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와 여전신의 혼인대전

신의와 여전신의 혼인대전

By:  드림파이어  Ongoing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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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가산을 탕진한 장이범은 스승을 따라 깊은 산속 마을에 은거했다. 3년 후, 혼약서 하나만 들고 세상으로 돌아왔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뜻밖의 파혼이었다. “네가 뭐라고? 초라한 시골 의사 주제에, 감히 용국 제일의 여전신인 나와 어울리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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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구영 선배, 선배의 생리 주기는 지극히 정상입니다. 확신할 수 있어요.”보화마을 수담의원의 앞마당에서, 장이범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오른손을 천천히 들었다.그의 앞에는 절세미녀 6명이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나란히 줄을 서 있었다. 하나같이 천상의 선녀처럼 아름다운 데다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이범아, 나 좀 이상해. 우리 방에 가서, 제때로 한 번 검사해 줄래?”장이범은 쓴웃음을 지었다. 3년 전에 스승님을 따라 이 보화마을에 온 이후로, 매일같이 여선배들이 일으키는 소동을 마주해야 했다. 이제는 익숙해질 정도다. 하지만 뛰어난 외모를 가진 미녀들인데, 남자로서 참기가 쉽지 않았다.“수정아, 넌 욕심이 끝이 없어.”“그래, 이제 내 차례야. 빨리 저리 비켜! 방에 들어가서 이범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꿈 깨!”다른 여자 선배인 최선이 앞에 앉자 장이범은 통사정을 해야 했다.“선배님들, 저한테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지영 선배나 정은 선배, 진연 선배처럼 열심히 수련하시면 안 됩니까?”말을 끝나기도 전에 최선의 행동에 장이범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느닷없이 상의의 단추를 풀어 제치더니 풍만한 가슴을 드러낸 것이다.“이범아, 가슴이 너무 아파. 자세히 검사 좀 해 줘.”장이범도 침만 삼킬 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보기만 할 뿐 손을 댈 수 없으니 정말 죽을 맛이다.“장 선생님, 편지입니다.”이때 밖에서 집배원의 말이 들리자, 장이범은 무거운 짐을 벗은 듯이 급히 뛰쳐나갔다.편지를 받고 돌아오자, 장이범이 의외의 편지를 받은 게 몹시 궁금해진 여섯 명의 여자 선배들은 모두 장이범을 둘러쌌다.사실 장이범도 마찬가지로 얼떨떨했다. 누가 자신에게 편지를 보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부모님도 이미 돌아가신 데다가 친척들과도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다.편지를 뜯고 읽기도 전에, 첫눈에 바로 아랫사람을 대하는 듯한 기색을 느낄 수 있었다.[장이범, 나는 소하서야. 그래, 너와 약혼한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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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장이범이 다시 나왔을 때, 6명의 선배들은 이미 모두 떠나고 없었다. 아마 그가 떠나자 선배들도 계속 보화마을에 남아있지 않게 된 모양이다.이렇게 생각하자 장이범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스승님은 3년 전에 나를 데려온 뒤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 정말 너무 무책임해.’똑똑!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장이범은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수담의원의 문 앞에 이미 몇 명의 낯선 얼굴이 서 있었다. 문은 열려 있었지만 들어오지 않은 걸 보니, 교양이 있는 사람들이란 걸 알 수 있었다.장이범이 문 앞에 가니 수담의원 앞에 벤츠가 몇 대 서 있었다. 분명히 부자였다.“주현성 신의님 여기 계신가요?”맨 앞에 선 금테안경을 쓴 한 중년 남자가 아주 점잖게 물었다.“신의님은 여기를 떠나신 지 벌써 3년이 되었습니다.”이 대답에 중년 남자의 눈엔는 실망한 기색이 가득했다. 주현성은 용국에서 의학의 대가로 그 사람에게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뜻밖에도 여기에 없었다.그의 옆에 있던 검은색 점프슈트를 입은 기품 있는 미녀가 화를 내며, 흑백 체크무늬 카드를 꺼내 바닥에 던졌다.“아빠! 내가 말했잖아. 무슨 만능패라니. 다 거짓말이야! 아직도 믿지 못하겠어?”‘만능패?’ 몸을 숙인 장이범은 먼지가 가득한 카드를 마다하지 않고 곧바로 주웠다.한 번 살펴본 후에야 비로소 말했다.“만능패가 맞습니다. 어느 분이 아프십니까?”‘만능패’는 정이범의 스승인 주현성이 사람들에게 준 것이다. 모두 9개가 있으며, 어떤 방법으로든 누군가 이를 손에 넣어 주현성 앞에 제시하기만 하면, 주현성이 즉시 치료해줄 수 있다. 제자인 장이범이 이 규칙을 모를 리가 없다.“처, 청년, 신의님이 어디 계신지 아나?”중년 남자는 다시 희망의 빛을 보았고, 그 여자도 돌아보았다.“어디에 계신지는 모르지만, 만능패를 꺼내셨으니 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주현성의 지시에 따라 사제 관계를 외부인에게 발설할 수 없기에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당신이? 아빠! 가. 역시 기대가 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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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소하서는 자신의 할아버지를 무척 사랑해서 할아버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모든 힘을 동원했다. 그러나 지금 마음속에서는 할아버지가 절대 깨어나선 안 된다는 불경스러운 생각마저 품게 되었다.‘이 장이범은 정말 혐오스러워. 전혀 쓸모가 없는 건 말하지 않더라도, 자기 주제도 모르고 감히 여전신인 내 앞에서 거드름을 피우고 있어.’마치 은덕을 베푸는 듯한 말에 장이범은 대답하지 않았다. 급히 가서 맥을 짚어보고는 곧 표정이 굳어졌다.“확실히 고동의 독이야, 어쩐지.”‘고동의 독?’소하서는 눈살을 찌푸렸다.“당신 말은, 우리 할아버지가 중독되었다는 거예요?”“맞아요. 심지어 세상에서 가장 강한 고동의 독이에요. 만약 막 중독되었다면 바로 해독할 수 있지만, 지금 1년이 지났으니 좀 번거롭겠네요. 몇 가지 보기 드문 약초를 배합해야 합니다. 다행히 당신이 이전에 찾았던 신의의 수준이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라서, 비록 독소를 제거할 수 없어도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어요.”소하서는 기괴한 표정이었다.“내가 당신을 오해했군요. 당신은 시골 마을의 평범한 의사뿐만 아니라 거만한 에고마니아였구나. 이 연기력으로 오스카 아카데미상의 최고상을 받아야 할 판이네!”‘하찮은 의사 주제에 감히 공자 앞에서 문자를 써? 내가 비록 의술에 대해 모르지만 할아버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신의를 찾았는데, 장이범 따위가 여기서 멋대로 씨부리고 있어?’장이범은 일어나서 소하서의 앞에 왔다.“당신이 나를 무시하는 건 알지만, 당신 할아버지의 상황에 대해서는 나는 조금도 속이지 않았어요.”솔직히 지금 이 순간에도 소하서는 앞에 있는 이 남자의 뻔뻔함에 탄복했다. ‘정말 성벽에 비견할 만해.’“우리 할아버지가 혼수상태에 빠진다는 사실을 너도 봤잖아. 이제 우리 집에서 나가 줄래요? 그리고 얼른 혼약서를 찢어버려요. 우리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고, 그 격차는 절대 메울 수 없을 정도로 커요. 당신은 주제 파악을 하는 게 좋겠군요.”자신이 좋게 얘기했는데도 장이범이 결국 더 욕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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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신의님, 제 아버지를 구해 주세요. 제가 모든 걸 바치겠습니다!”추문정은 급해졌다. 추창엽이 계시고 안 계시고는 가족에게 있어서 전혀 다른 상황이다. 하물며 아들로서는 어떤 것도 당연히 할 수 있다.“알았어요. 원래 추 어르신은 내일 뜨는 해를 볼 수 없었을 겁니다. 내가 온 이상 당신들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내가 한 달 동안 연명하게 할 수는 있지만, 동의할 건지는 당신들이 상의해 봐요.”추문정이 말하기도 전에 침대 위에 있던 추창엽이 입을 열었다. 다만 호흡이 곤란해서 말이 분명하지 않을 뿐이다.“치료받겠어요.”이 상황을 본 추문정이 어떻게 동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일 뜨는 해를 보지 못하는 것보다는 한 달이라도 더 살 수 있는 것이 낫다.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이미 추설아는 핸드폰을 들고 뭔가 고민하고 있었다. 사실 낮에 들었던 그 전화번호도 기억하고 있었다. 기억하고 싶은 게 아니라 기억력이 원래 뛰어났기 때문이다.“할아버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어요.”핸드폰을 꺼낸 추설아는 의연한 표정으로 방에서 나갔다.경성의 한 빌라 단지에서 장이범은 눈앞의 3층짜리 빌라를 보면서, 지난 3년 동안 삼촌인 진철수를 보지 못했던 걸 떠올리며 감상에 젖어 있었다.예전에 장이범의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형제처럼 같이 지냈다. 다른 친척이 없어서 친형제보다도 더 친하게 지냈다.초인종을 누르려는데, 핸드폰이 울려서 보니 낯선 전화번호였다.“여보세요.”[저는 낮에 만능패를 꺼냈던 사람입니다. 추설아라고 합니다. 먼저 사과해 드리겠습니다. 수고스럽지만 저희 할아버지를 보러 와 주실 수 있을까요? 할아버지가 정말 피를 토하셨어요.]‘허허, 정말 갈 데까지 가야 납득을 하네.’“알았어요. 저를 데리러 올 차를 보내주세요. 저는 루미나 빌라 단지의 6호 빌라에 있습니다.”[네, 저기요. 그리고 여기 신의가 한 분 와 계신데, 할아버지를 한 달 동안 연명하게 할 수 있다고 했어요.]장이범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그 사람을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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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진철수 일가는 모두 장이범을 바라보았다. 진철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감격했지만, 아내 왕나경과 딸 진지수는 온통 하찮게 여기는 표정이었다.“이범아, 밖에 나간 지 3년 만에 정말 재주가 늘었구나.”왕나경의 말은 겉으로는 칭찬이지만, 바보라도 그 말투에 조롱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롤스로이스? 이범 오빠 대단하네. 다음에는 헬리콥터가 데리러 오겠어.”진지수는 더욱 가관이어서 경멸하는 표정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삼촌,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사람을 구하는 게 중요하기에, 장이범은 그렇게 많은 걸 상관하지 않았다. 결국 추설아는 만능패도 가지고 있고, 스승인 주현성의 명령도 어길 수 없었다.진철수가 먼저 배웅하자 왕나경과 진지수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갔다. 그리고 집 앞의 롤스로이스 팬텀을 보자 정말 표정이 변할 수밖에 없었다.“실례지만 장이범 선생님입니까?”차 옆에 서 있던 흰 장갑을 낀 정장 차림의 사람이 장이범을 확인한 뒤 바로 차문을 열어주었다. 차는 진철수 일가의 눈앞에서 빠르게 출발했다.“하하! 봤지? 나는 이범이가 언젠가 우뚝 설 줄 알았어. 번호판도 달지 않는 롤스로이스 팬텀 새 차야. 지수야, 네가 이범이에게 시집가는 건 진정한 복이야.”크게 웃으면서 진철수는 집으로 들어섰다. 진지수는 팔짱을 낀 채 냉소를 금치 못했다.“아버지는 정말 장이범에게 너무 편파적이야. 차를 빌려서 연기하는 것도 알아채지 못하고 말이야.”왕나경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장이범도 우리를 너무 우습게 봤어. 이렇게 하면 너와 결혼해서 우리 재산을 나눠 가질 수 있을 줄 알았던 모양이지? 지수야, 너는 단단히 준비해야 해. 3개월의 시간 동안 빨리 장이범이 어려운 걸 알고 물러나게 해야 해.”왕나경의 팔을 잡은 진지수의 눈에는 자신감이 넘쳤다.“걱정 마, 엄마, 아직 3개월이나 남았잖아? 기껏해야 일주일이면 알아서 꺼지게 만들 수 있어!”‘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장이범은 빈손으로 집에 왔어. 또 온몸에 길거리표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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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추설아와 추문정은 비록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지금 부현은 놀라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조금 전의 오만한 모습은 전혀 볼 수가 없었고, 자연히 장이범이 진짜 실력이 있는 인재라는 걸 깨닫게 되였다.“은침 세 개는 한 시간 뒤에 뽑으세요. 어르신은 내일 깨어나면 회복될 겁니다.”이 말을 마친 장이범은 바로 가버렸다. 자신이 이곳에 온 것은 다만 스승이 남긴 만능패의 계약을 완성하기 위해서일 뿐, 더 이상 다른 것은 없었다.“현천삼침. 세상에, 내가 현천삼침을 직접 목격하다니.”추문정은 정신을 차리고 급히 딸을 나가 보게 했다.“네가 빨리 쫓아가!”그리고 추문정은 직접 부현을 부축했다.“현천삼침이 뭔가요?”부현은 무의식적으로 말했다.“현천삼침은 우리 한의학 침술에서 신기한 기법 중의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병은 현천삼침으로 모두 치료할 수 있지요. 비록 지금까지 전해졌어도, 진정으로 시전할 수 있는 사람은 아주 적습니다. 내가 꼬박 5년 동안 연습했지만 배우지 못했지요.”‘방금 추창엽의 얼굴에 나타난 특징과 은침 세 개가 찌른 혈의 위치를 봤을 때 반드시 현천삼침이야.’“그, 그럼 그 사람은 허풍을 떤 게 아니라 정말 의술이 뛰어난 건가요?”추문정을 노려보던 부현은 뭔가 생각하더니 한 마디를 남기고 급히 밖으로 나갔다.“쓸데없는 소리! 그분이야말로 진정한 신의입니다. 나는 그분의 시중을 드는 것도 어울리지 않아요! 당신들은 한 시간 뒤에 은침을 뽑아야 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합니다.”추문정은 감격했다. ‘그렇게 많은 대가를 치르고 만능패를 손에 넣었는데 과연 헛되지 않았어. 아버지를 지켜낸 셈이야.’바깥의 넓은 정원, 장이범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기사님, 저를 좀 나가게 해 주시겠습니까?”‘추씨 가문의 저택은 경성 교외에 있는데 설마 걸어서 나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운전사는 울상인 장이범에게 허리를 굽혀 절을 하며 말했다.“선생님, 제발 저를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 방금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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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장이범이 고개를 돌려 보니 과연 진지수였다. ‘그 여자네. 정말 재수도 없지.’그는 본래 진지수를 아랑곳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뭔가 생각이 들어서 결국 한마디 했다.“진지수, 네 아버지가 말한 일은 안심해도 좋아. 우리 사이는 불가능하니까. 길어야 한 달이야. 내가 기회를 봐서 네 아버지에게 완곡하게 말할게.”진지수는 웃었다.“호호, 오빠가 그래도 자신을 좀 알고 있으니 나도 힘을 아낄 수 있겠어. 가장 좋은 건 말한 대로 하는 거야. 그렇게 하지 않아서, 정말 내가 수단을 쓰게 되면 오빠는 후회하게 될 거야.”옆에 있는 오해수도 맞장구를 쳤다.“당신은 이제 돌아왔으니 우리 지수가 지금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죠. 얘를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정말 너무 많잖아요. 아무나 하나 골라도 당신하곤 비교할 수가 없어요. 게다가 부잣집 도련님도 많은 걸요.”그녀는 미등이 꺼지려는 롤스로이스 팬텀을 한 번 힐끗 쳐다보았다.“사람은 말이야, 차를 빌려서 겉모습은 그럴듯하게 할 수 있어도 속마음은 바꿀 수가 없어.”장이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진지수는 귀찮게 하지 않아서 자신을 정말 기쁘게 했다. ‘이 여자는 3년 전에도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버지의 회사가 순조롭게 발전하자 권세와 이익을 좇으면서 오만한 기세를 더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어. 당연히 더 불가능하지.’장이범이 그래도 일품향에 들어가려고 하자, 진지수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혐오하는 기색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이 사람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내가 여기는 예약을 해야 하고 회원카드가 있어야 식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못 들었어? 내가 당신을 데리고 들어갈 거라는 생각은 꿈도 꾸지 마.”자신이 호의를 베풀었는데도 장이범이 걸음을 멈추지 않자, 진지수는 정말 혐오스러웠다.“해수야, 우리 좀 있다가 다시 들어가자. 저 자식이 쫓겨났다가 또 나를 붙잡고 늘어지면, 정말 버리기도 곤란해. 결국 우리 아버지에게 일러바칠 가능성도 있어.”“응, 네 말이 맞아. 저 자식이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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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아이고, 말을 하자면 내 탓이기도 해. 중요한 건 그 사람이 너무 젊기 때문에, 추창엽 어르신을 치료하기 전에 나하고 충돌이 좀 일어났어. 그래서 내 쪽에서는 아무런 정보도 없어.]소하서는 부현을 탓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한 청년의 의술이 전국에서 10위 안에 드는 부현보다 더 대단하다고 말한다면 누가 믿겠어?’“부현 신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추씨 가문에 물어보겠습니다.”‘어쨌든 희망이 있는 게 없는 것보다 나아. 뜬구름 같은 주현성 신의에 비하면, 이 청년은 틀림없이 찾을 수 있을 거야.’장이범은 아주 배불리 먹고 일품향에서 나왔다. ‘이곳의 음식은 확실히 맛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어. 오히려 그 가격이면 돈값을 하는 거지.’이때 진철수의 전화가 걸려왔다. 나오기 전에 새 연락처를 남기라고 다그쳐서 전화번호를 알려줘야 했다.“삼촌, 무슨 일이 있어요?”[자식, 밤엔 우리 집에 와서 자.]장이범은 당연히 거절하려고 했다.“아니요, 저는...”[또 나를 속이려는 거야? 네가 자라는 걸 내가 쭉 봤거든.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다 알고 있어. 그럼 어디서 사는지 나한테 한번 말해 봐. 내가 이번에 네가 사는 집에 가서 좀 봐야겠어.]장이범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자신은 진철수를 속일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진철수의 집에 있는 두 여자는 정말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삼촌, 지금 바로 집으로 갈게요.”[그래야지, 빨리 와, 아까는 너무 급하게 지나갔어, 이번에는 삼촌하고 한 잔 잘 마실 수 있을 거야.]집에 도착하자 과연 왕나경과 진지수도 모두 있었다. 진철수 때문에 두 사람이 비록 인상을 쓰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다정하다고 할 수도 없었다.“지수야, 내일 점심때 네 친구하고 무슨 행사가 있다고 한 게 기억나는구나.”진철수가 말했다.“응, 친구 몇 명이 야외에서 바비큐를 할 수 있는 곳을 예약했어. 아빠, 왜?”진지수가 말했다.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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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로비 매니저만 멍해졌을 뿐만 아니라, VVIP카드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조차도 모두 아연실색했다.진지수도 입을 크게 벌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장이범을 바라보았다.‘VVIP카드는 어떤 개념이야? 듣는 바로는 현재 전 세계에서 VVIP카드를 받을 자격이 있는 부자는 모두 30여 명에 불과하다고 해. 그 사람들의 재산은 정말 어마어마해. 지금 장이범이 뜻밖에도 VVIP에게만 발급된 블랙킹 카드 고객이라니? 이보다 더 엄청난 일이 또 있을까?’침을 삼키던 로비 매니저는 말을 더듬었다. VVIP카드 같은 직급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아래의 다이아몬드카드 고객이라도 보통 은행장이 일찌감치 입구에서 맞이했기 때문이다. 자신 같은 일개 직원이 상대한 적이 있겠는가? 정말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신, 신분을 확인하겠습니다.”정상적인 절차대로라면, VVIP 고객을 만나면 모두 VIP실로 바로 모신 뒤 행장 등 고위층에게 보고해야 한다. 아쉽게도 이 로비 매니저는 정말 처음 이런 일을 겪자 전전긍긍하면서 머리도 잘 돌아가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감히 장이범에게 신분을 확인하겠다고 말한 것이다.“그래요.”오른손을 단말기 위에 올려놓은 장이범을 보면서 진지수의 마음속에는 온갖 감정이 뒤섞였다. 자신이 이전에 장이범에게 미움을 샀던 걸 어떻게 메울 것인가를 미친 듯이 생각하고 있었다.‘세상에! 아빠의 안목이 역시 맞았어. 만약 내가 장이범과 결혼한다면 신분과 지위는 더 말할 필요도 없어. 돈은 아무리 써도 다 쓰지 못할 정도로 많을 거야. 나는 정말 바보야. 저 사람이 겸손한 걸 결국...’뚜뚜뚜!한바탕 다급한 경보음이 단말기에서 흘러나왔다. 로비 매니저는 멍한 표정으로 단말기 한쪽의 은행카드와 한쪽에서 장이범이 지문을 검증하는 걸 보고 있었다.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지문이 카드 소지자 본인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선생님, 다시 한번 시도해 주세요.”장이범도 눈살을 찌푸렸다. ‘최선 선배가 모든 걸 조치했다고 했으니 이런 문제가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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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추설아는 마침내 깨달았다. ‘앞서 부현 신의가 장이범에게 큰 인물의 할아버지가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는데, 원래 그 큰 인물이 뜻밖에도 여전신 소하서였어.’“전신님, 제가 일부러 말해 주지 않는 게 아니라 그 신의의 허락을 구하지 않았기에, 저는 정말 감히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부현 신의로부터 들어서 그분의 성품을 아시겠지요.”‘세상 사람들의 왕래는 이익에 관계될 뿐이야.’ 소하서는 추설아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추설아는 성실하게 말했다.“내게 말하기만 하면, 그럼 추씨 가문의 일은 앞으로 제 일이에요.”‘뭐라고!’ 추설아는 멍해졌다. 이 약속은 정말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귀중했다. 소하서는 용국의 첫 번째 여전신으로 더없이 높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이번에 소하서를 도와주면 앞으로 추씨 가문은 정말 수직 상승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하지만 추설아가 문득 장이범을 생각하니 마음이 또 씁쓸해졌다.“전신님, 미안합니다. 이것은 이익의 문제가 아닙니다. 분부하신 걸 제가 도울 수만 있다면 전혀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지요. 제가 그 신의에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만약 그분이 원한다면 제가 연락처를 알려드리겠습니다.”추설아의 직감은 절대 장이범에게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비록 만능패 때문이지만, 사실 이렇게 해야 해. 장이범이 우리 할아버지를 구했는데, 아무에게나 연락처를 알려준다면 배은망덕한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어.’상대방이 이렇게 말하자 소하서도 강요할 수가 없었다.“그래요, 그럼 고마워요.”사실 여전신으로서 추설아의 핸드폰 통화 기록을 조회하거나 사람을 보내 미행하는 등 그 청년 신의의 연락처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은 많이 있다.‘그러나 그렇게 한 결과는 역효과를 낳게 될 거야. 추설아의 도움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성깔 있는 청년 신의도 아마 거들떠보지도 않겠지.’‘어쩔 수 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어.’...다른 한쪽에서 장이범은 또 진지수의 차에 탔다. 진철수가 어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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