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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차설아는 미간을 구긴 채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의사를 보며 말했다.

“말씀하세요.”

“뱀독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성 대표님의 중추신경을 교란시킬 수 있어요. 성 대표님에게는 사지가 마비되고 잘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반신불수가 되는 건 절대 아니니 사모님과 대표님께서 너무 당황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뱀독이 완전히 제거되면 곧 회복하실 겁니다.”

“사지가 마비된다고요?”

차설아는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하지만 이때, 병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꺼져. 다 꺼지라고! 나 건드리지 마!”

성도윤은 이미 깬 듯하다.

그의 격앙된 목소리는 복도를 울렸다.

차설아와 의사는 다급하게 병실로 향했는데 곧이어 안으로 들어서지도 못하고 병실 문 앞에 굳어 선 젊은 간호사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왜 여기들 서 있는 거야? 환자분이 깨셨으면 들어가서 살펴봐야지. 일 그만두고 싶어?”

의사가 엄숙한 표정으로 그들을 혼냈다.

안에 누워있는 사람은 성대 그룹의 대표인 성도윤이었다. 자칫하면 이 병원이 문 닫게 생겼는데 말이다.

수간호사가 벌벌 떨며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저희가 안 살펴보려는 게 아니고요, 성 대표님께서... 성 대표님께서 너무 화를 내셔서 차마 가까이 갈 수 없었어요. 자기를 건드리면 가만히 안 두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셔서 저희... 저희도 감히 그의 말을 거역할 수가 없었어요!”

“뭐?”

의사는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일찍이 성도윤이 쉽지 않은 상대인 걸 알았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차설아가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제가 가서 한 번 볼게요.”

그녀는 살며시 문을 열었는데 바로 짜증이 가득 섞인 성도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 꺼지라고 했잖아, 내 말 안 들려?”

“도윤 씨는 어쩜 입원하고 있는데도 그렇게 버럭버럭 화를 잘 내. 이 병원에 있는 사람들을 다 깨울 셈이야?”

차설아가 성도윤의 병상 옆으로 가면서 그를 놀렸다.

성도윤은 계속 반듯하게 누워있었기에 그제야 차설아의 얼굴을 똑똑히 보게 되었다.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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