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무진은 속으로 한바탕 투덜댔다.‘차수현 씨에게 무슨 일 있겠어? 지금 멀쩡하기만 하구먼.’“응, 그녀 봤어. 지금은 가연 씨와 함께 있으니 별일 없어.”육무진은 생각하다 여전히 차수현이 무사한 일을 온은수에게 알렸다.차수현이 한가연을 찾아갔다는 것을 알게 된 온은수는 줄곧 근심하던 마음을 마침내 내려놓았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걱정해하며 물었다.“그녀가 왜 갑자기 귀국했는지, 넌 알고 있는 거야?”육무진은 어이가 없었다. 그는 확실히 알고 있었지만, 이것은 남자인 그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구체적인 원인은 나도 잘 모르겠어. 걱정되면 돌아와서 그녀에게 직접 물어봐.”육무진은 더 이상 자신이 오늘 한 이 어리석은 일을 돌이키고 싶지 않았기에 이 말 한마디만 남기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온은수는 어리둥절해졌다. 그는 육무진이 수상하다고 느꼈는데, 마치 무슨 일로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자신도 오랫동안 귀국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온은수는 즉시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귀국했다.……한가연은 줄곧 차수현과 함께 있었고, 검사를 마친 뒤, 의사는 표정이 아주 엄숙했다.“지금 정말 이 아이를 지우려는 건가요? 아가씨 현재 상황을 보면, 이 아이를 지우면 앞으로 아예 임신을 할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손으로 옷자락을 꽉 잡고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알아요, 상관 없어요.”의사는 차수현이 매우 확고한 것을 보고 더 이상 설득하지 않았다. 다만, 차수현이 사인하도록 책임 면제서를 건넸다.차수현은 위의 내용을 읽으며 마음이 무척 떨렸지만, 여전히 이를 악물고 사인했다.“그럼 따라와요.”의사는 차수현이 무척 협조한 것을 보고 면제서를 주임에게 건넨 뒤, 차수현을 데리고 수술실에 들어섰다.수술실은 외부인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가연은 아무리 걱정해도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그리하여 이렇게 큰 수술실에는 차수현 혼자만 남았다. 그녀는 차가운 침대에 누워 눈 앞의 눈부신 무영등을 바라보았고, 땀은 그녀의 옷을 흠
의사는 차수현이 이러는 것을 보고 쉽게 주사를 놓지 못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한숨을 쉬었다.“이봐요, 만약 결정하지 못했다면 돌아가서 가족들과 상의부터 잘 해봐요. 몸을 이렇게 떨면 나도 수술을 할 방법이 없어서 그래요.”차수현은 마음이 급해졌다.“나 정말 결정했어요. 그냥 긴장을 했을 뿐이에요.”“지금 아가씨의 이 모습은 긴장한 것 같지 않아서 그래요. 미안하지만, 오늘 수술은 일단 취소할게요.” 의사는 오히려 차수현의 설명을 듣지 않았다. 그녀는 낯선 여자를 위해 이렇게 큰 위험을 무릅쓸 수 없었다.게다가 차수현의 상태를 보면, 수술을 마치고 후회할지도 모르는 데다, 회복에 심각한 영향이 생길 수도 있었으니, 그때 되면 의사로서 그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의사는 그런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 직접 나가서 한가연더러 차수현을 데려가라고 했다.차수현은 의사에게 이대로 자신을 쫓아내지 말라고 애원하려 했지만, 그녀가 이미 떠난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수술대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밖으로 나가자 한가연은 차수현의 얼굴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고 안색도 하얗고 핏기가 전혀 없는 것을 보았다. 마치 큰 병에 걸린 것처럼 넋까지 잃은 그녀의 모습에 한가연은 마음이 아팠다.“수현아, 너 왜 그래? 무서우면 며칠 뒤에 오자.”“나…… 미안, 거기에 누워있으니까 내가 전에 잊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많이 떠올랐어. 너무 무서워. 어쩌면 난 정말 그런 일들을 잊은 적이 없을지도 몰라.”차수현은 손으로 자신의 두 팔을 꼭 안았지만, 그 싸늘한 느낌은 여전히 몸 깊은 곳에서 스며나왔다.그런 극도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일단 강제로 떠올리면, 그 속에 빠져들어 빠져나가기 어려웠는데, 차수현은 지금 바로 이런 상황에 처해 있었다.한가연은 매우 걱정했다. 그녀도 차수현이 이런 상태에서 수술을 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느꼈다. 만약 무슨 사고라도 생기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괜찮아, 괜찮아, 우리 먼저 돌아가자. 일단 이런
온은수는 다급하게 사람을 불러 차수현이 도대체 무슨 병에 걸렸는지 조사하라고 했고, 부하들도 많은 공을 들여 마침내 소식을 알아냈다.다만, 온은수에게 보고하러 갔을 때, 그 부하는 무척 어색했다. 그것도 온은수가 짜증이 나서 화를 내서야 그는 어렵게 입을 열어 보고했다.“아가씨는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유산 수술을 하러 온 것입니다.”이런 일은 정말 너무 개인적인 일이었다. 부하는 차수현이 무슨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많은 힘을 동원하여 조사했는데, 뜻밖에도 그녀는 유산 수술을 하러 간 것이었다.그 어느 여자도 남에게 이런 일을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에, 무심코 이런 프라이버시를 엿본 그는 무척 난처했다.온은수도 멍해졌다. 유산 수술이라니?‘왜 유산 수술을 하러 간 거지? 수현이 임신했다고?’온은수는 이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곧 무엇을 깨달았다.설마 그날 그가 차수현과 관계를 맺었을 때, 그렇게 우연의 일치로 임신했단 말인가?온은수는 자신의 운이 이렇게 좋을 줄은 정말 몰랐다. 뜻밖에도 단번에 차수현을 임신시켰다니. 전에 차수현은 그녀의 몸이 좋지 않아 더는 임신할 수 없다고 말했고, 또 이미 유담과 유민이란 두 귀엽고 영리한 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그녀도 이 일을 개의치 않았다.그때 온은수도 더 이상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 막상 들으니, 충격과 기쁨이 남자의 얼굴에 나타났다.이것은 또한 그와 차수현 사이의 인연이 결코 끊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겠는가?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는 곧 다시 냉정해졌다. 그녀는 이미 수술을 했단 말인가?온은수는 바로 부하를 바라보았다.“그 수술은 이미 끝났어? 그녀는 지금 어떻게 됐지?”부하는 자신의 보스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안색을 보고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그는 말하고 싶었지만 온은수가 그의 말을 끊었기 때문에 미처 말하지 못했는데, 보스는 놀랐다가 또 무척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이
차수현은 이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호텔로 돌아간 후, 그녀는 매우 괴로워했다. 병원에 들어가기 전에 마음을 딱 먹었는데, 하필이면 마지막에 긴장을 해서 또 이렇게 의기소침하게 돌아오다니, 한가연의 시간만 낭비하고.한가연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가볍게 차수현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이건 네 탓이 아니야. 수현아, 두려워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잖아.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차수현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너무 오래 끌면 안 되잖아. 난 수술대에 오르자마자 긴장하기 시작했고 또 공포에 떨기 시작했어. 비록 열심히 심호흡을 하며 긴장을 풀려 했지만 조금의 효과도 없었고, 몸도 엄청 뻣뻣해서 의사도 전혀 수술할 수가 없었다고.”한가연은 마음이 아팠다. 차수현은 다 좋았지만 너무 혼자서만 버티려 했다. 이런 일은 누구나 두려워할 텐데, 차수현은 심지어 전에 온은수의 오해로 인해 큰 트라우마가 생겼으니 자연히 일반인보다 더 직면하기 어려웠다.“이 일은 너무 서두르면 안 된다고 생각해. 그렇지 않으면 우리 내일 정신과 의사 보러 가자. 네 마음의 매듭을 푸는 것을 도울 수 있을 거야.”한가연은 생각해 보았는데, 차수현을 억지로 맞서도록 강요하는 것 대신, 먼저 트라우마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느꼈다.정신과 의사를 찾는 것은 확실히 좋은 방법이었다. 아마 일부 전문적인 수단을 통해 이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차수현은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 생각하다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차수현의 피곤한 모습을 보고 한가연도 억지로 그녀에게 무엇을 시키지 않았고, 그녀가 배고파서 불편하지 않도록 음식을 좀 먹인, 들어가 쉬게 했다.차수현은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세수를 한 다음, 침대에 누워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차수현은 편하게 자지 못했는데, 잠 들자마자 바로 꿈을 꾸었다. 게다가 그 꿈들은 너무 빨리 지나가서 그녀는 잠을 잘수록 더욱 피곤해졌다.마지막에 차수현은 아주 귀여운 여자애가 나오는 꿈을 꿨는데, 그녀를 보자 아주
“에휴…….”차수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온은수 그 남자를 위해 아이를 지워 자신의 몸을 다치게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이 줄곧 바라던 딸까지 잃는 것은 정말 가치가 있는 일일까?차수현은 망설이며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한가연은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차수현의 땀을 닦아준 다음 나갔다.어떤 일은 아무리 좋은 친구라도 끼어들 수 없었기에, 이 일은 차수현이 스스로 납득해야 했다. 결국, 이것은 그녀 자신의 인생과 몸이었기에 남들은 그녀를 대신해서 결정을 할 권리가 없었다.……다른 한편.온은수는 차수현이 임신했다는 소식에 기분이 좋아 육무진을 불러내어 밥을 먹자고 했다.이번에 이렇게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차수현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육무진이 제때에 소식을 전해준 덕분이었다.육무진은 온은수가 가장 비싼 레스토랑에서 밥을 산다는 말을 듣고 사양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가장 비싼 요리를 한가득 주문해서 온은수의 카드를 단단히 긁을 작정이었다. 마침 그도 최근 한가연의 일로 마음이 어지러웠다.육무진은 시간에 맞춰 레스토랑에 도착하며 가장 좋은 룸에 들어서자, 온은수의 줄곧 아무런 표정도 없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보았다.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온은수가 이렇게 웃으니 오히려 육무진의 마음을 당황하게 했다.육무진은 온은수와 그렇게 오래 알고 지내면서, 그가 웃은 횟수는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육무진은 어이없어 하며 앞으로 다가가서 온은수의 눈앞에서 손을 흔들었다.“뭐야? 왜 이래? 귀신에 홀린 것 같은데, 내가 무당이라도 찾아줄까?”온은수는 바로 정신을 차렸고, 육무진이 자신을 놀리는 것을 보고 화를 내지도 않고 그를 바라보았다.“왜, 내가 기분이 좋은 것도 잘못이야?”“기분이 아무리 좋아도 바보처럼 웃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육무진은 묵묵히 말하다 곧 무언가를 떠올렸다. 온은수는 차수현을 쫓아왔는데, 무슨 좋은 일이길래 그가 이렇게 기쁘다고 웃을 수 있
“하지만 나는 이미 모든 병원에게 통지를 내려, 그녀에게 유산 수술을 하지 말라고 했어. 적어도 이 아이는 당분간 무사한 셈이지.”온은수는 중얼중얼 말했다.“…….”육무진은 어이가 없었다.“네가 이렇게 하면, 그녀가 너를 더 좋아하게 될 것 같아, 아니면 네가 도리를 따지지 않는 미치광이라고 생각해서 너랑 더욱 멀리 떨어질까? 심지어 그녀는 이 아이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았지만 너의 이런 행동 때문에 반드시 아이를 지우고 싶어할지도 몰라.”육무진도 차수현은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는 남에게 강요 받는 게 가장 싫었다. 온은수가 이렇게 나온다면, 그녀의 반항심을 불러일으켜 뱃속의 아이를 더욱 혐오하게 만들 수도 있었으니 그것은 그야말로 밑진 장사였다.온은수도 단번에 이를 의식하고 난색을 보였다.“그럼 어떡해, 그녀가 정말 아이를 지우게 할 수는 없어…….”“네가 스스로 생각해봐. 이런 내 직업 도덕에 어긋나는 일은, 나도 뭐라 말할 수 없어.”육무진은 눈을 부라렸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정말 멍청했는데, 지금의 온은수가 바로 이랬다. 머리가 남에게 먹힌 것처럼 둔했다. 전의 그는 절대로 이렇게 어리석은 문제를 묻지 않았을 것이다.온은수는 냉정해지며 즉시 방법을 생각해냈다. 일단 그 의사들에게 직접 수술을 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말고, 차수현의 몸이 허약하여 수술을 할 수 없다고 하면 당분간은 시간을 끌 수 있었다.그러나 시간을 끌어도 소용없었으니, 그는 차수현의 생각을 바꿀 방법을 찾아야 했다.온은수는 곰곰이 생각했는데, 만약 자신이 무턱대고 나타나서 설득한다면 차수현은 무척 꺼려할 것이고, 또 자신이 그녀의 사생활을 엿보았다고 생각하며 오랫동안 그를 상대하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오히려 온은수를 매우 난감하게 만들었고, 그는 즉시 육무진을 바라보았다.“에헴, 그, 한가연 씨는 수현의 좋은 친구잖아. 네가 저녁에 누워 잘 때, 침대에서 그녀에게 수현을 설득하라고 말해봐, 그럼 되잖아.”“그만!” 육무진은
온은수는 그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는데, 잠시 후, 그녀는 온은수의 시선을 알아차린 듯 그를 향해 웃었다. 환한 미소는 힐링의 마력이 있는 듯, 온은수의 초조한 마음을 달랬다.잠시 후, 온은수는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차수현도 딸을 원했고, 게다가 그녀는 마음이 약해서, 자신이 설득한다면 틀림없이 소용이 없겠지만, 이렇게 귀여운 어린 여자아이가 말하면 듣지 않을까?온은수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 어린아이의 부모님과 인사를 했다.온은수는 평소에 나대지 않아서 자주 뉴스에 사진이 뜨지 않지만, s시에서의 지명도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에 그가 나타난 순간, 여자아이의 부모는 그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차렸다.결국 온은수가 지내고 있는 이 호텔도 고급 호텔이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명문 집안이었으니 온은수가 누군지 모를 리가 없었다.온은수는 그들과 인사를 한 뒤, 소녀의 머리를 만지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온은수가 아내와 약간의 오해가 생겨 여자애더러 가서 설명을 좀 도와달라고 한 것을 듣고, 부부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며 미처 승낙하지 못했지만, 여자애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이게 뭐라고. 아주 간단하니까 나에게 맡겨요!”온은수는 이 똑똑한 여자애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그는 자신의 딸도 이렇게 상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온은수는 쪼그리고 앉아 소녀와 상황을 이야기했고, 앞에 있는 이 남자의 아내가 화가 나서 그들의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자 소녀는 매우 영리하게 온은수의 귀에 다가가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온은수는 이 말을 듣고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시간을 정한 후, 온은수는 일어서서 여자애의 아버지의 전화를 남겼다.비록 소녀는 간단한 일이라고 말하며 열정적으로 도우려 했지만, 온은수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거저 받는 습관이 없기 때문에, 그들에게 충분한 보수를 줄 것이다.소녀의 부모님이 그녀를 데리고 호텔 방으로 돌아온 후, 소녀의 아버지는 자신이 전에 매우 협력하고 싶었던 그
차수현은 그곳에 앉아 있으며 여전히 좀 불안했다. 한 편으로는 어제 줄곧 꿈을 꿔서 잘 자지 못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꿈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었다.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참, 핑크색 공주치마를 입고 대여섯 살로 보이는 소녀가 다가왔다.“아줌마, 나 여기 앉아도 돼요?”차수현은 이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는데, 달콤하고 귀엽게 생긴 소녀인 것을 보고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옆자리에 지금 아무도 없었으니 그녀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소녀는 앉은 다음 그녀에게 말했다.“아줌마, 어디 불편해요? 난 아빠 엄마랑 같이 왔는데, 지금 안에서 의사 선생님과 얘기하고 있어요.”소녀는 입담이 좋아서 차수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차수현은 원래 아이들에게서 친근감을 느낀데다 이 아이는 유담 유민과 나이 차이가 많지 않았기에 더욱 좋아하며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잠시 후, 소녀는 갑자기 자신도 여동생을 갖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고, 여동생이 있다면 어떻게 꾸며주고 같이 소꿉놀이를 해야 할지 생생하게 묘사했다.비록 소녀는 매우 총명하지만, 결국 어린아이일 뿐이기 때문에,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이렇게 여동생이 있다는 좋은 점을 말하는 것이었다. 온은수도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하라고 가르쳐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이 아이가 매우 귀엽다고 생각해서 그녀가 한 말이면 오히려 차수현의 아이에 대한 사랑을 움직이게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소녀의 순수한 미소를 보고 차수현은 웃었다.“여동생이 태어나면 그녀와 싸울까 봐 두렵지 않는 거야?”“싸우는 것도 정상이잖아요. 나도 엄마, 아빠랑 자주 삐지지만, 우리는 한 가족이니 풀리지 않는 일이 또 어디 있겠어요.”한 가족이라…….차수현은 갑자기 자신의 배가 또 살짝 아픈 것을 느꼈다. 뱃속에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는 또 어찌 그녀의 가족이 아니겠는가. 그녀는 정말 이렇게 모질게 이 아이를 버리고 싶은 것일까?소녀는 차수현이 깊은 생각에 잠긴 것을 보고, 더 이상 말을 하며 방해하지 않았다.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