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집종들은 잠시 주춤거렸다. 왕비가 왕야까지 들먹이면서 맹 관사가 왕야에게 불경했다고 꼬투리를 잡았다. 게다가 그들은 왕비의 손속이 매우 잔인하다고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맞아서 다쳤던 등 어멈이 여태껏 돌아오지 않고 있으니 아마도 결과가 참혹했으리라 생각했다.그들은 왕비의 눈 밖에 날 수가 없었기에 모두 맹 관사를 붙잡았고 맹 관사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이 망할 것들이, 내가 관사인데 너희가 감히 날 건드린다는 말이냐?”계집종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저희는 명을 받드는 것뿐입니다. 저희를 탓하지 마세요.”그들은 곧바로 맹 관사를 단단히 붙잡았다.낙청연은 나무판자를 들고 서서히 그녀에게 다가갔고 싸늘한 눈빛에는 냉기가 감돌고 있었다.“감히 날 때리려 하다니, 오늘 쫓겨날 준비를 하거라!”맹 관사는 벗어나지 못하자 눈을 부릅뜨면서 낙청연을 노려봤다. 그녀는 낙월영 대신 혼인을 치른 낙청연을 업신여겼다. 얼굴도 추하고 품행도 단정치 못하니 왕야가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짝—낙청연은 나무판자를 들고 자비 없이 맹 관사의 입술을 내리쳤다.맹 관사의 입술에 붉은색 흔적이 길게 남았다. 그녀는 순간 고통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고 씩씩거리면서 욕을 했다.“천한 것!”짝, 짝—낙청연은 냉담한 얼굴로 하찮다는 듯이 맹 관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평온하기 그지없었지만 뺨을 내리치는 손은 힘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맹 관사는 빨개진 눈을 부라리면서 낙청연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두고 보자!”짝, 짝, 짝—맹 관사의 입술에 또 세 개의 흔적이 더해졌다. 그녀의 입술은 이미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고 입술이 터져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얼마나 아픈지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낙청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면서 손목을 돌리며 준비운동을 하더니 다시 나무판자를 잡고 맹 관사의 입술을 사정없이 내리쳤다.짝, 짝, 짝, 짝—이번에 그녀는 온몸의 힘을 사용했고 마지막 한 대를 때리고 나니 맹 관사는
맹 관사가 처절한 비명을 지르자 낙청연은 그제야 발에서 힘을 풀었다.“지초야, 가자.”낙청연은 마음 아픈 듯이 지초를 한 번 보고는 그녀에게 손수건을 건네줬다.“감사드립니다, 왕비 마마.”지초는 몹시 감동했다. 그녀는 왕비가 자신을 위해서 맹 관사를 혼쭐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아무래도 맹 관사는 저택의 어르신이었기 때문이다.맹 관사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는데 손목이 너무 아파서 손을 덜덜 떨고 있었다. 그녀는 분개한 얼굴로 낙청연의 사라지는 모습을 노려봤다.맹 관사는 입술을 꽉 깨물더니 다시 한번 낙청연을 향해 달려갔다.“천한 것! 내 오늘 너랑 같이 죽을 것이다!”그녀의 하나 있는 딸은 죽었고 또 오늘 낙청연에게 이렇게 심한 모욕을 당했으니 오늘 그냥 떠난다고 해도 이 추문이 저택에 퍼지게 되면 이 저택에 그녀가 발 디딜 곳은 없게 되고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 것이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낙청연을 죽이고 맹금우를 위해 복수하는 편이 나았다.지초는 고개를 돌리더니 기겁했다.“왕비 마마! 조심하시옵소서!”지초는 낙청연을 밀쳤고 낙청연은 비틀거리면서 한 걸음 물러나게 됐으나 맹 관사는 끈질기게 낙청연에게 돌진해서 그녀를 바닥에 넘어뜨렸다.육중한 몸이 뒤로 넘어가면서 거대한 진동과 함께 오장육부에서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맹 관사는 그 틈을 타서 낙청연의 몸에 올라타 낙청연의 뺨을 사정없이 때렸고 그 바람에 낙청연은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순간 살기가 치솟아 오른 낙청연은 젖 먹던 힘까지 끌어올려 맹 관사를 자신의 아래에 깔아 눕혔다. 낙청연의 눈동자에 살벌한 빛이 감돌았고 뒤이어 그녀는 맹 관사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한 번, 두 번, 주먹이 정확히 내리꽂혀서 나는 단단한 소리에 사람들은 심장이 떨리고 식은땀이 흘렀다.“빌어먹을 노비 따위가 분수를 모르는구나!”낙청연의 눈빛은 한 마리의 맹수처럼 사나웠다.그녀는 생전에 당당한 여국의 대제사장이었고 모든 이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환생했더니 노비마저 그녀를 괴롭히려 했다.
방금 그녀는 맹 관사의 미간에서 사기(死氣)를 보았다.세게 때리긴 했지만 진짜로 죽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맹 관사의 미간에는 사기(死气)가 보였다. 무엇 때문에 죽게 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등 어멈은 왕비의 심각한 눈빛이 낯설지 않았다. 보아하니 맹 관사는 정말 곧 죽게 될 모양이다. 왕비가 보는 것은 항상 정확했기 때문이다.정신을 차리고 낙청연은 지초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 ”어서 돌아가 상처에 약을 바르자꾸나.”지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세 사람은 정원으로 돌아왔다. 등 어멈은 물을 가져와 피를 닦아주고 낙청연은 외상 약을 간단하게 그녀에게 발라주었다. 이 약은 예전에 소소가 가져준 것인데 아직 남아있었다.“왕비, 맹 관사는 맹금우의 죽음 때문입니까? 오늘 돌아와서 밖에 있는 사람들과 몇 마디 나누었습니다.” 그녀는 요 며칠 집에 갔었기에 관저의 상황을 잘 알지 못했다. 하여 걱정스러운 마음에 알아봤는데 맹금우가 죽었고 맹 관사도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녀는 지초에게 약을 발라주면서 물었다: ”너희 집 상황은 어찌되었느냐? 해결되었느냐?’그녀는 등 어멈을 훑어보았다. 등 어멈의 액운은 쓸어내듯이 없어졌고 얼굴에 혈색이 도는 걸 봐서 좋은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등 어멈은 싱글벙글 웃더니 말했다: ”왕비가 저에게 준 방법 덕분입니다. 저는 왕비 말씀대로 집에 제사상을 모셨습니다. 그리고 제 어머니는 왕비가 처방한 약을 드시더니 당일 바로 좋아졌습니다! 다음날 어머니의 외가에서 먼 친척이 오시더니 예전에 어머니가 목숨을 구해 주셨다면서 큰돈을 갖다주었습니다.””아주 먼 친척 관계입니다. 제 어머니는 사람을 구해줬던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그들은 아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장사하여 부자가 돼서 특별히 감사하러 왔답니다.”“친척을 접대하느라 집에 며칠 더 머물렀습니다.”“지금 어머니는 완쾌돼서 활기가 넘치고 밭에 나가 김도 맬 수 있을 정도입니다.”등 어멈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멈추지 않
두려워서 벌벌 떠는 그녀의 목소리는 낙청연의 마음을 쥐어짜는 듯이 아프게 했다.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바보야, 내가 어찌 너를 버리겠느냐.”“왕비, 맹 관사는 호되게 맞았는데 혹여라도 왕야께 고자질하면 어떻게 합니까? 왕야께서 벌을 내리지 않을까요?” 지초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걱정스럽게 그녀를 바라보았다.“괜찮다, 너는 방에서 상처를 치료하거라, 돌아다니지 말고! 등 어멈이 나와 함께 있으면 된다.”지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말이 끝나기 바쁘게 소유가 정원으로 들어와서 말했다: ”왕야께서 왕비님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낙청연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부진환이 그녀를 찾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그녀는 소유를 따라서 부진환의 정원에 도착했다.정원에는 아직도 피가 있었다. 맹 관사는 왔었지만 이미 가고 없었다. 아마도 상처를 치료하러 간 모양이다.정원에 들어서자 표정이 어두운 부진환이 뒷짐을 지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관저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말썽이냐? 넌 일부러 본왕을 괴롭히려고 그러는 거지!” 부진환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서 호되게 꾸짖었다.낙청연은 평온한 표정으로 억척스럽게 대답했다: ”말썽을 피우다니요!”부진환의 미간은 무시무시한 분노로 가득 찼고 서늘한 눈빛은 사람을 죽일 것만 같았다. ”감히 변명하다니!”“여봐라!” 부진환은 노발대발해서 말했다: ”곤장 이십!”낙청연은 어이없다는 둣이 그를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노비를 훈계했을 뿐입니다. 고작 노비 하나 때문에 저를 때리는 겁니까?”그녀는 너무 놀란 나머지 마음속에 한 줄기 한기가 올라왔다.부진환의 눈빛은 칼날처럼 차가웠다. “그냥 노비를 훈계했다고? 본왕이 보기에 너는 네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조차 모르는 것 같다!”시위는 긴 걸상과 긴 막대기를 가져오더니 즉시 낙청연을 긴 걸상에 눌러 눕혔다.그녀는 발악할 힘조차 없었다.곤장이 바로 시작됐다.그녀는 아픈 나머지 급하게 걸상을 틀어잡았다.그녀는 이마에 시퍼런 핏대를 세우고 억울해서 고개를 들고
그녀는 차갑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비난했다.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심오하고 고요하던 그의 눈에는 잔잔한 파도가 일었다.부진환은 자신의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었다. 분명 잘못한 사람은 그녀인데 왜 이토록 떳떳한가? 또 왜 하는 말마다 이유가 충분하단 말인가!마치 잘못은 그가 한 것 처럼!아마도 이것이 바로 이 여인의 완강함인 것 같다! 하긴 대신 혼인한 것도 떳떳하지 않았던가?여기까지 생각하니 그의 마음은 다시 분노의 불길이 타올랐다.“억지 부리지 마라! 본왕은 너와 협력한다고 했으나 그렇다고 이것이 네가 방종할 수 있는 이유는 아니다!”“다시 또 말썽을 피우면 그때는 사정없이 너를 섭정왕부에서 내쫓을 것이다!”낙청연이 시집온 뒤로 항상 조용하던 섭정왕부는 사건들이 줄줄이 터졌다. 그녀가 다시 말썽을 피우면 그는 절대로 그녀를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부진환의 말을 듣고 그녀의 가슴은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 몸의 통증으로 그녀는 땀에 흠뻑 젖었고 이미 말할 힘조차 없었다. 그저 죽도록 이를 악물고 좀처럼 약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억척스럽게 버텼다.부진환은 그녀의 억척스러움을 느꼈다. 무슨 영문인지 그녀가 승상부에서 가법을 당할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순간 마음은 복잡해졌다.그는 아예 소매를 털고 방으로 들어가서 방문을 닫아 버렸다.하지만 밖에서 나는 곤장 소리에 마음이 어지러워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초조함이었다.매질을하는 소리는 마침내 멈췄다. 이제야 그의 마음은 조금 평온해졌다.“왕야, 20대 끝났습니다!” 문밖에서 시위가 보고했다.“모셔다드려라.” 부진환의 어투는 차갑고 날카로웠다.낙청연은 들것에 누워서 실려 갔다. 그녀는 긴 걸상에 기절하여 의식을 잃고 있었다.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등 어멈은 실려오는 낙청연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왕비!”그녀는 초조한 마음으로 뒤를 따라서 정원으로 돌아갔다.낙청연을 침대에 눕혀 놓고 시위는 나갔다. 지초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그녀는 슬피 울면
”왕야, 이 일은……” 관저에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소유는 생각지도 못했다.“자세하게 철저히 조사하거라, 최대한 조용하게.”“예.”-오후가 되어서야 낙청연은 흐리멍덩히 잠에서 깼다. 등은 너무 아팠다. 그녀는 머리를 돌려 상처를 보려고 했지만 몸을 돌릴 수가 없었다.“왕비, 움직이지 마십시오, 금방 약을 발랐으니 좀 괜찮으십니까?” 지초는 물을 떠 오더니 젖은 수건으로 그녀의 얼굴과 손을 닦아주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다지 아프지는 않은데 배가 너무 고프구나.”말이 떨어지자 등 어멈이 음식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하얀 죽과 소가 없는 흰 만두뿐이었다.“이걸 드시는 겁니까? 너무……” 지초는 얼굴을 찌푸렸다. 왕비는 방금 몸을 많이 다쳤기 때문에 보신이 필요했다.등 어멈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왕비, 일단 허기라도 달래세요. 주방에 있는 몇 사람은 맹 관사의 사람이라서 음식을 하나도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바로 음식을 만들어서 가져오려고 했으나 왕비께서 시장하실까봐 일단 요깃거리를 가져왔습니다.”“가져오너라.” 낙청연은 몸을 일으켰다.그래도 등 어멈이니 망정이지 지초였다면 또 그들에게 괴롭힘만 당했을 뿐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했을 것이다.그녀는 간신히 상반신을 지탱하여 만두를 한입 먹고 허기를 달랬다.그때 소소가 왔다. “왕비, 이건 금창약(金瘡藥)입니다.”소소가 나타나자 모두 놀랐다. 그가 약을 가져왔다는 것은 즉 왕야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방 왕비를 때려 놓고 이것은 병 주고 약 주는 건가?낙청연은 화가 잔뜩 나서 만두 하나를 집어 들더니 힘껏 내던졌다: “먹을 것도 끊어 놓고 금창약이 웬 말이냐? 굶겨 죽이고 싶으면 직접 말할 것이지, 좋은 사람인 척 흉내를 내기는, 가식덩어리!”소소는 제자리에 굳어 버렸다. 앞에 던져진 만두를 보더니 표정은 더욱 찌그러들었다.“왕비, 왕야를 그렇게 욕해도 괜찮습니까?” 지초는 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웠다. 그분은 섭정왕이다. 왕비는 너무 겁이 없는 거 아
이어서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낙청연은 매우 궁금했다. “어서 가보거라, 무슨 일인지?”그녀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기에 지초와 등 어멈에게 분부하는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신속하게 정원 밖으로 달려갔다. 그때 시위들이 사람을 붙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낙청연은 내내 밖에서 나는 움직임 소리를 듣고 있었지만 도무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드디어 조용해지자 등 어멈과 지초가 돌아왔다.두 사람 얼굴의 웃음기는 감춰지지 않았다.“무슨 일인 거냐?”등 어멈이 다가와서 앉더니 말했다: “주방에 그 몇 명 노파들이 잡혔습니다! 제가 특별히 가서 알아봤는데 침대에서 요양하고 있던 맹 관사도 잡혔다고 합니다! 노파들은 쉽게 항복하지 않았고 소란을 피웠다고 합니다.”“하지만 얼마 소란을 피우지도 못하고 시위에게 잡혔답니다. 소유가 시위를 데리고 와서 잡아간 모양입니다. 보아하니 왕야의 노여움을 사신 게 분명합니다.”지초도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 “왕야는 왕비를 위하여 그들을 혼내주는 겁니다! 왕야는 정말 좋습니다!”하지만 낙청연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 계집애, 참으로 교훈을 기억하지 못하는구나, 그가 나를 어떻게 때렸는지 한번 보거라. 절대 나 때문은 아닐 거다.”하지만 지초는 여전히 말했다: “왕야는 아주 귀한 약을 보내오셨고 풍성한 음식도 가져왔습니다! 왕야는 왕비를 오해하신 줄 아시고 특별히 보내오신 겁니다. 만약 왕야가 정말로 왕비를 돌보지 않는다면 이렇게 많은 일을 하시지 않았을 겁니다.”지초는 왕야와 왕비는 사이가 좋아지길 바랐다. 또한 왕비가 다시는 왕야를 화나게 하지 않길 바랐다. 안 그러면 앞으로 날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이었다.하지만 낙청연은 진담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녀는 맹 관사 미간의 사기를 생각하더니 심오한 눈빛으로 천천히 말했다: “맹 관사는 무조건 또 다른 일로 왕야의 노여움을 사신 게 분명하다.”등 어멈은 듣는 즉시 말했다: “제가 가서 알아보겠습니다.
밤이 깊어서야 섭정왕부는 온전히 조용해졌다.반야(半夜)에 등 어멈은 구경하고 와서 그녀에게 말했다: “후원에서 시체 몇 구가 실려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마도 중죄를 범하여 바로 처형당한 것 같습니다!”낙청연은 놀라지 않았다. “그중 맹 관사의 시체도 있을 것이다”“이 사람들 담도 크지 않습니까? 저희 섭정왕은 어떤 분입니까! 조정에서도 생사의 대권을 손에 쥐고 흔드는 분이 신데 감히 왕야의 코앞에서 이런 비열한 짓을 한 답니까!”낙청연은 담연하게 말했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지! 이번에 춘월이라는 시녀가 아니었다면 맹 관사는 이렇게 빨리 끝장을 보지 않았을 것이다.”“그 시녀는 어찌 되었느냐? 관저에 머물고 있느냐?”등 어멈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네, 관저에 있습니다. 그 밖의 두 명도 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정서가 아주 불안정합니다.”“네가 가서 당부하고 오너라! 잘 지키라고. 이런 일을 당하면 제일 걱정스러운 게 자결이다.”등 어멈은 듣더니 문득 깨달았다. “왕비님은 마음이 참으로 고우십니다. 여기까지 생각하시다니! 제가 당부하고 오겠습니다.”등 어멈은 세 명의 시녀가 거주하고 있는 정원으로 왔다. 마침 입구를 지키고 있는 사내종들이 졸고 있었다. 그녀는 얼른 그들을 두드려 깨웠다. “졸지 말고 사람이나 잘 지켜. 만약 자결하면 왕야는 너희들을 용서하지 않을 거다!”등 어멈은 찬합을 열더니 간식을 꺼냈다: “자 어서들 먹고 정신차리자.”사내종들은 향기를 맡더니 거의 잠에서 깨어났다. “감사합니다. 등 어멈!”마침 이때 방에서 의자가 바닥에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고요한 이 밤에 유난히 잘 들렸다.등 어멈은 움직이는 소리를 듣더니 표정이 확 변했다. “어서 방에 들어 가보자!’사내종들은 신속하게 방으로 쳐들어갔다. 바로 백릉(白綾)에 목을 맨 사람이 보였다. 다행히 의자를 찬지 얼마 되지 않아 그들은 신속하게 사람을 구할 수 있었다.벽운은 대성통곡했다: “왜 저를 막는 겁니까? 왜입니까……저는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