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휴…….”차수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온은수 그 남자를 위해 아이를 지워 자신의 몸을 다치게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이 줄곧 바라던 딸까지 잃는 것은 정말 가치가 있는 일일까?차수현은 망설이며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한가연은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차수현의 땀을 닦아준 다음 나갔다.어떤 일은 아무리 좋은 친구라도 끼어들 수 없었기에, 이 일은 차수현이 스스로 납득해야 했다. 결국, 이것은 그녀 자신의 인생과 몸이었기에 남들은 그녀를 대신해서 결정을 할 권리가 없었다.……다른 한편.온은수는 차수현이 임신했다는 소식에 기분이 좋아 육무진을 불러내어 밥을 먹자고 했다.이번에 이렇게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차수현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육무진이 제때에 소식을 전해준 덕분이었다.육무진은 온은수가 가장 비싼 레스토랑에서 밥을 산다는 말을 듣고 사양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가장 비싼 요리를 한가득 주문해서 온은수의 카드를 단단히 긁을 작정이었다. 마침 그도 최근 한가연의 일로 마음이 어지러웠다.육무진은 시간에 맞춰 레스토랑에 도착하며 가장 좋은 룸에 들어서자, 온은수의 줄곧 아무런 표정도 없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보았다.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온은수가 이렇게 웃으니 오히려 육무진의 마음을 당황하게 했다.육무진은 온은수와 그렇게 오래 알고 지내면서, 그가 웃은 횟수는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육무진은 어이없어 하며 앞으로 다가가서 온은수의 눈앞에서 손을 흔들었다.“뭐야? 왜 이래? 귀신에 홀린 것 같은데, 내가 무당이라도 찾아줄까?”온은수는 바로 정신을 차렸고, 육무진이 자신을 놀리는 것을 보고 화를 내지도 않고 그를 바라보았다.“왜, 내가 기분이 좋은 것도 잘못이야?”“기분이 아무리 좋아도 바보처럼 웃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육무진은 묵묵히 말하다 곧 무언가를 떠올렸다. 온은수는 차수현을 쫓아왔는데, 무슨 좋은 일이길래 그가 이렇게 기쁘다고 웃을 수 있
“하지만 나는 이미 모든 병원에게 통지를 내려, 그녀에게 유산 수술을 하지 말라고 했어. 적어도 이 아이는 당분간 무사한 셈이지.”온은수는 중얼중얼 말했다.“…….”육무진은 어이가 없었다.“네가 이렇게 하면, 그녀가 너를 더 좋아하게 될 것 같아, 아니면 네가 도리를 따지지 않는 미치광이라고 생각해서 너랑 더욱 멀리 떨어질까? 심지어 그녀는 이 아이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았지만 너의 이런 행동 때문에 반드시 아이를 지우고 싶어할지도 몰라.”육무진도 차수현은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는 남에게 강요 받는 게 가장 싫었다. 온은수가 이렇게 나온다면, 그녀의 반항심을 불러일으켜 뱃속의 아이를 더욱 혐오하게 만들 수도 있었으니 그것은 그야말로 밑진 장사였다.온은수도 단번에 이를 의식하고 난색을 보였다.“그럼 어떡해, 그녀가 정말 아이를 지우게 할 수는 없어…….”“네가 스스로 생각해봐. 이런 내 직업 도덕에 어긋나는 일은, 나도 뭐라 말할 수 없어.”육무진은 눈을 부라렸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정말 멍청했는데, 지금의 온은수가 바로 이랬다. 머리가 남에게 먹힌 것처럼 둔했다. 전의 그는 절대로 이렇게 어리석은 문제를 묻지 않았을 것이다.온은수는 냉정해지며 즉시 방법을 생각해냈다. 일단 그 의사들에게 직접 수술을 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말고, 차수현의 몸이 허약하여 수술을 할 수 없다고 하면 당분간은 시간을 끌 수 있었다.그러나 시간을 끌어도 소용없었으니, 그는 차수현의 생각을 바꿀 방법을 찾아야 했다.온은수는 곰곰이 생각했는데, 만약 자신이 무턱대고 나타나서 설득한다면 차수현은 무척 꺼려할 것이고, 또 자신이 그녀의 사생활을 엿보았다고 생각하며 오랫동안 그를 상대하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오히려 온은수를 매우 난감하게 만들었고, 그는 즉시 육무진을 바라보았다.“에헴, 그, 한가연 씨는 수현의 좋은 친구잖아. 네가 저녁에 누워 잘 때, 침대에서 그녀에게 수현을 설득하라고 말해봐, 그럼 되잖아.”“그만!” 육무진은
온은수는 그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는데, 잠시 후, 그녀는 온은수의 시선을 알아차린 듯 그를 향해 웃었다. 환한 미소는 힐링의 마력이 있는 듯, 온은수의 초조한 마음을 달랬다.잠시 후, 온은수는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차수현도 딸을 원했고, 게다가 그녀는 마음이 약해서, 자신이 설득한다면 틀림없이 소용이 없겠지만, 이렇게 귀여운 어린 여자아이가 말하면 듣지 않을까?온은수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 어린아이의 부모님과 인사를 했다.온은수는 평소에 나대지 않아서 자주 뉴스에 사진이 뜨지 않지만, s시에서의 지명도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에 그가 나타난 순간, 여자아이의 부모는 그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차렸다.결국 온은수가 지내고 있는 이 호텔도 고급 호텔이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명문 집안이었으니 온은수가 누군지 모를 리가 없었다.온은수는 그들과 인사를 한 뒤, 소녀의 머리를 만지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온은수가 아내와 약간의 오해가 생겨 여자애더러 가서 설명을 좀 도와달라고 한 것을 듣고, 부부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며 미처 승낙하지 못했지만, 여자애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이게 뭐라고. 아주 간단하니까 나에게 맡겨요!”온은수는 이 똑똑한 여자애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그는 자신의 딸도 이렇게 상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온은수는 쪼그리고 앉아 소녀와 상황을 이야기했고, 앞에 있는 이 남자의 아내가 화가 나서 그들의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자 소녀는 매우 영리하게 온은수의 귀에 다가가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온은수는 이 말을 듣고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시간을 정한 후, 온은수는 일어서서 여자애의 아버지의 전화를 남겼다.비록 소녀는 간단한 일이라고 말하며 열정적으로 도우려 했지만, 온은수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거저 받는 습관이 없기 때문에, 그들에게 충분한 보수를 줄 것이다.소녀의 부모님이 그녀를 데리고 호텔 방으로 돌아온 후, 소녀의 아버지는 자신이 전에 매우 협력하고 싶었던 그
차수현은 그곳에 앉아 있으며 여전히 좀 불안했다. 한 편으로는 어제 줄곧 꿈을 꿔서 잘 자지 못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꿈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었다.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참, 핑크색 공주치마를 입고 대여섯 살로 보이는 소녀가 다가왔다.“아줌마, 나 여기 앉아도 돼요?”차수현은 이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는데, 달콤하고 귀엽게 생긴 소녀인 것을 보고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옆자리에 지금 아무도 없었으니 그녀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소녀는 앉은 다음 그녀에게 말했다.“아줌마, 어디 불편해요? 난 아빠 엄마랑 같이 왔는데, 지금 안에서 의사 선생님과 얘기하고 있어요.”소녀는 입담이 좋아서 차수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차수현은 원래 아이들에게서 친근감을 느낀데다 이 아이는 유담 유민과 나이 차이가 많지 않았기에 더욱 좋아하며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잠시 후, 소녀는 갑자기 자신도 여동생을 갖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고, 여동생이 있다면 어떻게 꾸며주고 같이 소꿉놀이를 해야 할지 생생하게 묘사했다.비록 소녀는 매우 총명하지만, 결국 어린아이일 뿐이기 때문에,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이렇게 여동생이 있다는 좋은 점을 말하는 것이었다. 온은수도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하라고 가르쳐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이 아이가 매우 귀엽다고 생각해서 그녀가 한 말이면 오히려 차수현의 아이에 대한 사랑을 움직이게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소녀의 순수한 미소를 보고 차수현은 웃었다.“여동생이 태어나면 그녀와 싸울까 봐 두렵지 않는 거야?”“싸우는 것도 정상이잖아요. 나도 엄마, 아빠랑 자주 삐지지만, 우리는 한 가족이니 풀리지 않는 일이 또 어디 있겠어요.”한 가족이라…….차수현은 갑자기 자신의 배가 또 살짝 아픈 것을 느꼈다. 뱃속에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는 또 어찌 그녀의 가족이 아니겠는가. 그녀는 정말 이렇게 모질게 이 아이를 버리고 싶은 것일까?소녀는 차수현이 깊은 생각에 잠긴 것을 보고, 더 이상 말을 하며 방해하지 않았다. 잠
차수현은 듣고 있다가, 눈빛속의 망연한 감정도 점차 사라졌다. 그렇다. 이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사실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고, 그녀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그녀가 힘들게 임신하여 낳은 아이라는 이유로만 충분했으니, 왜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자신을 징벌해야 하는 것일까? 유산 수술은 몸과 마음에 모두 영향을 주었으니 그녀는 또 왜 굳이 그 수술을 해야 하는 건가?이 아이는 그녀 혼자만의 아이였고, 무슨 일 생기든 그녀의 자식이었으니 그 누구와도 상관이 없었다.차수현이 이미 결정을 내린 것을 보고 한가연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차수현에게 의견을 줄 사람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잠시 후, 차수현은 미소를 지었고, 더는 전의 그런 쓴웃음이 아니라, 오히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이었다.“나 이미 납득했어. 가연아, 나 이 아이를 남길 거야. 그녀는 나 혼자만의 아이니까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어.”“그렇지, 그럼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난 양딸로 삼을 거야.”한가연도 차수현이 마침내 마음의 매듭을 풀게 된 것을 기뻐했다.아이를 남겨두든 말든 그녀는 차수현이 기뻐하고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흠, 그럼, 넌 도망 못 가지. 그때 가서 우리 아이에게 제대로 된 선물 좀 마련해야지.” 차수현도 웃으며 한가연과 농담을 하기 시작했다.“당연한 일인걸. 유담과 유민이도 날 이모라고 불렀으니, 이 아이는 내 양딸인 이상, 뭐라 해도 내가 잘 해줘야지.”한가연은 웃으며 승낙했다. 그녀와 차수현은 원래 친했으니, 그녀는 선물을 크게 준비할 작정이었지만, 지금 이 아이는 심지어 자신의 양딸인 이상, 그녀는 정말 제대로 준비해야 했다.“농담이야.” 차수현은 어쩔 수 없단 듯이 고개를 저었고, 한가연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럼 우리 그냥 돌아가자. 상담할 필요도 없잖아.”“확실히 그럴 필요가 없는 거 같아, 그냥, 우리 또 헛걸음을 했네.” 차수현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
그러나 도대체 어떻게 해야만 차수현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로 하여금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이 아이를 돌보게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온은수의 가장 골치 아픈 일로 되었다.그는 전에 차수현이 이 아이를 남기려 하지 않았던 제일 큰 원인이 바로 자신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이미 유담과 유민의 출생과 성장과정을 놓쳤는데, 이제 와서 이 아이까지 놓쳐야 한단 말인가?온은수는 아무리 생각해도 달갑지 않았다. 그러나 또 어찌할 바를 몰랐으니 조급해할 수밖에 없었다. 유일하게 기쁜 소식은 매일 차수현이 병원에 가서 유산 수술을 받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으니 그는 아직 생각할 시간이 있었다.……차수현은 s시에서 대략 일주일 정도 머물렀고, 전에 가고 싶었던 곳을 전부 돌아본 후, 이제 곧 돌아갈 작정을 했다.돌아가기 전에 두 사람은 대학 시절 가장 좋아했던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먹으며 청춘을 회상했다.두 사람은 붐비는 레스토랑에 앉아 젊고 생기 넘치는 대학생들이 왔다갔다하는 것을 보면서 세월이 참 빠르다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분명 지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지만, 생각해 보니 이미 여러 해가 지났고, 그녀는 심지어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다.사람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을 보고, 차수현과 한가연은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고자 생각하며 일어나 떠나려 했다. 그러나 이때, 뒤에 있던 한 사람이 미끄러지더니 차수현과 부딪쳤다.차수현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는데, 다행히 한가연이 빠르게 반응해서 그녀를 붙잡았다.“수현아, 괜찮아?”한가연은 차수현을 바라보았는데, 그녀는 손으로 배를 안고 있었고,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비록 넘어지지 않았지만 놀라서 그런지 그녀는 여전히 배가 은근히 아프다고 느꼈다. 차수현의 이 모습을 보고, 한가연은 즉시 큰 소리로 말했다.“여기 임산부가 있는데, 지금 배가 아프니, 다들 좀 비켜주세요!”주위 사람들은 이 말을 듣자 재빨리 길을 비켜 차수현더러 먼저 나가게 했다.차
차수현은 오히려 이런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에, 아이의 상황에 주의를 돌리며 줄곧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검사를 하고 있었다.임미자는 잘 아는 간호사를 찾아 알아보았는데, 차수현이 뜻밖에도 출산 검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 자리에 몸이 굳어졌다.‘차수현이 임신했다고?’‘아빠는 누구지?’‘은수? 아니면 온은서?’임미자는 생각에 잠겨 그곳에 멍하니 있었고, 안색은 이리저리 변했다. 그녀는 이렇게 복도의 뚜렷한 위치에서 서 있다가 검사 받고 나온 차수현과 딱 마주쳤다.임미자를 보자 차수현은 좋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어떻게 이렇게 재수가 없을까? 신체검사를 받아도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과 부딪치다니.차수현은 원래 임미자를 못 본척하려고 했지만 임미자는 정신을 차리고 그녀의 손에 있는 몇 장의 보고서를 주시하면서 물었다.“출산 검사 하러 온 거야?”차수현은 그녀의 눈빛에 매우 불편하여 손에 든 보고서를 숨겼지만 임미자는 이렇게 쉽게 그녀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너 임신했어? 아이는 누구의 것이지? 설마 은수의 것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임미자는 도도한 모습을 보였다. 전에 차수현은 그렇게 강경하게 절대 온은수와 함께 있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그녀의 앞에서 자신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아들을 깔보기도 했다.임미자는 속으로 줄곧 기억하고 있었다.만약 차수현이 이 아이가 온은수의 것이라고 인정한다면, 임미자는 자신의 기를 세울 기회가 왔다고 느꼈다.‘전에 그렇게 잘난 체 하면서 은수와 재결합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나? 근데 또 은수의 아이를 임신하다니. 온씨 집안으로 들어오고 싶어도 은수 어머니인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그 아이는 사생아로 될 수밖에 없다고.’다만 애석하게도 임미자의 생각은 차수현에게 들키면 안 됐다. 그렇지 않으면 수현은 배를 끌어안고 웃을 것이다.유담과 유민은 모두 차수현의 성을 따랐고, 게다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그녀 자신이 데리고 있었는데, 그들도 무럭무럭 잘 자랐지 않았는가?임미자처
임미자는 무슨 중대한 비밀을 알게 된 듯 서둘러 돌아갔다.집에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바로 온은수에게 연락했다.온은수는 차수현이 또 병원에 갔다는 소식을 듣고, 차수현이 마음 바뀌었을까 봐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이때, 임미자의 전화가 먼저 들어왔다.온은수는 생각하다 전화를 끊었고, 임미자는 더욱 화가 나서 또 끊임없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온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되면 그의 핸드폰은 계속 통화 중이라 중요한 소식을 놓칠 수도 있었기에 그는 먼저 전화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네, 어머니, 무슨 일이죠?”“별일 없으면 내가 너한테 전화하면 안 되니? 너 자신의 어머니한테 태도가 이것 밖에 안 돼?”온은수는 이마를 찌푸렸다. 만약 임미자가 자신의 친어머니가 아니었다면, 그는 아마 진작에 그녀를 차단했을 것이다.“도대체 무슨 일이죠? 저 지금 아주 중요한 전화를 기다리고 있어서요.”“나 오늘 병원에서 차수현 만났어. 그녀는 뜻밖에도 출산 검사를 하고 있더라. 게다가, 그녀는 직접 나에게 그 아이가 네 것이 아니라고 인정했으니 너 절대 마음이 약해져서 그 아버지도 누군지 모르는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지마.”“그게 무슨 말씀이죠? 저와 수현의 일은 이제 상관하지 마세요.” 온은수도 이 말을 듣고 화가 났다.그는 그 아이가 바로 자신의 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말을 들어보면, 그녀는 차수현에게 듣기 싫은 말을 한 것 같다.이렇게 되면 일은 더욱 어려워졌다. 차수현은 원래 그가 귀찮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마 더욱 그를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상관하지 말라니, 너 설마 다 알고 있는 거니? 어차피 나는 그녀가 아이를 데리고 우리 집안에 들어오는 거, 동의 못 해.”“우리가 수현더러 들어오라고 애원해도, 그녀가 동의할 거 같아요?” 온은수는 임미자가 항상 이렇게 상황을 파악할 줄 모른다고 느꼈다.“어차피 더 이상 수현에게 이런 쓸데없는 말하지 마세요, 그럼.”온은수는 초조한 표정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