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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이튿날 아침.

은수는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자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 눈을 뜨자 그는 자신이 본가에 있는 것을 알았지만 이 익숙한 방에는 그 익숙한 수현의 모습이 없었다.

그는 뜻하지 않게 약간 적응을 하지 못했다.

은수는 우울한 심정으로 침대에서 일어났고 씻은 후 아침을 먹으러 갔다.

온회장은 술 냄새에 눈 밑에 다크서클까지 생긴 은수가 매우 기운이 없는 것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왜 그래, 은수야. 너 기분이 안 좋은 게야? 참, 새아가는 요 며칠 어디 갔길래 도통 얼굴이 안 보이는 거지?”

수현을 언급하자 은수의 눈빛은 어두워졌다.

“휴가 갔어요. 요 며칠이면 돌아올 거예요.”

“휴가?”

어르신은 반신반의했지만 은수의 표정이 평소와 같은 것을 보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휴가 갔는데 넌 함께 가주지도 않고, 내가 잔소리하면 넌 또 듣기 싫어하지. 그럼 수현이가 돌아오면 반드시 직접 마중 나가야 한다. 마침 나도 은서에게 환영회를 열 작정이니까, 그들 두 사람도 인사 시켜주고 말이야.”

은수는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음식을 썰다 멈칫했다. 온회장이 진지하게 수현과 은서를 만나게 하려는 것을 보고 그는 좀 황당해 하고있었다.

온회장이 자신에게 액막이로 소개해 준 아내가 뜻밖에도 은서가 몇 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라니, 정말 너무 황당한 일이었다.

만약 이 소식이 전해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

다만, 은수도 이 일을 온회장 한테 말해서 그를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은수는 조용히 아침을 먹은 뒤 바로 떠났다.

그러나 은수는 전처럼 직접 회사에 가서 일을 처리하지 않고 방향을 바꾸어 수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

별장.

수현은 침대에 앉아 멍하니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프로그램은 매우 떠들썩했지만 그녀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아가씨, 식사하세요.”

하인은 아침을 들고 들어왔다.

“많이 드셔야 합니다. 아가씨의 안색이 정말 안 좋아요.”

수현은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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