘요?" 진아연이 그를 놀렸다."오늘은 우리한테 중요한 날이잖아. 기분 좀 내면 어때?""맞아요. 그렇다고 구청의 모든 직원들한테 한턱낼 생각인 건 아니겠죠?" 그녀는 돈 문제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단지 그의 행동이 조금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을 뿐이다."결혼 답례품을 가져왔어." 그는 돌아서서 경호원이 있는 쪽을 향해 눈짓했다.경호원이 손에 검은색 가방을 들고 있었다.그녀는 그가 결혼 답례품을 준비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경호원에게 다가가 가방을 열었다. 가방 안은 결혼 답례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시준 씨, 정말 세심하게 신경 썼네요. 그럼, 당신 회사 직원들에게도 결혼 답례품을 나눠 줄 거예요?" 그녀가 그에게 다가가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직원들에게는 우리 결혼식 때 이미 나눠줬지.""아, 그랬죠, 참. 사실 우리 결혼식은 고작 두 달 전인데, 굉장히 오래전의 일 같은 느낌이에요.""그러게." 박시준이 직원에게서 신청서를 받아와 그녀에게 한 부를 건넸다.그녀는 문득 한 가지 사실이 떠올라 곧바로 직원에게 물었다. "저와 남편은 재혼이에요, 그래도 처음 증명서 받을 때와 절차가 같은가요?"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래도 신청서를 작성해주셔야 해요.""알겠습니다." 그녀가 마음을 놓았다.첫 혼인 관계 증명서는 그녀가 직접 와서 받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에게는 오늘이 생에 처음으로 혼인 관계 증명서를 받는 날이었다.그녀는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혹시라도 잘못 작성한 곳은 없는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신청서를 작성한 후, 그녀는 그의 신청서도 가져와 꼼꼼히 확인했다.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그녀는 두 신청서를 직원에게 건넸다."여보, 긴장돼요?""그럭저럭. 긴장은 결혼식 때 더 긴장됐지." 박시준이 대답했다. "결혼식 때는 모두가 다 아는 사람이었는데, 지금 여기에는 우릴 아는 사람이 없잖아.""박 대표님, 대표님께선 저희를 모르시겠
스타팰리스 별장.박시준이 돌아왔을 때, 성빈이 지성이를 안고 즐겁게 놀아주고 있었다.박시준은 큰 충격을 받았다. "내 아들과 그렇게 친했어?""그럼! 내가 종종 보러 왔는걸! 그러니 당연히 친할 수밖에." 성빈은 그가 혼자 돌아온 것을 보고 물었다. "아연 씨는? 최은서가 아연 씨한테 선물을 전해주라고 했는데.""여소정 씨를 만나러 갔어." 박시준이 소파에 앉으며 대답했다. "준기한테 들은 건 없어?""없어. 둘이 또 싸웠대? 아니면 아이 이름 때문에 그래? 내가 보기에 두 사람은 성질이 너무 급해. 아이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아이가 태어난 뒤에 싸워도 늦지 않다고!"이모님이 다가와 지성이를 받아 안았다.박시준이 혼인 관계 증명서를 이모님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것 좀 제 서재의 서랍 안에 넣어주세요."이모님이 혼인 관계 증명서를 건네받고는, 지성이를 안고 서재로 향했다.성빈은 최은서가 진아연에게 전해주라고 준 선물을 박시준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네가 열어봐.""뭐 좋은 게 있다고." 박시준이 선물 상자를 탁자 위에 놓았다."이 선물을 사려고 최은서가 한 달 치 월급을 썼어." 성빈이 눈을 가늘게 뜬 채 말했다. "최은서 말로는, 자기한테 가장 고마운 사람이 바로 진아연 씨래. 그래서 나더러 이 선물을 전해 주라더라.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사람이야."성빈의 말에 박시준이 선물 상자를 가져와 열어 보았다.상자 안에는 목걸이 하나가 있었다. 비싼 가격의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히 진아연이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그는 상자를 닫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아직 최은서를 만난 적은 없지?" 성빈이 말했다. "지금 최은서는 예전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어. 이제는 너도 최은서를 이해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박시준이 곁눈질로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 여자 좋아해? 그 여자도 너를 좋아한다면, 난 상관없어."성빈: "시준아, 너 내가 최은서를 좋아한다는 거 어떻게 알았어?""들어온 순간부터 내내 그 여자
진아연이 온 이후로, 그녀는 피스타치오를 거의 500g을 넘게 먹어 치웠다."소정아, 그만 먹어. 견과류를 많이 먹으면 화는 좀 가라앉을지 몰라도 위에는 좋지 않을 거야.""아... 엄마가 견과류를 많이 먹으라더라고. 그럼, 아이가 똑똑해진대." 여소정이 물수건으로 손을 닦았다."아무리 영양가 있는 음식이라도 적당히 먹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몸이 소화를 못 시켜서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 진아연이 말했다.여소정이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두 사람의 감정이랑 비슷하네. 너무 좋아도 좋지 않잖아. 싸우기라도 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는 격하게 싸우니 말이야.""지금 준기 씨랑은 어떻게 됐어?" 진아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연락 안 했어. 우선 진정부터 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나면 그때 다시 얘기하려고!" 여소정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아마도 그때쯤이면 준기 씨는 이미 새 애인을 만나 아이까지 가졌을지도 모르지.""준기 씨는 그런 사람 아니잖아.""남자를 믿느니, 나 자신을 믿는 게 나아." 여소정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너한텐 불평 안 할래. 넌 오늘 막 혼인 관계 증명서를 받았잖아. 두 사람이 드디어 좋은 날을 맞았네, 정말 축하해. 이제 시준 씨랑 잘 지내. 더는 서로 의심하거나 질투하지 말고. 준기 씨랑 수없이 싸워 본 경험자로서 말하는데, 싸우고 나면 받는 마음의 상처가 꽤 커.""이론적으로는 나도 알고 있지. 그렇지만 살면서 일어나는 어떤 일 중에는, 정말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일들도 있어.""아연아, 그 말, 정말이지 내 마음에 꼭 와닿는다. 매번 준기 씨한테 화를 낼 때마다, 사실 내 마음이 더 아팠거든.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자니, 속이 터져 죽어버릴 것만 같았고!" 여소정이 그녀의 품에 와락 안기며 하소연했다. "사실 나중에 산전 검사를 하러 갈 때 준기 씨랑 함께 가기로 했어. 그런데 지금 난 준기 씨한테 다시 연락할 엄두도 안 나.""내가 준기 씨한테 전화를 한번 해볼까?""됐어. 나와 준기 씨
그녀는 미간 사이를 문지른 뒤, 눈을 떠 창밖을 내다보았다.창밖의 풍경이 끊임없이 펼쳐졌다. 높은 빌딩과 화단, 그리고 쉬지 않고 이어지는 차들의 행렬이 선명하게 보였다.최근에 제대로 쉬지 못한 탓일까?예전에 그녀에게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Y국에서 수술받기 전이었다.하지만 그녀는 퇴원 후에 재검사를 받았고, 재검사 결과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어쩌면 최근에 너무 피곤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이제 그녀와 박시준은 혼인 관계 증명서도 받았으니, 그녀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 앞으로는 컨디션을 잘 조절하는 일만 남았다.아마 며칠 쉬고 나면 몸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다.차는 빠른 속도로 스타팰리스 별장으로 향했다.그녀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지성이는 거실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고, 박시준은 낮잠을 자고 있었다.이모님이 그녀에게 방에 돌아가 쉬라고 했지만, 그녀는 조금도 졸리지 않았다."오늘 성빈 씨가 오셨었는데, 선물을 가지고 오셨어요. 은서 씨가 한 달 치 월급을 다 써서 사모님께 드릴 선물을 샀다던데요!" 이모님이 말했다. "은서 씨는 참 마음이 깊은 사람인 것 같아요."진아연은 매우 놀랐다. "은서 씨가 힘들게 번 돈으로 제 선물을 샀다니, 제가 받아도 될지 모르겠네요. 그것도 이렇게 비싼 물건을요.""사모님께서도 나중에 선물 하나 해드리면 되죠. 은서 씨는 이 선물로 자기 마음을 표현한 거예요. 거절하시면 속상해할 거예요." 이모님이 웃으며 말했다."알겠어요.""은서 씨는 사모님께 드릴 선물만 보내왔어요, 대표님 건 없었고요.""두 남매는 아직 만난 적이 없잖아요. 시준 씨는 은서 씨를 동생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고, 은서 씨도 누구한테 알랑거리는 사람이 아니니까요.""그래 보여요. 은서 씨는 자기 사람한테만 잘하는 타입 같아요.""맞아요, 선물은 어디 있어요?""지성 도련님이 망가뜨리실까 봐, 대표님께서 침실로 가지고 올라가셨어요." 이모님의 말이 끝나자 진아연은 침실을 향해 걸어갔다.그녀가 방에 들어갔을
박시준: "...""어디 불편한 곳도 없으니, 그냥 피곤해서 그랬던 걸 거예요." 그녀가 눈을 비비며 말했다. "좀 자야겠어요.""그래." 그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떠나지 않았다.그녀의 호흡이 일정해진 뒤에야 그는 방에서 나왔다.그가 거실로 나오자, 지성이가 그를 바라보았다."아들, 매일 집에서만 노니까 지루하지 않아?" 박시준이 아들의 곁에 다가가 말을 걸었다. "조기 교육반에 가고 싶지 않니?"지성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대표님, 조기 교육반은 지성이가 첫 돌이 지날 때까지는 기다려 주세요." 이모님이 말했다. "아무래도 항상 혼자 집에 있으니 지루할 만도 하죠. 함께 놀 또래 친구가 없으니 말이에요.""그럼, 그때 아연이와 상의해 볼게요.""아연 씨는 조기 교육반에 대한 말을 꺼낸 적이 없어요. 아마 자제분들이 댁에서 지내시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이모님이 말을 이었다. "예전에 지성이와 단지 내에서 놀고 있었는데, 한 아주머니가 하는 말을 듣게 됐어요. 손자가 유치원에 간 이후로 매일 병을 달고 산다지 뭐예요. 집에만 있을 땐 아픈 적이 없었는데, 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 아프기 시작했대요."박시준이 놀라 얼어붙었다. "그럼, 지성이는 조기 교육반에 보내지 않는 걸로 하죠."그는 그저 아들이 또래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더 즐겁게 지내길 바랬을 뿐이다.아이들이 함께 모여있을 때 더 쉽게 병에 걸리는 거라면, 혼자 지내더라도 집에 있는 편이 더 나았다!"대표님, 지성이 좀 봐주세요. 전 주방에 올려둔 국 좀 보고 올게요."이모님이 말을 마친 뒤 주방을 향해 걸어갔다.그러자 지성이도 곧바로 장난감을 끌어안고는 이모님을 따라 주방으로 걸어갔다."아가, 네가 주방에 따라가서 뭐 하려고? 아빠가 놀아줄게!" 박시준이 재빨리 아들을 쫓아가 안아 들며 말했다. "아빠가 엄마와 누나의 사진을 보여줄까? 형 사진도 있고... 형 본 지 오래되었지? 네 첫 번째 생일 때, 우리가 가서 형을 데려오자."
사실 그는 의심쩍은 마음이 더 컸다.이론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 아이가 정말 그와 김영아의 딸이라고 하더라도, 두 사람 중 어느 쪽을 닮았던 그 아이가 라엘이를 닮기란 불가능했다.라엘이의 이목구비는 진아연을 더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영아의 친구 신청을 수락한 후, 박시준은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김영아가 사진을 보내오길 기다렸다.'영아' 라는 두 글자 옆에 뜬 '입력 중' 표시를 보자, 그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그 순간, 갑자기 지성이가 조그만 손을 뻗어 그의 휴대폰을 툭 하고 내리쳤다.순식간에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졌다.지성이가 사진을 보려고 했지만, 박시준이 보여주지 않자 지성이가 떼를 쓰기 시작했다.휴대폰이 바닥으로 떨어지자, 지성이는 식식거리며 바닥으로 내려가려고 발버둥 쳤다.박시준이 한 손으로는 지성이를 안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아빠가 사진 보여줄게, 그만 성질내!" 박시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그마한 게 어쩜 이렇게 고집 세. 너희 엄마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그의 말이 좋은 뜻이 아니란 걸 느낀 지성이가 다시 칭얼거리기 시작했다.박시준이 휴대폰을 집어들어 사진첩을 다시 열어 주자, 지성이는 그제야 조용해졌다.그 순간, 카카오톡에 세 개의 새로운 메시지 알람이 떴다.하지만 박시준은 곧바로 눌러보지 않았다.잠시 후, 이모님이 국 두 그릇을 가지고 왔다."대표님, 국이 완성되었어요. 지성이랑 같이 오셔서 맛 좀 보세요." 이모님이 식탁 위에 국을 올려놓으며 말했다.지성이는 이모님을 보자 곧바로 소파에서 내려가 이모님을 향해 걸어갔다.박시준이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는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하던 녀석이 이제는 사람을 가릴 줄도 아네요.""그만큼 지성이가 컸다는 뜻이죠." 이모님이 지성이를 안아 어린이용 식탁 의자에 앉힌 뒤, 국을 먹여주었다.박시준은 카카오톡을 열어 김영아가 보내온 메시지를 확인했다.그는 김영아가 보낸 컬러 초음파 사진을 클릭했다.아이는 아직 비교적 자그마했고
하지만 김영아가 올린 건 라엘이의 몇 년 전 사진이었다.라엘이의 옛날 사진과 초음파로 찍은 아기의 사진은 보면 볼수록 닮은 것 같았다.김영아는 자신이 차단당하지 않은 것을 보고 바로 메시지를 또 보냈다: 시준 씨, 제가 진아연보다 못하다는 거 알아요, 당신이 진아연을 택했으니 저도 어쩔 수 없네요. 다만 저와 아기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아기가 태어나면 한번 보러 와줘요. 당신이 안 오셔도 탓하지 않을게요. 부디 저를 차단하지 말아줘요, 나중에 우리 아기 사진 보내주고 싶어요. 우리 아기한테 너무 무정하게 대하지 말아줘요. 부탁해요!박시준이 한창 사진을 비교하고 있을 때, 작은 손이 바짓가랑이를 잡아당겼다.지성이는 국을 다 마시고 걸어왔다.지성이는 사진을 계속 보고 싶어 휴대폰을 달라고 손을 뻗었다.박시준은 아기들이 휴대폰을 계속 보면 눈에 안 좋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지성이의 고집스러운 표정을 보고 아들의 뜻을 따랐다.그는 재빨리 카카오톡을 닫고 앨범을 열어 지성이에게 보여주었다."대표님, 먼저 국 좀 드세요! 식으면 맛이 없어요." 이모님이 입을 열었다. "국을 마신 후 지성이한테 휴대폰을 돌려주라고 할게요.""평소에 지성이한테 휴대폰을 가지고 놀라고 시켰나요?" 박시준은 지성이가 휴대폰을 가지고 노는 나쁜 습관을 들일까 봐 걱정됐다."아니요. 매번 아연 씨와 영상통화 할 때만 가끔 만지게 했어요.""휴대폰을 아주 잘 놀던데요.""지성이는 아주 똑똑해요, 라엘이가 몇 번 노는 것을 보고 금방 배우더라고요." 이모님은 지성이 옆으로 다가가 휴대폰을 멀리 가져다 놓았다.침실.진아연은 깊은 잠에 들지 못했다.그녀는 낮에 잠깐만 눈을 붙이기에 보통 낮에는 꿈을 잘 꾸지 않는다.그러나 오늘은 꿈을 꾸었다.자신이 다른 세계로 가는 꿈을 꾸었다.다른 세계라고 한 이유는, 그 세상이 그녀에게는 완전히 낯선 곳이기 때문이었다.아는 사람도 없고 집도 없었고, 단지 길가에서 목적지 없이 걷고 있었다.그녀는 그 세계에 적응하려 했지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