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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감히 온은수와 날카롭게 대립하는 의사의 모습에 차수현의 마음은 더욱 조급해졌다.

만약 화가 난 온은수가 이 친절한 의사에게 열 받아 그에게서 일자리를 빼앗는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그녀는 정말 그 미안함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차수현은 어쩔 수 없이 몸을 돌려 애걸하는 표정으로 그 의사를 바라보았다.

"이 일은 제가 잘 처리할 수 있어요, 선생님. 오늘 저를 집까지 데려다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빨리 그만 돌아가시는 게 좋겠어요."

조급한 마음에 차수현의 이마에서는 땀이 다 났다. 의사는 그녀가 자신에게 간청하는 모습에 동정을 느끼면서도 그 무력한 모습에 화가 났다. 하지만, 결국 남의 집안 일이라고 생각한 그는 그대로 차를 타고 떠났다.

차수현은 차가 떠나는 것을 보며 그제야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 남자의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차수현을 보고 온은수의 입가에 비웃음이 걸렸다. 그는 더욱 조롱하는 어투로 말했다.

"그렇게 아쉬워? 안됐네. 그 남자는 또 이렇게 당신을 버리고 가버린 거야?"

남자의 목소리에 차수현은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돌려 온은수의 조롱하는 눈빛을 발견한 차수현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못 들은 척하며 들어가려 했다.

이 남자와 말을 많이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그가 그녀를 어떻게 보든 그녀는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온은수는 그녀가 마음에 켕기는 것이 있어 자신에게 아무 대답을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남자는 차수현의 손목을 덥석 잡고 그녀를 제자리에 멈추게 한 다음 움직이지 못하도록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왜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가는 건데? 감히 정부를 집 앞까지 데려와 놓고, 들키지 않을 줄 알았어?"

온은수는 이대로 모른척하고 넘어갈 의사가 없어 보였다. 강압에 못 이긴 차수현이 손을 힘껏 뺐다. 이런 행동이 앞에 있는 남자를 화나게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다.

"온은수씨, 저는 당신이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분은 단지 제가 병원에서 만난 의사일 뿐이에요. 당신의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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