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영감의 말이 나오자, 공당은 떠들썩했다.“이것이 바로 확실한 증거가 아닙니까?’“마침 딱 50만 냥 아닙니까?”“바로 그녀 짓입니다!”공당 밖은, 이미 발칵 뒤집혔다.황제는 장부를 펼쳐보더니,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고, 미간은 점점 더 쭈그러들더니, 표정은 삼엄했고 노기가 쌓였다.결국 책상을 호되게 내리치며 말했다. “대제사장! 또 할 말이 있소?”온심동은 무릎을 꿇고, 두 눈을 붉히며,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몰랐다.황후와 고묘묘도 이미 그녀를 위해 변명하지 않으니, 이미 그녀를 포기했다는 뜻이다.그러나 그녀는 죽을 수 없다!온심동은 고개를 들고 황제를 쳐다보며 말했다. “모함입니다! 이건 모두 낙청연이 치밀하게 계획하여 저를 모함한 것입니다!”“낙청연은 해 씨 집안과 진작에 결탁했습니다. 그들이 손을 잡고 저를 모함했습니다!”순간, 해 영감의 안색이 노기를 띠더니 노하여 말했다. “내가 낙청연을 알게 된 것도, 모두 대제사장 때문이 아닌가?”“대제사장이 해결하지 못한 우리 집 문제를 낙청연이 해결하지 않았소? 그래서 내가 낙청연을 알게 된 거고, 나는 단지 낙청연을 도와 이 50만 냥을 조사해 줬을 뿐이오.”“장부를 이미 폐하께 올렸으니,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다면, 우리 전체 해 씨 가문의 전장과 점포를 거는 것과 같소!”“내가 미치지 않은 이상 이런 일은 하지 않소!”“나는 정정당당하고 결백하오! 당신이 모함하는 것이 두렵지 않소!”해 영감은 떳떳하고 정의로웠다.이에 비해, 온심동의 모독은 그렇게 창백해 보였고, 한마디도 믿음이 가지 않았다.해 씨 집안도 증거를 찾아낼 줄을 낙청연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니 이제 확실한 증거가 되었다.온심동이 무슨 말을 해도,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그날, 주락에게 사람을 데리고 조용히 도성으로 돌아가라고 했을 때, 해 영감을 찾아가 이 50만 냥을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다.필경 그렇게 많은 돈은, 설령 침서라도 시간이 필요한데, 어떻게 한꺼번에 꺼낼 수 있는가?그래서 어쩌면 도
온심동은 다시는 대제사장의 자리에 앉을 수 없다.대제사장이라는 신분의 비호가 없으면, 그녀를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다!목적을 달성한 낙청연 또한 온심동을 당장 죽이지 않아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낙청연도 따라서 관부에서 걸어 나왔다.그런데 황제가 갑자기 낙청연을 향해 걸어왔다.그는 낙청연을 힐끔 쳐다보더니, 또 랑목을 한번 쳐다보았다.“랑목 왕자, 이번에 여국에 얼마나 머무를 생각이오? 짐이 왕자께 행궁을 마련해 드리겠소.”이번에 만족을 오해했고, 하마터면 낙청연을 죽일 뻔했으며, 더더욱 양국 간의 전쟁까지 일으킬 뻔했다.황제는 화를 내다 마침 만족 왕자가 이곳에 있다는 생각이 나서, 다급히 돌아와, 예를 갖추었다.그러나 랑목은 낙청연의 팔을 덥석 잡고 말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저는 누이와 함께 지냅니다.”“당신들은 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저는 단지 누이를 뵈러 왔을 뿐입니다.”황제는 잠시 멍해 있더니, 곧 낙청연을 바라보며, 뭔가를 말하려다 멈추더니, 마지막에 한마디 했다. “대제사장 일은, 짐이 기회를 봐서 너와 상의하겠다.”“오늘은 수고스럽지만, 랑목 왕자를 잘 대접하거라.”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폐하, 염려하지 마십시오. 제가 잘 보살필 테니, 폐하께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황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몸을 돌려 떠나갔다.고묘묘는 떠날 때도 낙청연을 매섭게 노려보는 걸 잊지 않았다.이번에도 낙청연은 또 화를 면했고, 오히려 온심동까지 잃다니!돌아가는 길에, 고묘묘는 황후의 팔짱을 끼고, 마차에 앉아, 걱정스레 물었다. “모후, 부황께서 설마 정말 낙청연을 대제사장 자리에 앉힐 생각은 아니겠지요?”“낙청연은 만족 사람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위협이 너무 큽니다!”황후의 표정도 무거웠다. “대제사장 자리가 비었으니,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제사 일족 중에서 쓸만한 사람을 서둘러 추천해야 한다.”이 말을 들은 고묘묘는 놀라웠다. “모후께서 온심동을 버릴 생각입니까?”황후는 어쩔
낙청연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으며,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 걱정이나 하거라. 대제사장 자리가 누구에게 차려져도, 너는 다시는 기회가 없다.”이 말을 끝내고, 낙청연은 몸을 돌려 떠나갔다.뒤에서, 채찍질 소리가 들려왔다. 온심동은 몇 번은 잘 참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대뢰에서 걸어 나가자, 밖에는 이미 제사 일족 사람들이 와 있었다.그중에 하령과 탁장동도 있었다.뒤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다.낙청연을 보더니, 두 사람은 그녀에게 매서운 눈길을 보냈다.다만 그들은 대뢰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제지당했다.“온심동은 중요한 범인이니, 당신들은 만날 없소.”하령은 화를 내며 낙청연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여인이 조금 전 대뢰에서 나오지 않았소? 그녀도 만날 수 있는데, 왜 우리는 만날 수 없단 말이오?”옥졸이 대답했다. “이건 폐하의 명입니다. 불만이 있으면, 폐하를 찾아가시오. 우리는 그렇게 많은 걸 상관하지 않소. 그저 명령에 따라 일을 할 뿐이오.”그들도 계속 남을 난처하게 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만두었다.몸을 돌려, 탁작동이 낙청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하령도 온통 화가 난 모습이었지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금의 하령은 이미 폐물과 다름없는데!그저 노려보는 수밖에 없었다.낙청연은 피식 웃더니 말했다. “너희들은 응당 온심동이 무슨 짓을 했는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내가 뭘 해야 그녀를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들 수 있겠느냐?”탁장동은 분노하여 앞으로 달려와 말했다. “궁 안의 모든 사람은 모두 네가 대제사장 자리를 탐내는 걸 알고 있다. 네가 아니면 누구겠느냐?”“네가 대제사장이 되는 건,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다!”“우리 제사 일족이 동의하지 않는 한, 대제사장 자리에 앉을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맞장구를 쳤다. “그래! 우리가 동의하지 않으면, 넌 꿈도 꾸지 마라!”낙청연은 싸늘하게 웃으며, 탁장동을 쳐다보았다.“탁
온심동이 대제사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럼, 지금 전체 제사 일족 중에, 실력이 그나마 강한 사람은 탁장동이다.그러나 온심동은 이미 여국에서 수백 년 동안 실력이 가장 약한 대제사장이다.그러니 탁장동은 더욱 말할 것도 없다.예전에 제사 일족은, 대제사장이 자리에 앉은 후, 바로 제자를 받는다.대부분 제자 두 명을 받는데, 실력이 더 강한 쪽이, 대제사장이 사라지거나, 혹은 사망 후, 대제사장 자리를 물려받게 된다.하지만 낙청연은 그때 대제사장이 된 후, 미처 제자를 받지 못했다.제자 선정을 고려한 적도 있었지만, 모든 게 준비되지 않았다.그리고 바로 횡사했다.역대 가장 일찍 죽은 대제사장인 셈이다.그래서 후계자가 없고, 사매가 대신 한 것이다.그러나 지금, 이 사매도 더 이상 대제사장이 될 수 없으니, 제사 일족 중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자를 선정해야 한다.낙청연이 제사 일족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황후와 그들은 여러 견해를 내놓으며, 그녀를 절대 대제사장이 될 수 없게 할 것이다.그래서 온심동이 무너졌다고 낙청연이 그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이때 탁장동이 의심을 많이 받게 되면, 이 대제사장 자리는 좀 더 비어있을 것이다.궁에서 나오자.랑목이 격동해서 달려왔다.“누이!”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주락과 함께 객잔으로 가라고 하지 않았느냐? 이때까지 여기서 날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느냐?”랑목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누이가 궁에 들어갔는데 마음이 놓여야지. 그래서 여기서 기다렸소.”“그럼, 가자꾸나. 우리 객잔으로 돌아가서 네가 언제 여국으로 왔는지 천천히 말해보거라.”객잔으로 돌아오자, 주락과 구십칠 둘 다 있었다.동행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쉬러 방으로 돌아갔다.낙청연은 술과 안주를 한 상 가득 주문하고, 랑목을 끌고 앉았다.“말해보거라. 이번에 대체 몇 명을 데리고 왔느냐?”랑목이 조용히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에 몇 개 부족 사람을 데리고 왔소. 사실 누이를
말머리를 돌려, 랑목이 물었다. “누이, 언제 나와 만족으로 돌아갈 거요?”“여국도 보니까 별로 좋은 곳은 아니오. 차라리 나와 함께 만족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소.”“내가 미리 우리를 지원할 사람들을 배치해 놓으면, 그 누구도 우리를 막을 수 없소!”낙청연이 반찬을 집는 동작이 약간 멈칫하더니, 곧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랑목.”“나는 여국에서 아직 해야 할 매우 중요한 일이 있다. 이번에 어렵게 온심동을 무너뜨렸지만, 아직 대제사장 자리에 오르지 못했는데, 내가 어떻게 갈 수 있겠느냐?”이 말을 들은 랑목은 궁금해하며 캐물었다. “그런데 누이, 대제사장이 그렇게 좋소?”“그 온심동도 대제사장 아니었소? 그러나 그녀의 결말도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았소. 황제와 황후에게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고 있더구먼.”“누이, 만족으로 돌아가면, 모든 사람은 다 누이 말만 듣소. 누이 한마디면 절대 두말하지 않을 거요. 그러니 대제사장이 되는 것보다 통쾌하지 않소?”낙청연은 저도 몰래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온심동은 온심동이고, 나는 나고.”“내가 만약 대제사장이 되면, 온심동처럼 무능하지 않을 거다.”“걱정하지 말거라. 별일 없을 거다. 넌 여국에서 며칠 더 머물다가 돌아가거라. 계속 여기 있으면 안 된다.”“바깥사람들이 우리 둘 다 모두 여국에 있는 걸 알면, 여국에 불리하다.”“너는 돌아가서 우리 집을 잘 지켜야 한다.”이 말을 들은 랑목의 마음은 약간 움찔했다. 곧이어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었다.“알겠소. 누이 말을 따르겠소!”--온심동은 대뢰에서 반나절 동안 형벌을 당하고,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그녀는 피투성이가 된 채 대뢰에 갇혔다.제사 일족들은 처음에는 모두 대뢰 밖에서 기다렸지만, 기다리고 기다리다, 결국 하령만 남게 되었다.날이 어두워졌지만, 하령은 여전히 온심동을 만날 수 없었다.그런데 이때, 고묘묘가 왔다.“공주님!” 하령은 순간 긴장해서 앞으로 다가갔다.고묘묘는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힐끔 쳐다보
유심히 바라보니 하령이었다.하령의 긴장한 모습을 본 고묘묘가 말했다.“내가 약을 줬으니 죽지는 않을 것이다.”하령은 무척이나 감격했다.“감사합니다, 공주마마!”고묘묘가 하령을 지나쳐 가려는데 하령이 다급히 그녀의 앞길을 막으며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공주마마! 혹시 황후 마마를 뵐 수 있게 저를 데려가 줄 수 있겠습니까?”고묘묘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뭘 할 생각이냐?”“저는 황후마마께 온심동을 구해달라고 청하고 싶습니다! 전 황후마마를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발 저를 믿어주십시오, 공주마마!”고묘묘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승낙했다.“날 따라오거라.”그들은 황후의 궁에 도착했고 하령은 곧바로 본론을 얘기했다.“황후마마, 부디 온심동을 구해주십시오!”황후는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차를 마셨다.“온심동을 구해달라고? 그 아이가 이번에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느냐?”“그 아이를 구하기가 그리 쉬운 일인 줄 아느냐?”바닥에 무릎을 꿇은 하령은 허리를 곧게 펴고 황후를 직시하며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황후마마, 전 이 일이 전부 낙청연이 꾸민 짓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낙청연은 온심동의 적일 뿐만 아니라 황후마마의 적이기도 합니다.”“이번에 해 영감이 갑자기 50만 냥의 장부를 조사하여 폐하께 드렸습니다. 그가 이렇게 큰 위험을 무릅썼다는 건 해씨 가문과 낙청연의 관계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황후마마, 잊지 마십시오, 서오궁에는 해 귀비가 있습니다.”“낙청연의 능력과 수단으로 해 귀비가 폐하의 은총을 받는다면 황후마마께서도 위험하시지 않겠습니까?”그 말을 듣자 황후의 안색이 흐려졌다.고묘묘는 화가 난 얼굴로 하령을 걷어찼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냐? 내 모후를 어찌 감히 서오궁의 미천한 해 귀비와 비교한단 말이냐? 해 귀비는 하루 종일 가식을 떨어대는 것이 얼마나 역겨운데!”해 귀비가 최근 새로운 춤사위를 배웠다는 걸 궁 안의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황제는 여유
낙청연은 5일 뒤에야 겨우 황제를 볼 수 있었다.드디어 대제사장의 일을 얘기할 수 있었다.황제도 곧장 본론을 꺼냈다.“온심동은 며칠 뒤 처형당할 것이다.”“짐은 이미 명령을 내렸으니 변하지 않을 것이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결과를 들으니 그제야 마음이 좀 놓였다.하지만 황제가 계속해 말했다.“역대 대제사장이라면 시련을 겪어야 사람들의 믿음을 얻고 대제사장이 될 수 있다는 걸 네가 알지 모르겠다.”낙청연이 대답했다.“들어본 적 있습니다.”“짐은 네 실력을 인정하고 네가 대제사장이 되는 것도 동의한다. 하지만 짐이 동의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짐이 듣기론 누구든 귀도라는 곳에 가면 구사일생이라고 하더구나. 공주도 예전에 귀도에서 다친 적이 있다.”“만약 네가 귀도의 보물을 가져올 수 있다면, 귀도의 유명세로 사람들이 널 인정하게 한다면 너에게 승산이 더 클 것이다.”그 말을 들은 낙청연은 의아했다.귀도?고묘묘가 귀도에서 다쳤던 건 낙청연이 일부러 고묘묘를 귀도로 유인해서였다.황제는 낙청연이 귀도에 상당히 익숙하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았다.그러니 그녀에게 귀도의 보물을 가져오는 것을 대제사장이 될 시련으로 정해준 것이다.그것은 낙청연에게 전혀 어렵지 않았다.귀도에는 보물이 없었기에 낙청연이 뭘 가져오든 보물이라고 하면 됐다.그 시련은 너무 쉬워 믿을 수 없을 정도였지만 낙청연은 굳이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네, 완성하겠습니다!”황제는 웃었다.“서둘러 큰소리치지는 말거라. 귀도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곳인지 짐도 알고 있다.”“제대로 수소문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낙청연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전 반드시 갈 겁니다. 폐하께서는 제 소식을 기다리시지요.”황제는 그 말을 듣고 크게 웃었다.“그래. 그러면 네 소식을 기다리겠다.”낙청연은 그곳을 떠난 뒤 곧바로 도성을 떠날 준비를 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예전보다 더욱 떠들썩했다.“누이, 귀도에 대해 알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냐!”랑목은 다급히 자신의 뺨을 때렸다.“내가 잘못했소. 내가 잘못했소.”그렇게 그들 일행은 가볍게 귀도로 향했다.여행하러 간 것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았다.랑목은 처음 여국에 온 것이기에 낙청연은 당연히 그가 여국의 풍경을 충분히 즐기게 할 생각이었다.며칠 뒤 마차가 암시장을 지나쳤고 낙청연은 마차를 멈추라고 했다.“구십칠, 암시장에 가서 내 오라버니와 의부, 의모를 만나 뵙거라.”구십칠은 살짝 놀랐다.“저 혼자 갑니까?”낙청연은 웃었다.“가고 싶지 않으면 안 가도 괜찮다. 우리랑 같이 귀도에 가자꾸나.”“돌아갈 때 여유가 없다면 암시장에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구십칠은 잠깐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제가 한 번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따라잡겠습니다.”“좋다.”대오는 계속해 출발했다.며칠 뒤 그들은 귀도산 아래 도착했고 이번에 산에 오를 때도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하지만 낙청연은 그곳의 기관에 익숙했기에 그들을 데리고 순조롭게 산에 올랐다.랑목은 처음으로 귀도산에 와보는 것이었다. 분명 곳곳에 위험이 있었지만 모두 새로웠다.주락이 말했다.“지금 재밌다고 느끼는 건 당신의 누이가 이곳을 장악해서요. 이곳은 당신에게는 충분히 안전하오.”“귀도에 오는 사람은 대부분 목숨을 잃소. 이 산에 얼마나 많은 백골이 묻혔는지 아무도 모르오.”“당신의 누이도 이곳에 처음 왔을 때는 정말 쉽지 않았소.”주락은 낙청연과 함께 귀도로 향하지 않았다.하지만 최근 줄곧 낙청연을 따라다니면서 그녀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됐다. 그는 낙청연이 처음 이곳에 발을 들였을 때 얼마나 위험천만했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랑목은 그 말을 들은 뒤 낙청연을 바라보는 눈빛이 더욱 뜨거워졌다.“역시 우리 누이가 가장 대단하오!”“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만족의 왕이 되었겠소?”주락은 살짝 놀라더니 이내 웃었다.“확실히 대단하오.”낙청연이 만족의 왕이라는 것을 알게 된 주락은 놀라우면서도 속으로 감탄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