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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6화

엽순이 천천히 걸어와 그녀의 옷깃을 잡고 그녀를 끌고 갔다.

“가서 밧줄을 갖고 오시오.”

여자는 풀숲에 미리 숨겨둔 밧줄을 갖고 심면을 묶어놓았다.

심면은 상대가 당분간 자신을 죽이려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발버둥 치지 않았다.

이 독은 내공을 쓸수록 빨리 퍼지는 것 같았다.

“방금 부모님과 저세상에서 만나게 해준다고 했는데, 내가 누구고 부모님이 누구인지 아는 것입니까?”

엽순이 가소롭다는 듯 웃으며 무덤을 힐긋 보았다.

“이것이 바로 네 부모님이 아니더냐?”

심면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묫자리도 엽순이 만들어낸 가짜라고 생각하고 부모님이 살아 계실 것이라 기뻐했다.

엽순은 심면의 눈빛이 착잡해진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마. 내가 어제 말한 것은 모두 사실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네 부모님이 내 손에 죽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내가 죽였다.”

“만났을 때 나를 도와줬으니, 죽인 후 이곳에 시체를 묻어주고 비석을 세웠다.”

이 말을 듣고 심면은 억장이 무너져 눈앞의 남자를 노려보았다.

“어찌 도와준 사람을 죽인 것입니까?”

엽순이 무심히 눈썹을 치켜올렸다.

“난 좋은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왜 살인에 연루되어 관청의 수배를 받고 있겠느냐?”

“다른 사람이 돈을 주고 네 부모님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 보수가 푸짐하니, 흔들리지 않을 자가 있겠느냐?”

“지금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네 목숨을 원하고 있다.”

“이렇게 보니 참으로 인연이구나. 세 식구 모두 내 손에 죽을 것이다!”

“이제 너를 네 부모님의 무덤 옆에 묻어주마. 온 가족이 나란히 있는 것도 모인 셈이다!”

말을 마치고 엽순은 고개를 숙이고 분노로 붉어진 심면의 눈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불만스럽게 말했다.

“어찌 나를 노려보는 것이냐?”

“나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내가 아니었다면 넌 여태껏 부모님의 행방도 모를 것이다.”

“가족과 만날 수 있게 해준 나한테 고마워해야 한다!”

심면의 붉은 두 눈은 분노로 가득 차 피라도 흘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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