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보기엔 멀쩡한 아가씨가 이런 짓을 하다니, 정말 징그럽네요. 이 아주머니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렇게 나와서 폭로를 할까! 쯧쯧.”“저 아가씨 딱 봐도 상습범 같은데, 이렇게 욕을 먹어도 싸다 싸.”“그러게요, 이런 사람은 아주 크게 망신을 한 번 당해봐야 한다니깐요. 그래야 다신 이런 짓거리 못하죠.”한 무리의 사람들은 은비의 눈물겨운 하소연을 들은 후 모두 망설임 없이 그녀의 편에 서서 수현이 창피를 모르는 불륜 녀라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그녀를 모욕했다.차마 귀에 담을 수 없는 각종 모욕에 수현은 거의 붕괴하기 직전이었다.“아니에요! 난 그런 적 없어요!”수현은 애써 변명해 봐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그녀는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전혀 몰랐고 만약 알았다면 그녀는 죽어도 은수에게 시집가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사람들은 욕설을 퍼부으며 사태가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수현의 해명은 그들에게 있어 그저 궁색한 변명일 뿐이었고, 심지어 그녀가 우는 것도 그들의 눈엔 그저 불쌍한 척 쇼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은비는 사람들이 이미 자신의 편에 서서 수현을 욕하는 것을 보고 그녀를 옆으로 밀더니 바로 차 타고 이곳을 떠났다.지금은 인터넷 시대였기에 무슨 일이든 인터넷에 올리면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 수 있었다. 이 사람들은 지금 이렇게 분노했으니 기필코 수현의 명예를 망칠 것이다.은비가 자신을 밀자, 수현은 속으로 무척 당황했다. 뱃속의 아이가 다칠까 봐 그녀는 심지어 찢어진 옷을 붙잡을 겨를도 없이 재빨리 한쪽의 벤치를 부축하여 가까스로 몸을 지탱했다.다만 그녀가 간신히 잡고 있었던, 그리고 자신의 몸을 간신히 가리고 있었던 옷은 그녀의 수척한 어깨를 타고 미끄러지며 안에 있는 얇은 속옷을 드러냈다.주위의 몇몇 남자들은 그녀의 이런 낭패한 모습을 보고 사악하게 웃었다.이런 곳에서 예쁘게 생긴 여자의 알몸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너무나도 “행운”이였다. 그들은 수현의 몸을 보려고 안달이 났다.그래서 지금, 아무도 수현을
그곳엔 사람이 매우 많았기 때문에, 경찰이라도 그들 모두를 잡아갈 순 없어서 아무도 물러서지 않았다.“이 여자는 뻔뻔스러울 뿐만 아니라 성질도 더럽군요.”“어서 다 벗겨요. 앞으로 어떻게 나가서 남의 남자 꼬시는지 한 번 보자고요.”말이 끝나자 이내 누군가가 맞장구 쳤다.어떤 사람은 평소에 수다를 떨기 좋아하는 아주머니였고, 어떤 사람은 가정주부였다.“저리 가요!”수현은 발버둥 치며 팔을 휘젓 었지만 어떻게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당해낼 수 없었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경찰서에 신고하려 했지만 문득 자신의 핸드폰은 이미 은수에 의해 압수됐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녀는 지금 다른 사람과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까…….주위의 사람들은 수현이 더 이상 심하게 발버둥 치지 않는 것을 보고 얼른 핸드폰을 꺼내 그녀를 찍기 시작했다.“하하하, 이거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면 나도 유명해지겠지.”“그때 되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갈지도 몰라!”누군가가 핸드폰을 들고 그녀의 얼굴을 향해 끊임없이 찍는 것을 보고, 수현은 정신을 차리며 서둘러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찍지 마요, 이거 놔요, 당신들 미쳤어요? 찍지 말라고요!”수현은 악착같이 버티며 이미 헝겊이 된 셔츠를 힘껏 잡고 여기서 빠져나가려 했다.다만, 광장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녀는 도망갈 틈조차 없었다.“아직도 발버둥 치고 있어요? 내가 보기엔 그녀의 옷을 너무 많이 남겨준 것 같아요. 아주 본때를 보여줘서 그녀의 신세가 망치는 게 좋을 거 같은데…….”누구의 말 한마디에 수현은 바로 절망 속으로 빠졌다.그런 사진이 찍히면 나중에 그녀는 아무리 설명해도 평생 남의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고 그녀의 인생은 정말 끝난 거와 다름이 없었다.“비켜요! 당신들 모두 저리 가라고요! 지금 당신들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다름이 없어요! 나중에 후회할 거예요!”……은서는 방 안의 침대에 앉아 멍하니 있었다.은비가 지금 몇 사람을 붙여서 그를 집에서 못
지금 수현이 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가장 악독한 말에 모욕을 받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은서는 가슴이 칼에 베인 것처럼 아팠다.그녀는 연약하고 착한 여자일 뿐, 어떻게 이런 고통을 견딜 수가 있겠는가. 그는 지금 당장 그녀를 찾으러 가야 했다!바깥의 사람들이 그를 무시하자 은서는 옆에 있는 의자를 들고 문을 부쉈지만 그 문은 아무렇지도 않았다.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은비는 은서가 방에서 미친 듯이 물건을 부수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떨렸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은서의 지금 이런 모습을 보면 그 천한 년이 그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기에 은비는 자신이 정말 현명한 결정을 했다고 생각했다.“은서야, 너도 그만해. 절대로 널 밖으로 내보내지 않을 것이니까.”“엄마, 나는 수현이가 한 여자로서 모든 죄명을 뒤집어쓰는 것을 이대로 지켜볼 순 없어요. 설령 그녀에게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내 잘못도 있어요!”은비는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이 일은 엄마가 한 거야. 지금 이 일도 이미 커졌어 네가 가면 차수현과 함께 욕이나 얻어먹을 수밖에 없어. 은서 니가 여자 때문에 망치는 것을 눈 뜨고 가만히 엄마가 지켜볼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은서는 눈을 부릅뜨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그가 줄곧 존경해 온 자신의 어머니가 수현과 같은 연약한 여자에게 이런 악랄한 수단을 쓰다니, 그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엄마, 엄마도 여자인데 수현이가 이렇게 망가지는 것을 지켜만 본거에요?”“난 확실히 여자지만 네 엄마이기도 해. 난 나의 아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어찌 니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그대로 놔둘 수가 있겠어. 그러니 너도 괜한 짓 하지 마. 오늘, 네가 무슨 말을 하든, 엄마는 네가 여기서 한 발자국도 못 나게 할 거야.”말이 끝나자 은비는 이곳을 떠났다.은서는 멍하니 방에 서서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방금 본 무서운 장면을 생각하며 가슴이 찢어졌다.수현아, 그는 어떻게 해야 그녀를 도울 수 있을까? 그는 그녀를 도와
서류에 글들은 그의 머리에 들어가지 못했고 그는 전혀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젠장…….’은수는 볼펜을 힘껏 탁자 위에 던지며 넥타이를 풀고 나가서 바람 좀 쐬려고 했다.밖으로 나가자 출근한지 며칠 되지 않는 인턴들이 작은 소리로 얘기를 하고 있었다.“너희들 그 영상 봤어? 영상에 나오는 여자 말이야, 어디서 본 거 같은데?”“예전에 우리 회사에 출근했던 그 차…… 차 뭐였더라?”“차수현? 근데 난 그 여자에 대한 인상이 꽤 좋았는데, 이렇게 파렴치한 사람일 줄이야. 그래서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거였어!”“하지만 그녀도 지금 참 불쌍하다. 앞으로 s시에서 살 면목이 없을 것 같은데. 나 같으면 아예 자살하고 말지.”은수는 원래 인턴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차수현의 이름과 불쌍하다느니 어쩌고저쩌고 말하는 것을 듣고 발걸음을 멈추었다.“너희들, 방금 누구 얘기를 하고 있었지?”“대표님, 저희는 그냥…….”인턴들은 은수가 그들이 한가해서 그냥 떠드는 수다를 들을 줄은 몰라 얼른 제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몇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벌벌 떨며 은수가 화내길 기다렸다.“내가 지금 묻고 있잖아.”은수는 그들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 것을 보고 원래 바닥난 인내심이 순식간에 바닥나며 말투가 싸늘해졌다.몇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결국 한 사람이 용기를 내었다.“저…… 저희도 그냥 인터넷에 올린 영상을 보았을 뿐입니다. 그 여자는 전에 회사에서 일했던 차수현 씨를 닮은 것 같다고 생각해서…….”은수는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그 직원의 손에 있는 핸드폰을 빼앗아 그녀들이 말한 그 영상을 보았다.영상 속의 수현은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마구 찍히고 있었고 화면은 아주 흔들렸지만 여전히 이 여자의 낭패한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입고 있던 옷은 누군가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졌고 머리카락은 어지러워졌으며 그녀는 끊임없이 그 사람들의 카메라를 피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
은수는 차에 탄 뒤 바로 가속페달을 밟았고 차는 쏜살같이 회사를 떠났다.속도는 엄청 빨랐지만 남자는 여전히 이를 악물고 도로를 주시했다.그가 도착하기 전, 그 여자한테 무슨 일이 생기지 말아야 할 텐데.……수현은 한 무리 사람들의 포위에 결국 어쩔 수 없이 공원의 한 벤치 아래로 숨었다. 그녀는 손과 발을 모두 벤치의 다리에 죽어라 매달리며 그 사람들이 자신을 끌고 갈 수 없도록 했다.구경하던 사람들은 그녀가 이런 곳으로 숨는 것을 보고 서서히 흥미를 잃으며 모두 흩어졌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현은 여전히 움직이지 못했다. 그녀는 멍하니 앞을 바라보았다. 지금의 그녀에게 있어 가장 안전한 곳이 바로 여기였다.행인들은 한 여자가 이런 곳에 몸을 이렇게 웅크리고 있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힐끗 바라보았다.그러나 수현은 지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마치 넋이 나간 것처럼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아니야, 난 그런 적 없어…….”은수는 광장에 도착한 후 사람들이 모두 흩어진 것을 발견하고 마음이 덜컹 가라앉았다.‘설마, 차수현은 이미 다른 곳으로 끌려갔단 말인가?’방금 전의 그 화면을 떠올리자 그는 참지 못하고 세게 차 문을 내리쳤지만 또 마음속의 화를 억누르고 이리저리 수현을 찾아 다닐 수밖에 없었다.수현을 찾다가 몇 사람이 걸어오며 방금 본 그 장면을 토론하고 있었다.“그 여자, 미친 거 아니겠지? 어떻게 이런 곳에 와서 숨었을까?”“내버려 둬 그냥, 그 여자가 뻔뻔스럽게 남자들 꼬신다고 들었어, 얼마나 더럽니.”“그래? 그럼 그녀도 정말 자업자득이네…….”은수는 이 몇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그들의 앞으로 걸어갔다.“당신들이 말한 그 사람, 지금 어디에 있지?”그들은 깜짝 놀라며 욕을 하려다 고개를 들어 보니 은수의 핏발이 선 눈동자에 포악한 기운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맥이 풀렸다.“그…… 그 여자는 저기, 저 벤치 아래에 숨어 있어요.”은수는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바라보니, 벤치 아래에 한
남자는 약간 충격을 받았고 그제야 현재 수현의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비록 그녀는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지금 초점이 없었고 오로지 그의 그림자를 비췄을 뿐, 그를 보지 못한 것 같았다…….수현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 피비린내가 입안에서 퍼지자 그녀는 눈앞의 사람과 같이 죽으려는 충동이 생겼다.그들이 그녀를 이토록 핍박한 이상 그녀도 더는 가만있지 하지 않을 것이다. 너 죽고 나 죽고.수현은 갈수록 세게 물었고 은수는 심지어 여자의 송곳니가 자신의 피부를 뜯고 있는 것을 느꼈으며 통증이 점차 엄습하고 있었다.그러나 지금의 그는 이런 것들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수현의 무척 불쌍한 모습을 보고 은수는 어쩔 수 없이 다른 한 손을 내밀어 그녀의 눈을 가릴 수밖에 없었다.“차수현 씨, 정신 좀 차려. 이제 누구도 감히 당신을 다치게 할 수 없으니 이제 그만 물어. 내가 당신 데리고 병원에 갈게.”수현은 눈앞이 캄캄했고 이때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척 익숙하고 또 무척 그녀를……. 안심시켰다.은수는 수현의 가늘고 긴 속눈썹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더 이상 발버둥 치지 않았고 그의 목소리에 아무런 저항도 없는 것 같았다.은수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수현은 점차 조용해졌고, 한사코 벤치를 안고 놓으려 하지 않던 손도 어느새 놓았다.은수는 얼른 그녀를 안았다.수현은 지금 온몸이 먼지와 진흙으로 뒤덮였고 무척 지저분해서 원래 깨끗했던 은수의 양복까지 더럽혔다.그러나 줄곧 심한 결벽증이 있던 남자는 이를 지각하지 못한 듯 자신의 외투를 벗어 수현의 몸에 덮었다.은수는 수현을 안고 차에 올라 품속의 여자를 조수석에 내려놓고 또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매 주었다.수현은 말없이 눈을 감으며 마치 잠든 것 같았다.은수는 평온해진 그녀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도 더는 생각할 겨를이 없어 핸드폰으로 의사에게 연락한 뒤 차를 몰고 별장으로 돌아갔다.사람이 많은 병원으로 가기엔
은수는 온갖 방법을 다 써가며 수현을 달래고 있었고 하인은 깨끗한 옷을 들고 문을 두드렸다.“도련님, 제가 도와드릴까요?”은수는 미간을 찌푸렸다.“의사더러 진정제 가지고 오라고 해, 어서!”하인은 그의 말을 듣고 얼른 의사를 불러왔다.진정제를 맞자, 수현은 의식이 점점 희미해지며 잠이 들었다.“도련님, 먼저 도련님 손에 있는 상처 부터 치료하세요. 아가씨께 샤워하고 옷 갈아 입혀 드리는 일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은수는 그제야 고개를 숙여 피가 멈추지 않는 손의 상처를 보았다. 방금 수현을 달래느라 그는 상처가 찢어지는 것을 조금도 느끼지 못했다.“당신은 그녀와 함께 차수현의 상처를 잘 처리하고.”남자는 의사에게 몇 마디 당부하고는 밖으로 나갔다.은수는 소독제와 붕대를 찾아 스스로 간단하게 상처를 처리했다.그 깊은 이빨 자국을 보면 이 여자는 정말 독하게 자신을 깨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잠시 후, 은수는 상처를 다 치료했고 하인도 수현에게 샤워를 해준 뒤,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혔다.지금의 수현은 혼수상태에 빠졌기에 방금 전처럼 미친 듯이 날뛰는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졌다.“어떻게 됐어?”은수는 의사한테 물어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아가씨의 몸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저 찰과상과 멍이 좀 들어서 며칠 푹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 하지만…….”의사가 말을 하려다 멈추는 것을 보고 은수는 안색이 어두워졌다.“하지만?”“아가씨한테 아마도 심리적인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큰 자극을 받은 후 나타난 스트레스 반응인 것 같습니다. 아가씨께서 깨어나신 후에야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은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수현의 잠자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비록 그녀는 지금 안전한 곳에 있었지만 여전히 고운 이마를 찌푸리고 있었고 때때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몸도 가능한 한 웅크리고 뻗지 못하고 있었다.이 여자는 꿈에서도 불안해하는 건가?은수의 마음은 말로 할 수 없이 아팠다.“먼저 나가봐.”은수가 입을 열자 하인과
그러나 수현은 여전히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은수는 당황해 하며 어제 의사가 한 말을 떠올리며 재빨리 사람을 불렀다.의사는 와서 또 한참을 검사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가씨의 몸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도련님, 여전히 제가 어제 말씀 드린 그 상황입니다. 아가씨께서 지금 심리적으로 자극을 받아서 회복하려면 반드시 마음의 매듭을 풀어야 합니다. 그럼 정신과 의사를 불러 치료할 수밖에 없습니다.”은수는 주먹을 불끈 쥐더니 어제 핸드폰에서 본 그 영상을 떠올렸다.바로 그 사람들이 그녀가 붕괴할 정도로 몰아붙였단 말인가?“알았어, 지금 당장 최고의 정신과 의사를 찾아 그녀에게 심리치료를 하도록 해.”은수는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정신과 의사가 오기를 기다렸다.정신과 의사는 수현과 대화를 하려고 시도했지만, 그녀는 시종 대답이 없었다. 마치 자신을 완전히 가두며 더 이상 누구와도 소통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한참 지난 뒤, 정신과 의사는 한숨을 쉬며 은수를 불렀다."환자분의 상태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뭐라고? 낙관적이지 않다니!”은수는 폭발하기 직전이었고, 이 말을 들은 순간, 더는 참지 못했다.그의 어두운 눈동자는 분노를 띠며 의사를 쳐다보고 있었고 마치 그를 찢어버리려는 것 같았다.“도련님, 진정하십시오.”정신과 의사는 은수의 질문에 무척 놀랐지만 그냥 떠나버릴 수도 없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말했다.“환자분은 지금 자기 보호 상태에 처해 있으셔서 외부와 소통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환자분의 잠재의식이 이렇게 하면 자신을 다치게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아무리 좋은 정신과 의사라도 어쩔 수 없습니다. 환자분은 치료받을 생각조차 없기 때문입니다.”“그럼 어떡해야 하지?”은수는 화가 나서 한쪽 의자를 발로 걷어찼다.그는 여태껏 이런 상황에 부딪친 적이 없었지만, 한때 활발했던 수현이 이렇게 벙어리가 되어 다시는 그와 한마디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는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