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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술만 마시면 재미없잖아, 우리 ‘시장에 가면’이나 할까?”

차설아는 긴 팔을 휘둘러 핏대를 세운 배경윤과 사도현 사이를 가로막으며 신이 나서 제안했다.

"재미없어, 애들이 노는 거잖아!”

배경윤과 사도현은 의외로 의견이 일치했는데 둘 다 관심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우리 아내의 제안인데 왜 재미없었어?”

성도윤은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

"놀아, 반드시 재밌게 놀아야지.”

"그래, 그래, 그래. 놀자 놀아.”

배경윤과 사도현은 다시 한번 성도윤의 태도의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배경윤은 사도현에게 소곤소곤 말했다.

"성도윤 완전 마누라 바보 아니야? 무섭네 무서워.”

사도현은 이상하게도 담담하게 대답했다.

"침착해, 우리 도윤이 완전 사랑꾼이야. 예전에 도도한 척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좀 이해해줘.”

차설아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

"자, 우리 지금부터 시작! 과일 상점에 가면 복숭아도 있고.”

성도윤:"과일 상점에 가면 복숭아도 있고 수박도 있고.”

배경윤:"과일 상점에 가면 복숭아도 있고 수박도 있고 딸기도 있고.”

달이:"과일 상점에 가면 복숭아도 있고 수박도 있고 딸기도 있고 사과도 있고.”

원이:"과일 상점에 가면 복숭아도 있고 수박도 있고 딸기도 있고 사과도 있고 망고도 있고.”

사도현: "과일 상점에 가면 복숭아도 있고 수박도 있고 딸기도 있고 사과도 있고 망고도 있고 바나나도 있고.”

한 바퀴 돌고 나서 결국 달이가 까먹는 바람에 첫 라운드는 끝났고 녀석이 벌칙으로 춤을 추었다.

“자, 계속해!”

차설아은 들떠서 채소 상점에도 가고 식물원에도 갔다. 모두가 한 번씩은 졌지만 성도윤만은 끝까지 잘 버티고 있었다.

"너무 어렵지 않은데? 난 아직 술 한 모금 안 마셨어!”

성도윤은 퍽이나 자랑스럽게 말했는데 마치 자신이 전에 술 게임을 하다가 호되게 당했던 일을 까먹은 듯싶었다.

"잘난 척은."

사도현은 웃으며 말했다.

"이번엔 내가 문제 낼게.”

“마음대로 해, 내 기억력은 너희들을 상대하기에는 충분하거든.”

성도윤은 자신만만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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