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은 한동안 이 남자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설마 그녀가 밥을 아주 예쁘게 먹는단 말인가? 아니면 그는 왜 이렇게 계속 그녀를 쳐다보는 것일까?이 느낌은 정말 이상해서 원래 입맛이 없던 수현은 더욱 음식을 삼키지 못했다.“무슨 일로 찾아왔죠? 할 말 있으면 그냥 해요.”“이따가 병원에 가서 검사받아.”수현은 얼른 경계하기 시작했다.“무슨 검사요?”“신체검사.”은수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표정이 수현을 더욱 불안하게 했다.그녀는 얼마 전에 산부인과에 가서 검사를 했으니 지금 은수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하자 그녀는 자꾸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수현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은수를 바라보았다.“온은수 씨, 도대체 무슨 뜻이죠? 당신은 나의 건강을 배려해 줄만큼 친절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당신이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면 난 절대로 가지 않을 거예요.”수현의 경계에 찬 눈빛과 말끝마다 그에 대한 의심에 은수의 안색은 어두워졌다.“당신은 내가 무슨 뜻일 거 같아? 당연히 당신의 뱃속에 있는 이 잡종을…… 지운 다는 말 아니겠어?”남자가 입을 열자 말투는 뼛속까지 차가울 정도로 냉혹했다.수현은 이 말을 듣고 얼른 일어서서 두 사람의 거리를 벌렸다.“안 돼요, 난 그렇게 못해요!”은수의 조롱하는 눈빛을 본 수현은 자신의 말들이 아주 우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게 있을까?이 남자가 마음만 먹으면 자신을 묶어서라도 병원에 보내서 아이를 지우게 할 수 있을 텐데.“온은수 씨, 당신은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나를 놔줘요. 난 절대로 우리 사이의 일을 말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그냥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안 될까요?”수현은 애원하는 말투로 말했다. 그녀는 은수와 은서의 관계를 안 뒤, 온 씨 집안에 남아있는 것조차 싫었다.그러나 수현은 이미 아이와 감정이 생겼기에 그녀는 아이를 지우고 싶지 않았다. 설령 나중에 싱글맘으로 살아야 한다 하더라도 그녀는 아이를
은수가 자신을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하자 수현은 드디어 마음속의 두려움을 억제하지 못하고 큰 소리로 입을 열었다.“이 아이 지우면 안 돼요. 이 아이는 당신 아이니까요!”은수는 멈칫했고 정신을 차린 뒤 수현을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기며 한 쌍의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당신 방금 뭐라고?”이미 말한 이상 수현도 두려울 게 없었다.그녀는 은수가 그들의 아이를 지우는 것을 차마 지켜볼 수 없었다.“뱃속의 아이 당신의 아이니까 지우면 안 돼요.”은수는 잠시 멈칫하다 어이없어하며 웃었다.“차수현, 당신은 이 잡종을 지키려고 정말 온갖 수단을 다 쓰는군. 이딴 새빨간 거짓말까지 입 밖으로 꺼내다니. 내가 언제 당신과 관계를 맺었지? 당신 설마 스스로 임신할 수 있는 거야?”남자의 날카로운 질문에 수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는 자신이 평생 그날의 일을 다시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하긴, 당신은 깨어난 후에 나와 잔 적이 없죠. 그러나, 두 달 전, 당신은 그날 포시즌 호텔에 있었던 일을 모두 잊어버린 거예요? 당신은 그날 밤, 한 여자를…… 강간했잖아요. 그 사람이 바로 나예요.”은수는 수현이 단지 시간을 끌려고 이렇게 말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녀가 그날의 일을 언급하자 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차수현이 어떻게 이 일을 알았을까? 그는 수현에게 알려준 적이 없었고 그날 저녁의 여자는 분명 유예린이었다. 게다가 유예린은 또 자신이 남긴 물건까지 가지고 있었다.“아이는 바로 그날 밤의 일로 생긴 거예요. 만약 당신이 여전히 믿지 않는다면, 아이가 태어난 후에 친자 검사 확인해 봐요. 만약 당신의 아이가 아니라면, 당신 마음대로 처리해요!”수현은 은수가 믿지 않는 것을 보고 필사적으로 말했다. 설령 그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더라도 친자확인은 그녀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었다.아무튼 아이가 이대로 자신의 친아버지인 온은수에 의해 강제로 지워지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은수는 수현
은수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머리가 아파 아예 차를 몰고 무진에게로 갔다.은수는 병원 앞에 도착하자마자 무진을 찾으러 들어가려고 했고 이때 은서가 한 외국인을 데리고 황급히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그는 걱정에 잠긴 듯 은수가 이곳에 주차한 차를 보지 못했다.은수는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온은서가 여기엔 어쩐 일로?’은수는 은서가 이곳에 나타난 이유가 수현과 관계가 있다고 직감했다. 그는 따라가서 프런트로 가서 은서가 어느 병실에 갔냐고 물어본 다음 그를 찾아갔다.은서는 오늘 닥터 로스를 데리고 혜정에게 신체검사를 하러 왔다. 비록 그는 줄곧 수현을 걱정하고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수현이 지금 가장 걱정하는 사람이 바로 그녀의 어머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그녀를 도와 혜정을 잘 돌봐주려고 했다.닥터 로스는 혜정에게 검사를 한 후 곧 수술 날짜를 정했다.혜정은 무척 기뻐했다.“내가 정말 수술을 할 수 있다고? 수술 후에도 예전처럼 회복할 수 있는 게야?”“그럼요, 어머님, 닥터 로스는 이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의사예요. 그가 나서면 어머님의 병은 아무것도 아니에요.”닥터 로스는 그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이건 모두 은서의 공로죠. 만약 그가 외국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의학 연구에 관한 지원을 관찰하거나 판단하지 않았다면, 저도 쉽게 수술해 준다고 승낙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는 좋은 남자이니 아주머님의 딸도 절대로 그를 놓치면 안 돼요.”혜정은 잠시 의아해하다 그제야 은서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이렇게 오랫동안 떠난 이유가 뜻밖에도 자신의 병을 치료해주기 위해서라는 것을 깨달았다. 혜정은 감동하면서도 또 마음이 아팠다.“고마워, 은서야, 난 자네가 믿음직한 아이라는 거 잘 알아. 앞으로 나도 우리 수현이와 수현이 뱃속의 아이를 모두 자네에게 맡기겠네. 자네도 절대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게!”수현을 언급하자 은서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마치 그들이야말로 화목한 가족 같았고 은수는 심지어 수현의 어머니를 본 적도 없었다.은수는 핸들을 꽉 잡으며 손에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다. 잠시 후, 전화벨 소리에 그는 그나마 진정을 되찾았다.“도련님, 유예린 씨는 지금 이쪽에서 자살을 한다고 난리를 부리고 있습니다. 만약 대표님을 볼 수 없다면 지금 당장 죽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윤찬의 피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젯밤 은수가 떠난 뒤 그는 줄곧 이곳에서 유예린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는 예린이 한동안 소란을 피우다 조용해질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밤새 쉬지 않고 난동을 부렸다.심지어 윤찬이 오늘 사람 시켜서 호텔로 음식을 보냈지만 그녀는 먹지도 않고 모두 바닥에 엎어버렸고 또 죽어버리겠다며 그를 협박했다.윤찬은 도무지 그녀를 대처할 방법이 없어서 결국 은수에게 전화를 하며 상황을 보고했다.은수는 윤찬의 말을 듣고 눈빛이 어두워졌다.“내가 곧 간다고 전해줘.”마침 그도 알아야 할 일이 좀 있었다.윤찬은 은수가 온다는 것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얼른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먹지 않는 예린에게 알려주었다.“유예린 씨, 도련님께서 곧 오신다고 합니다. 일어나서 뭐 좀 드시겠습니까?”예린은 계속 천장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다가 은수가 온다는 말을 듣고 즉시 일어나서 앉았다. 은수는 역시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것을 믿지 않았다.예린은 자신의 구겨진 잠옷을 바라보았다.“빨리 가서 깨끗한 옷 한 벌 가져와요.”윤찬은 그녀가 죽어가는 모습에서 이내 활기찬 모습으로 변한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녀의 말을 무시하지 못하고 즉시 사람들에게 깨끗한 새 옷 한 벌 보내오라고 한 다음 하인들더러 그녀에게 입혀주라고 지시했다.모든 일을 조율한 뒤, 윤찬은 밖으로 나가서 은수가 오기를 기다렸다.예린은 옷을 갈아입은 뒤 거울 속 자신의 초췌한 얼굴과 엉망진창인 머리카락을 보고 하인에게 화장하고 꾸며달라
차수현의 이름을 듣고 예린은 즉시 깨달았다.‘틀림없이 그 천한 년 때문일 거야, 뭐라도 발견해서 은수 씨에게 고자질했구나? 역시, 은수 씨와 이혼하고 싶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었어!’“알…… 알아요. 우리는 동창이고 사이도 괜찮은 편이었어요. 전에 그녀와 함께 커피까지 마시며 몇 번 만난 적 있었어요.”예린은 은수가 틀림없이 조사했을 거라고 생각하며 숨기지 않고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수현과 아는 사이라고 인정했다.“전에 우리 사이의 일을 차수현 씨에게 말한 적 있어요?"은수는 실눈을 뜨고 예리한 눈빛으로 예린을 바라보았다.“네……. 전에 많은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말한 적 있는데, 그때 차수현도 있었어요.”예린의 말은 은수의 의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어제 까지만 해도 그녀는 울고 불면서 자신이 이미 그와의 일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줬다고 난리를 쳤으니 그 사람들 중에 수현이 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알았어요, 여기서 푹 쉬어요.”은수는 사건의 경위를 알아냈으니 더 이상 이곳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었다. 예린은 은수가 가려는 것을 보고 앞으로 다가가서 그를 붙잡았다.그러나 은수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붙였다. 그 눈빛은 마치 그녀가 한 마디만 더 하면 그녀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예린은 깜짝 놀랐다. 비록 은수가 후회해서 그녀와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 남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부드럽고 온화한 태도로 그녀를 대했다.그녀는 이번이 처음으로 은수의 도도하고 날카로운 기세를 보았고, 감히 쉽게 다가가지 못하게 하는 압박감이 있었다.예린은 더 이상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은수가 나가는 것을 보고서야 다리에 힘이 풀렸고 침대에 털썩 주저 앉았다.어쨌든 그녀는 반드시 그날의 그 비밀을 지켜야만 했다. 은수가 만약 자신이 그를 속였다는 것을 알면 반드시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차수현…… 예린은 그녀가 그때 은수한테 관심 없다면서 지금은 또 자신과 남자를 빼앗으려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날 돌아온 후 은비는 갖은 수를 써가며 은서를 설득하려 했다. 차수현처럼 신분이 천한 사람은 그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금 그녀는 또 온은수의 여자였다. 게다가 은서는 마땅히 그녀를 작은어머니라고 불러야 했으니 이런 여자와 함께 있으면 그는 평생 남들의 손가락질이나 받을 것이고 남들이 흉볼 것이 뻔했다.은비는 어머니로서 어떻게 자신의 아들이 이렇게 앞길을 망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겠는가.그래서 요 며칠 은비도 쉬지 않고 젊고 아름다운 재벌 집 아가씨를 찾아 은서에게 소개해 주려고 했다. 심지어 그녀는 전에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아가씨들까지 연락했다.누구든 차수현 그 재수 없는 년보다 수천 배는 나을 것이다.“그래, 너도 얼른 들어가서 쉬어.” 은비는 오늘 그녀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재벌 집 아가씨를 불러왔다. 그 아가씨도 은서처럼 병원에서 일할 뿐만 아니라 또 의사 집안 출신이었다. 그러니 분명 은서와 말이 잘 통할 것이라 생각했다.은서는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거실에 앉아 있는 진수를 보았고 그의 맞은편에는 안경을 쓰고 빼어난 외모를 가진 무척 지적인 젊은 여자가 앉아 있었다.그 여자는 은서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눈빛이 반짝였다.비록 그녀는 오늘 은서를 처음 만났지만, 전에 그의 성과에 대해 이미 들었던 적이 있었다. 재벌 집 도련님이 가문에 의지하지 않고 외국의 가장 선진적인 의학 연구 기관에 가서 유학을 했던 것만으로도 그의 능력을 충분히 설명해 주었다.비록 은서는 그동안 바쁜 데다 또 수현을 걱정해서 다소 초췌해 보였지만 이는 그의 잘생긴 얼굴에 오히려 은은한 우울한 느낌을 더해주며 그녀는 순식간에 마음이 설렜다.이를 본 은비는 희망을 가지며 얼른 은서를 끌고 가서 그녀에게 소개했다.“은서야, 얼른 인사해. 이 아가씨는 소담비 씨라고 네 후배야. 네가 귀국했다는 말을 듣고 특별히 이렇게 찾아왔어.”담비는 수줍어하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선배님, 안녕하세요, 저는 손담비라고 합
“수현이는 엄마가 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그녀를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서는 자신의 어머니가 수현을 욕하는 것을 듣고 주저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그가 돈이 없고 가장 힘들어할 때 수현은 줄곧 그의 곁에 있어주었다. 그녀는 무척 착하고 낙관적이었으며 그가 본 가장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는 누구도 그의 앞에서 그녀를 욕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은서는 실망한 눈빛으로 은비를 보더니 몸을 돌려 나가려고 했다.은비는 그를 막으려 했지만 은서는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떠나려 했다.은비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은서는 지금 그딴 여자 하나 때문에 자신한테 대들고 있단 말인가?은비는 즉시 집안의 경호원을 불러 은서를 붙잡을 것을 명령했다.“네가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이상, 나가지 말고 가만히 집에서 반성이나 해!”은서는 지금 수현을 찾느라 바빴기에 어찌 가만히 집에 갇혀 있으려 하겠는가? 그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평범한 의사로서 체력이 아무리 좋아도 어찌 몇 명의 제대 군인들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한참 발버둥을 쳤지만 그들은 은서를 강제로 방으로 끌고 가서 가뒀다.은비는 은서가 방에 갇힌 것을 보면서도 표정은 여전히 심각했다.그 차수현은 아직 시집도 오지 않았는데 은서는 이미 그녀에게 홀려서 자신의 말을 무시했다.만약 그들을 이대로 놔둔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또 누가 알겠는가?은비는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은서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며 그 천한 년을 잊어버리게 하려고 했지만 자신의 아들의 눈에 콩깍지가 단단히 씐 이상, 이 방법은 이미 먹히지 않았다.그녀는 반드시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차수현이 영원히 은서를 찾지 못하게 하는 방법.……수현은 지금 방에 있었다. 그녀가 은수에게 진실을 말한 지 벌써 하루가 지났다.어젯밤 은수는 돌아오지 않았고, 지금까지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았다.수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설마 그는 여전히 수현의 말을 믿지 않는단 말인가?수현은 지금 외부와
수현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고 속으로는 오로지 어떻게 온회장님에께 자신과 온 씨 가문의 이 숙질 두 사람의 복잡한 관계를 설명해야 할지를 생각했다.차는 천천히 달리고 있었고 수현은 줄곧 생각에 잠겨서 바깥의 상황을 관심 있게 보지 않았다.그녀가 정신을 차릴 때, 수현은 차가 도심에 도착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온씨 가문의 온회장은 시끌벅적하고 떠드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집을 교외에 배치했고 분명 이곳이 아니었다.수현은 불길한 예감이 용솟음쳤지만 강제로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기사님, 방향 틀린 거 아니에요? 우리는 온가네 본가에 가는 거 아니었나요?”기사는 브레이크를 밟고 차를 멈추었다.“맞습니다, 바로 이곳입니다.”수현이 미처 반응도 하지 못할 때, 기사는 이미 차에서 내렸고 다른 한쪽에서 차 문을 열어 수현을 끌어내렸다.수현은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가 없었다. 바로 이때, 옆에서 한참 기다리던 은비가 다가오며 수현의 옷깃을 잡고 큰 소리로 외쳤다.“너 이 불여우 같은 년, 대학 다닐 때 내 아들을 꼬시는 것도 모자라 그가 출국한 후에 또 그의 작은아버지를 꼬셔? 넌 염치도 없는 거야!”말이 끝나자 은비는 수현의 얼굴에 뺨을 찰싹 내리쳤다.수현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는 은비가 뜻밖에도 이곳에 나타나 이런 일을 떳떳하게 말할 줄 몰랐다.지금은 출근 시간이라 광장은 사람들로 붐볐고, 한 여자와 숙질 두 사람 사이의 막장 이야기를 듣자 사람들은 이내 시선을 그녀들에게로 돌렸다.은비의 목적은 바로 이것이었다. 은서는 지금 고집을 부리고 있었기에 그에게 수현을 포기하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하지만 수현이 은수의 곁에 남아있는 한 은서는 절대로 쉽게 수현을 단념하지 못할 것이다. 온회장도 이 천한 년을 감쌀 것이고…….은비가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수현에게 철저한 망신을 주며 온 씨 가문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하는 것이었다.수현은 영문도 모른 채 이곳에 끌려와서 당황했지만 뺨을 맞고 나서 얼굴에서 전해오는 통증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