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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은수 씨, 생각보다 빨리 왔군요. 정전 때문에 방 안이 너무 어두워서 무서워 죽는 줄 알았잖아요."

예린은 울먹이며 말했다.

은수는 예린이 자신에 품에 안기자 몸이 약간 경직되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그녀를 밀어냈다.

"어디 다친 데는 없죠? 어떻게 갑자기 정전이 된거죠?"

"어딘가 회로가 끊어진 것 같아요. 수리하고 있긴 한데 언제 전기가 들어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전 괜찮아요. 그냥 혼자 여기에 있으게 좀 무서웠어요."

예린은 울먹였고 또 불쌍하게 굴어서 그 표정과 말투만들어도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기에는 어려웠다.

"자, 이제 괜찮아요."

은수가 위로했다. 그러나 그는 예린과 거리를 두며 한 손으로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토닥 두드렸다.

"네......"

예린은 대답하며 은수를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이 별장에 쓸 수 있는 모든 촛불을 모조리 방 안에 켜두었는데, 촛불은 침대를 주변을 환하게 비추고 있어 오히려 조금 로맨틱한 분위기를 주었다.

예린은 은수의 몸에서 풍기는 은은한 술 냄새를 맡았다. 그녀는 지금 이 남자가 좀 취했다는 것을 알았으니 속으로 더욱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비록 은수가 왜 아직도 차수현과의 이혼을 미루고 있는지 모르지만, 만약 그녀가 그의 아이를 임신할 수만 있다면, 그는 기필코 자신의 자식이 밖에서 사생아로 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녀는 당당하게 온 씨네 가문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예린은 흥분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녀는 타이밍을 기다리다 넘어지는 척하며 은수의 품에 안겨들었다.

예린은 두 손으로 은수의 목을 잡고 애정 어린 눈빛으로 은수를 바라보았다.

"은수 씨, 당신이 나를 찾았던 그 순간부터 저는 당신에게 첫눈에 반했어요. 나의 마음은 이미 은수 씨에게 푹 빠졌어요. 오늘 밤, 저를 다시 은수 씨의 여자로 만들어 줄래요?"

말이 끝나자 예린은 눈을 감고 천천히 은수에게 다가가 남자의 섹시하고 얇은 입술에 키스하려 했다.

은수는 예린이 천천히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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