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윤 역시 두 팔을 벌려 그녀의 앞길을 막았다.“방금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더더욱 너를 보낼 수는 없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 곳에 널 어떻게 보내.”차설아는 두 사람의 걱정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난 이 갈등을 해결하러 가는 거야. 그리고 무슨 일이 생겼다고 해도 그건 내가 아니라 그들일 거야. 내 실력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아는데, 그 사람들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그래!”사도현도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이 해안시에서 형을 끌어내리려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서씨 가문은 그저 그중 하나일 뿐이라고.”“그래서요? 덤빌 테면 다 덤비라고 해요. 똑같이 갚아줄 자신 있으니까.”차설아는 굳게 주먹을 쥐었다. 그녀의 예쁜 얼굴에서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묻어있었다.“말은 쉽지. 너 근 몇 년간 왜 사람들이 형을 끌어내지 못했는지 알아? 힘이 부족해서? 성씨 가문이 너무 강해서? 아니, 형한테는 그동안 약점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너와 아이들이 있어. 그 말인즉슨 약점도 그만큼 많아졌다는 거지.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솔직히 나도 장담 못 해...”사도현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아마 형이 갑자기 해바라기 섬에서 나간 것도, 너한테 연락을 하지 못한 것도 다 너랑 아이들 안전을 보장해 주려고 그런 걸 거야. 그러니까 네가 지금 그쪽으로 가는 건 오히려 형의 짐이 될 뿐이라고.”“도현 씨 말도 일리가 있어요. 하지만 나는 이대로 그 사람이 만들어준 안전한 보호막 속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숨어있을 생각 없어요. 같이 싸워서 같이 이겨낼 거예요.”차이설은 단호한 얼굴로 대답했다.“안 돼. 너 지금 제정신 아니야. 거길 어디라고 가.”배경윤은 급기야 차설아의 허리를 감싸 안더니 붉어진 눈으로 사도현에게 도움을 청했다.“빨리 차설아 좀 말려 봐. 얘 한 번 고집 피우면 끝이 없으니까!”사도현은 차설아를 굳게 잡고 있던 배경윤의 손을 풀어준 후 침착하게 말했다.“만약 네가 정말 갈 생각이라면
배경윤은 소름이 돋는 걸 느끼며 사도현의 뒷말을 막았다.“뭐가 이렇게 야만적이야. 그렇다고 어떻게 사람 목숨을...”“이건 드라마라서 오히려 수위가 약한 거야. 현실은 이것보다 더한 것도 많으니까.”그 말을 하는 사도현의 표정은 조금 초연해 보였다.그 역시 해안시 8대 명문가 중 한 가문의 일원으로서 지금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일을 겪고 들었다. 현실은 언제나 드라마보다 더 잔인할 뿐 절대 덜하지는 않았다.“그러니까 도윤 씨가 로버트고 나는 잔인하게 배가 뚫려 죽는 그 사람 아내라는 건가요? 그래서 내가 지금 이곳을 떠나게 되면 똑같이 죽게 될 거고?”차설아가 사도현을 바라보며 물었다.“서씨 가문은 절대 만만하게 볼 게 아니야. 지금 그 자리까지 올라오게 된 건 그만큼 뒤가 구린 짓을 많이 했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만약 네가 지금 나서게 되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꼴이 돼 버려.”“그래, 그러니까 지금은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좋아. 나도 이번만큼은 사도현과 같은 생각이야.”배경윤은 맞장구를 치며 사도현에게 잘했다는 눈빛을 보냈다.플레이보이라서 그런지 역시 말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는 남자였다.“알겠어. 그럼 조금만 더 기다려 볼게.”차설아는 결국 그들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그래 잘 생각했어.”배경윤은 그제야 안심한 듯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고는 사도현과 눈을 마주치며 활짝 웃었다. 아마 두 사람이 일심동체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그날 밤, 그들은 술을 마셨고 밤이 깊도록 얘기를 나눴다.아이들도 11시가 다 되도록 잠들 기미가 없어 보였고 엄마와 함께 자고 싶다며 졸랐다.별 모양으로 가득한 아이들 방 안에서 차설아는 결국 아이를 양옆에 끌어안고 침대 정중앙에 누웠다.아이들은 그녀의 팔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귀여운 아기 고양이들 같았다.“엄마, 아빠는 언제 와요? 달이는 아빠가 보고 싶어요.”달이가 입을 삐죽 내밀며 투정을 부렸다.원래부터 두 아이는 성도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
두 아이는 망설임 없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당연히 아빠랑 같이 싸워야죠!”특히 원이는 귀여운 얼굴에 그렇지 못한 성숙한 표정으로 어른 못지않게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아이는 손으로 턱을 괴더니 작전을 세우기 시작했다.“아니면 엄마는 달이랑 여기 있어요. 일단 내가 해안시로 가서 상황을 보고 올게요. 그래서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면 내가 해결할게요.”“엄마, 그럼 우리 오빠한테 맡겨요. 오빠가 해결하지 못하는 일은 없으니까!”원이를 보는 달이의 눈이 반짝거리며 빛이 났다. 그러고는 성도윤을 깎아내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아빠는 겉모습만 번지르르하지 약해 빠졌어. 엄마 손까지 빌려야 한다니, 쯧쯧. 역시 오빠가 제일 대단해!”원이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성도윤을 한심하게 여겼다.“내가 진작 말했잖아. 이 집은 나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고.”“...”차설아는 가끔 자신이 낳은 아이들이 진정 아이들이 맞나 하는 의심이 들 때가 있다. 이들은 어른들을 성가시고 챙겨줘야 할 존재로 인식하는 것 같다.차설아는 자신의 태교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지 참으로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두 아이에게 당부했다.“너희들 엄마 말 말들어. 엄마도 사실은 너희들과 같은 생각이야. 이대로 있는 것보다 아빠와 같이 싸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 하지만 적들이 너무 교활하고 잔인해서 아빠한테는 엄마 혼자 갈 거야. 너희들은 이곳에서 엄마랑 아빠를 기다리고 있어. 그게 도와주는 거야. 알겠어?”“알겠어요, 엄마! 그렇게 할게요!”달이는 알겠다고 했지만 원이는 눈썹을 찡그리며 계속 같이 가겠다고 했다. 차설아 혼자 보내는 게 어지간히도 눈에 밟히는 듯싶다.하지만 차설아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아니, 이번은 타협의 여지가 없어. 너희는 엄마랑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이곳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면 안 돼. 만약 엄마 말을 안 들으면 혼내줄 거야!”차설아는 엄한 표정을 지으며 원이를 가리켰다.“특히 원이 너, 절대 허튼짓하지
이런 거북이 속도는 부가티 같은 스포츠카에게는 모욕이나 다름없다.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이 화면은 그야말로 드라마의 한 장면이 현실에서 벌어지는 것 같았다.부잣집 도련님이 짝사랑하던 여자를 화나게 한 후 수억 원짜리 한정판 스포츠카를 몰고 뒤에서 강아지마냥 졸졸 따라다니는 장면이라니 생각만 해도 재밌었다.차설아는 원래 이 녀석을 투명인간 취급하고 싶었지만 성진이 그 후과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행동하는 바람에 교통 마비를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적절하지 않은 말까지 해 대여 여간 골치가 아픈 게 아니었다.하여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주먹을 불끈 쥔 채 조수석 문을 열고는 달갑지 않게 차에 올랐다."야 이 미친놈아, 또 무슨 미친 짓이야? 지난번에 네가 성도윤한테 한 번 혼쭐이 나서 정신 좀 차렸나 했는데 왜 또 이러는 거야!”차설아는 일부러 모진 말을 내뱉어 또 다른 언어폭력의 목적을 달성하려 했다.이런 미친놈을 상대하려면 그녀는 더 미친년이 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성진은 화를 내지 않고 천천히 차를 몰고 공항의 꽉 막힌 구역을 빠져나갔는데 오히려 입꼬리가 점점 더 올라갔다.보아하니 그는 지금 기분이 매우 좋은 듯하다. 차설아가 그를 욕할수록 그는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형수가 그 수모를 겪어도 다시 도윤이랑 만나는데 내가 그렇게 나약해서야 되겠어요?”차는 천천히 환해 대교로 들어섰고 햇빛이 바람막이 유리를 타고 쏟아져 내려와 그를 더욱 잘생기게 비춰주었는데 온몸이 마치 한 겹의 빛을 입힌 듯 몽롱하고 부드러워서 지극히 불 현실적이었다.차설아는 두 팔을 끼고 차창 밖의 푸른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네가 도윤이보다 잘난 게 그 나불대는 입 빼고 뭐가 있어? 내가 너라면 진작 포기하고 맘 편안히 매일 주식 배당금을 받기만 기다리면서 살 거야. 허구한 날 쓸데없이 일이나 벌리니까 가문에서 지금 이렇게 지나가는 개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는 거 아니야?”이 말은 성진의 아픈 곳을 찌른 셈인데 그의 눈빛은 순간 매서워졌고 차
"조급해하지 말아요, 곧 알게 될 거니까.”성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차의 속도를 높였다.한 시간 후, 차는 해안의 유명한 5성급 리조트 호텔에 도착했다.호텔은 오늘 연회가 있어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으며 앞쪽의 큰 잔디밭은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꾸며져 있었고 수영장 옆에는 다양한 술과 정교한 디저트가 예쁘게 쟁반 위에 놓여 있었다.해안 명문가의 도련님 아가씨들이 모여서 아주 신나게 놀고 있었는데 비키니 차림의 미녀와 근육질의 잘생긴 남자가 수영장에서 쫓고 쫓기며 장난을 치고 또 어떤 이들은 심지어 서로 끌어안은 채 주변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서로 물어뜯고 난리도 아니었다.차설아는 이런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눈살을 찌푸렸고 옆에 있던 성진에게 말했다."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거야.”성진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웃으며 말했다. "나더러 공을 세워 예전의 잘못을 만회하라면서요? 형수랑 성도윤 구하러 왔죠. 지금 여기서 아주 잘 놀고 있을 텐데!”차설아는 순간적으로 놀라 되물었다."성도윤이 여기 있다는 말이야?”"여기 있을 수도 있고 방에 있을 수도 있으니 잘 찾아보세요.”그리고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다만 마음의 준비를 잘해야 할거예요. 형수가 그가 너무 '고통받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플까 봐 두렵거든.”"허튼 수작 부리지 마!”차설아는 퉁명스럽게 남자를 힐끗 쳐다보고는 호텔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수영장 옆에 사람이 제일 많았는데 귀에 거슬리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틀어놓고 스프링클러 들고 수영장 중앙에 서서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도 있고 그 사이로 남녀들이 리듬을 타면서 같이 흔들고 어수선했는데 차설아는 이런 장면을 보는 것조차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시선을 돌려 다른 지역을 찾으려는데 갑자기 수영장의 한 리클라이너에 하얀 가운을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긴 손과 발을 가진 익숙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그의 옆에는 흑백 비키니를 입은 섹시한 여인이 앉아 그한테 포도를 정성껏 먹이고 있었다.차
"자기야, 오랜만이네? 난 당신이 너무 소식이 없길래 암살당한 줄 알았는데 여기서 햇볕을 쬐고 있었던 거야? 나한테 설명 좀 해야지 않겠어?”차설아는 성도윤 앞에 서서 위에서 그를 내리깔아 보며 물었다.그녀의 몸은 날씬하고 가벼웠지만 이 순간만큼은 마치 큰 산처럼 모든 햇빛을 가려 남자에게 그림자를 드리웠다.성도윤은 그윽한 눈망울로 여인을 한참 바라보다가 침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다 봤으니까 내가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차설아는 입술을 꼭 깨물었고 손가락은 손바닥을 꼬집으며 감정을 다스리려고 애썼다.어떻게 배신할 수 있지? 그의 마음은 돌로 만들어졌단 말인가? 어찌 조금도 미안한 마음이 없어 보이지?서은아는 성도윤의 입에 포도를 까서는 계속 먹여주며 간드러지게 웃으며 말했다."도윤아, 내가 여기 있는 건 좀 아니지 않아? 자리 좀 피해 줄까?”“그럴 필요 없어.”성도윤은 서은아를 긴 팔로 껴안고는 차설아를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아직도 안 가고 뭐 해? 우리랑 같이 놀려고?”차설아는 여전히 높은 곳에서 그들을 내려다보았는데 벤치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마치 광대를 보는 것 같았다.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성도윤을 보며 물었다. "성가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나도 알아, 그래서 서가와의 관계를 잘 처리해야 한다는 것도. 그래서 일부러 내 앞에서 서은아한테 잘 보이려고 이러는 거지? 그러면 성가가 난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면 그렇게 생각해.”성도윤은 괜찮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었다."서씨 가문과 성씨 가문의 결합은 해안에 새로운 질서를 가져다줄 거야. 만약 그 대가가 두 가문의 정략결혼이라면 내가 하는 게 맞지.”"어쩔 수 없었다는 건 이해해, 그래서 마지막으로 너한테 기회를 줄게...”차설아는 마치 하느님처럼 남자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나랑 가자, 우리 같이 이 고비를 넘기는 거야.”그녀는 줄곧 그녀와 성도윤의 사랑이
”거절할게.”성도윤은 차설아의 카운트다운이 끝나기도 전에 바로 답을 내놓았다.그의 표정은 냉담했는데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같이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너란 사람은 항상 이렇게 잘난 체하길 좋아하지. 본인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나 본데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너를 가지고 논 거야. 이미 너의 진심을 확인했고 이는 내가 이겼다는 것을 의미하니 난 당연히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았지. 당신이 이렇게 밀어붙일 줄은 몰랐는데... 정말 역겹게.”“그만해!은성진은 주먹을 불끈 쥐며 감정이 다소 격해졌는데 성도윤을 보며 비꼬았다. "이럴 시간 있으면 어떻게 성대 그룹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지 생각이나 하는 건 어때? 한 여자에게 이렇게 매너없이 굴면 소문이 나도 성가의 체면이 깎이지 않겠어?”"네가 원했던 거 아니야?”성도윤의 눈동자는 마치 예리한 칼처럼 성진을 향해 쓸고 가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이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던 성진의 아픈 곳을 찔렀고 그는 더 이상 성도윤과 논쟁하지 않았다.그리고 그는 뒤돌아 차설아의 손을 잡고 속삭였다.“얼굴도 봤고 이제 정도 끊었으니 이만 가죠?”"급할 거 뭐 있어...”차설아의 고운 얼굴은 슬픔도 기쁨도 없이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속을 알 수 없었다.슬픔? 분노? 아니면 허탈?"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아직도 단념하지 않은 거야?”성진은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보아하니 여전히 전과 마찬가지로 이 남자를 위해서는 여자의 기본적인 존엄조차 버리는군요. 그러니 배신당해도 싸고 모욕당해도 싸네요!”“시끄러워.”차설아는 성진을 흘기며 말했다. "죽기 싫으면 멀리 빠져있어. 무고한 사람까지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무슨 말이에요?”성진은 어리둥절했지만 그래도 그녀의 말을 듣고 멀리 섰다.서은아는 침을 삼키고 성도윤의 품속으로 몸을 움츠렸다."너, 뭐 하는 거야, 여기 서 씨네 사람이 얼만데, 함부로 막 나올 생각하지 마...아!”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차설아는 그녀를 들어 수영장에 '
아무도 누가 감히 성도윤에게 이렇게 무례하게 굴줄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성도윤의 가운은 흠뻑 젖었고 머리카락도 흠뻑 젖었는데 또렷한 이목구비는 쓰라리고 초라해 보였다.그러나 남자는 전혀 화를 내지 않았고 오히려 웃음을 지었다. 그의 잘생긴 얼굴은 햇빛 아래서 더욱 차갑게 빛났다."당신의 복수가 겨우 이거야? 정말 유치하네.”"물론 이건 애피타이저일 뿐이야. 앞으로는 놀랄만한 만찬이 더 많으니 딱 기다려.”차설아는 독설을 내뱉은 뒤 호스를 뿌리치고는 미친 듯이 연회장을 박살 내고서야 호텔을 나섰다.호텔 관계자가 달려들어 따지려 하자 성도윤이 제지했다.남자는 차갑게 말했다.“마음대로 하게 내둬요, 비용은 제가 대신 내죠.”서은아는 차설아가 멀어지자 그제야 수영장에서 뭍으로 올라와서는 성도윤에게 다가왔다. "이렇게 반응이 클 줄 몰랐는데 내가 따라가서 설명해야 하나?”"네가 진심으로 해명하려 했다면 오늘의 모든 일이 없었을 것 아니야?”남자의 차가운 말에는 털끝만큼의 감정도 없었는데 예전의 '형제' 정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도윤아, 지금 날 탓하는 거지, 그렇지?”"아버지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내가 얼마나 큰 노력을 했는지 알아? 난 단지 네가 나와 3개월 동안 연애하기를 바랐을 뿐이야. 3개월 후에 성가와 서가의 원한이 모두 사라지면 그때 너는 여전히 너의 아내를 찾아 돌아갈 수 있어. 이게 너한테 이렇게 큰 희생이야?”"성가와 서가는 결국 전쟁이 일어날 거야. 내가 3개월 타협한다고 해서 이 전쟁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뜻이야. 내가 너와 3개월을 연애하기로 한 것은 단지 너희들이 설아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를 바랄 뿐이야.”성도윤은 위협적인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3개월 후 네 손에 있는 것을 깨끗이 없애지 않으면 서씨 집안의 모든 사람이 다 같이 그 대가를 치를 거야.”이 말에 서은아는 격노했고 남자를 향해 소리쳤다."그 여자를 그렇게 사랑해? 네 평생의 앞길과 가문의 이익을 걸어서라도 상관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