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참 좁다는 생각에 허탈감이 밀려온 차수현, 어찌 이런 우연이 다 있지?한 편으로는 수상한 낌새도 보이는 듯 했다,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운 이 상황이지만 딱히 뭐가 문제인지 콕 집어 말하기도 어렵다.그래, 혼자 골머리를 앓는다고 해결 될 일이 아니지, 차수현은 곧바로 유예린에게 전화를 해 약속을 잡았다.마침 방에서 뾰로통해있던 유예린은 어제 일로 온은수가 분명 차수현을 내쫓고 그녀를 아내로 맞이할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 상황을 보니 온은수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듯 했다. 섣불리 행동했다가 괜히 일만 더 복잡하게 만들 것 같아서 유예린은 차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혼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전화 벨소리에 그녀는 온은수한테서 온 전화인줄 알고 재빨리 받았지만 상대는 차수현이였다. 유예린은 심장이 두근두근 거려 가까스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수현 씨, 무슨 일로 전화했죠?”“별 건 아니고요, 할말이 있는데 우리 잠시 만날까요?”유예린은 차수현이 이미 눈치를 챈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매우 불안해졌고 대처할 시간이 필요했던 그녀 역시 차수현과 커피숍에서 약속을 잡았다.차수현이 전화를 끊고 곧 커피숍에 도착했고 유예린은 먼저 와 있었다. 차수현은 그녀 앞에 가서 말했다. “미안해요, 제가 좀 늦었죠.”그녀의 말에 유예린은 억지 웃음을 지어보였다, 차수현이 몰고 온 차는 멀리 주차했지만 한 눈에 봐도 엄청 비싸보이는 고급 외제차였다.어쩌면 차수현을 향한 온은수의 태도가 생각보다 좋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차수현한테 물질적인 지원을 팍팍 해주는 걸 보면.유예린은 생각할 수록 조바심이 났다, 특히 차수현이 굽 없는 편한 신발을 신고 메이크업도 하지 않은 생얼로 나온 건 분명 자신을 향한 시위라고 생각했다.마치 온은수의 여자는 바로 나라는 걸 강조함과 동시에 심지어 뱃속의 아이까지 온씨 집안 핏줄임을 과시하는 것만 같았다.차수현은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고 문득 유예린의 차갑고 살기어린 시선이 느껴져 약간 섬뜩 했다.한 때는 둘 다 평
행여나 차수현이 그날 밤의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불안했던 유예린은 그녀가 하려던 말이 그날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에 불현듯 계략이 떠올랐다. 커피숍의 CCTV를 보니 마침 그녀들이 앉은 자리를 비추고 있었던 것이다.“그게... 저도 모르겠어요...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고요...”불쌍한 척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유예린은 혼신의 연기를 다 했다. “제가 온은수 씨를 알게 된 건 어느날 밤 퇴근하고 집에 가던 길에 술에 취한 괴한을 만났고 그 놈이 절 추행하려는 순간 온은수씨가 절 구해주고 집까지 바래다 줬어요, 그 뒤로 서로 정이들어서 만나게 됐는데, 전 정말 온은수 씨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유예린은 억지로 눈물을 짜내려 스스로 허벅지를 꼬집었고 따끔한 통증에 정말로 눈물이 찔끔 나왔다, 세상 처량한 그녀의 표정 연기는 누가 봐도 그녀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유예린의 그럴싸한 설명을 들으며 정말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차수현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유예린이 그녀한테 다가오더니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수현씨, 수현씨도 그랬잖아요, 집안끼리 맺어진 결혼이라 사랑하는 감정이 없다고, 그게 사실이라면 은수씨한테 먼저 이혼하자고 얘기 해줘요, 저 정말 은수씨 사랑해요, 그러니까 저 좀 도와주세요.”유예린이 자신 앞에 무릎을 꿇는 걸 전혀 원치 않았던 차수현은 얼른 그녀를 부축이며 말했다. “예린 씨, 진정하고 일어나요,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차수현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 애를 썼지만 유예린의 오바스런 행동에 사람들의 시선은 곧 그들에게 집중되었다.내연녀가 본처와 만나는 장면은 막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으니까 말이다.“아니, 전 안 일어날 거에요, 떳떳하지 못한 사랑이라는 걸 잘 알아요, 하지만 전 정말 은수씨를 사랑해요, 은수씨도 수현씨는 은수씨 타입이 아니라고 했어요, 두 사람은 사랑이 없는 결혼이라고,
그 말을 들은 수현은 말을 듣고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유예린 씨, 내가 왜 당신을 때려야 하죠? 당신은 내가 당신을 여기로 부른 목적을 오해한 것 같군요. 난 단지 몇 가지 일을 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지금 모든 것을 알게 됐는데 무슨 말이 필요 하겠어요."예린은 수현이 이렇게 냉정하게 말하는 모습에 마음속으로 화가 엄청 났다.도대체 이 여자는 순진한 거야 아니면 멍청한 거야? 자신이 지금 그녀에게 일부러 이렇게 시비를 걸고 있는데, 그녀는 왜 아무런 반응도 없는 것일까? 굳이 자기편을 들어준 사람들까지 다 보내버리다니?그녀는 이미 맞을 준비까지 작정하고 왔는데!"나와 온은수 씨는 원래 집안끼리 혼인을 정한 것이었기에 우리 사이에는 감정이 없어요. 그러니 당신이 그와 연애를 하든 뭐 하든,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네요." 수현은 예린이 진정을 되찾는 것을 보고 그녀를 자리에 앉힌 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언제 이혼할 계획이죠?"예린은 수현이 그들 사이에 감정이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둘러 그녀가 가장 걱정하는 문제를 물었다."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만약 가능하다면, 유예린 씨가 가서 온은수 씨한테 말해 봐요. 그가 말하는 즉시 나는 이혼에 동의하고 이 도시를 떠날 테니까요."수현은 말을 마치고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예린은 자리에 앉아 그녀의 말을 생각하며 다소 충격을 받았다.무슨 상황이지? 차수현의 말을 들어보면, 그녀가 은수 씨한테 죽어도 떠나지 못하겠다고 매달리는 게 아니라, 은수 씨가 이혼을 원하지 않았던 거야?예린은 이 현실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다.은수가 얼마나 완벽한 남자인데, 수현은 그런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니. 하물며 수현은 지금 임신까지 하고 있었고, 은수는 심지어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인 것 도 모르고 그녀를 곁에 남겨두려 있었다니......예린은 생각하면 할수록 이해가 안 갔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계속 녹음되고 있는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다 화가 나서 핸드폰
"은수 씨, 생각보다 빨리 왔군요. 정전 때문에 방 안이 너무 어두워서 무서워 죽는 줄 알았잖아요."예린은 울먹이며 말했다.은수는 예린이 자신에 품에 안기자 몸이 약간 경직되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그녀를 밀어냈다."어디 다친 데는 없죠? 어떻게 갑자기 정전이 된거죠?""어딘가 회로가 끊어진 것 같아요. 수리하고 있긴 한데 언제 전기가 들어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전 괜찮아요. 그냥 혼자 여기에 있으게 좀 무서웠어요."예린은 울먹였고 또 불쌍하게 굴어서 그 표정과 말투만들어도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기에는 어려웠다."자, 이제 괜찮아요."은수가 위로했다. 그러나 그는 예린과 거리를 두며 한 손으로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토닥 두드렸다."네......"예린은 대답하며 은수를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그녀는 이 별장에 쓸 수 있는 모든 촛불을 모조리 방 안에 켜두었는데, 촛불은 침대를 주변을 환하게 비추고 있어 오히려 조금 로맨틱한 분위기를 주었다.예린은 은수의 몸에서 풍기는 은은한 술 냄새를 맡았다. 그녀는 지금 이 남자가 좀 취했다는 것을 알았으니 속으로 더욱 참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비록 은수가 왜 아직도 차수현과의 이혼을 미루고 있는지 모르지만, 만약 그녀가 그의 아이를 임신할 수만 있다면, 그는 기필코 자신의 자식이 밖에서 사생아로 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녀는 당당하게 온 씨네 가문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이렇게 생각한 예린은 흥분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녀는 타이밍을 기다리다 넘어지는 척하며 은수의 품에 안겨들었다.예린은 두 손으로 은수의 목을 잡고 애정 어린 눈빛으로 은수를 바라보았다."은수 씨, 당신이 나를 찾았던 그 순간부터 저는 당신에게 첫눈에 반했어요. 나의 마음은 이미 은수 씨에게 푹 빠졌어요. 오늘 밤, 저를 다시 은수 씨의 여자로 만들어 줄래요?"말이 끝나자 예린은 눈을 감고 천천히 은수에게 다가가 남자의 섹시하고 얇은 입술에 키스하려 했다.은수는 예린이 천천히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만약
예린은 그녀의 계획을 어떻게 계속 진행할수 있을지 궁리를 하고 있었다. 이때 방 안의 불빛이 갑자기 몇 번 반짝이더니 별장의 불이 모두 켜졌다. 보아하니 전기회로가 수리된 것 같았다.은수는 별장에 전기가 돌아온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침대에 앉아 억울한 표정을 하고 있는 예린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전기도 돌아왔으니 이제 그만 돌아갈께요."예린은 이렇게 아무것도 못한 채 그를 그냥 보낼 순 없었다. 그러나 남자의 뒷모습은 조금의 미련도 없었기에 그녀도 함부로 그를 부르지 못하고 이렇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윤찬이 은수를 태운 차를 몰고 떠나자 예린은 그제야 화가 치밀었는지 진귀한 도자기 한 세트를 분 풀이를 하듯 세차게 부수었다.그녀는 자신이 도대체 차수현보다 못한 게 뭔지 정말 몰랐다. 그녀가 노골적으로 은수에게 그렇게 들이댔는데, 그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이게 뭐야?......윤찬은 은수를 온가네로 모셨다.연회에서 와인을 많이 마셨서 인지 좀전에는 별 느낌이 없었지만 지금은 술기운이 올라오며 은수는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침침해졌다.어르신은 거실에서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 얼른 하인을 불러 그를 방으로 부축하라고 분부했다.수현은 tv를 보고 있었는데 밖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보니 은수가 하인들의 부축하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다소 놀랐다.이 남자는 평소에 접대도 하고 술도 마시지만, 그녀는 그가 이토록 취한 것을 본 적이 없었다."새아가, 은수는 너한테 맡기마." 어르신은 수현을 향해 눈짓을 하며 하인더러 은수를 침대에 눕혀 놓으라고 하고는 바로 떠났다.이것은 두 사람의 감정을 키울 좋은 기회이니 절대 놓치면 안 됐다.수현도 당연히 어르신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다소 어쩔 수 없다고 느끼며 그를 향해 걸어갔다. 은수는 두 눈을 굳게 감고 있었고, 얼굴에는 술에 취한 후 나타나는 홍조를 띠고 있었다. 평소처럼 도도하고 차가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다만
수현은 임신해서부터 화장품과 향수 등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을 더는 사용하지 않았다.그래서 이 냄새는 틀림없이 다른 여자의 것이다.은수가 방금 다른 여자를 안고 지금은 또 자신을 꼬시려 한다는 생각에 수현은 매우 불쾌해하며 온 힘을 다해 남자를 밀어냈다.그녀가 자신을 밀어내자 은수는 약간 정신을 차렸다. 수현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것을 보고 그는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또 왜?"수현은 이 남자가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다고 느꼈다."그건 내가 물어봐야 할 거 같은데요? 다른 여자를 찾고 싶으면 얼른 가요. 여기서 나 귀찮게 하지 말고요."말이 끝나자 수현은 곧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은수를 신경 쓸 기분이 아니었다. 자신이 화를 참지 못하고 그에게 뺨 내리칠까 봐.하지만 수현의 발이 땅에 닿기도 전에 은수는 갑자기 그녀를 자신의 몸 밑으로 덥석 잡아당겼다.수현은 미처 반응도 하지 못한 채 몸을 한 바퀴 빙 돌았다. 은수가 무엇을 했는지 깨달았을 때 그녀는 더욱 화가 났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 여기서 이러지 마요. 난 당신이 사랑하는 그 여자가 아니라고요. 이거 놔요!"은수는 흥미진진하게 수현의 화내는 모습을 천천히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에 이 여자는 항상 신중하고 조심스러웠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흥분해서 화를 낼 줄도 알고?그러나 은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싫치가 않았고 오히려 좀 귀엽게 느꼈다.은수는 수현에게 천천히 다가갔다."그래서,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질투해서야?"수현은 이 말을 듣자마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천만에요. 내가 왜 질투를 해야 하는 거죠? 꿈 깨요."은수는 그녀가 조급해하며 반박하는 모습을 보고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그래? 그럼 왜 이렇게 화가 났지?"수현은 말문이 막혔다. 그러게, 그녀는 왜 화가 났을까?그녀도 사실 마음속으로 조금 질투했지만 은수 앞에서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은수는 여자의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보고 잠긴 목소리로 나지막이 그
방안의 온도는 점차 높아지며 수현은 이미 은수한테 이끌려 모든 일을 뒤로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그녀의 몸에서 이리저리 키스하던 남자가 자신의 어깨를 깨물었다.은수는 세게 물진 않았지만, 그 가벼운 통증에 수현은 그나마 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다.수현은 바로 미혹에서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지금 임신을 하고 있었으니 어떻게 은수와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반드시 뱃속의 아이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수현은 잠시 마음이 급해지며 몸에 있는 남자를 힘껏 밀어냈다.은수는 무방비한 상태인 데다 두 사람은 또 침대 옆에 있었으니, 수현한테 이렇게 밀리자 그는 바로 땅바닥에 떨어졌다.수현은 은수가 침대에서 떨어진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재빨리 일어나 그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다. 그러나 침대에서 내려오자 그녀는 남자가 또다시 잠든 것을 보았고 방금처럼 이기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현은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그녀는 얼떨결에 그와 관계를 맺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결과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은수가 바닥에서 아주 달콤하게 잘 자는 모습을 보고 수현은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다. 두 번 발로 걷어찼지만 그는 반응이 없었다.수현은 입을 삐죽거렸다. 이 못된 남자는 설마 유예린에게서 만족을 느끼지 못해서 그녀를 이렇게 희롱한 것일 가?이렇게 생각한 수현은 그를 신경 쓰는 것조차 귀찮아서 이불을 덮고 자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밖에서 하인의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 방금 방 안에서 아주 큰 소리가 났는데, 무슨 일 있는 건가요? 제가 들어와서 좀 도와드릴까요?"수현은 얼굴이 빨개졌다."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 내가 하면 돼요."하인을 돌려보낸 뒤, 수현은 그제야 어이없는 눈빛으로 은수를 힐끗 보았고 할 수 없이 혼수상태에 빠진 남자를 침대 위로 끌고 올라왔다.이 남자가 만약 내일 감기에 걸리거나 어디가 아프기라도 하면, 온 씨네 가족들은 모두 그녀가 그를 잘 돌보지 않았다는 걸로 알 것이다. 그때 가
수현은 마음을 정한 뒤, 즉시 밝은 곳을 찾아 핸드폰으로 그 시계를 디테일하게 찍었다.비록 이 시계는 그날 그녀가 본 것과 완전히 똑같은 거 같지만, 그래도 그 두 사람은 마침 같은 시계를 살 수도 있었으니 그녀도 그날의 사람이 바로 온은수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었다.사진을 찍은 후에야 수현은 걱정이 태산인 채로 침대에 누웠다.다만, 이 충격적인 현실 때문에 그녀는 뒤척이며 전혀 잠을 이루지 못했고, 한밤중이 되어서야 무척 피곤해지며 어쩔 수 없이 꿈나라에 빠져들었다.......다음날 아침, 햇살이 방 안에 쏟아지자 은수는 눈살을 찌푸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일어나자마자 그는 자신이 어젯밤 연회에서 입은 옷 그대로 잔 것을 보았고 숙취는 이따금 두통을 가져왔다.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언짢았다.수현은 원래 잠을 잘 자지 못해서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이쪽에서 인기척이 나는 것을 듣고 일어나 조심스럽게 그 시계를 은수에게 건네주었다."어젯밤 내가 온은수 씨를 침대에 올려놓았을 때 실수로 떨어뜨렸어요. 미안해요."은수는 이 시계를 받자 또 유예린이 생각났다. 어젯밤 그가 술에 취했을 때 일어난 일부의 일들도 머릿속에 떠올랐다.그는 어젯밤에 술기운에 수현한테 홀려 하마터면 그녀와 무슨 일이 일어날 뻔했었다니?이것은 정말 믿기 힘은 사실이었다. 유예린은 혼신의 힘을 다해도 그는 조금의 느낌도 없었지만, 앞에 있는 이 여자는 단지 그에게 조금 다가갔을 뿐인데 그가 자랑스럽게 여기던 그 이성은 완전히 사라졌다.그는 뜻밖에도 뱃속에 사생아를 품고 나쁜 마음을 품은 여자 때문에 그답지 않게 자신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거듭 저질렀다.은수는 얼굴이 어두워지며 시계를 내려놓았다."앞으로 함부로 내 물건 건드리지 마. 주제에 맞게 행동해."말이 끝나자 은수는 즉시 일어나서 욕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수현은 어리둥절해졌다. 이 나쁜 놈, 아침부터 왜 이러지? 왜 그녀에게 갑자기 화풀이를 하는 것일까?원래 수현은 은수의 손목시계를 돌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