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떠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지금 그는 참지 못하고 수현을 떠보았다.은서는 수현이 만약 은수의 최근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다시 마음이 약해져 돌아가서 그를 돌봐줄까 봐 두려웠다.수현은 옅게 웃었지만 눈빛은 무덤덤했다."사실이라도 나와는 상관이 없어. 뒤늦은 정은 천박하다는 말이 있지. 그때 그는 나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나의 아이를 지우려 했는데 지금은 사람이 죽자 사랑한 척하다니, 너무 가식적이잖아.”수현은 말을 하다가 참지 못하고 주먹을 꽉 쥐었다.“그가 정말 죽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도, 나는 역겨울 뿐이야.”수현의 눈에 비친 한을 보며 은서의 마음은 잠시 안정되었다.수현이 더 이상 은수를 위해 흔들리지 않는 한 그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앞으로 그는 그녀를 잘 보살피며 그녀가 증오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은수는 미자의 보살핌에 하루하루 호전되었다.그가 퇴원할 때, 이 남자의 얼굴에는 이미 수현의 죽음 때문에 석연치 않은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은수 자신만이 자신의 왼쪽 가슴에 영원히 한 텅 빈 구석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의 가슴은 더 이상 누구를 위해 뛰지 않았고 그가 이대로 살고 있는 이유 또한 살아있는 사람이 더 이상 자신이 떠나서 고통받게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은수는 퇴원한 후 바로 온가네 집으로 돌아갔다.그는 돌아가자마자 궤짝을 뒤졌고 수현이 남긴 흔적을 찾으려고 했다.그러나 그에게 남겨진 것은 실망뿐이었다.수현은 이혼을 제기한 후, 자신의 모든 물건을 깨끗이 정리했고 그의 생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마치 그녀가 자신의 아내로 시집왔던 그 시간은 단지 달콤한 꿈일 뿐, 꿈에서 깨어났으니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은수는 마음이 허전했고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무언가를 찾으려 했다.그는 수현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생명 속에서 확실히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은수는 집안을 샅샅이 뒤져서야 결국 구석의 한
은수는 결국 윤찬더러 수현과 가까운 사람을 조사하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윤찬은 사실 사람이 죽은 이상 조사하면 뭐가 달라지겠냐고, 그냥 내려놓으라고 은수를 권하고 싶었다.그러나 그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사해 보니 그는 수현과 가장 친하고 감정도 좋은 유일한 사람인 한가연을 찾았다.은수는 즉시 가연에게 연락했다. 그의 요구는 과분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수현의 사진 한 장을 원할 뿐이었다. 한 장만이면 됐다.그러나 가연에게 전화를 걸며 자신이 누구인지 설명하자마자 그녀는 사정없이 바로 전화를 끊었다.가연은 수현한테 아무 일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앞으로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가 외국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고, 두 사람은 한 번 만나기도 어렵다는 생각을 하자 그녀는 화가 났다.만약 은수가 머리를 조금이라도 써서 수현을 믿었다면 일이 이 지경으로 되지 않았을 것이다.그들은 이미 세 식구가 되어 화목하고 행복하게 함께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생각할수록 화가 난 가연은 아예 은수를 차단했다.그녀는 이따가 이 남자가 다시 전화하면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을 것만 같았다.은수는 그녀가 전화를 끊은 것을 보고 화를 내지 않았고 화를 낼 면목도 없었다.그러나 자신의 번호가 차단당한 것을 본 은수는 어쩔 수 없이 가연의 집 앞에 가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가연은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와 은수가 자신의 집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잠깐만요.”은수는 이미 몇 시간 동안 여기서 기다렸고 그는 가연이 돌아온 것을 보고 재빨리 걸어왔다."난 일부러 당신을 방해하러 온 게 아니에요. 나는 단지...... 단지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래요. 나한테 그녀의 사진 한 장만 주면 안 될까요? 동의하기만 한다면 그 어떤 요구를 제기하든 난 상관없어요.”가연은 이 말을 듣고 웃겨서 욕설을 퍼부으며 은수를 비웃으려 했다. 그러나 이때 그녀는 무언가를 떠올렸다.“그래요, 하지만 내가 당신을 데리고 갈 곳이 있어서, 거기에 가서
그때의 그녀는 아마도 자신이 꽃다운 나이에 영원히 머물게 될 것이란 것을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은수는 코끝이 찡했고 수현의 그 미소가 자신에 대한 가장 큰 비웃음이라고 느꼈다.그는 사진 속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은수는 묘비를 바라보았는데, 그제야 수현의 묘비에는 "차수현의 무덤"이라는 간단한 글자만 몇 개 적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가 누구의 딸인지, 심지어 누구의 아내인지조차 적히지 않았고 그냥 그녀의 이름만 적혀 있을 뿐, 그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은수는 갑자기 온몸이 차가워졌다."안 돼요, 그녀는 이대로 매장할 수 없어요. 그녀는 나의 아내니까요.”오직 부부만이 몸에 붉은 실을 달고 있다고 하는데, 만약 이 붉은 실이 없다면 그는 또 어떻게 그녀를 찾을 수 있겠는가?가연은 싸늘하게 웃었다."아내요? 당신들 이미 이혼한 거 아닌가요?”“난 이혼에 동의한 적이 없어요.”은수는 찔린 듯 소리를 질렀다.가연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그래요? 그럼 내가 당신에게 잔혹한 현실을 알려주죠. 사실 그때 수현은 당신과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티끌만큼도 없었어요. 그녀가 온가네로 간 이유는 차 씨네 사람들이 그녀의 어머니로 협박을 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시집가야 했고요. 그녀는 여태껏 당신의 아내가 되고 싶지 않았다고요!”가연의 말은 마치 칼처럼 은수의 가슴에 꽂혔다.그는 문득 고개를 돌려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의 이런 낭패한 모습을 보며 가연은 마음이 후련했고 계속해서 말했다."그러니까 수현을 돈에 눈이 먼 여자라고 말하지 마요. 왜냐하면, 그녀는 당신과 결혼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죠. 뱃속의 아이를 당신에게 덮어씌우는 이런 터무니없는 일은 말할 것도 없고요.”자신도 모르게 몸이 떨리기 시작한 은수는 앞에 있는 여자에게 더 이상 말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다.그러나 그는 입을 열지 못했다.그가 모르는 일이 또 있을까?“수현이 죽기 전 그 며칠, 그녀가 얼마나 괴로웠는
은수는 묘비 앞에 앉아 한참 동안 멍을 때렸고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고서야 윤찬이 황급히 찾아왔다.윤찬은 은수가 묘비 앞에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얼른 그를 부축했다.은수는 정신을 차리며 윤찬을 바라보았다."나 상관하지 말고 가서 조사해. 똑똑히 조사해 봐. 차가네 사람들이 최근에 무슨 짓을 했는지, 낱낱이 나한테 보고해!”윤찬은 히스테리한 그의 모습에 크게 놀랐지만 그래도 얼른 은수의 요구에 따라 차 씨네 집안을 조사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윤찬은 찾아낸 서류를 가지고 돌아왔다.은수는 그 내용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는 그제야 수현의 어머니가 오래전 차 씨네 사람들에 의해 A국의 한 요양원에 보내졌고 또 줄곧 이것으로 수현이 그들의 말을 듣게끔 협박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A국…...그래서 수현이 a국에 나타난 것이었다. 그녀가 거기에 있었던 이유는 은서와 떠나기로 상의한 것이 아니라 중병에 걸린 어머니를 구하러 가는 것이었다.그가 분노에 눈이 멀어 그녀를 강제로 끌고 가려 할 때 수현이 여러 번 설명했었다.그러나 그는 믿지 않았다. 그때의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 수현에게 복수해서 그녀를 극도의 고통을 느끼게 하려고만 했다.이제 이 모든 것은 그 자신에게 되돌아왔다. 수현은 그의 고집과 불신으로 인해 생명을 잃었고 그는 평생 그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했다. 그의 후반생은 후회와 고통 속에서 살 수밖에 없었다.은수는 주먹을 꽉 쥐며 자신의 머리를 힘껏 두드렸다.그러나 그가 아무리 해도 시간을 되돌려 이 모든 비극을 막을 수는 없었다.윤찬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얼른 은수의 손을 잡고 그가 자신을 때리지 못하게 했다.그는 은수가 흥분해서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두려웠다.“그러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틀린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어.”만약 그가 조금이라도 냉정해지며 수현의 설명을 들었다면, 만약 그가 좀 더 머리를 써서 차예진의 몇 마디 말에 수현을 의심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은
윤찬은 차를 몰며 은수를 데리고 차 씨네 집안으로 향했다.차가네의 하인은 은수가 온 것을 보고 바로 문을 열어줬고, 인사도 채 하기도 전에 남자는 곧장 들어갔다.그는 집 안의 장식을 보았고 좀처럼 수현을 애도하는 느낌이 없었다.남자의 눈빛에는 음침한 기색이 역력했다.그가 차가네 별장에 들어설 때, 그들 세 식구는 화기애애하게 저녁을 먹고 있었다.예진은 새로 한 네일아트를 보며 말했다."아빠, 엄마, 나 요즘 마음이 자꾸 불안하단 말이에요. 특히 차수현이 전에 살던 방을 지나가면 엄청 두렵다고요. 우리 아예 그 방을 봉쇄하는 건 어때요?”수현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예진은 무척 기뻤지만, 전에 자신이 한 그 일들을 생각하면 속으로도 좀 두려웠다.만약 그 천한 년이 죽은 후에 처녀귀신이라도 되어 자신한테 복수하러 찾아오면 어떡하지?한명은 이 말을 듣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그렇게 해. 그 쓸모없는 병신은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피해만 입히는군.”한명도 수현의 죽음에 대해서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그저 수현이 죽기 전에 그에게 충분한 가치를 가져다주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할 뿐이었다.“이왕 이렇게 된 이상, 사람 불러 그 방을 봉쇄하고, 또 무당 몇 명 불러와서 불운을 없애. 그녀가 감히 돌아온다면, 아주 그냥 영원히 환생하지 못하게 하고.”은수는 옆에 서서 이 세 식구가 하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남자는 주먹을 꽉 쥐며 관절에서는 마찰 소리가 났다.비록 그는 차 씨네 사람들이 모두 배은망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방금 들은 모든 것은 여전히 그를 분노하게 만들었다.수현이 살아있을 때, 그들은 그녀의 피를 빨아먹고 그녀의 골수까지 깨끗하게 빨아들일 생각을 했다.설사 수현이 죽었다 하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그녀를 조용히 보내지 않았고 심지어 그녀가 저승에서도 못 살게 하려고 했다.“누구더러 영원히 환생하지 말라고 하는 거지?”은수는 어둠에서 걸어 나왔고 빛은 그의 얼굴을 비추며 절반은 밝고 절반은 어두워 그의 원래
은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차가네 별장 밖에서 갑자기 귀를 찌르는 경적 소리가 울렸다.경찰 몇 명이 문으로 들어섰다."누가 차한명이죠? 당신의 공사는 부실시공과 뇌물을 행사한 혐의가 있으니, 조사에 협조하도록 우리와 함께 가죠!”은수는 오는 길에 직접 사람을 파견하여 차가네가 요 몇 년 동안 한 공사를 샅샅이 조사했다.한명은 원래 정직하고 선량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당한 거래가 많았다.일반적으로 이런 일을 잘 처리하면 아무도 따지지 않을 것이지만 드러나는 순간,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경찰은 한명이 뜻밖에도 혼수상태에 빠진 것을 보며 할 수 없이 이미애를 바라보았다."당신이 바로 그의 아내이고, 회사의 제2법인이죠? 그가 혼미한 이상, 당신이 따라가죠.”말하면서 그는 바로 수갑을 꺼내 미애에게 채웠다.미애는 비록 평소에 못된 생각이 많았지만 이런 큰일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다리까지 후들후들 떨고 있었다."나, 난 아무것도 몰라요. 당신들은 나를 잡으면 안 된다고요.”그러나 경찰은 또 어떻게 그녀의 몇 마디 말 때문에 공무를 집행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들은 강제로 미애를 데리고 나갔다.예진은 한쪽에 서서 부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진 한명과 경찰에게 끌려간 미애를 보며 당황해지며 얼른 달려와서 은수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도련님, 나도 이제 잘못을 깨달았어요. 제발, 우리를 궁지로 몰지 마요. 차수현도 필경 차 씨네 사람이니까 우리 집안이 망한 것을 보면 그녀도 마음이 편치 않을 거예요.”은수는 예진을 차갑게 바라보았다."안심해, 만약 그녀가 차 씨네 집안이 마지막에 이렇게 끝나는 것을 본다면 틀림없이 통쾌할 거야. 그리고 이것은 그냥 시작일 뿐이야.”은수는 이 일들을 마친 후, 이 난잡한 곳을 한 번도 보지 않고 곧장 떠났다.차에 돌아온 은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남자는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희미한 불빛을 보며 침묵했다.“수현아, 널 괴롭혔던 이 사람들, 내가 반드시 너를 대신해서 그들을 잘 처리할 거야. 그리고 우
예진은 더 이상 사람이 많은 곳에 가서 얼굴을 드러내지 못하고 그저 한구석에 가서 안수지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한명의 병원비를 내지 않으면 그는 평생 병상에 누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수지는 한참이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예진도 체면 따윈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입을 열었다."수지야, 너 지금 돈 좀 있어? 나 좀 빌려줘, 급한 일이 생겨서 그래!”“차예진, 너 지금 뻔뻔하게 나한테 전화해서 돈 빌리는 거야? 다 너 때문이잖아. 네가 그때 온은수는 이미 차수현을 증오한다고 말하지만 않았어도. 지금 보면 전혀 그런 게 아니잖아. 나도 너 때문에 망하게 생겼다고!”은수는 차 씨네 집안을 정리한 후 멈추지 않고 계속 사람들더러 그동안 수현을 괴롭힌 모든 사람들을 자세히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수지가 한 짓도 당연히 숨길 수 없었고 안가네는 가문을 지키기 위해 수지를 집에서 쫓아낼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이미 자신을 챙기기도 어려운데, 또 어떻게 예진을 도울 수 있겠는가.예진은 이 말을 듣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땅에 쓰러졌다.그녀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다.......차 씨네 집안의 일은 곧 온 s시에 퍼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빚을 가득 진 차가네는 파산을 선포하며 집안의 물건들도 모두 경매에 내놓아서 빚을 갚아야 했다.그리고 은수는 바로 차가네 별장을 입찰했다.이곳은 그래도 수현이 살았던 곳이기 때문에 그는 이 별장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가연은 차 씨네 집안이 망한 것을 보고 즉시 이 통쾌한 좋은 소식을 수현에게 알렸다.수현은 차 씨네 사람들이 병에 걸리거나 감옥에 가거나 자취를 감췄다는 것을 듣고 속이 다 후련했다.그들도 마침내 그때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에게 안겼던 고통을 맛보았다.이 모든 것은 그들의 응보였고 자업자득일 뿐이었다.“그런데 차가네는 죽을힘을 다해 발버둥 치지 않고 이렇게 바로 무너졌다니.”수현은 한명이 그동안 많은 인맥을 쌓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설령 정
5년 후.국제공항에서.수현은 트렁크를 밀고 비행기에서 내렸다.그녀는 걸으면서 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꼈다. 커다란 선글라스에 흰색 마스크를 더하니 그녀의 손바닥만 한 얼굴을 꽁꽁 가렸다.그녀는 자신이 전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지금은 다소 낯설어 보이는 이 도시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감개무량했다.그녀는 다시 돌아왔다.그동안 수현은 줄곧 자신이 다시는 이 도시에 한 걸음도 내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얼마 전, 회사 쪽에서 s시의 엄청난 주문을 받았는데, 수현은 s시 현지인으로서 첫 번째로 뽑혔고 사장님도 그녀에게 엄청 많은 보수를 승낙했다.수현도 한참 망설였다. 이번 프로젝트를 완성하면 그녀의 이력은 아주 단단해질 것이고 앞으로의 사업이나 연수에 아주 많은 좋은 점을 가져다주었다.그러나 그녀가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수현은 고통을 참으며 포기하려 했다. 그리고 며칠 전 시골 친척이 소식을 전해줬는데, 글쎄 최근에 큰비가 내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무덤이 어느 정도 훼손됐다고 했다.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되였고, 수현도 전에 해마다 가서 제사를 지냈다. 출국한 후 그녀는 이 임무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는데 이 소식을 듣고 그녀는 고민하다가 돌아오기로 결정했다.수현은 최근 몇 년간 외국에서 은서의 도움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전공을 선택하여 다시 대학에 입학했고 마침 건축설계를 배웠다.이번에 돌아와서 그녀는 회사의 일을 잘 완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배운 지식을 활용하여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무덤을 좀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수리할 계획이었다.이것도 그녀가 그동안 빚진 것을 메운 셈이었다.수현은 먼저 지사에 가서 보도할지 아니면 고향으로 돌아가 친척들을 봐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수현은 핸드폰을 꺼내보니 은서가 자신에게 영상통화를 했던 것이다.그녀는 받자 은서의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수현아, 지금 도착했어?”수현은 미소를 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