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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도윤아, 그게 무슨 뜻이야? 난 당연히 은아지. 설마 날 못 알아보겠어?”

서은아는 찢어진 옷을 정돈하고 눈물을 글썽이며 수줍은 듯 성도윤을 바라보았다.

“그 짐승들이 날 만졌다고 내가 너무 더러워서 더 이상 날 아는 척하고 싶지 않은 거야?”

"너였구나!”

성도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도움을 청한 사람이 차설아인 줄로만 알았던 그의 머릿속엔 온갖 잔학무도한 그림들이 저절로 그려져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차설아가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뭐... 무슨 뜻이야?”

서은아의 눈빛은 더욱 절망적이었다.아까 당한 능욕보다 만 배나 더 고통스러웠다.

"설마 내가 차설아라고 생각했던 거야? 그년이 너를 구하려고 이딴 새끼들한테 능욕을 당했다고 생각해? 그리고 나였다는 걸 알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니... 나라면 넌 전혀 상관없는 거야?”

성도윤은 굳은 얼굴로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물었다.

"네가 어떻게 여기 있어, 도대체 무슨 일이야?”

서은아는 뒤로 두 걸음 물러서 눈물을 펑펑 쏟으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의 태도가 그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성도윤, 방금 내가 당한 일을 못 봤어? 눈멀었어? 아니면 네 마음은 무쇠로 만든 거야? 널 구하러 달려온 내가 바보지!”

"은아야, 진정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봐.”

성도윤은 여인의 방향으로 손을 뻗어 잡아당기려 한참을 더듬어봤지만 잡히는 건 없었다.

"너, 너 왜 그래? 너 뭐 찾고 있어? 너 눈이 왜 그래...”

서은아는 드디어 성도윤의 이상을 알아냈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성도윤 앞에서 흔들었는데 그의 날카롭고 그윽한 두 눈이 조금도 반응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난 지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성도윤은 처음에는 무너지고 절망하다가 지금의 무감각해지고 냉담해지기까지 너무 많은 심리적 고통을 겪어서 담담하게 말했다.

"넌 오지 말았어야 했어, 여긴 위험해. 이리 와... 내가 널 데리고 떠날게.”

그는 여자에게 손을 내밀며 차분하게 말했다.

서은아는 이미 이런 수모를 겪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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