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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은수는 묘비 앞에 앉아 한참 동안 멍을 때렸고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고서야 윤찬이 황급히 찾아왔다.

윤찬은 은수가 묘비 앞에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얼른 그를 부축했다.

은수는 정신을 차리며 윤찬을 바라보았다.

"나 상관하지 말고 가서 조사해. 똑똑히 조사해 봐. 차가네 사람들이 최근에 무슨 짓을 했는지, 낱낱이 나한테 보고해!”

윤찬은 히스테리한 그의 모습에 크게 놀랐지만 그래도 얼른 은수의 요구에 따라 차 씨네 집안을 조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찬은 찾아낸 서류를 가지고 돌아왔다.

은수는 그 내용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는 그제야 수현의 어머니가 오래전 차 씨네 사람들에 의해 A국의 한 요양원에 보내졌고 또 줄곧 이것으로 수현이 그들의 말을 듣게끔 협박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A국…...

그래서 수현이 a국에 나타난 것이었다. 그녀가 거기에 있었던 이유는 은서와 떠나기로 상의한 것이 아니라 중병에 걸린 어머니를 구하러 가는 것이었다.

그가 분노에 눈이 멀어 그녀를 강제로 끌고 가려 할 때 수현이 여러 번 설명했었다.

그러나 그는 믿지 않았다. 그때의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 수현에게 복수해서 그녀를 극도의 고통을 느끼게 하려고만 했다.

이제 이 모든 것은 그 자신에게 되돌아왔다. 수현은 그의 고집과 불신으로 인해 생명을 잃었고 그는 평생 그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했다. 그의 후반생은 후회와 고통 속에서 살 수밖에 없었다.

은수는 주먹을 꽉 쥐며 자신의 머리를 힘껏 두드렸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해도 시간을 되돌려 이 모든 비극을 막을 수는 없었다.

윤찬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얼른 은수의 손을 잡고 그가 자신을 때리지 못하게 했다.

그는 은수가 흥분해서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두려웠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틀린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어.”

만약 그가 조금이라도 냉정해지며 수현의 설명을 들었다면, 만약 그가 좀 더 머리를 써서 차예진의 몇 마디 말에 수현을 의심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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