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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지초는 몇몇 계집종들에게 붙잡혀 바닥에 엎어진 채로 온 힘을 다해 저항하고 있었다.

그 앞에는 귀티 나게 차려입은 맹 관사가 서성거리면서 거만한 말투로 말했다.

“상전이 생겼다고 해서 네 처지가 달라져 내 명령을 듣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것이냐? 감히 나한테 대들어? 이 저택에 있는 모든 노비들은 내 명령을 들어야 한다. 너 또한 마찬가지고. 주둥이를 때리거라!”

맹 관사는 손가락만큼 넓은 기다란 나무판자를 바닥에 던지면서 말했다.

계집종은 그 기다란 판자를 주워 들고 지초의 입술을 내리치기 시작했고 그 고통에 지초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몇 번 때리고 나니 지초의 입술은 빨갛게 부어오르고 껍질이 까졌다. 지초는 어마어마한 고통에 몸을 덜덜 떨면서 피하려고 했고 잔뜩 구겨진 미간 사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제 네가 뭘 잘못했는지 알겠느냐?”

맹 관사는 뒷짐을 진 채로 차갑게 물었다.

지초는 너무 아파서 울고 있었으나 입술을 깨물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 잘못한 게 없습니다. 전 약을 탄 탕약을 왕비 마마께 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 말에 맹 관사는 성이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또 말대꾸를 하는구나. 계속 때려라! 내가 밖에 오래 있어서 네깟 것들이 이렇게 나대는구나. 감히 내 명령을 거역하다니? 오늘 널 단단히 혼내주마! 이 내원의 일은 왕비라도 관여할 수 없다. 모두 내 말을 들어야 한단 말이다!”

맹 관사는 노여움이 가득한 얼굴로 호통을 쳤고 정원 안에 있던 계집종들은 너무 무서워 감히 머리조차 들지 못했다.

낙청연은 소리를 듣고 왔는데 오자마자 그 말을 들었고 지초가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우는 소리도 들었다. 나무판자는 이미 선혈이 낭자했고 낙청연은 지초가 맞는 모습에 울컥 화가 치밀었다.

“멈추거라!”

낙청연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더니 계집종의 손에서 나무판자를 빼앗아 들었고 곧장 맹 관사를 때렸다.

“네가 그렇게 잘났나 보구나. 내원 일은 전부 네 명령을 들어야 한다니. 그럼 나도 네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이냐?”

“왕비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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