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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차수현은 요동치는 긴장감을 억지로 누르며 조심스레 방문을 열었다.

그 시각 샤워를 금방 마치고 수건으로 머리를 닦고 있던 온은수는 이제야 방에 들어오는 차수현을 보며 익살스레 눈썹을 치켜들었다.

조바심과 창피함에 오늘 하루 종일 자신을 피해다닌 그녀임을 잘 아는 온은수는 갑자기 장난끼가 발동했다, 누구 좋으라고? 절대 네 뜻대로 될 수 없지.

“와서 나 머리 좀 닦아줘.”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걸어오는 온은수를 보며 차수현은 황당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머리를 닦아달라고? 누가 보면 손이 부러진 줄? 혼자 닦으면 되는 걸 굳이 그녀한테 시키는 걸 보아하니 딱 봐도 일부러 골탕 먹이려는 속셈이다.

그녀의 표정에서 황당함을 감지한 온은수는 가늘게 실눈을 뜨며 계속해서 말했다, “왜? 겨우 이 정도 시킨 거 가지고 불만이야?”

매우 당당한 온은수를 보며 차수현은 갑자기 주눅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온은수는 수술이 급했던 제일 위험한 상황에서 무작정 그녀를 도와줬던 사람인지라 그녀는 이참에 은혜에 보답하는 셈 치고 도와주기로 결심하고 그의 옆으로 다가가 침대에 올라갔다.

온은수의 키가 차수현에 비해 머리 하나는 더 컸던 탓에 차수현은 어쩔 수 없이 침대에 무릎을 꿇은 자세로 온은수의 머리를 닦아주었다.

행여나 다혈질인 온은수의 심기를 건드릴까 두려웠던 차수현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살살 그의 젖은 머리를 닦아주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의 자세가 너무 불편하고 힘들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온은수의 등에 닿을 수도 있으니까.

만약 그런 상황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안 그래도 말빨이 센 온은수한테 된통 놀림을 당할 것이 뻔했다, 그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차수현은 이를 악물고 가까스로 몸의 균형을 유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수현은 이미 기진맥진해졌고 급기야 땀까지 흘렸다.

온은수도 그녀의 힘이 점점 약해지는 것을 감지하고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한 소리 하려고 하던 참이였는데 몸이 마침 차수현의 몸과 닿았다.

등뒤로 느껴지는 짜릿한 촉감에 온은수는 자기도 모르게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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