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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성도윤이 이곳을 떠난 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그 일주일 동안 그는 미스터 Q처럼 연락 한번 주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고 그의 어머니에게 물어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돌아왔으며 뉴스나 기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다급해진 배경윤이 이곳저곳 전화를 돌리자 평소 무서울 것 없던 재벌 2세들이 지금은 마치 함구령이라도 받은 사람들처럼 입을 꾹 닫고 있었다.

반면, 차설아는 꽤 담담한 모습이었다. 성도윤에게 전화를 몇 번 더 걸더니 깔끔하게 포기해 버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일상을 보냈다.

새로운 아침이 밝아오고 차설아는 바다로 가 일출을 그렸다.

배경윤은 그 옆에서 왔다 갔다 하며 호들갑을 떨더니 결국은 그녀의 펜을 빼앗아 들고 말했다.

“설아야, 너는 걱정도 안 돼? 지금 그림이 눈에 들어오냐고.”

“뭐 말하는 거야?”

차설아는 배경윤과 눈을 마주치며 침착하게 물었다.

“성도윤 지금 일주일 째 소식이 없잖아. 며칠 전까지만 해도 네 옆에서 떨어질 줄 모르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는데 누가 봐도 이상하잖아.”

“뭐가 그렇게 이상한데?”

차설아가 웃으며 말했다.

“어디서 객사한 것도 아닐 테고 그렇다고 바람피우고 있는 것도 아닐 텐데, 뭘.”

“왜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해?!”

배경윤이 흥분하며 말했다.

“성도윤은 초범도 아니잖아. 너 그때 어떤 여자가 성도윤의 아이를 뱄다며 널 찾아와 이혼하라고 난리 친 것도 기억 안 나? 바람이라는 건 안 피웠으면 모를까 한번 피운 사람들은 계속 피우게 된다고. 네가 지금 태평하게 그림이나 그릴 때가 아니란 말이야.”

그녀는 차설아가 또다시 상처받을까 봐 여태 이런 말을 굳이 입 밖에 내지 않았지만 계속 이대로 모른 척만 하는 것도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성도윤 성격상 정말 바람을 피운다 해도 나한테 숨기거나 이런 유치한 방법으로 질질 끌지는 않을 거야. 지금까지 연락 없는 건 아마 그 사람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 일만 해결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나타날 거야.”

차설아는 담담히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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