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괴물이야!”“깜짝이야, 얼굴이 반 갈린 거야? 너무 무서워!”차성철의 존엄이 짓밟혔고 그는 재빨리 가면을 다시 쓰고는 비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놀라게 해서 미안하네...”“아니, 아니야...”차설아는 매우 마음이 아팠는데 차성철을 위로에 나섰다.“나는 오빠는 매우 잘생겼다고 생각해. 특히 눈, 엄마의 눈을 많이 닮았어. 부드럽고 확고한걸? 그리고 입은 아버지를 많이 닮았어. 입술 모양은 특히 아름다워. 우리가 혈연관계가 아니었다면 나는 분명히 오빠한테 첫눈에 반했을 거야!”“정말이야?”차성철의 어두운 눈동자가 금세 밝아졌다.친엄마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수없이 그려봤지만 항상 뚜렷하지 못했는데 차설아의 말을 들으니 금세 모습이 상상되었고 마음도 부드러워졌다.“물론이지, 경윤이한테 물어봐. 전에 우리 집에 자주 놀러왔어서 엄마 아빠의 모습도 잘 알고 있어... 그렇지, 경윤아?”“맞아, 맞아!”배경윤은 방금 차성철의 얼굴에 난 상처에 놀랐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남자는 성도윤, 사도현 그들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잘생긴 듯했는데 심지어 성도윤, 사도현 그들보다 더 잘 생겼다고 할 수 있었다.차성철의 눈은 특이하고 많은 사연이 담긴 느낌이었는데 그 특별한 눈은 바로 그의 어머니를 물려받았다.차설아의 어머니는 소영금과 함께 해주시 제일의 미인으로 손꼽혔었다.“오빠의 눈은 정말 엄마랑 똑같아요, 아까 하마터면 엄마를 본 줄 알았다니까요...”배경윤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그럼 다행이네.”차성철의 상처받은 마음은 차설아와 배경윤의 말에서 점차 치유되었고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올랐다.바로 이 미소가 그를 존귀하고 우아한 왕자처럼 보이게 하고 온몸에서 빛이 나게 했다.그러자 사도현은 갑자기 찬물을 끼얹었다.“쯧쯧, 우리 도윤이도 그땐 너무 지독했어. 단칼에 얼굴을 두 동강 내다니... 이렇게 괴물 같은 얼굴을 하고 있으니 누가 보고 악몽을 꾸지 않겠어?”차설아: “...”배경윤: “...”사도현: “두 사람 왜 날 노려보고 그래
“제가 거짓말을 해서 뭐 해요!”사도현은 직접 차성철의 어깨에 손을 얹고 가슴을 두드리며 맹세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형님. 설아 오빠니 제 형님이나 다름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당신을 속일 수 있겠어요? 저도 형님이 잘되기를 바라는걸요!”“하지만 넌 성도윤과 한패잖아, 네가 좋은 사람일 리가 있겠어?”차성철은 눈살을 찌푸리며 남자가 자신의 어깨에 걸친 손을 보고 한칼에 베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요 몇 년 동안 그는 사람들을 매우 경계했는데 사람들과 이렇게 가까이 지내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이젠 아니에요. 지금부터 전 성정엽의 그 야박하고 냉혈한 놈과 선을 그을 겁니다!”사도현은 과장된 손짓을 하며 말했다“저는 지금부터 형님과 같은 편입니다.”“방금 한 말 농담 아니에요. 형님이 괜찮으면 나중에 그 성형외과 의사 소개해줄게요. 얼굴 잘 고칠 수 있는지 평가나 하라고 하죠.”“그러지 그럼.”차성철은 고개를 끄덕였고 눈빛의 경계는 아까처럼 그리 깊지 않았다.두 사람은 차에 앉아 수다를 늘어놓기 시작했는데 차성철은 심지어 열정적으로 사도현을 성심 전당포에 초대하여 그와 술 한잔하자고 하였다.차설아와 배경윤은 뒷줄에 앉아 의문을 품고 서로를 바라보았다.차설아: “뭐야, 두 사람이 어떻게 호형호제하기 시작했지? 내가 뭘 놓친 거야?”배경윤: “희한할 게 뭐가 있어. 완전 핵인싸가 바로 사도현 같은 사람을 말하는 거야!”차설아: “하지만 너무 빨리 변한 거 아니야? 우리 오빠랑 성도윤은 완전 원수인데?”배경윤: “하긴, 너무 빨리 변하긴 했어, 뭘 하려는 거지?”차설아: “음모가 있어!”배경윤: “어, 분명 음모가 있을 거야!”네 사람은 기분 좋게 성심 전당포로 돌아왔다.차성철은 직접 요리해서 그들을 잘 대접하겠다고 큰소리쳤다.사도현은 그를 졸졸 따라다니며 말했다.“형님, 제가 같이 갈게요. 요리 좀 가르쳐 주세요.”그러다 두 남자는 주방에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는데 마치 커플 같아 너무 이상했다.차설아와 배경윤은 소파에
“아, 이거? 오빠 취향인데 전시장에 수십 개가 더 있던데. 마음에 들면 몇 개 선물해 달라고 해.”“와.. 대박! 완전 부자잖아!”배경윤은 눈물을 훔치며 말을 이었다.“설아야, 너는 정말 완벽한 인생을 살고 있잖아? 부잣집 출신에 능력까지 다 출중해 KCL 대표로 자리 잡고 있지, 어디 그뿐이야? 이쁘고 똑똑한 아들딸에, 갑자기 튀어나온 오빠까지 이 정도라니... 나 같은 평범한 여자들은 어떻게 살라는 거야?”“아, 깜빡했네. 그 쓰레기가 좀 흠이지... 그래도 괜찮아, 어차피 너도 지금은 그 쓰레기랑 인연을 끊었으니까 앞으로는 혼자 잘 먹고 잘살면 돼...”“우리 귀여운 배경윤 여사님, 넌 부잣집 출신이 아니세요? 오빠가 없나요? 가장 대단한 건 넌 든든한 남자가 있잖아. 내가 널 부러워해야 맞지.”“남자?”배경윤은 얼굴을 찡그리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무슨 남자? 난 모르겠는데?”“웃기시네, 저기 있잖아!”차설아는 부엌 쪽을 한 번 보고는 배경윤을 덥석 껴안으며 능청스레 물었다. “솔직히 말해! 사도현이랑 어디까지 갔어? 언제 결혼할 건데?”“뭐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배경윤은 뺨을 붉히며 소녀의 수줍음을 드러냈다.“우리 둘은 그냥 같이 아이들을 돌봤을 뿐이야, 애초에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고... 친구도 아닐걸?”“아까 그러면 왜 쟤는 자기가 네 서방님이라고 하는 건데?”“원래 그런 사람이야, 여자라면 꼬시는... 썸에 중독된 바람둥이라고!”배경윤은 그동안의 두 사람의 만남을 떠올리며 왠지 짜증이 났고 이가 갈렸다.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며 처음부터 그녀가 스스로 김칫국을 마신 거기에 심지어 화를 낼 자격조차 없었다...“알아.”차설아는 굳은 표정으로 배경윤의 어깨를 툭툭 치며 "이건 네 문제가 아니야. 사도현 잘못이지. 그러니까 넌 크게 자책하지 마.”라고 위로했다.“설아야, 내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 때때로 난 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져. 사도현 때문에 내
사도현은 채소를 고르는 동작을 잠시 멈추고 통쾌하게 대답했다.“역시 형님 똑똑하시네요. 제가 설아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형님이랑 싸우지도 못하겠어요, 나중에 얼굴 보기도 힘들까 봐요.”“네놈도 성도윤과 마찬가지로 팔불출인 줄 진작 알았어, 여자를 위해 형제를 팔아먹다니... 성도윤이 알았다면 너를 죽일 마음도 있을 거야.”차성철은 여기까지 말하고는 착잡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 자식은 지금 아마 이런 일에 신경 쓸 기분이 아닐 거야, 네가 지금 내 여동생에게 구애한다면 정말 좋은 기회일지도 몰라.”“도윤이... 아니 성도윤 그 자식이 왜요? 한창 서은아랑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텐데 왜 기분이 나쁠까요?”“그걸 알아서는 뭐하게? 배신까지 했으면서.”“그냥 나쁜 새끼도 벌을 받았는지 궁금했을 뿐이에요.”“걱정하지 마, 이미 큰 벌을 받았어.”사도현은 차성철의 말투를 통해 성도윤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 짐작했고 막 캐 묻으려 했다.“사도현, 나와봐. 얘기 좀 하자.”“나랑?"사도현은 패기만만한 차설아를 보고 놀란 나머지 겁이 났다.“맞아, 바로 너. 얼른 따라와.”차설아는 남자를 향해 손짓했고 그가 대답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밖으로 나갔다.“어, 형, 저는...”사도현이 뒤를 돌아보며 차성철의 눈치를 살폈다.“가봐, 어차피 너도 설아를 어떻게 할 순 없으니까.”차성철은 손을 내저었다.그가 보기에 전 세계의 남자들 중 성도윤을 제외하고 다른 남자들이 차설아를 향한 구애는 모두 헛수고에 불과할 뿐이라 전혀 경계할 필요가 없었다.방비가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잘만 이용하면 본인을 위해 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사도현은 성도윤과 의형제를 맺었으니 그 누구보다도 더 성도윤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어디가 약점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차설아와 사도현은 앞뒤로 전당포 뒤뜰의 으슥하고 어두운 구석으로 향했다.이곳은 벌을 받는 사람이 아니면 보통 섣불리 접근하는 사람이 없다.“아무도 없
“너 정말 상 쓰레기구나. 경윤이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단지 습관 때문에 걔를 놀리고 일부러 썸을 탔다는거야?”차설아가 날카롭게 물었다.그녀는 배경윤에 대한 사도현의 감정을 분명히 알아야 배경윤의 선택을 도울 수 있었다.“대답을 거절할게.”사도현은 건들건들하면서도 약간의 압박감을 가지고 미적지근하게 차설아를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내 여자친구도 아닌데, 나는 너에게 내 감정을 설명할 의무가 없어.”“사도현, 나한테 히죽거리며 중요한 문제를 피하지 말고 남자라면 똑바로 대답해. 나는 네가 여자를 농락하는 그런 쓰레기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 단지 자신을 쓰레기인 척 포장하는 거에 불과하다는 걸.”차설아가 일침을 가하며 말했다.그녀는 사도현이 그녀를 구하기 위해 하마터면 불길에 휩싸일 뻔했던 때를 기억한다.그렇게 용감하고 책임감 있는 남자는 아무리 쓰레기인 척해도 좋은 남자의 본색을 숨길 수 없었다. 그녀가 바보도 아니고 잘 알고 있었다.“허허, 내가 여자 갖고 노는 쓰레기든 아니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 너 그렇게 분해하면 내가 오해할 거 같은데?”“뭘 오해하는 거야?”“네가 보기엔?"사도현은 여전히 건들건들한 모습으로 차설아에게 한 발짝 다가서더니 여자의 턱을 손으로 괴며 말했다.“한 여자가 한 남자에게 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이면 남자는 여자가 그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닌가 오해하게 되지... 나는 전에 너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졌었어, 그리고 넌 지금 다시 솔로가 되었으니 나에게도 기회가 온 거 아닐까?”“너... 너 미쳤구나!”차설아는 오글거려 사도현을 밀어냈다.맙소사, 이 녀석은 정말 경윤이의 말처럼 여자라면 꼬시고 보는 쓰레기가 틀림없었고 그의 속마음을 전혀 간파할 수 없었다.“경고하는데 사도현, 나는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만약 네가 경윤이에게 관심이 있다면 빨리 너의 마음을 말해. 경윤이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털털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예민하고 게다가 약간의 열등감도 있어. 특히 지난 연애 경험은 그녀에
차설아는 뒤 돌아 배경윤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어쩐지 잘못을 저지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경윤아, 너, 너 언제 왔어? 왜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어?”"한참 됐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걸 보니 방해하기가 좀 그래서...”천천히 그들에게 다가오는 배경윤의 말투는 냉담함이 가득했다.망했다!!차설아는 눈살을 찌푸렸는데 방금 사도현과 나눈 대화 내용을 경윤이가 다 들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벌써 골머리가 아파 났다.경윤이처럼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분명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경윤아, 사도현의 헛소리를 듣지 마. 사실 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는...”차설아는 마음이 급해서 사도현을 대신해서 몇 마디 좋은 말을 해주려 했지만 남자가 방금 한 말들은 다 쓰레기 같은 말이어서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었다."설명할 필요 없어, 난 그냥 그런 사람이야. 일찍 경윤이가 알게 한 후 비현실적인 환상을 버리게 하는 게 좋을 거야.”사도현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는데 눈빛은 자유로운 바람처럼 굴하지 않고 매혹적이었다.배경윤은 냉랭한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사도현, 나는 네가 사람을 유혹하는 기술에 능하다는 것을 인정해. 그래서 너와 해바라기 섬에 있는 동안 나도 한때 황홀했던 적이 있어. 하지만 이런 황홀함은 '설렘'과는 거리가 멀어, 너 같은 남자는 난 영원히 좋아하지 않을 거야.”사도현은 상관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이해해, 내가 엘리트도 아니고 명문대도 못 나왔고 그저 건들건들한 양아치일 뿐인데 어찌 감히 네가 날 좋아하기를 바랄 수 있겠어?”"내가 너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너를 무시하기 때문이야. 너는 뼛속까지 겁쟁이야, 자신의 마음조차 마주할 수 없는. 내가 본 남자 중에 가장 나약한 남자야, 내 x보다 더 나약해!”"나약하다고?"사도현은 아픈 곳을 찌른 듯 턱을 쓰다듬으며 되물었다."내가 왜 나약해? 때려죽이는 걸 싫어하는 것이 잘못이야?”"자신의 마음을 직시할 용기조차 없는 게
“어, 저기...”차설아는 두 사람 얘기에 끼어들려고 하다가 끼어들 기회가 없는 걸 보고 빨리 포기했다.그래서 그녀는 먼저 철수하기로 했다. “너희들이 천천히 이야기해, 나는 먼저 철수할게!”차설아가 식당으로 돌아왔을 때 차성철은 이미 흥겹게 요리를 차려 놓고 있었다.“사도현이랑 경윤이는?”“얘기하고 있어.”“무슨 얘기를 그렇게 오래 해.”차설아는 너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어서 대답하지 않고 웃기만 했다.차성철은 플레이팅 동작을 잠시 멈추고 차설아를 떠보았다.“사도현 말이야, 어떤 사람인 거 같아?”“좀 이상하긴 한데 좋은 사람이야, 예전에 내 목숨도 구해줬었어!”“괜찮네, 네 짝으로 생각해 봐.”“뭐야, 오빠도 왜 경윤이처럼 그래? 방금까지만 해도 나더러 결혼하지 말고 행복하게 살라며?”“그래도... 나도 네가 좋은 짝이 있기를 바라지, 게다가 사도현은 성도윤의 의형제이니 성도윤을 잘 알고 있을 것 아니야. 적의 친구를 우리의 심복으로 만들면 이 싸움은 절반은 이긴 것과 다름없지.”차성철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마침 사도현과 배경윤도 돌아왔는데 두 사람은 공동의 목표가 생겼기 때문에 오히려 상당히 화목한 분위기였다.차성철까지 세 사람의 목표는 일치했다.“자자, 새우 먹어, 우리 설아가 새우를 제일 좋아해.”배경윤은 그렇게 말하며 사도현에게 눈짓을 했다.사도현은 웃으며 새우 한 마리를 집어 들고 장갑을 끼고는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아, 바로 그거야. 내가 한 말을 명심해, 미인은 직접 새우를 발라 먹지 않아.”사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깐 새우를 배경윤의 그릇에 담았다.“너도 고생 많았어, 새우 먹고 에너지 보충해.”배경윤은 놀란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너 어디 아픈 거 아니지? 나한테 줘서 뭐 해, 설아를 줘야지!”“아, 그래. 얼른 까줄게.”사도현은 고개를 돌려 차설아와 눈빛을 교환했다.“괜찮아, 요즘 입맛이 변해서 새우를 좋아하지 않으니 깔 필요 없어.”사도현은 어이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
이번 저녁은 매우 혼란스러웠다.차성철과 배경윤은 사도현이 차설아에게 아첨을 할 기회를 계속 주고 있었다.사도현은 입으로는 차설아에게 다 바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눈길이 온통 배경윤에게 쏠려 있었다. 새우 한 마리 한 마리 껍질을 벗겼고 새우껍질을 다 벗긴 후에는 게 껍데기를 벗기기 시작했다. 배경윤의 그릇에 살코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도저히 다 먹을 수 없었다.“”그만, 그만 까, 배불러.”배경윤은 얼굴에 어색한 웃음을 머금고 사도현이 계속 새우를 까는 것을 막았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내가 아까 가르쳐준 거 다 잊었어? 얼른 설아랑 얘기도 나누고 반찬도 집어주고 해.”“역시 내가 싫은 거야 내가 새우를 깨끗하게 까지 못했어? 아니면 게 다리를 충분히 발라내지 못했나? 내가 고칠게?”사도현의 눈은 배경윤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었다.배경윤: “???”“허허, 저기, 난 배불러서 이만 일어날게. 두 사람 맛있게 먹어!”차설아는 입을 닦고 일어나 식탁을 떠나며 두 아이를 불렀다.“가자, 원이 달이. 엄마랑 놀까?”“나도 배불러.”차성철도 일어났다.그가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사도현의 마음이 누구한테 가 있는지는 알아챘다.어쨌든 배경윤도 그의 여동생이나 마찬가지이니 만약 배경윤이 사도현의 마음을 얻는다면 이는 설아가 사도현의 마음을 얻는 것과 같으니 효과는 모두 같을 것이다. 어떤 결과든 모두 그를 위해 쓰일 수 있을 거다.식탁에는 사도현과 배경윤만 남게 되었다.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졌고 약간의 애틋한 기류가 흘렀다.그러나 배경윤은 이미 사도현의 마음을 알고 있었고 그런 애틋함이 싫었다.그녀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불편한 표정으로 남자를 노려보았다. “야, 사도현, 너 나 가지고 노는 거야?”“내가 어떻게 감히.”사도현은 무고하다는 얼굴로 대답했다.“내가 계속 새우도 까주고 극진히 모셨는데 놀리는 거라니?”“네가 자기 입으로 설아를 꼬시겠다고 하지 않았어? 내가 너에게 그 많은 공략법을 다 얘기해줬는데 너는 하나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