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김형문은 병실 침대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었다.오전에 링거를 맞고 오후에 검사를 마친 후, 별문제가 없으면 바로 집으로 돌아가 치료받아도 가능했다.봉민은 김영아에게 연락 후, 흡연실로 향했고기분이 차차 진정되자 다시 병실로 돌아갔다.김형문은 그를 힐끗 보더니 먼저 입을 열었다. "영아는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거지?""영아 씨가 가정부가 끓인 국을 기다리고 있다고 연락 왔어요." 봉민은 침대 옆에 앉아 말을 이었다. "아마 박시준 씨와 함께 올 겁니다.""흠, 전날 밤 나한테 메시지를 보냈어." 김형문은 불만 가득한 모습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말을 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지 물어본 거야.""그렇군요. 가정부가 끓이고 있는 국보다 박시준 씨를 설득하려고 애쓰는 거겠죠." 봉민은 조심스럽게 자기 생각을 알렸다.이에 김형문은 차갑게 답했다. "그 녀석이 오든 말든, 만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보다 훨씬 잘해줬고 믿어줬는데, 솔직히 그한테 모든 걸 다 맡길 뻔했어. 그런데 감히 나를 배신해? 하하!"멍하니 넋 놓고 있던 봉민은 그의 말보다김영아가 했던 말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무슨 생각 하고 있는 거야?" 김형문은 그를 노려보며 화냈다. "이제 쓸모 있는 사람이라곤 너뿐인데, 정신 차려야지!""양아버지, 원하시는 건 군말 없이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박시준 씨와의 관계가 계속 나빠지면 영아 씨만 속상할 거예요." 봉민은 계속해 말을 이었다. "임신한 몸이라 속상해 할수록 아이한테만 나쁜 영향을 끼칠 겁니다.""넌 영아만 신경 쓰는구나! 내가 박시준과의 관계가 왜 나빠졌을까? 영아가 무능해서 이렇게 된 거라 생각하지 않아?" 화가 머리끝까지 난 김형문은 소리 질렀다. "진아연처럼 박시준의 혼을 쏙 빼갔다면 내가 암살당하려 할 때 그냥 묵묵히 보고만 있었을까?"봉민: "양아버지, 영아 씨와 박시준 씨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그 정도의 감정이 생기기는 너무 어렵지 않을까요? 영아 씨에게 좀 더
"저한테 연락 주실 때 출발했어요." 김영아는 마음을 추스른 후, 보온병을 들고 병실로 들어갔다. "아빠, 저 왔어요."김형문은 그녀를 보자 다소 불편한 표정을 보이며 콧방귀를 뀌었다.그는 아무래도 김영아가 자기가 했던 말들을 들었을까 봐 걱정스러웠다."어제 박시준과 함께 온다고 하지 않았어? 왜 너만 왔어?" 김형문은 혼자 들어온 그녀를 보자 더욱 불쾌했다.박시준 이 녀석, 진짜 해보자는 거야?"어제 시준 씨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열이 났어요. 원래 함께 오려고 했는데, 아빠한테 병을 옮아 몸이 더 아프실까 봐 그냥 집에서 쉬라고 했어요." 김영아는 말하면서 보온병을 열었다. "오늘은 아빠가 좋아하는 갈비탕을 준비했어요. 제가 그릇에 덜어 드릴게요."마음이 불쾌한 김형문은 그녀의 말을 듣자 건성건성 답했다. "아침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더는 아무것도 먹지 못할 것 같아."김영아는 그의 말을 듣더니 실망에 젖은 표정을 보이며 보온병을 닫았다.봉민은 실망하는 그녀의 모습에 바로 나서서 말했다. "그럼 제가 좀 먹을게요!"김영아는 그의 말에 심장이 벌렁거리며 얼굴이 빨개졌고 보온병을 들고 있는 손도 갑자기 떨기 시작했다.곁에서 지켜보던 가정부는 그녀의 모습에 바로 다가가 보온병을 받아 봉민에게 국을 담아주려 했다."안 돼요!" 김영아는 가정부의 손을 밀쳐내고 말했다. "이건 아빠한테 드리려고 가져온 건데 봉민 씨가 마시면 안 되죠. 봉민 씨가 마시면 아빠는 어떻게 마셔요? 그릇과 숟가락이 하나밖에 없단 말이에요."봉민은 김영아의 반응에 매우 당황했고가정부도 어색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아가씨, 사실 봉민 씨가 마셔도 괜찮지 않을까요? 이따 제가 다시...""안 돼요! 그럴 수 없어요! 이건 제가 아빠한테 드리려고 가져온 거예요." 김영아는 자기감정을 추스르고 말을 이었다. "이건 제가 아빠한테 드리려고 가져온 거예요. 아빠만 드실 수 있어요."봉민은 그녀가 성을 내자 바로 다가가 말렸다. "전 안 마실게요. 영아 씨, 화내지
김형문은 국을 마신 후 곧바로 눈을 감았고김영아는 곁에 있는 봉민한테 다가가 말했다. "먼저 나가보세요! 저 잠깐 아빠와 함께 있고 싶어요."이에 봉민과 가정부는 김영아를 위해 자리를 비워줬고병실 문이 닫히자마자 더는 참을 수 없는지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녀는 방금 자기 손으로 아버지를 독살했다.사실 김영아는 병원으로 오는 도중 어찌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었고보온병에 담은 국을 굳이 아버지한테 드릴 생각은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온전히그녀를 쓸모없는 자녀라고 여겼던 아버지의 말 때문이었다.물론 이 세상에서 자신을 쓸모없는 자라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이 때문에 김영아는 자기를 무시하는 아버지한테 굳이 마음 약하게 굴 필요 없다고 판단했을 뿐이다.둘째 형은 김영아의 연락을 받고 김형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껄껄거렸다."영아 씨,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잠깐 기다려봐요. 곧 시준이한테 데리러 가라고 할게요." 둘째 형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시준아, 들었지? 영아 씨가 김형문을 처리했대." 둘째 형은 소파에 앉아 있는 박시준을 보며 말을 이었다. "영아가 아직 어려도 김형문의 딸이 맞긴 맞네요. 뼛속 깊이 숨어있는 게 바로 그 독기죠."전날 밤, 박시준은 둘째 형의 부름으로이곳에서 어쩔 수 없이 밤새 지내게 되었다.물론 둘째 형도 김형문이 오늘 퇴원한다는 소식에 이런 계략을 세웠던 거다.천성 의심 많은 김형문한테 손을 쓰는 건 거의 불가능했고유일하게 이를 이뤄낼 수 있는 거라곤 김영아뿐이었으며 또한 결과적으로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기 때문이었다."저도 함께 병원으로 가죠!" 둘째 형은 차가운 표정을 한 박시준에게 다가가 말을 이었다.병원.김영아는 전화를 마치고 병실 문을 열었다."봉민 씨, 잠시 들어오세요. 할 얘기가 있어요." 김영아는 빨간 눈을 하고 속상한 모습을 보였다.이에 봉민은 이해할 수 없었다. "양아버지께서 쉬고 있지 않나요? 그냥 밖에서 얘기하죠!""일단
"그럼 저를 먼저 죽이세요!" 김영아는 그의 앞을 가로막고 말을 이었다. "봉민 씨, 제가 벌인 일입니다! 제가 독을 탄 국을 아버지한테 먹인 걸 똑똑히 보셨잖아요...""진짜 구제불능이네요! 어찌 그런 어리석은 짓을 벌인 거죠!" 기가 찬 봉민은 소리 높여 화를 냈다.김영아는 목 놓아 울면서 사과했다. "봉민 오빠... 진짜 죄송해요... 먼저 오빠와 얘기했어야 했는데...""오빠라고 부르지 마세요! 진짜 바보 같은 짓을 한 거예요! 양아버지께서 어떻게 키우셨길래 이런 배은망덕한 짓을 한 거죠!" 봉민은 지금의 상황이 어이없는지 그녀를 혼냈고이처럼 그녀한테 소리 높여 꾸짖은 건 처음이었다.이에 김영아는 순간 몸이 나른해져 바닥에 주저앉았다."이 모두 제가 한 짓이에요... 탓하고 싶으면 저를 탓하세요... 절대 시준 씨를 탓하지 마세요...""왜 끝까지 그를 위해 사정하는 거예요! 도대체 그 사람이 당신한테 뭘 약속했길래 이러는 거예요? 영아 씨,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박시준 씨는 곧 A국으로 돌아갈 거예요! 진짜 모르는 거예요? 아니면 모른 척하는 거예요? 양아버지께서 말리지 않으셨다면 이미 떠났을 거란 말이에요! 설마 양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 영아 씨와 함께 행복한 삶을 이어갈 거라 생각해요? 그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꿈 깨세요!"김영아는 그를 멍하니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이 떠날 리가 없어요. 전 그의 아이를 임신했으니까요..."얼마 지나지 않아 둘째 형은 박시준과 함께 병원에 도착해 병실로 향했고김영아는 어두운 낯빛을 하고 있는 봉민 앞에서 무릎 꿇고 울먹이고 있었다. 수상한 분위기를 느낀 둘째 형은 박시준을 병실로 보내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김영아는 박시준을 보자 흐느끼며 말했다. "시준 씨, 아버지가 죽었어요. 저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어요."박시준은 다가가 바닥에 주저앉은 그녀를 일으켰고봉민은 김영아가 일어서자 박시준에게 다가가 그를 걷어차려 했다!"영아 씨를 이용해 제 양아버지를 죽이다니
"봉민 씨! 그만하세요!" 김영아는 소리 지르며박시준한테 달려가 앞서 그를 감쌌다.봉민은 김영아가 가로막자 동작을 멈췄지만, 여전히 진정할 수 없었다."만약 박시준 씨를 죽일 생각이라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김영아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봉민 씨는 그냥 남일뿐이에요! 우리 김 씨 집안의 일에 당신이 나설 필요는 없어요!"봉민은 '남' 이라는 그녀의 말에 가슴이 아팠다.그는 김영아의 얼굴을 바라봤지만, 그녀의 얼굴은 익숙한 듯하면서도 마치 낯선 사람 같았다.그녀는 박시준과 결혼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았다.그녀의 마음속은 온통 박시준 뿐이었고 설령 그가 김 씨 가문을 원한다 하더라도 김영아는 군소리 없이 갖다 바칠 수 있을 정도였다.봉민은 남으로써 그녀가 벌인 어리석은 짓들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봉민이 병실을 떠나려 하자 김영아는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흐느꼈다. "봉민 씨, 가지 마세요!"그녀는 단지 홧김에 말한 것뿐이지 진짜 봉민을 내쫓을 생각은 없었다.피범벅인 박시준의 모습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봉민이 이대로 떠난다면 그녀 혼자서 어찌 남은 일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봉민은 그녀의 말에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물었다. "방금 저한테 남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홧김에 그리 말한 거예요!" 김영아는 눈물을 꾹 참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박시준 씨를 괴롭히지 마세요! 아버지를 죽이려고 결정한 건 저예요! 저도 이제 성인이에요. 제가 한 일은 스스로 책임질게요!"봉민은 그녀의 말에 바로 비웃었다. "그래요! 그럼 책임지세요!""봉민 씨, 가지 마세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김영아는 울먹이며 그한테 애원했다. "우리 그냥 예전처럼 지내요. 네?""그래요!" 봉민은 주먹을 꽉 쥐고 화를 억누르며 그녀한테 물었다. "그럼 제가 뭘 하면 되죠?""일단 의사를 불러주세요! 지금 바로요!" 그의 말에 정신을 차린 김영아는 바로 소리 질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가 도착
라엘이는 입술을 삐죽 내민 채 말했다. "그건 우리 엄마한테 물어봐요!""아저씨가 직접 물어보면 좀 난처하잖니?" 임원은 히죽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물어봤다가 네 엄마가 슬퍼하실까 봐서 그래.""근데 저한테 물어보시면 저도 슬프단 말이에요!" 라엘이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아빠가 많이 보고 싶지?" 임원은 조금씩 라엘이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네 아빠가 전에 아저씨한테 자주 얘기했었지. 널 아주 사랑한다고. 돈을 많이 벌어서 전부 너한테 쓸 거라고 말이야.""정말요?" 라엘이의 눈에서는 빛이 났다. "또 뭐라고 했어요?""사실 네 아빠는 감정 표현을 잘 안 하시는데, 네 얘기를 할 때마다 엄청 신나하셨어. 딸이 더 좋다고 하셨지."라엘이는 코가 약간 시큼해졌다."네 아빠에게 전화 걸어 볼래? 네가 먼저 전화를 걸면 무척 기뻐하실 텐데. 네 엄마는 동생을 돌봐야 하니까 엄마 휴대폰 빌려서 아빠한테 전화해 봐.""아저씨가 우리 아빠랑 통화하고 싶은 거죠?" 라엘이는 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임원은 약간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는 귀국한 뒤로 네 아빠의 회사에 들어갔어. 네 아빠랑 아주 좋은 사이지.""그래요... 알겠어요. 엄마 휴대폰 빌려 올게요." 라엘이는 동의한 뒤 바로 진아연을 향해 걸어갔다.진아연은 지성을 데리고 아이를 돌보고 있는 다른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엄마, 휴대폰 잠깐 빌려줘요." 라엘이는 진아연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진아연은 별생각 없이 휴대폰을 꺼내 딸에게 건넸다."엄마 휴대폰으로 뭘 하려고?""아빠에게 전화할래요." 말을 마친 라엘이는 휴대폰을 들고 자리를 떴다.라엘이가 떠나자 진아연 옆에 서 있던 ST그룹의 여직원이 물었다. "라엘이랑 박 대표님 사이가 그렇게 좋아요?""시준 씨가 라엘이를 많이 이뻐하니까요. 비록 시준 씨와 제가 다툴 때면 제 편을 들긴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자기 아빠를 매우 좋아해요.""박 대표님의 카리스마를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
"진아연?" 전화 너머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라엘이는 깜짝 놀랐다. 낯선 목소리의 여자가 전화를 받을 줄 전혀 몰랐던 것이다.이 여자가 바로 아빠의 새 아내인 건가?"누구세요?" 라엘이는 눈살을 찌푸리며 큰 소리로 물었다.전화 반대편의 김영아도 깜짝 놀랐다.진아연이 걸어온 전화인 줄 알았는데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진아연과 박시준의 딸인 진라엘인가?김영아는 어수선한 마음을 재빨리 진정시킨 후 물었다. "너 라엘이 맞지? 난 네 아빠의 아내 김영아야. 네 엄마가 내 얘기를 한 적 있는지 모르겠네."추측이 확인되자 라엘이는 눈살을 더욱 찌푸렸고 안색도 어두워졌다."전 아빠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왜 아줌마가 아빠 전화를 받아요?!" 라엘이는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쳤다.진아연은 라엘이의 외침을 듣고는 즉시 지성을 안은 채 달려갔다.라엘이의 감정이 무너지는 것을 들은 김영아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설명했다. "라엘아, 네가 나란 사람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걸 알아. 하지만 난 지금 네 아빠의 합법적인 아내야. 그리고 네 아빠의 아이도 가진 상태고. 내가 너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듯이 너도 나의 존재를 받아들였으면 좋겠어. 아니면 너만 괴로울 뿐이니까.""언제 우리 아빠 아이를... 지금 박시준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말이에요?!" 라엘이는 그 소식에 충격을 받아 눈물이 저도 모르게 흘러나왔다.결국 아이는 아이일 뿐 그들의 심리적 수용력은 그다지 강하지 못했다."그래. 임신한 지 두 달 됐어. 라엘아, 이 소식에 내가 매우 슬퍼할 걸 알아. 하지만 너도 네 아빠의 선택을 존중해야지. 네 아빠는 앞으로 나랑 Y국에서 살 거야. 너도 이젠 세 살짜리 아이가 아니니까 철들었을 거라 믿어. 네 엄마를 잘 설득해서 이 모든 걸 받아들이고 다른 남자를 찾길 바라."말을 마친 김영아는 이미 라엘에게서 이 소식을 접한 진아연이 얼마나 화를 낼지 상상할 수 있었다."라엘아! 왜 그래?" 진아연은 휴대폰을 들고 있는 라엘이가 눈물 범벅
그가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받아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었다."진아연 씨, 시준 씨가 전에 당신에게 계속 A국에 돌아가라고 한 건 당신의 안전을 염려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Y국에 있으면 우리의 생활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당신이 떠난 후에 바로 나한테 약속했어요. 앞으로 나와 우리 아이 옆에 계속 남아 지켜주겠다고. 더 이상은 우리의 삶을 방해하지 마세요. 양육비가 필요하면 나한테 연락하세요. 원하는 만큼 줄 수 있으니까요. 다만 시준 씨를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이랑 연락하고 싶어 하지 않으니까."김영아의 말투에는 점차 참을성이 없어졌다."핸드폰을 시준 씨에게 넘겨봐요! 그가 직접 나한테 그렇게 말한다면 다시는 당신들을 찾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진아연은 한 마디 한 마디 외치다시피 말했다!김영아: "미안하지만 그는 당신과 통화할 수 없어요. 다시는 당신과 말을 섞지 않겠다고 나와 약속했기 때문이죠! 난 지금 임신 중이라 감정적으로 불안정해서 시준 씨는 내 말이라면 다 듣는 중이에요. 내가 화를 냈다가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누구도 책임질 수 없으니까요."진아연: "...""진아연 씨, 할 말은 다 했으니까, 이제 시준 씨와 자야겠네요." 김영아가 말을 마친 후 2초 동안 더 기다렸다가 진아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김영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병실 침대에 누워 있는 박시준을 바라보았다.박시준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의사는 그가 한동안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깨어난 후에도 몸이 정상으로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의 조리가 필요하다고 했다.봉민은 그를 반쯤 죽여놨던 것이다!김영아는 매우 화가 났다.하지만 지금 당장에 그녀는 아버지의 장례식을 도와줄 봉민이 필요했다.그래서 그녀는 박시준이 퇴원한 후 봉민을 찾아 결판을 낼 계획이었다.그녀는 침대 옆에 앉아 거즈로 싸인 박시준의 얼굴을 바라보며 속으로 계획했다. 그가 입원하는 동안 그와 진아연의 관계를 끝내야겠다고!이 기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