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이 이은설은 곧 좋은 계획이 떠올랐다.그녀는 차수현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밤이 점점 깊어지자 그제야 일어나더니 화장실에 가서 씻고 자겠다고 말했다.차수현은 그녀가 부주의로 상처에 물이 닿아 염증이 생길까 봐 얼른 가서 도왔다.이은설은 그럴싸하게 거절했고, 차수현이 계속 도와주겠다고 고집하는 것을 보고 그녀는 ‘억지로’ 동의했다.화장실에 도착하자, 차수현은 일회용 수건을 물에 적신 후, 이은설의 얼굴을 닦아주었는데, 이은설은 타이밍을 기다리다 일부러 헐렁한 소매를 내리며 전에 데이먼에게 맞은 상처를 드러냈다.차수현은 원래 이은설이 다칠까 봐 그녀의 행동에 깊은 관심을 돌렸는데, 그 상처를 보자 바로 멍해졌다. 그리고 차수현은 즉시 엄숙해지며 입을 열었다.“이 선생님, 몸에 있는 상처는 어떻게 된 일이죠……?”그 상처들은 아주 빼곡해서 오늘 그 강도와 싸워서 남긴 흔적이 아닌 것 같았다. 왜냐하면 적지 않은 상처들은 보기에 시간이 좀 지난 것 같았고, 비록 아물었지만, 흉터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이은설의 가족이 그녀를 병문안 하러 오지 않은데다 그녀 역시 그들에게 연락하여 자신을 보러 오지 않은 것을 보니 차수현은 추측이 하나 생겼다.“괜찮아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은설은 누군가에게 무슨 비밀을 들킨 듯 어색한 표정을 지었지만 눈빛에는 두려움과 슬픔이 묻어났다.차수현은 세심한 사람이었기에 이 점을 알아차린 후, 마음이 더욱 불편해졌다.낯선 여자가 이렇게 맞았다면 그녀도 외면할 수 없었을 텐데, 이은설은 두 녀석의 은인인데가 평소에도 그들을 매우 신경 써 주었기 때문에 차수현은 아무것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이 선생님, 내가 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만약 무슨 걱정이 있으면 나에게 말해요. 그리고 내가 도울 수 있다면, 얼마든지 말하고요. 난 최선을 다해서 도울 테니까요.”이은설은 차수현이 이 말만 하길 기다렸지만 너무 티 내고 싶지 않아 한참을 망설이다가 차수현의 권유로 입을 열었다.“우리
만약 그때 한가연이 육무진의 도움을 얻지 않았다면, 지금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았을 것이다.차수현은 생각하다 이은설의 멀쩡한 그 손을 잡았다.“이 선생님, 만약 괜찮다며 내가 도울게요. 지금 선생님은 다쳤고, 돌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우리 집에 가서 한동안 지내요. 이 선생님과 같은 젊은 여자가 혼자 병원에 있으면 내가 정말 안심할 수 없어서 그래요.”차수현은 만약 이은설이 혼자 병원에 있다면 손이 다쳐서 불편할 뿐만 아니라, 만약 그 남자가 또 찾아온다면, 아무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을 것이니 그녀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은설은 차수현이 자신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놓게 할 궁리를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니 일은 그녀의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연약하고 부드러운 척 해야 했다.“근데 이렇게 하면 유담이 가족분들 너무 귀찮게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내가 선을 좀 넘은 것 같아서요…….”“아니에요, 우리 어머니도 아주 마음씨가 좋은 사람이에요. 그리고 오늘 이 선생님이 유담과 유민을 구하기 위해 다쳤다는 말을 듣고 나보다 마음이 더 급했는 걸요. 내가 설득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음식을 보내왔을 거예요. 이 선생님은 절대로 우리에게 폐를 끼쳤다고 생각하지 마요. 이건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요.”차수현이 이렇게 말하자 이은설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해요, 만약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유담이 어머니 말대로 하죠.”“그래요.” 차수현은 이은설이 마침내 승낙한 것을 보고 마음이 많이 놓였다.비록 그녀는 온씨 가문처럼 많은 보디가드들이 집 앞을 지키고 있지는 않지만, 그녀도 이 불쌍한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하지만 나의 일에 대해서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 줄래요? 나를 도와 이 비밀을 지켜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의 형편없는 과거를 아는 것을 원하지 않으니까요.”“안심해요, 나는 절대 말하지 않을 거예요.” 차수현은 즉시 승낙했다. 설령 이은설이 말
“물론이지. 여긴 공간이 커서 우리 세 사람 자기엔 충분해.” 온은수는 바로 승낙했다. 그동안 두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지금 기회가 온 이상, 그는 잘 잡아야 했다.차수현은 또 생각하다 두 녀석을 바라보았다.“나 방금 너희 선생님에게 물어봤는데, 그녀의 가족은 너무 바빠서 그녀를 돌볼 수 없거든. 그러니까 그녀가 퇴원하면 우리 집에서 잠시 지내는 건 어떨까?”유담과 유민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비록 집에 여자 한 명 더 생겨서 그다지 편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녀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두 녀석도 차수현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만약 이 선생님 혼자 밖에 있다 무슨 일 생기면 그들도 매우 불안할 것이다.온은수는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이은설이 매우 고맙지만, 그 여자에게 정말 아무런 호감도 없었다.굳이 이유를 말하자면, 없는 것 같다. 아마도, 단지 일종의 직감일 뿐. 직감은 그에게 잘 모르는 사람을 집에 들이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해주고 있었다.그러나 온은수는 두 녀석이 흔쾌히 동의하는 모습을 보고도 그들의 흥을 깨고 싶지 않고 참다가 차수현이 돌아가려 할 때에야 쫓아가 그녀와 이 결정을 토론하기로 했다.“정말 그 선생님을 집에 들여보낼 생각이야?”“맞아요, 엄마랑도 얘기했는데 괜찮다고 하셨고, 유담과 유민이도 동의하면 안 될 게 뭐가 있겠어요?” 차수현은 이상한 표정으로 온은수를 바라보며 이 남자의 반응이 좀 과격하다고 느꼈다.“아니, 난 그냥…… 당신이 그녀와 오래 알고 지낸 것도 아니고, 그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니 이렇게 쉽게 집으로 들여보내는 건 좀 위험하지 않겠어? 결국 당신도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잖아?”온은수도 매우 난처했다. 필경 이은설은 아무런 부적절한 표현을 하지 않았고 더욱이는 자신을 건드리지 않았으니 그는 영문도 모른 채 그녀를 배척하니 보기에 매우 이상할 것이다.그리고 차수현도 그가 확실히 이상하다고 느꼈다.
온은수는 즉시 차수현의 질투 담긴 말꼬리를 붙잡으며 말했다.“내가 어떻게 그 여자를 좋아할 수 있겠어? 다만 이 일이 그렇게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할 뿐이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녀를 조사해 보고 다시 이야기하자. 당신도 너무 급해하지…….”“안 돼요!” 차수현은 이 말을 듣자마자 얼른 소리를 내어 온은수를 막았다.이은설의 과거는 무척 참혹했고, 그녀도 분명히 다른 사람들이 알기를 원하지 않았으니 만약 온은수가 조사하면 그녀의 더 많은 형편없는 과거를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입장 바꿔 생각해보니, 차수현은 숨이 다 막혔다. 그녀라면 아마 그 비참하고 어두운 과거를 평생 가슴속에 묻어두고 싶었을 것이다.“당신이 이렇게 함부로 남의 과거를 조사하는 것은 남을 존중하지 않는 거잖아요.”차수현은 미간을 찌푸리고 매우 엄숙하게 말했다.“만약 당신이 조사하려고 한다면 앞으로 나 찾아오지 마요. 나는 자신의 권세를 믿고 다른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는 사람이 제일 싫으니까요.”“난 그런 뜻이 아니야. 그리고 나도 밖으로 말하지 않을 것이고.”온은수는 차수현이 갑자기 그가 이은설을 조사하는 것에 대해 엄청난 거부감을 느끼는 것을 보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점차 이은설이라는 사람이 매우 싫어졌다. 그 여자 때문에 그와 차수현 사이의 간극은 더욱 깊어졌으니까.“필요 없어요. 나도 어차피 결정했으니까 당신이 조사해도 듣지 않을 거예요. 나는 내 판단을 믿고, 만약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도 스스로 책임질테니 당신이 신경 쓸 필요 없어요.”차수현은 화가 나서 차갑게 이 말만 남기고 돌아섰다.온은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또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차수현은 줄곧 권세를 이용하는 사람을 싫어했기에 만약 그가 계속 말한다면 그녀는 아마 전에 임미자가 온혜정을 밀었지만 죄값을 치르지 않은 그 불공평함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면 두 사람은 또 한바탕 말다툼을 벌일 것이니 온은수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그와 차수현의 관계는 이
이은설은 차수현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지금 그녀는 눈앞의 여자를 죽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그녀가 손을 내밀려고 할 때, 차수현은 갑자기 몸을 뒤척이며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이은설은 깜짝 놀라더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렇게 차수현을 바라보다 그녀는 깨어난 것이 아니라 그냥 잠결에 무심코 움직인 것을 보고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그러나 이은설은 더 이상 함부로 손을 댈 엄두를 내지 못했다.비록, 차수현에게 복수하고 싶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이 방에는 그녀와 차수현 두 사람만 있었으니, 만약 차수현에게 정말 무슨 일 생긴다면, 자신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될 것이다.그리고 온은수는 절대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고, 이번에 그녀는 온은수의 추격을 벗어날 수 있는 좋은 운이 없을 것이다.이은설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힌 후 다시 자신의 침대로 돌아왔다.다만, 그녀는 한참이 지나도 잠을 이루지 못했고, 머릿속의 많은 생각들은 끊임없이 얽히며 그녀가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게 했다.거의 새벽이 되어서야 이은설은 너무 피곤해서 차츰 잠이 들었다.……다음날, 아침.차수현은 일찍 잤기에 일찍 깨어났다. 그녀는 깨어난 후, 이은설이 아직도 자고 있는 것을 보고 살금살금 화장실에 가서 씻은 다음 온은수의 병실에 가서 두 아이를 보러 갔다.온은수는 이미 깨어났지만, 두 아이는 아직 자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그들을 깨울까 봐 일어나지 않았다.문을 여는 소리에 남자는 쉿하는 손짓을 했고 차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뿐사뿐 다가가 그들을 깨우지 않았다.유담과 유민이 각각 온은수의 곁에서 무척 안심하며 자는 모습을 보자 차수현은 왠지 모르게 질투하고 싶었다.‘요 두 녀석 봐라, 내가 없어도 잘 지내는 것 같은데, 게다가 온은수 씨와 잘 지내고 있다니…….’그러나 차수현도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만약 두 녀석에게 선택을 준다면, 그들은 여전히 망설임 없이 자신을 선택할 것이라고 믿었다.“나 아침밥 사러 갈게
“아무일도 없어. 그들은 모두 안전해. 미안, 내가 전에 좀 바빠서 너한테 말하지 못했어.” 차수현은 얼른 온은서에게 아이들은 무사하다고 말한 뒤 더 이상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휴, 그럼 됐어.” 온은서는 이 말을 듣고 한숨을 돌렸다.“그럼 너희들은 집에 있는 거야? 나 유담과 유민이 보러 가고 싶은데. 그들은 다치지 않았어도 많이 놀랐겠지?”“나 아직 병원에 있어. 유담과 유민이 다치지 않은 것은 선생님이 그들을 보호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나도 여기서 그녀를 돌보고 있고.”“그럼 나도 병문안하러 갈게. 그 선생님 있어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으면 큰일 날 뻔했지.”“아니야, 너 일도 그렇게 바쁜데 올 필요 없어. 나 혼자서도 다 할 수 있으니까 나중에 우리 돌아가면 넌 엔젤라 양 데리고 집에 와서 밥 먹어.”차수현은 생각하다 여전히 온은서가 병문안 하러 오겠다는 요구를 거절했다. 이곳은 사람이 많은데다 또 남자가 오면 더욱 혼란스러워 이은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었다.그리고 엔젤라는 줄곧 자신과 온은서의 관계에 대해 신경이 쓰였으니 차수현도 쓸데없는 오해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온은서는 침을 삼켰다. 그는 차수현이 천천히 자신을 그녀의 세계에서 밀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친구로서 돕는다 해도 그녀는 백방으로 거절했으니, 비록 겉으로는 그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소외감을 가져다줬다.온은서의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다. 전의 그가 너무 쓸모없어서 진정으로 그녀를 도와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었기에 그녀는 일이 생기면 오히려 온은수에게 도움을 청하러 간 것일까?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무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그래서 친구로서의 그의 관심도 거듭 거절하는 것일까…….온은서는 실의에 빠졌다. 차수현과 연인이 되지 못하더라도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이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다.그는 그들 사이의 관계가 이미 우정을 초월하여 가족처럼 견고한 존재로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여전히 안 되는 것일까
그래서 그동안 온은서도 무척 바빴다. 그는 회사의 재무 보고를 확인하며 경영에 관해서 배우기 시작했다.마침 엔젤라가 들어왔는데, 손에 몇 개의 재무 보고가 있었다.“이건 내가 오빠 도와서 정리한 건데, 직접 볼 수 있어.”“수고했어, 고마워.” 온은서는 감격에 겨운 눈빛으로 엔젤라를 쳐다보았다.그녀는 여자지만 가문에서 여전히 그녀를 상속자로 인정해왔기에 오히려 이런 부분에서 경험이 풍부했고, 최근에도 온은서에게 많은 것을 가르쳤다.“나랑 그렇게 사양할 필요 없어.” 엔젤라는 미소를 지으며 온은서의 옆에 앉아 다정하게 그의 손을 잡고 손에 든 책을 바라보았다.“어? 오빠 여기까지 본 거야? 정말 빠르군!”온은서는 소녀의 숨결이 자신의 팔에 떨어진 것을 느꼈다. 이는 너무 가까운 거리였기에 그는 자신의 손을 떼려 했지만 엔젤라에게 힘껏 붙잡혀 성공하지 못했다.두 사람은 이런 애매한 자세를 유지했고, 엔젤라는 가끔 입을 열어 그를 가르치며 온은서도 천천히 몰입해 공부하는 느낌을 찾았다.……차수현은 밥을 먹고 포장된 음식을 가지고 돌아갔다.병원으로 돌아온 그녀는 먼저 가서 이은설을 보았다. 이은설은 이미 깨어났고, 차수현은 그녀의 눈 밑에 다크서클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이 선생님, 잘 못 주무셨어요? 좀 초췌해 보이네요.”“네, 상처가 아파서 잠이 안 왔어요.” 이은설은 자연히 차수현 때문에 화가 나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할 수 없었기에 아무 핑계나 대고 얼버무렸다.차수현은 듣자마자 더욱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이은설은 이를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그래도 괜찮아요. 그럭저럭 참을만하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요.”차수현은 억지로 웃었다. 그녀 같은 사람에게 있어서 이렇게 큰 신세를 진 것은 정말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안했고, 당장이라도 그 은혜를 갚고 싶었다.안타깝게도 통증은 전이될 수 없었고, 그녀도 이은설을 대신해 그 고통을 감당할 수 없었다.“그래요, 그럼 아침부터 먹어요. 내가 방금 사왔는데 뜨
온은수는 입술을 움직이며 이렇게 급해할 필요가 없다고, 아이들이 그와 함께 여기에 있어도 괜찮다고 말하려 했지만 차수현을 화나게 할까 봐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그럴 필요 없어, 내가 이따가 사람 시켜 아이들 데려다 주면 돼.”“아니에요, 우리 엄마가 만약 당신의 사람을 본다면 아마도 화날 거예요.”차수현은 바로 거절했다.온혜정은 그녀가 온은수와 부딪치는 것조차 싫었지만 이은설도 이곳에 입원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묵인했다. 만약 엄마가 자신이 또 온은수와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게 우연일지라도 화를 낼 것이고, 차수현은 이런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온은수는 이 말을 듣고 눈빛이 어두워졌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유담과 유민은 왠지 모르게 온은수가 불쌍해 보여 그를 위로하려 했지만 또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차수현은 이 어색한 분위기에 별로 관심을 돌리지 않았고, 말을 마친 후, 이은설의 병실로 돌아와 그녀에게 밥을 먹였다.음식을 다 먹자 두 녀석도 돌아왔고, 잠시 후 온혜정도 병원으로 달려왔다.온혜정은 두 녀석을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그들이 평소처럼 다치지도 놀라지도 않은 것을 보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즉시 병상에 있는 이은설을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감사했다.“이것은 제가 선생님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니 고마우실 필요 없어요.”이은설도 부드럽게 대답했다. 온혜정은 그녀의 부드럽고 친절한 모습에 점차 호감이 생겼다.“전에 수현이 선생님을 우리 집으로 데려가서 휴양하도록 한다고 말했어. 비록 우리 집이 특별히 호화롭진 않지만,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해 선생님을 잘 챙겨줄 거야.”“그럼 잘 부탁드릴게요.”온혜정은 이은설과 몇 마디 나뉜 뒤 두 녀석을 데리고 돌아갔다.“우리 엄마가 선생님 엄청 마음에 드는 것 같아요.”차수현이 웃으며 말했다. 이은설은 대답했지만 미소는 방금처럼 자연스럽지 않았다.……이렇게 또 며칠이 지나자, 의사는 이은설이 이제 퇴원할 수 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