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는 이번 기회를 틈타 그 녀석과 감정을 잘 키워야ㅍ겠다고 생각했다.수현의 성격으로, 유담이 그에게 호감을 가지면 절대적으로 타협할 것이다.은수가 유담을 만나고 싶다는 말에 수현은 즉시 경계하기 시작했다."왜 유담이를 만나려고 하는 건데요? 그는 당신을 좋아하지도 않는데.""하지만 나는 그 녀석이 좋은 걸. 하물며 아이를 교육할 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들 하잖아. 이건 당신이 가르쳐야 할 일 아니겠어? 그를 데리고 온다고 해서 내가 그를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은수는 당당하게 말했다.수현은 은수와 따지기 귀찮았다. 이 남자는 말을 엄청 잘해서 그녀는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했다."이런 일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수현은 대답하지 않고 대충 얼버무렸다.그녀는 사실 유담과 은수가 쓸데없는 접촉을 해서 다른 일에 얽히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유담은 줄곧 주견이 있는 아이라서 이번에 은수가 그를 구했으니 그는 정말 병문안 하러 올지도 모른다…….그래서 그녀도 명확한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수현은 가져온 보온병을 치웠다."먼저 가볼게."말이 끝나자 수현은 황급히 은수의 병실을 떠났다.최근 일어난 일을 생각하며 수현은 다소 심란했고 고개를 숙인 채 앞으로 걸어가다 길도 보지 않았다.그렇게 수현은 앞에 한 사람이 나타난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바로 부딪혔고, 손에 들고 있던 물건도 땅에 떨어졌다."미안해요…...”수현은 재빨리 사과하고는 바로 몸을 웅크리고 물건을 주웠다.그러나 맞은편 여자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바닥에 흩어진 물건들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웃었다.수현은 그제야 이상함을 알아차리며 고개를 들었고, 미자가 거기에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수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더 이상 난장판을 상관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상대방을 똑바로 쳐다보았다.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실수로 부딪쳤을 지도 모르지만 이 여자는 온은수의 어머니였고 자신에게 매우 큰 적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수현은 이것이 단순한
수현의 마음은 원래 무척 담담했다.미자가 무슨 말을 하든 그녀는 그저 우스갯소리로 여기며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러나 그녀가 유담을 언급하자 수현은 안색이 순식간에 변하더니 눈을 가늘게 떴다."그게 무슨 뜻이죠?"유담은 수현의 약점이며 더욱이는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기에 미자의 말은 확실히 그녀를 화나게 했다.수현의 분노는 미자의 눈에 있어 제 발이 저린 것으로 변했다."굳이 내가 그렇게 분명하게 말해야겠어요? 당신은 온은서와의 아이더러 우리 은수를 친아버지로 인정하고 온가네 재산을 당신들의 손에 넣으려고 하는 거잖아요."수현은 이렇게 터무니없는 말을 들은 후, 결국 참지 못하고 코웃음쳤다."당신의 상상력은 정말 풍부하네요. 그렇게 독선적으로 생각하지 마요. 내 아들더러 온은수를 아버지로, 당신을 할머니로 인정하게 한다고요? 어림도 없죠. 그건 너무 재수가 없거든요."수현도 미자가 어른이라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싸늘하게 이 말을 남긴 뒤 자리를 떠났다.미자는 줄곧 사람들의 아부에 습관 되었고 특히 유예린은 그녀를 엄청 순종하고 그녀의 비위를 맞췄으니 그녀는 이렇게 정면으로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수현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면서 안색은 비할 데 없이 어두워졌다.‘이 년이 감히 이런 말을 하다니?’이런 가정 교육이 안 된 여자는 죽어도 온가네 집안으로 들여보내면 안 됐다.미자는 울분을 참으며 은수의 병실로 향했고, 문을 열자 은수의 얼굴에 아직 가시지 않은 웃음기가 어려있는 것을 보고 그의 기분이 아주 좋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그가 이렇게 기뻐하는 것도 당연히 그 여자 때문이겠지.미자는 안색이 어두워졌고 은수는 인기척을 듣고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오셨어요, 어머니."미자는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그 여자 봤는데, 여기엔 뭐 하러 왔지?"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미자의 말투에서 그녀가 수현과 다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제가 수현더러 오라고 했어요. 잘못이 있어도 저한테 있지 그녀와
은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미자는 손을 들어 그의 뺨을 세게 때렸다.은수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맞았고, 정교한 얼굴에는 뚜렷한 손바닥 자국이 생겼다."한심한 녀석."미자는 손의 통증을 느꼈고 은수의 얼굴에 생긴 손바닥 자국을 보면서 그녀의 마음도 덩달아 아팠다.그러나 이보다 더 아픈 것은 그녀의 아들이 뜻밖에도 한 여자를 위해 그동안 어렵게 얻은 가업까지 남에게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그녀가 이번 생에서 가장 미워하는 사람들한테.이것은 그녀로 하여금 어떻게 실망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은수는 얻어맞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표정도 유난히 평온했다.그는 어머니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그녀를 속이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마음을 더욱 속이고 싶지 않았다."어머니, 무슨 원한이 있으면 얼마든지 저에게 화풀이하세요. 그녀를 방해하지 않으면 돼요."미자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의기소침하게 병실을 떠났다.은수는 줄곧 철이 든 아이였기에 그녀는 종래로 그의 일로 어떤 걱정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는 감정적인 일로 자신과 맞서려 했다.미자는 고개를 숙여 방금 은수를 때린 손을 보았다. 아직도 약간의 통증이 남아있었지만 그녀는 힘껏 주먹을 꽉 쥐었다.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절대로 수현의 음모가 실현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수현이 집에 돌아올 때, 이미 정오가 다 되어 갔다.유담은 수현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또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보더니 그녀가 병원에 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수현의 표정을 보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았다.유담은 걱정하기 시작했다."엄마, 병원에 갔어요? 그 아저씨, 어떻게 됐어요?"유담은 망설이다가 결국 은수의 상황을 물었다.수현은 녀석이 은수에게 관심을 갖는 것을 보고 마음이 좀 복잡했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오늘 미자한테 당한 일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결국 유담도 정상적으로 은수를 관심하는 것뿐이었다
유담은 이 말을 듣고 눈을 가늘게 떴다."겁줄 생각하지 마요, 그 돈은 가져가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거면서."녀석은 다른 것은 몰라도 자신의 기술에는 자신이 있었다."네가 이체한 돈 세탁의 계좌는 48648XXXXXXXXXXX이고, 제니라는 사람에게 이체한 다음 다시 그녀를 통해 네 손에 넣었잖아, 아닌가?"은수는 유담이 협조하지 않는 것을 보고 비장의 카드를 쓸 수밖에 없었다.일반인들이 수없이 세탁된 이런 돈의 근원을 찾아내려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은수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는 자신의 기술에 막강한 인맥까지 더해져 일반인이 할 수 없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유담은 다소 의아해했다. 은수가 말한 것은 뜻밖에도 전부 옳았던 것이다.즉, 그는 그 돈을 가져갈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단지 원하지 않았을 뿐이었다.이것은 오히려 유담이 은수를 우러러보게 만들었다…...유담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운 미간을 찌푸렸고 결국 이 유혹을 견뎌내지 못했다."그래요. 이렇게 하는 걸로 해요."이 답장을 받은 은수는 입꼬리를 살짝 일으켰다.그의 생각은 역시나 옳았다. 수현을 흔들리게 하려면 이 녀석의 마음부터 사로잡아야 했다."콜."은수가 간단하게 한 글자로 답장을 보낸 것을 보고 유담이 계속 무언가를 말하려 할 때, 수현이 들어왔다. 그녀는 유담이가 휴대전화를 들고 흥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누구랑 얘기하길래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거야?""아니에요, 게임에서 이겼을 뿐이에요."유담은 재빨리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그는 절대로 엄마에게 은수와 이렇게 연락하고 있다는 것을 들켜서는 안 됐다."엄마,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유담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정색하게 수현을 바라보았다."뭔데?" 수현은 녀석을 쳐다보았다."그게, 나 병원에 가서 그 아저씨 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수현은 멈칫하다 몸을 웅크리고 앉아 녀석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왜 갑자기 병문안하러 가고 싶은 거지?""지난번에 엄마가 말했
"알았어요, 엄마." 녀석은 허락을 받은 뒤 기뻐서 방으로 돌아갔다.그는 은수에게 문자를 보냈다."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요. 아저씨가 한 말 잊지 마요."......이튿날, 수현은 유담을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보양식을 좀 산 다음 차에 녀석을 태우고 병원으로 갔다.은수의 병실에 거의 도착했을 때 회사 측에서 전화가 왔고 수현은 전화를 받으면서 길을 걸었고 유담은 그녀의 뒤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그런 상황에서 그녀는 앞에 노인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두 사람은 실수로 부딪쳤다.수현은 노인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길까 봐 끊임없이 사과했고 그 노인도 도리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녀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수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노인을 엘리베이터까지 부축하고는 뒤돌아보았지만 줄곧 자신을 따라다니던 유담이 보이지 않았다.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방금까지만 해도 내 뒤에 있었는데, 대체 어디로 갔지?’설마 먼저 은수의 병실에 갔단 말인가? 수현은 재빨리 은수의 병실 앞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들어와."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수현은 문을 열었다.수현이 온 것을 보고 은수의 담담한 눈빛에 따뜻한 기운이 더해졌다. 수현은 고개를 들자 그의 부드러운 눈빛에 빠지며 왠지 모르게 당황했다.이런 영문도 모르는 긴장감을 숨기기 위해 수현은 재빨리 방 안을 한 바퀴 돌아보았고 여기에도 유담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눈살을 찌푸렸다."유담이 여기 안 왔어요?"은수도 멍해졌다. "아니."수현은 그제야 수상하다고 생각했다. 유담은 진작에 이곳으로 오지 않았나? 근데 어떻게 여기에 없을 수가?그녀는 즉시 핸드폰을 꺼내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한참 지나자 신호가 없다는 제시음만 울렸다.수현은 안절부절못했다."유담이가 전화를 안 받아요."은수도 즉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얼른 수현을 위로했다."신호가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우선 조급해하지 말고 진정해. 그는 다른 곳에 가지 않았을까?”"그럴 리가 없어
원장은 잃어버린 아이가 뜻밖에도 은수의 아들이라는 말을 듣자 감히 소홀히 하지 못하고 즉시 병원의 보안팀더러 유담이를 찾으라고 명령했다.병원에서 유담을 찾는 것을 보고 은수는 또 수현을 데리고 감시실로 갔다."즉시 엘리베이터에서 내 병실로 가는 복도의 감시 카메라 영상 돌려봐."은수가 입을 열자 아무도 감히 거역하지 못했고 감시실의 직원은 인차 남자의 냉엄한 눈빛에 그가 말한 영상을 찾았다.수현은 화면을 주시하며 자세히 관찰했고, 한참을 보고서야 유담이 동영상에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행여나 무엇이라도 놓칠까 봐 숨을 죽였다.화면에서 유담은 물건을 들고 은수의 병실로 향하고 있었고, 계단 모퉁이에서 갑자기 흰 가운을 입은 남자가 나타나더니 유담의 입을 틀어막고 그를 데리고 떠났다.흰 가운을 입은 그 사람은 병원의 지형에 매우 익숙한 것 같았고 움직임도 무척 날렵해서 CCTV도 그의 뒷모습만 찍었으며 그들은 단지 그가 키가 큰 남자라는 것 외에 거의 다른 정보를 알 수 없었다.이 장면을 보고 수현의 마음은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원래 유담이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고 자신을 위로했다.그러나 이 영상은 그녀를 절망 속으로 빠뜨렸다. 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끌려갔으니 지금 위험에 처했을 수도 있었다!"어떡하죠...... 유담이는 괜찮을까요?"수현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며 은수는 가슴이 마치 칼에 베인 것처럼 쓰라리게 아팠다.그는 자신한테 사고가 날지언정 수현이 이렇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은수는 다치지 않은 손으로 수현을 힘껏 안았다."괜찮아. 내가 곧 사람들 시켜 조사하라고 할게. 유담이는 괜찮을 거야."은수는 즉시 윤찬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들 데리고 병원의 출구를 지키며 수상한 사람들의 출입을 모두 금지하라고 했다.이와 동시에 은수도 냉정해지며 계속 감시 카메라를 돌려보았다. 그 남자는 비록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했지만, 이 병원은 기본적으로 구석구석에 카메라가
수현은 비틀거리며 달려갔다. 그 쓰레기통에는 오늘 유담이 입은 외투와 똑같은 옷자락이 드러났다.수현은 호흡마저 떨렸고 쓰레기통을 열어보니 유담이 안에 누워있는 것을 보았다.“유담아?”수현은 손을 내밀어 녀석의 몸을 살짝 두드렸지만 유담은 눈을 뜨지 않았다.그녀는 재빨리 또 유담의 호흡을 확인해 보았는데, 그의 호흡이 평온한 것을 발견했고 그제야 마음을 내려놓았다. 다행히 유담은 그냥 잠들었을 뿐…...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당한 게 아니었다.수현은 조심스럽게 녀석을 끌어안았다. 잃어버린 유담을 다시 찾은 그녀는 하마터면 또 눈물을 흘릴 뻔했다.은수는 다가와서 수현이 유담을 꼭 안고 있는 것을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괜찮아, 괜찮아, 찾으면 됐어."잠시 후 수현의 정서가 좀 회복되자 은수는 그제야 다시 입을 열었다."유담이가 이렇게 깊이 잠든 이유는 아마도 약 때문일 거야. 즉시 의사 선생님더러 검사해 보라고 하자."은수의 말에 수현은 바로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이번 갑작스러운 사고에 놀라 정신이 없었으니 그렇게 많이 고려하지 못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바로 올라가요."은수는 손을 내밀어 수현과 함께 유담을 안으며 재빨리 병원의 응급실로 돌아갔다.의사는 이미 기다리고 있었고 유담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그에게 전신검사를 진행했다.수현은 밖에서 기다리며 수술실의 등을 보고 넋을 잃었다.너무 긴장했는지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꽉 쥐며 관절이 창백해졌다.은수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수현의 체온이 무서울 정도로 차갑다는 것을 발견한 그는 마음이 아팠다."걱정하지 마. 유담이는 괜찮을 거야. 별일 없을 거라고."수현은 망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녀의 모든 신경은 유담에게 있었고 은수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녀는 똑똑히 듣지 못했다.그러나 그녀의 손을 잡은 남자의 온도는 어느새 수현의 마음을 많이 안정시켰다. 아마도 그녀가 가장 당황하고 무기력할 때 이 남자가 줄곧 자신의 곁에 있어주면서 그녀에게 희망
수현은 이곳에서 유담을 지키고 있었고 은수는 그녀의 옆에 있었다. 다만 그도 이곳에 앉아 그냥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더러 계속 이 일의 경위를 조사하라고 했다.멀쩡한 아이가 왜 한 남자에게 강제로 끌려갔고, 그 남자는 또 왜 그를 기절시켜 쓰레기통에 넣었을까?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은수는 윤찬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때, 수상한 사람 찾아냈어?""아직입니다, 도련님." 윤찬은 밖에서 병원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폈다.일을 크게 만들어서 그 남자의 의심을 살까 봐 그들은 그저 암암리에 차 안에서 살폈을 뿐,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찾으면 바로 연락 줘.은수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때 감시 카메라에는 그 남자의 뒷모습만 찍혔으니 그의 키와 체형 외에 유용한 정보는 아주 적었다.그리고 그 남자의 행동으로 보면, 떠나기 전에 아마도 위장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렇게 되면 윤찬이라도 빠른 시간 내에 찾을 방법이 없었다.수현은 원래 모든 신경이 유담에게 있었지만 은수가 통화하는 것을 듣고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이번 일은 누군가가 고의로 그녀를 겨냥하고 있는 것 같은 수상함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었다.‘설마 며칠 전의 교통사고도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가 일부러 한 짓일까?’이런 가능성을 생각하자 수현은 등골이 오싹했다."수현아, 너 뭐라도 생각난 거야?"은수는 수현의 표정을 관찰하면서 손으로 그녀의 가녀린 등을 가볍게 두드렸고, 그녀의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잘 모르겠어요. 혹시 지난번의 교통사고도......"수현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은수는 바로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이미 그 교통사고를 조사해 봤지만, 그 기사는 단지 술에 취해서 차를 몰고 유담이를 들이받은 것이었다.이렇게 보면 그 사고는 의외일 뿐이겠지만 오늘 발생한 모든 일과 결합하면 확실히 좀 수상했다."일단 겁먹지 마. 요 며칠 유담이 병원에 있는 동안, 내가 사람들 보내서 지키고 있을 테니가 별일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