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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왕야께서 제 어머니의 유품을 되찾아 주는 것입니다.”

그 말에 부진환의 안색이 달라졌다. 그는 미간을 찡그리며 그녀를 바라봤다.

“날 이용해 낙월영에게 접근해서 유물을 가져다 달라는 말이냐?”

부진환은 낙청연이 감히 대놓고 자신을 이용하겠다고 할 줄은 몰랐기에 깜짝 놀랐다.

그러나 생각지도 않고 내뱉은 말에서 낙청연은 다른 뜻을 깨닫고는 미간을 구겼다. 그녀는 의심스러운 얼굴로 부진환을 빤히 바라보면서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그것을 믿고 계셨습니까? 낙월영이 제 어머니의 유품을 가져갔다는 것을요!”

그녀의 아버지도 믿지 않았는데 부진환이 믿다니,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부진환은 표정을 굳히더니 싸늘하게 시선을 돌리며 대꾸했다.

“네가 계속 낙월영이 네 모친의 유물을 가져갔다고 하지 않았느냐? 나더러 네 모친의 유물을 가져다 달라고 하니 당연히 월영이에게서 되찾아 달라는 뜻 아니겠느냐?”

부진환의 설명은 일리가 있었고 낙청연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니 왕야께서는 가져다주실 생각이십니까? 저는 제가 왕야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왕야께서 제 어머니의 유품을 가져다주신다면 저 또한 왕야를 위해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낙청연은 자신 있는 어조로 말했다.

그녀는 할 줄 아는 게 많았고 섭정왕부에서 영웅이 될 수 없을지 몰라도 반드시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그녀는 확신했다.

낙월영과 낙해평을 상대하려면 지금으로서는 부진환의 세력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살아야 했고, 어머니의 신분을 알아야 했으며, 낙월영과 낙해평이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했다.

부진환은 잠시 침묵했다. 아래로 드리워진 그의 눈빛에서는 그 어떤 것도 보아낼 수 없었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그러나 바로 그때 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선 취살대진부터 해결하거라.”

그것은 그녀의 제의를 승낙하겠다는 뜻이었다.

낙청연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어 보였다.

“영명하시옵니다, 왕야.”

낙청연은 들뜬 기분으로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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