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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아가씨께서 오늘 나가시려고 했는지 저에게 거절을 당해서 기분이 좋지 않은 거 같습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은수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 여자는 지금 성질까지 부리고 있었다. 이런 일을 저질로 놓고 아직도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니. 설마 온은서를 잊지 못해서 당장이라도 그를 만나러 가려는 것은 아니겠지?

"의사더러 거기서 기다리라고 해, 내가 곧 갈 테니까."

은수는 눈빛이 약간 어두워지더니 핸들을 잡고 바로 방향을 돌려 수현이 있는 그 별장으로 향했다.

수현은 혼자 방에 있었다. 그녀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그냥 멍하니 앞에 있는 텔레비전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텔레비전은 마침 캠퍼스 멜로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었다. 요즘 핫 한 드라마였지만 수현은 볼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이런 신데렐라가 가난의 틀에서 벗어나 명문가의 후계자와 함께 하는 이야기는 그녀가 예전의 단순한 소녀였을 때 봤더라면 아마 무척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그저 웃기기만 했다. 현실에서 이런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그저 막장과 소란이 있을 뿐.

수현이 온갖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은수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젯밤 밤새 잠을 잘 자지 못했기 때문일까, 남자의 줄곧 깊고 검은 눈동자에는 핏발이 가득 차 있었다.

수현은 은수의 이런 모습을 보고 겁이 났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며 남자의 눈을 보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은수가 이곳에 와서 무엇을 하려는지 몰랐지만, 남자의 기분은 보기에 무척 좋지 않아서 그녀는 연루되고 싶지 않았다.

수현이 무의식적으로 그를 피하는 것을 보자 은수의 별로 였던 기분은 더욱 나빠졌다.

은수는 수현의 시선을 따라 텔레비전을 바라보았다. 안에는 교복을 입은 두 젊은 남녀가 알콩달콩 하게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그는 화가 나서 바로 텔레비전의 전원을 꺼버렸다.

탁 소리와 함께 은수는 리모컨을 테이블에 던졌고 침대에 앉아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 수현을 바라보았다.

"왜, 하루 안 봤다고 벌써 날 협박하는 거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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