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국.위정이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정서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정서훈 역시 전화를 받지 않았다.오늘은 진아연의 수술일이다. 그는 수술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알고 싶었다.그가 Y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확인하며 Y국으로 갈 계획을 세우던 찰나, 진아연에게서 전화가 왔다."위정 선배, 배터리를 충전하느라 휴대폰은 병실에 두고 잠깐 나갔다 오는 길이예요." 진아연은 의사와 수술 방법에 관한 논의를 마친 후, 지금에서야 병실로 돌아왔다."오늘 수술이지?""네." 그녀는 잠시 망설임 끝에, 그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서훈 씨가 일이 생겨서 귀국했어요. 그래서 이 병원의 다른 의사에게 수술받기로 했어요."위정이 깜짝 놀랐다. "뭐라고? 도대체 무슨 급한 일이 생겼길래? 수술 후에 귀국해도 되잖아? 언제 떠났어?""오늘 새벽 4시에 저한테 메시지를 남겼더라고요. 아마 그때 떠났겠죠!" 진아연의 기분은 이미 평정을 되찾았다."왜 수술을 끝내고 가지 않은 거야?" 위정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급해서?""급한 일이 있었겠죠! 그렇게 큰 수술도 아닌 걸요, 뭘...""뇌외과 수술이야, 그게 큰 수술이 아니면, 뭐가 큰 수술이야?! 정서훈 씨 그렇게 안 봤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수술해 주겠다고 말이나 하지 말던가! 어떻게 수술 전날 이렇게 말을 바꿀 수가 있어!" 위정이 진지하게 말했다. "이따 내가 정서훈 씨한테 전화해볼게!""위정 선배, 그러지 말아요. 서훈이도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거예요." 진아연이 곧바로 말을 이었다. "수술이 끝난 후에 제가 전화해서 물어볼게요.""거기 의사는 괜찮아?""김형문이 아플 때마다 이 병원을 찾는다니까, 괜찮을 것 같아요." 진아연이 화제를 돌렸다. "시은 씨랑 운석 씨는 어때요?""다 잘 지내." 위정은 그들과 함께 지내면서 박시준과 진아연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시은 씨는 많이 좋아졌어. 최운석 씨가 지극 정성으로 돌봐주고 있거든.""다들
가정부가 삼계탕 한 그릇을 가져와 김영아에게 건넸다. "아가씨, 보셨죠. 박시준 씨의 마음은 이 집에 있지 않아요. 진아연 씨가 여기 없다면 저러지 않을 텐데 말이에요."김영아는 삼계탕을 가져와 한 숟갈 뜨고는 말했다. "이따 아버지께 말씀을 좀 드려봐야겠어요. 하지만 오늘은 진아연의 수술일이니, 떠나더라도 병원에서 며칠은 더 지낸 후에야 떠날 수 있겠죠. 진아연이 떠나면, 시준 씨도, 시준 씨의 마음도 집으로 돌아올 거예요.""맞아요. 여긴 김씨 가문의 구역이에요. 박시준 씨가 이전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든, 진아연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든, 둘 다 이곳에선 어쩔 도리가 없어요. 박시준 씨는 성실하게 남편 노릇을 해야 해요. 진아연도 반드시 이곳을 떠나야 하고요."가정부의 말에, 김영아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삼계탕을 다 먹은 후, 그녀는 가정부와 함께 김형문의 집으로 향했다."아빠, 오늘 컨디션은 좀 어떠세요?" 김영아가 김형문의 손을 잡고 물었다.김형문은 딸을 바라보며 반문했다. "어제는 뭐 했니?""제 뱃속에 시준 씨의 아이가 있어요." 김영아가 대답했다. "아빠, 진아연을 여기서 멀리 보내버려요! 진아연이 떠나면, 시준 씨도 마음 편히 이곳에 머물 수 있을 거예요.""아이라니?" 김형문이 깜짝 놀랐다.김영아가 상황을 설명하자, 김형문은 눈살을 찌푸리며 언짢아했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이 아이의 역할은 시준 씨를 이곳에 붙잡아 두는 거예요. 일단 시준 씨가 여기 남으면, 아이 낳는 거야 뭐 그리 대수겠어요?"김영아의 말에 김형문이 인상을 풀었다. "그래, 영아야, 넌 시준이가 여기에 남도록 만들어야 할 뿐만 아니라, 진아연이 한 것처럼 시준이의 마음도 꽉 붙잡아야 해. 시준이는 진아연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이야. 너도 시준이를 위해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해." 김영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빠. 그렇게 할게요."병원.모든 수술 준비가 끝나고, 진아연이 수술실로 보내졌다.경호원은 수
마이크: "내 정보가 틀릴 리 없어. 그는 비행기를 타지 않은 거야.""귀신이 곡할 노릇이네요!" 경호원이 말했다. "그런데 전혀 연락이 되지 않는걸요.""아연이는 좀 어때?" 마이크는 정서훈의 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는 진아연의 몸 상태가 훨씬 걱정되었다. "지금 말을 할 수 있나? 목소리를 듣고 싶은데."경호원이 휴대폰을 들고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의사가 그녀의 체온과 혈압을 재고 있었다.그녀는 눈을 뜨고 있기는 했지만, 조금 멍한 듯 보였다."아직은 대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상태가 괜찮아지시면 전화를 드리시라고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경호원이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잠시 후, 위정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경호원은 병실 문 밖에 서서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께서는 이미 의식을 회복하셨습니다. 그런데 아직 전화를 받기는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아직 정신이 또렷하지는 않으신 것 같습니다."위정: "음, 수술 직후에는 그럴 수 있지. 내일이면 상태가 훨씬 나아질 거야.""위정 씨, 정서훈 씨와 아는 사이시죠? 정서훈 씨가 저희 대표님께 보낸 메시지에는 B국으로 돌아간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마이크 씨 말로는, 정서훈 씨가 B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경호원이 위정에게 물었다.위정: "안 그래도 방금 그에게 전화했는데, 휴대폰이 꺼져 있더군.""그럼, 혹시 정서훈 씨의 주소를 아십니까?""글쎄." 위정이 대답했다. "정서훈 씨는 믿을만한 사람이었을 거야. 그렇지 않았으면 아연이가 그를 부르지도 않았을 테지.""그러면 왜 대표님께 그런 메시지를 보내셨을까요? 그리고 B국으로 돌아간 게 아니라면, 지금 어디에 계신 걸까요?" 경호원은 이 문제를 확실히 알고 싶었다."그가 묵던 호텔에는 가봤어?""아침에 갔었는데, '방해 금지' 팻말을 걸어두셨더라고요." 경호원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 "제가 호텔에 다시 가보겠습니다. 마이크 씨 말로는 그가 여기를 떠난 적이 없다고 하니...
진아연이 잠에서 깨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병실 안은 텅 비어있었다.박시준은 자리에 없었다. 경호원도 마찬가지였다.박시준이 오늘 이곳에서 그녀의 곁을 지키겠다고 하지 않았던가?그녀가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벌써 밤 11시였다.지금 그녀는 통증 외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그녀는 박시준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아연아, 일어났어?" 전화기 너머 박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바로 갈게."그녀가 입술을 움직여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기까지 오기 번거로우면, 오지 않아도 돼요...""지금 병원이야, 곧 갈게." 박시준이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었다.정서훈의 시신은 이미 병원으로 이송되었다.이제 정서훈이 갑자기 사망한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그는 죽기 전에 진아연에게 왜 그런 메시지를 보낸 걸까? 떠날 준비까지 해놓고, 왜 떠나지 못한 걸까?그의 죽음이 사고가 아닌 살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박시준과 경호원이 함께 병동으로 돌아왔다.두 사람을 보고는 진아연이 소리내 물었다. "둘이 같이 담배 피우고 왔어요?""아니야.""네!"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열었지만, 둘의 대답은 서로 달랐다.평온했던 진아연의 표정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뀌었다. "둘이 뭘 하다 온 거예요?"경호원은 입을 꾹 다문 채, 박시준에게 대답을 넘겼다."저사람은 담배를 피우고 왔고, 난 야식을 먹고 왔어." 박시준은 간결하게 대답하고는, 병상 곁에 다가와 앉았다. "이제 좀 괜찮아졌어?""네. 그런데, 김형문이 왜 갑자기 저를 보내주기로 한 거예요?" 그녀가 물었다."김영아가 김형문을 찾아갔어." 박시준이 솔직하게 대답했다."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김영아는 제가 이곳에 머무는 걸 원하지 않을 테니."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내가 떠나고 나면, 당신은 이제 그 여자의 남자예요.""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박시준은 말을 하면서 경호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경호원에게 말했다.
30분도 지나지 않아, 정서훈의 여자친구가 병원으로 달려왔다.진아연을 보자 그녀가 놀라 얼어붙었다."당신 수술, 서훈 씨가 한 건가요? 서훈 씨는 지금 어디 있어요?"경호원이 곧바로 그녀를 끌어당겼다. 그녀를 밖으로 데리고나가 따로 이야기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경호원을 맹렬히 밀어내며, 진아연과 직접 이야기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서훈이가 어제 새벽 4시에 저한테 메시지를 보냈어요. 제 수술을 해주기 어렵게 되었다고요." 진아연은 그녀가 믿지 않을까, 휴대폰을 열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여주었다.그녀는 진아연의 휴대폰을 받아들어 문자를 확인하고는 머리털이 곤두섰다. "말도 안 돼요! 서훈 씨는 저한테 연락한 적도, 귀국할 거라는 말을 한 적도 없었어요!""그 말은, 서훈이가 귀국하지 않았다는 뜻인가요?" 진아연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서훈 씨가 귀국해서 저를 찾아왔으면, 제가 왜 여기 와서 서훈 씨를 찾고 있겠어요?! 그를 못 본 지 벌써 보름이 지났어요!" 그녀는 진아연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었다. "솔직하게 말해줘요!"진아연은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았다.경호원이 곧바로 진아연을 진정시켰다. "대표님, 우선 침대에 누워 계세요. 저 분께는 제가 설명할게요."그러고는 경호원이 정서훈 여자친구의 팔을 붙잡고 다시 그녀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무슨 설명을 한다는 거예요? 설명할 게 있으면, 여기서 해요!"그녀의 말에 진아연도 동조했다. "무슨 설명이요? 서훈이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요?"경호원이 말을 더듬었다. "알... 알고 있어요.""서훈이 지금 어디 있어요?! 얼른 대답해요!" 진아연이 흥분해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했다.경호원은 곧바로 그녀를 저지했다. "정서훈 씨는... 어젯밤에 돌아가셨어요... 대표님! 진정하세요! 박시준 씨께는 이미 말씀드렸어요. 박시준 씨가 진상을 알아보겠다고 하셨어요... 저도 어젯밤에 알았어요... 호텔 방에서 돌아가셨어요..."순식간에 병실 안이 울음소리로 가득
"정서훈 씨 알지?" 박시준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추궁했다. "그는 왜 죽은 거지?"김영아의 얼굴에 웃음기가 가셨다. "그가 죽었어요? 저야 모르죠! 전 계속 집에 있었는걸요...""당신이 그를 죽이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굳이 나갈 필요도 없잖아.""전 죽이지 않았어요! 그 사람과 전 아무런 감정도, 원한도 없는데 제가 왜 그 사람을 죽이겠어요?" 김영아가 조급한 마음에 손을 뻗어 박시준의 팔을 붙잡았다. "그와 아는 사이이긴 해요. 전에 시험관 아기에 대해 자문하려고 병원에 갔을 때, 마침 그 병원에서 그 사람과 마주친 적이 있어요. 그 사람이 진아연이 이곳을 떠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애원했어요. 전, 지금은 아버지가 화가 많이 나신 상태이니, 화가 좀 가라앉으시면 그때나 도와줄 수 있다고 대답했었죠.""그게 다야?" 박시준이 그녀의 손을 밀어냈다."네! 저와 그 사람 사이에는 진아연을 제외하고는 다른 연관성도 없는걸요..." 여전히 미심쩍어하는 그의 모습에 김영아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한 번은... 제가 먼저 그 사람을 집으로 초대한 적이 있어요. 진아연 곁에 남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두 사람이 무슨 사이인지 확인하고 싶었거든요.""그가 죽었어. 사망 원인은 독극물이고." 박시준이 말했다. "생각해 봐, 김씨 가문 외에 그 사람을 죽일만한 사람이 또 있겠어? 그는 고작 평범한 의사일 뿐이고, 이곳에는 어떤 연고도 없는 사람이었는데...""저야 모르죠. 시준 씨, 전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전 지난 이틀 동안 몸이 좋지 않아서 집에만 있었다고요." 김영아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아마도 아버지께서 벌이신 일 같아요... 큰오빠가 죽은 뒤로, 아버지는 줄곧 그 일을 마음에 두고 계셨어요... 당신이 분노할까 봐 곧바로 진아연을 죽일 엄두는 나지 않으셨을 테니, 진아연의 주변 사람을 택하신 거겠죠..."이번 일의 책임을 김형문에게 돌린다면, 박시준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아니나 다를까, 김영아의 말에 박시준의 얼굴은 순식간에
그녀는 그가 이런 말들로 그녀를 진정시키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도무지 진정할 수 없었다!그녀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리고 마음이 아플수록, 두부의 상처도 더욱 아파졌다."아연아, 더는 아무 생각하지 마!" 박시준이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있어도 넌 아무 걱정하지 마! 다른 건 퇴원한 후에 생각해!"그녀는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려 깊게 심호흡했다.몇 분 뒤, 그녀는 마침내 조금 진정되었다."눈 감고 있어." 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려 퍼졌다. "푹 쉬어야 빨리 낫지."그녀는 곧이곧대로 눈을 감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싶지 않았다.눈을 감으면 머릿속에는 온통 정서훈에 관한 생각만 가득할 것이 분명했다.정서훈의 메시지를 보았을 때, 그녀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그녀는 김형문이 이토록 잔인한 사람일 거라고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마냥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할 수 없었다.끓어오르는 분노를 잠깐이나마 억누르기 위해서는, 그녀는 반드시 깨어 있어야 했다."나가요! 혼자 있고 싶어요." 그녀는 그의 큰 손에서 자기의 손을 빼내었다. "잘 쉬고 있을 거고,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않을 거예요. 혼자 있고 싶어요.""알았어." 그가 몸을 일으켜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밖에 있을게. 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럴 필요 없어요."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당신도 가서 쉬어요! 경호원이 지키고 있으니 전 아무 일 없을 거예요. 내일이면 일어나 움직일 수도 있을 거고요.""왜 나를 계속 보내려는 거야?" 그는 추측했다. 김형문에 대한 그녀의 원망이 그에게 옮겨간 것이라고."혼자 있고 싶어요. 어떤 조언도, 충고도 듣고 싶지 않아요.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다고요! 그냥 조용히 쉬고 싶어요!" 그녀의 붉어진 두 눈에서 쉴 새 없이 눈물이 떨어졌다. 그녀가 목멘 소리로 말했다. "제발 부탁이에요, 나가줘요!"그는 성큼성큼 병실 밖으로 나갔다.그가 나오는 것을 본 경호
"시준아, 내가 맡긴 일은 잘 처리했더구나." 김형문이 박시준을 보고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참, 둘째, 넷째와의 협상은 어떻게 됐어? 두 사람이 널 찾아왔었지?"박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두 사람과 만났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승원과 막내의 재산입니다...""그건 내 재산이야! 승원이와 막내의 재산은 진작에 내 것이 되었다고! 두 사람들에게서 합법적으로 사들인 내 재산이야!"승원과 막내가 죽은 후, 김형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들의 재산을 헐값에 사들였다.합법적인 매입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약탈이나 다름없었다.둘째와 넷째는 그런 이유로 김형문과 갈라섰다.만약 김형문이 이런 비열한 수단을 외부인을 상대할 때 사용했다면, 그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승원과 막내는 친형제나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그들의 재산을 가로챌 수 있단 말인가? 가로채더라도, 그 재산은 다른 형제들과 나누어야 할 일이지, 어떻게 김형문 혼자 독차지하려 한단 말인가?더군다나 승원과 막내는 김성우가 벌인 일을 수습하려다 살해당한 것인데, 김형문은 자기 이익을 위해 이런 짓을 벌이다니,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형님, 이 사업으로 얻은 이익 중, 3분의 1은 국가에 기부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공익 활동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우리는 남은 3분의 1을 갖고요." 박시준은 김형문이 화를 낼까 이어 설명했다. "회계 작업을 통하면 아주 적은 금액만 손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이익의 작은 부분만 손해를 볼 거예요.""흥, 아무리 작은 부분일 뿐이라 해도 난 잃고 싶지 않아!" 김형문이 차가운 얼굴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 "젠장! 처음부터 형제들과 나누지 않았더라면 이런 손해를 볼 일도 없었을 텐데!""그들과 사이가 틀어지게 되면 우리에게 좋을 게 없습니다. 서로 다투다 남 좋은 일만 시킬 수도 있고요. 더 큰 전진을 위해, 지금은 우리가 한 발짝 물러서도록 하죠.""그래, 네 말대로 하지!" 김형문이 말을 하면서 금단 현상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