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준의 저택.라엘은 어젯밤에 운 탓에, 오늘 눈이 퉁퉁 붓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그래서 아연은 두 아이를 데리고 나들이를 갈 계획을 세웠다."라엘아, 너 예전에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우리 놀이공원 갈까?" 아연은 딸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었다.라엘이 고개를 저었다. "안 갈래요. 동생도 너무 어려서 탈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걸요.""그럼, 어디 가고 싶어?" 아연이 땀수건을 가져와 라엘의 등에 덮어주었다.라엘이 소파에 엎드려 씩씩대며 말했다.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아요. 어딜 가도 다 재미 없어요.""그럼, 우리 밖에 나가서 산책하자! 아니면, 사고 싶은 게 있어? 엄마가 사줄게." 아연이 딸 옆에 쪼그리고 앉아 달래며 말했다. "지난번에 새 스티커 사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이미 있어요. 같은 반 친구가 줬어요.""그럼, 우리 선물 사러 가자. 언제든 반 친구들에게 줄 수 있게 말이야.""됐어요, 엄마." 라엘이 의기소침하게 말했다. "엄마가 나가고 싶은 거면, 같이 가 줄게요. 그런게 아니면, 우리 그냥 집에 있어요."아연이 손바닥으로 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아빠 보고 싶지?""흥, 아빠는 보고 싶지 않아요! 내가 보고 싶은 건 오빠에요." 라엘은 마음에 없는 말을 내뱉었다.그녀는 자신이 아빠를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지난 몇 주 동안, 그녀의 곁에는 항상 그녀와 놀아주던 아빠가 있었다.갑자기 자기 삶에서 사라진 아빠는 라엘에게 익숙하지 않았다. 동시에, 앞으로도 아빠와 함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하지만 자신이 울면 엄마가 슬퍼할 것이 분명했기에,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네가 나가고 싶지 않다면, 나가지 말자." 아연이 라엘의 기분을 맞춰주며 말했다. "오늘은 날씨가 좋으니까 우리 마당에서 놀아도 되겠다!""뭐 하고 놀아요?" 라엘이 물었다."엄마가 묘목을 좀 사 올게, 우리 마당에 나무를 좀 심어보자!""엄마, 우리 꽃을 좀
그는 침대에서 아들을 꺼내어 안고서, 손가락으로 아들의 이마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아빠가 고작 이틀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았을 뿐인데, 어떻게 이 모양이 된 거야." 그는 잠시 멈추었다가, 이모님을 바라보았다. "모기도 잡지 않고 뭐 하셨어요? 모기장을 준비하세요.""잡았죠, 어제 모기장도 샀고요. 이따가 설치하려고요." 이모님이 대답했다,지성은 작은 손으로 시준의 셔츠 단추를 꼭 잡고, 단추를 장난감 삼아 정신없이 놀았다."대표님, 그저께 밤에 귀가하지 않으셔서, 라엘 아가씨가 의심하기 시작했어요. 라엘 아가씨가 어리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라엘 아가씨 나이에도 알 건 다 알아요." 이모님이 타일렀다. "아이의 감정도 고려하셔야 해요. 나중 되어서 마음을 되찾으려 하면 그땐 이미 어려울 거예요."다른 한편.박우진은 장 변호사를 만났다.두 사람이 만난 뒤, 박우진은 지나칠 정도로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았다.장천이 고른 약속 장소는 고급 커피숍이었다.이른 아침이라 커피숍에는 손님이 없었다."장 변호사님, 박시준이 몹시 화가 나지 않았나요? 할머니를 봐서 사실대로 말씀해주세요. 제 생명이 위험할 일 같은 건 없겠죠?" 박우진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장 변호사는 콧등의 안경을 밀어 올리며 난처한 듯 말했다. "박 대표님께서는 지분 양도 건만 부탁하셨거든요. 다른 일은 저도 전혀 알지 못합니다."박우진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럼 됐어요. 혹시 이게 함정인가 싶어서요. 제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순조로워서 말이죠."직원이 커피 두 잔을 가져 와, 두 사람 앞에 두었다.장 변호사가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박우진은 커피를 마실 기분이 아니었다. "장 변호사님, 주식 양도 건에 있어서, 제가 뭘 준비하면 됩니까? 리스트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까? 저한테 양도하는 것 같으면, 그렇게 번거로울 게 없을 텐데요, 최운석은 은행 계좌도 없어요."박우진의 말에, 장 변호사가 깜짝 놀랐다. "최운석이요?""예! 최운석이 제 삼촌입니다. 예전에
한 시간 뒤, 아연과 라엘이 집으로 돌아왔다.그녀들은 시장에서 많은 묘목과 꽃들을 사왔다.경호원이 트렁크를 열어 모두 차에서 꺼냈다.이모님이 지성을 안고 나와, 마당에 놓인 묘목과 꽃들을 보며 감탄했다. "꽃을 이렇게나 많이 사셨어요? 너무 예뻐요.""이 꽃들은 제가 고른 거예요! 묘목은 엄마가 고른 거고요." 라엘은 마음속의 괴로움을 이미 다 잊은 듯, 눈가에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엄마가 과수 묘목도 샀어요!""무슨 과수 묘목을 사셨어요?" 이모님이 물었다."유자나무랑 대추나무, 그리고... 엄마, 또 무슨 나무였죠?" 라엘이 고개를 들어 엄마를 올려다보았다."그리고 복숭아나무랑 배나무를 샀지." 진아연이 덧붙였다."맞아요! 복숭아나무랑 배나무요! 제가 복숭아를 좋아해서 엄마가 복숭아나무를 사주셨어요!" 라엘이 신이 나서 바닥의 꽃을 주워 들고 말했다. "꽃병에 꽂아둘게요.""라엘아, 깨끗한 화병들을 탁자 위에 올려 뒀어. 방에 들어가면 바로 보일 거야." 이모님이 라엘에게 말했다. "꽃을 들 때, 가시에 찔리지 않게 조심해!""알겠어요! 조심할게요." 라엘이 꽃을 들고 별장으로 들어갔다.아연이 묘목을 마당의 빈 곳들로 옮기려던 때, 이모님이 입을 열었다. "아연 씨, 라엘 아가씨와 나가신 뒤에 대표님께서 잠깐 돌아오셨었어요.""잠깐 돌아왔었다고요?" 진아연이 이모님의 말의 요지를 파악했다. "그가 또 떠났나요?""맞아요. 제가 설득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이모님이 체념한 듯 말했다. "하지만 오늘은 지성 도련님을 안아주고 가셨어요. 지성 도련님이 모기에게 물린 걸 보고 마음 아파 하시기도 하셨고요. 여전히 아이들을 끔찍이 아끼세요.""물론 그렇겠죠. 아무리 우리가 서로 미워하고 싸워도, 아이는 잘못이 없으니까요." 아연이 시무룩하게 말했다. "매일 이렇게 제가 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제가 나가면 조용히 한번 돌아왔다 다시 나갈 작정이래요? 제가 매일 나가지 않으면요? 평생 돌아오지 않을 거래요?"이모님: "오늘은 오셔서
"그 말은, 시준이가 지분을 양도한 게 다 진아연 씨 때문이라는 겁니까?!""그건 제가 멋대로 추측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그저 제가 아는 것을 말씀드릴 뿐입니다." 장 변호사가 신중하게 말했다. "지분이 최운석 씨에게 양도될 것을 알고는, 박시준 씨가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1/3만 양도하는 것에서, 전부를 양도하는 것으로요."성빈이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 "빌어먹을! 진아연은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냐고!"장 변호사가 만류했다. "성빈 씨, 진정하세요.""진정은 무슨! 내가 어떻게 진정합니까! 시준이가 회사를 나가기라도 하면, 그땐, 이 회사는 더 이상 ST그룹일 수가 없어요!" 성빈이 노발대발했다. "이 회사는 시준이가 오로지 자기 힘으로 세운 회사예요. 이 회사는 시준이의 열정과 피땀, 그 자체란 말입니다. 도대체 진아연은 무슨 근거로 모든 지분을 최운석에게 양도한답니까? 진아연이 제정신이 아니니, 시준이까지 같이 봉변당하고 있잖아요! 젠장!"장 변호사가 계속해서 만류했다. "박시준 씨는 이미 마음을 굳혔어요. 화를 내셔도 지금, 이 상황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시준이는 지금 어디 있죠? 만나야겠습니다." 성빈이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저도 박시준 씨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모릅니다. 저희도 전화 통화로만 연락해서요." 장 변호사가 말했다.성빈이 즉시 전화기를 꺼내어 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음성 메시지만 돌아올 뿐이었다."시준이에게 전화 좀 해주시죠! 받으면 제게 바꿔주세요!" 성빈이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 "정말 시준이 본인의 생각이 맞는지 확인해야만, 이번 일에 협조할 겁니다."장 변호사는 어쩔 수 없이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연결되고, 장 변호사가 입을 열려던 순간, 성빈이 휴대폰을 낚아챘다."박시준! 너 인마 도대체 어디 숨어있는 거야?! 회사를 넘겨버리려고 숨어있는 거야? 너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 진아연이 뭐라고 진아
아연이 작업용 장갑을 벗고 전화를 받았다.여소정에게서 온 전화였다.그녀가 전화를 받자, 소정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연아, 성빈 씨, 정말 너무한 거 아니니? 방금 네 험담을 그렇게 했대! 단톡방에서 공개적으로 네 험담을 했다는 거야. 그러고서 그 말들을 지웠다고는 하는데, 우리 남편이 그걸 다 봤대. 우리 남편 생각에 너무 지나친 것 같아서 나한테 알려줬다더라고."아연이 깜짝 놀라 물었다. "성빈 씨가 내 험담을 했다니?""그러니까! 그것도 험담을 엄청 심하게 했대! 구체적으로 어떤 말들을 했는지 나도 보지는 못했지만, 준기 씨 말로는 말이 엄청 심했다고 하더라고. 아무리 네가 시준 씨와 싸웠다지만, 그건 너희 두 사람의 일이지, 성빈 씨가 무슨 상관이야? 그 사람이 무슨 근거로 너를 험담하고 다니냐고!" 소정은 마치 자신이 욕을 먹기라도 한 듯, 날뛰었다. "우리 남편과 조지운 씨가 한마디 했더니, 그제야 그 욕들을 다 지워버렸대.""하지만 그렇다고 험담 하지 않은 게 되는 건 아니지." 소정이 말을 이었다. "아연아, 너 앞으로 절대로 그 사람 상대하지 마. 곧 갱년기라 그런지 성질이 보통이 아닌 것 같아."아연의 기분은 비교적 차분했다. "아마 시준 씨와 연락이 된 게 아닐까!""그 사람이 시준 씨와 연락이 닿았다고 해도, 그렇게 너를 험담하고 다닐 자격은 없어! 시준 씨도 그래. 너무 비겁한 거 아니야? 불만이 있으면 본인이 나와 직접 말을 하던가! 성빈 씨 시켜 단톡방에서 네 험담이나 하게 하고, 저급하기 짝이 없어!" 소정은 그들을 함께 비난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시준 씨가 다른 남자들과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제보니 결국 남잔 다 똑같네."진아연: "준기 씨는 좋은 사람이잖아."소정의 화가 순간적으로 누그러졌다. "준기 씨는 괜찮은 편이지! 하지만 지금 우리 시준 씨 얘기 중이잖아! 방금 시준 씨한테 전화를 해봤는데 여전히 받지 않더라? 집에도 안 돌아왔니?""오늘 정오에 꽃을 사러 라엘이를 데리고 나갔었는데, 그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니고, 그냥 너랑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마이크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그럼, 밖에서 얘기해!" 아연이 그를 끌고 마당으로 나갔다. "말해봐! 무슨 일인데 그래?""무슨 일이라기보다는... 너 혹시 네 마음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 거야?" 마이크가 두 손으로 양쪽 허리를 짚고 물었다. "네가 최운석 씨에게 특별한 감정이 있다는 건 나도 잘 알아. 하지만 그렇다고 최운석 씨를 시준 씨보다 우선시해선 안 되지!""최운석 씨를 시준 씨보다 우선으로 한 적 없어." 아연이 대답했다."하지만 지금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걸." 마이크가 크게 한숨을 푹 쉬었다. "아연아, 시준 씨 본인이 최운석 씨에게 돈을 주길 원하는 게 아니라면, 너도 그걸 강요할 순 없어.""난 아직 시준 씨에게 그 일에 관해 얘기하지도 않았어." 아연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 "내가 얘기 하면, 그 사람은 분명 도와주길 거절할 게 뻔한데, 내가 강요를 할 수 있기나해?""아직 시준 씨한테 얘기를 안 했다고?" 마이크는 조금 놀랐다."안 했어. 누군가 그에게 정보를 흘린 것 같아." 아연이 마이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마이크...""지금 중요한 건, 너희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거냐는 거야." 마이크가 재빨리 주제를 바꾸었다. "난 너를 설득하러 왔어. 빨리 시준 씨한테 정확히 설명하라고. 너는 최운석 씨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이야."진아연: "내가 시준 씨한테 이런 얘기를 하면, 시준 씨가 화를 풀고 집에 돌아올까?""그럼! 지금 시준 씨가 집을 나가 아무런 소식이 없는 건, 그냥 너한테 화가 나서 그런 거 아니야?" 마이크는 마치 자기가 모든 남자의 마음을 다 알기라도 하는 듯 말했다. "네가 시준 씨에게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면, 분명 금방 돌아올 거야."아연은 그의 방법이 타당성이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잠시 망설이던 아연이 입을 열었다. "최운석 씨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은 할 수 없어. 하지만 최운석 씨 일로 그의 돈을 요구하지 않을
그녀의 말을 듣자, 마이크는 맥이 탁 풀렸다.그녀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시준의 성격에, 시은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성을 잃을 것이 분명했다. 최운석을 잡아다 수술대에 묶어, 시은에게 신장을 이식한다 해도 말이다.게다가 수술이 실패해, 그가 두 눈으로 시은의 죽음을 목격하기라도 한다면,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인단 말인가?"지금 네가 말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야." 마이크가 마음을 가라앉힌 후 말했다. "시은 씨의 성공이 수술한 후에, 네가 시은 씨를 그의 눈앞에 데려다 놓는 거지."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알아. 난 항상 시은 씨를 살려서 데려오고 싶었어. 시준 씨가 시은 씨를 보면 분명 엄청나게 기뻐할 거야.""하지만 지금 시준 씨는 너를 오해하고 있잖아!" 마이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시준 씨뿐만 아니라, 시준 씨 주변의 사람들까지 다 너를 아니꼽게 보고 있어! 성빈 씨와 지운 씨마저도 말이야...""소정이 말해줬어." 아연은 마음이 아팠지만, 그들의 생각에 신경 쓰지 않았다. "위정 오빠는 내가 너무 힘들까 봐, 시은 씨 일은 신경 쓰지 말라고 하더라고. 하지만 내가 어떻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겠어. 시은 씨는 지성이 때문에 그렇게 된 건데. 신경 쓰지 않으면 난 평생 양심에 가책을 느낄 거야.""몰랐다면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겠지만, 알게 된 이상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지." 마이크는 그녀의 마음이 십분 이해되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 둬야 해. 만약 시은 씨가 결국 사망한다면, 그땐 너랑 시준 씨 관계는 완전히 끝장날 거야. 지금까지 두 사람이 많은 이별과 재결합을 해왔다고 해서, 매번 행복하게 끝낼 수 있을 거란 생각 마."그녀가 의기소침하게 말했다.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다시 돌아갈 방법도 없어.""걱정하지 마. 네가 어떤 결정을 하던, 난 영원히 널 응원할 거야. 네가 시은 씨 때문에 회사를 다 말아먹는다고 해도, 아무 말 하지 않을게.""시준 씨가
"그런 말은 왜 한 거야?" 마이크가 불만스러워했다. "나를 두고 멀리 떠나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너, 설마 또 무슨 계획 같은 게 있는 건 아니지?""없어. 그냥 너 볼 면목이 없는 것 같아서." 그녀가 말했다. "넌 원래 사업 같은 거 별로 안 좋아했잖아. 나한테 끌려와 얼떨결에 대단한 사업가가 되긴 했지만.""네 말대로면, 내가 너한테 감사해야 하는 게 맞지. 괜히 감성적으로 굴지 마. 설사 정말로 회사를 팔게 되더라도, 우린 맨주먹만으로도 꿋꿋하게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이 있잖아. 좋게 좋게 생각하자. 우선 시은 씨가 잘 살아서 돌아오기만을 기도하자고!""이번 일, 지운 씨한테도 얘기했어?" 그녀가 사무실 의자에 앉았다."아니." 마이크가 대답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하겠어. 시은 씨 수술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시은 씨를 데리고 돌아오면, 그때 깜짝 놀라게 해 줄 거야.""너 점심 뭐 먹고 싶어? 내가 살게.""방금 막 아침 먹었는데, 벌써 무슨 점심 타령이야. 네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밥을 사려하니, 점심 메뉴를 열심히 고민해봐야겠다! 생각해보고 알려줄게." 말을 마친 마이크가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대략 한 시간이 지난 뒤, 마이크가 메뉴 리스트를 한가득 보내왔다.아연은 메뉴들을 살펴본 후, 회사 근처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의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어 예약했다.예약을 마친 후 아연은 마이크에게 식당 이름을 보내주었다.정오가 되어 막 퇴근하려던 찰나, 마이크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연아, 먼저 식당에 가 있어. 아직 할 일이 남아서 퇴근이 좀 늦어질 것 같아.""알았어, 식당에서 기다릴게. 일 끝나면 와.""응. 배고프면 먼저 먹고 있어.""배 안 고파. 이따 보자!" 아연이 전화를 끊고, 핸드백을 챙겨 퇴근하려던 순간, 박우진에게서 온 새 메시지를 보았다.그녀가 메시지를 누르자,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박우진이 최운석의 사진을 보냈다.사진 속 운석은 카메라를 바라보며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