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윤은 여전히 말없이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사도현은 성도윤에게 다가가 눈앞의 금실이 좋은 두 사람을 보며 감개무량했다.“역시 너야, 내가 휴가를 보내는 틈에 두 사람 벌써 화해했다니, 역시나... 기교가 아무리 뛰어나도 너 같은 천부적인 선수를 이길 수 없나 봐.”깊은 사랑에 빠진 성도윤은 예전의 차갑던 모습과는 달리 사랑과 평화의 빛을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다.“그만 놀려, 이번에 네 형수가 마음을 돌린 것은 모두 내가 충분히 정성을 다했기 때문이야, 잘 기억해 둬, 사랑에서 진정성은 필살기라고!”남자는 말을 마친 후 한 쪽 팔로 사도현을 껴안고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배경윤은 괜찮아, 너의 윤설보다 훨씬 믿을 만하다고. 기회 잘 잡아? 내가 우리 와이프 앞에서 체면이 깎이지 않도록.”사도현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생각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그러니까, 두 사람이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고 여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거야?”“무슨 말투야? 마음에 안 들어?”성도윤은 눈썹을 약간 찡그리며 화를 내지 않고 냉정하게 말했다.“내 와이프 친구가 어디 별로일까 봐? 싫다고 말하진 마?”“싫어까지는 아니지만... 네가 와이프 바보가 되니 나 같은 해안 제일 순정남도 어쩔 수 없네.”사도현은 눈앞의 ‘마누라만 존대하는' 친구의 모습에 미칠 지경이었다.그는 차설아에게 존경의 눈길을 보내며 우는 듯 웃으며 말했다. “매력이 정말 대단한데요. 이 세상에 어떤 남자도 설아 씨를 거부할 수 없을 것 같네요...”“고맙습니다, 하지만 너무 저를 치켜세우지 마세요. 그때 저는 세상 물정에 어두워 멋도 모르고 당신 친구의 함정에 빠진 거죠. 이제 아이도 두 명이나 있으니 그럭저럭 살아야죠!”차설아는 손을 내저으며 달갑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눈꼬리의 웃음과 부드러움은 숨길 수 없었다.“그럭저럭 살 거면 저는 왜 안 돼요?”사도현은 입가에 시니컬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고 여우 눈으로 그윽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말투는 애매했
“왜 긴장은 해?”사도현은 평소의 방자한 태도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나를 초대했으니 이 정도는 감당할 배짱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두 남자가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에 빠져들자 주변에 어느새 은은한 긴장감이 감돌았다.“두 사람 좀 평소대로 하면 안 돼?”차설아는 옆에서 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조언했다.그 말에 사도현은 곧 다시 빙그레 웃으며 성도윤의 어깨를 툭툭 쳤다.“하하, 나는 농담이었는데 우리 도윤이는 아내가 도망갈까 봐 겁을 먹었나 봐...”“이젠 놀리지 않을게. 섬이 이렇게 예쁜데 구경 좀 할게!”그는 긴 다리로 씩씩하게 몇 걸음 앞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무엇이 생각나서 다시 돌아와 성도윤과 차설아를 보며 말했다. “그 뭐냐, 경윤이가 너한테 중요하게 할 말이 있대, 준비를 잘해야 할걸? 특히 허리띠를 잘 조여야 할 거야.”“허리띠를 졸라매라고?!”차설아는 어리둥절했다.“뭐야, 사도현 너 똑바로 말해...”그러나 사도현은 이미 뛰쳐나간 뒤였다.배경윤은 계속 입술을 깨물고 부두에서 멀찌감치 서 있었는데 그녀는 한 발짝도 나아가기 싫고 심지어 고개를 돌려 떠나고 싶었다.“왜 안 오지?”성도윤이 물었다.그는 배경윤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저 처음에는 그와 차설아의 사이를 엄청 응원하다가 두 사람이 이혼한 후로 자신을 싫어한다는 것 외에는 말이다.생각해 보니 이 또한 사도현이 알려준 것 같았다.사도현은 아시아 연예계를 주름잡고 언론, 파파라치 등을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배경윤의 폭로 내용을 찾아내 그녀가 탈덕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그러니 배경윤이 그를 싫어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 거일 수도 있다?“괜찮아, 당분간 받아들이기 어려울 거야. 내가 가서 설명할게, 먼저 사도현이랑 놀고 있어.”차설아는 자기 절친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는데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그래, 수고해. 두 사람 꼭 잘 돼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불안할 거야.”성도윤은 차설아와 포옹을 하고서야
“뭐랄까, 사실 나도 모르겠어, 왜 이렇게 됐는지...”차설아는 배경윤의 팔짱을 낀 채 길게 한숨을 내쉬며 사실대로 말했다.“나도 평생 저 사람이랑 엮이지 않으려고 마음먹었었는데 일이 어디 마음처럼 되나... 처음에는 그냥 받아들이는 척만 하고 저 사람이 싫증 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내다 보니 나쁘지 않은 거 같기도 하고.”“나쁘지 않아?!”배경윤은 검지로 차설아의 이마를 찌르며 말했다.“벌써 그때 일을 잊었나 본데 4년 전에 그가 한 더러운 일을 다 잊었어? 너 4년 동안 혼자서 두 아이를 데리고 밤낮으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기억 안 나?”“게다가 성격도 변덕스럽고 냉혹해서 죽을 지경이었잖아. 지금 너한테 고분고분하게 굴고 있지만 만약 또 마음에 안 내키면 다시 너한테 상처 주고 너한테서 달이랑 원이도 뺏을 거야, 생각해 본 적 있어?”“생각했었지...”차설아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얼굴은 약간 어두워졌지만 금세 자신감이 충만해졌다. “사랑의 최고 경지는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 온 힘을 다해 사랑했고 그러면 된 거야. 사랑은 나한테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어, 화가 있으면 최고겠지만 없어도 괜찮아. 진짜 소중한 건 금이잖아.”배경윤은 어이없다는 듯 눈을 뒤집었다.어쨌든 그녀는 차설아를 가지고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차설아는 IQ든 EQ든 모두 높았는데 매번 은연중에 배경윤을 억눌렀다.“그런데 너 이러면 우리 오빠는 뭐가 돼? 만약 그가 4년 동안 정성을 다해 지켜온 여신이 악마의 손아귀로 다시 돌아간 것을 안다면 미쳐버릴 수도 있어!”배경윤은 잠시 멈칫했는데 그녀는 사실 지금, 이 순간 배경수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차설아와 성도윤이 재결합하면 배경수는 그들이 피할 수 없는 난관이었다.적어도 차설아는 절대 벗어날 수 없었다...역시 차설아의 기분은 롤러코스터처럼 가장 높이 치솟는 꼭대기에서 바닥으로 뚝 떨어졌다.배경윤이 말하지 않더라도 배경수는 그녀 마음속에 있는 가시였는데 생각만 해도
아마 오빠는 차설아와 성도윤이 조만간 다시 사이가 좋아질 거라고 예상했겠지?쯧쯧, 오빠가 너무 안쓰러운데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차설아는 어깨를 가볍게 떨며 잠시 말없이 흐느끼다가 고개를 들어 배경윤의 손을 꼭 잡았다.“경아, 네 오빠 어디 있는지 말해줘. 나는 그를 만나 할 말이 많아.”“오빠는 지금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데 어디로 갔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배경윤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나랑 오빠가 마지막으로 헤어진 것은 이미 보름 전이야. 우리는 함께 B 국에 갔고 나중에 오빠는 동쪽으로 향했어. 그곳에는 지구에서 처음 햇빛을 맞이할 수 있는 등대가 있다고 들었거든. 그리고 나는 M 국으로 왔지...”그러다가 사도현이라는 바람둥이를 만났다!그녀와 오빠 그리고 사도현은 약속이나 한 듯이 어떻게 공교롭게도 모두 같은 시간에 여행으로 이별의 상처를 치료할 생각을 했지?아마도 본질적으로 보면 그들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일 것이다. 소탈해 보이지만 사실은 단지 나약할 뿐이고 도피를 통해서만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던 거다.이에 비해 차설아와 성도윤은 용감하고 당당했기에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거 아닐까.“내 선택이 옳았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어. 만약 내가 해바라기 섬에 계속 있으며 해안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차가의 복수를 포기하고 이곳에서 자유롭게 살았더라면 나는 이미 네 오빠와 결혼했을지도 몰라...”차설아는 또 자기 의심에 사로잡혀 별이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지금의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닌 것 같았다.“네 오빠는 나를 도와 천신 그룹을 크게 만들기 위해 너희 가족들과 결별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스스로 많은 문제를 일으켰지만 나는... 여전히 이런 작은 사랑에 연연하고... 나는 그를 볼 면목이 없어!”여자는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성도윤이 언제 돌아왔는지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 들었는지 그의 표정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니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배경윤은 차설아한테 말하지 말라고 눈치를 줬다
차설아는 뒤돌아서자마자 남자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의 눈빛에는 싸늘함이 되살아나 있었다.분명 따뜻한 섬이었는데도 남극 깊숙한 곳의 추위가 느껴질 정도로 공기가 꽁꽁 얼어붙은 듯했다.두 사람 모두 말이 없었는데도 칼날의 그림자가 그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망했다.배경윤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고 상황이 안 좋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이 기괴한 분위기는 공포 영화와 비슷해서 그녀는 둘 사이에 끼어 쪼그리고 앉아있기도 어렵고 아예 바다에 뛰어들까 싶었다."그 오해 안 했으면 좋겠어, 우리 두 사람 대화가 가끔 도를 넘을 때도 있는데 진심이 아니야. 게다가, 음 그리고...”배경윤은 거센 압력에 무릎을 꿇고 차설아를 위해 머리를 싸맸다.비록 그녀는 이 두 사람의 재결합에 찬성하지 않지만 두 사람이 이런 밑도 끝도 없는 대화로 인해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누가 진심이 아니래, 내가 입 밖에 내면 다 진심이야.”차설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성도윤을 바라보며 그의 냉혹함에 조금도 긴장하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누구나 영원을 기약하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 하지만 사랑이라는 건 그저 호르몬의 장난 같은 거 아니야? 어차피 결국엔 무뎌질 텐데... 가식적인 약속을 할 바엔 그냥 법칙을 따르는 게...”"정말 이성적이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내가 로봇이랑 사랑하는 줄 알겠어.”성도윤이 싸늘하게 웃자 그 웃음은 칼날처럼 섬뜩했다.그 또한 차분하고 이성적이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통제 불능자가 되어버렸다.차설아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때문에 통제 불능이 되고 심지어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성적인 모습만 보여도 충분히 그를 통제 불능이 되게 할 수 있었다.하지만 차설아는 그런 성도윤의 반응에 개의치 않았고 계속 무표정하게 말했다. "날 그렇게 높이 평가하지 마, 로봇은 항상 진실하고 한결같을 거지만 난 장담할 수 없어.”"지금 당신 말을 들어보니 당신은 이미 날 떠날 준비가 돼 있었단
"그럼 나랑 미래를 함께할 생각이 있다는 뜻이야?”"그럼!”차설아는 성도윤의 차디찬 얼굴을 치켜들며 말을 이었다."내가 당신과 오래 있고 싶지 않다면 내가 지금 무슨 시간 낭비를 있는 거야? 당신 표정 좀 펴, 웃어봐, 난 당신이 웃는 걸 보는 게 제일 좋아. 매번 당신이 웃을 때면 넋 놓고 보게 된다니까...”"나한테 장난치지 마, 내가 경고하는데 당신이 감히 나를 떠나면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성도윤은 여전히 쿨한 말투였지만 기분이 한결 나아진 듯했고 웃음이 절로 나왔다."알겠어, 알겠어, 빨리 저녁 준비하러 가자, 우리 경윤이 배고파 죽겠다!”"좋아, 도현이가 지금 고기를 굽고 있으니 지금쯤이면 다 구웠을 거야. 빨리 가자.”남자는 여자에게 뽀뽀하고는 허둥지둥 저녁상을 준비하러 갔다.모든 것을 다 본 배경윤은 두 눈을 부릅뜬 채 오랫동안 충격에 빠져 있었다."이, 이게 끝이야?”그녀는 침을 삼키며 진심 어린 말투로 물었다. "설아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어떻게 이렇게 빨리 성도윤을 고분고분 말 잘 듣게 정리할 수 있어. 난 화산폭발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저녁까지 차려주다니 정말 좋은 남편인데?”"나도 몰라...”차설아은 어깨를 으쓱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어쩌면 돌고 도는 거겠지? 저 사람이 이제는 옛날에 내가 했던 걸 하고 있는 거지.”저녁 장소는 해바라기 섬의 서쪽에 있는 해변으로 평평하고 탁 트인 모래가 부드럽고 지대가 높아 밀물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섬에서 가장 좋은 모임 장소였다.모래사장에는 모닥불과 바비큐 그릴이 놓여 있었고 거대한 양의 다리는 이미 구워져 기름지고 향기가 코를 찔렀다."해바라기 섬은 여전하네, 완전히 내 꿈속의 섬이야!”배경윤은 바다를 향해 두 팔을 벌리고 바람과 파도를 몸과 마음으로 만끽했다.원이와 달이는 원래 사도현과 놀다가 배경윤을 보자마자 사도현을 버리고 그녀에게 달려갔다."이모도 왔네? 잘됐다, 나랑 오빠는 이모가 너무 보고 싶었어.”달이는 싱글벙글 웃으
"뭐가...?”배경윤이 한참 양다리를 노려보며 침을 꿀꺽 삼키며 밥에 전념하려는데 사도현이 갑자기 얘기하니 여간 당황한 게 아니었다."네가 전에 요트 위에서 한 호언장담을 벌써 잊은 거야? 내가 별로 탄복하는 사람이 없거든, 특히 여자. 근데 네 그 말을 듣고 아주 탄복했어, 그러니까 날 실망하게 하지 마.”"무슨 호언장담? 내 호언장담이 그렇게 많은데 어떻게 다 생생하게 기억하겠어?"배경윤은 일부러 어리둥절한 척하며 사도현의 눈을 피했다. "올, 양다리 정말 좋아 보인다...”"기억이 잘 안 나면 내가 알려줄게, 예를 들면 고자가 되고, 무릎 꿇고 사죄하고...”사도현은 강 건너 불구경이나 하는 듯 말했는데 그 모습이 정말 사람의 화를 제대로 돋웠다."그, 그래?”배경윤은 애써 모르는 척을 했는데 식은땀이 송골송골 돋아났다.물론 그녀가 요트에 있을 때는 확실히 성도윤과 필사적으로 싸우겠다는 결심이 있었다. 하지만 요트에서 내리자마자 성도윤의 도도하고 고귀한 모습을 보자마자 그녀는 녹초가 되어 하마터면 무릎을 꿇을 뻔했다."두 사람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해? 수상한데?”차설아는 양다리 구이를 자르면서 심상치 않은 냄새를 맡았는데 마치 그런 것 같았다... 연애가 막 싹트기 시작할 때 썸 타는 냄새.오늘 이 환영 파티는 마침 이 두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가? 정말 잘된 일이 아닐 수 없었다.여자는 얼른 성도윤에게 눈치를 줬다."당신 가만히 앉아있지만 말고 명색에 주인장인데 이 두 사람한테 한 잔 부어줘, 두 사람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 아니, 영원히 걱정 없이 행복하게!”"그래, 여보!”성도윤은 차설아가 무슨 말을 하든 다 고분고분 따랐고 재빨리 배경윤과 사도현에게 각각 샴페인을 한 잔씩 따라주며 보기 드문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나 자신과 내 아내를 대표하여 먼저 한 잔 올릴게.”사도현은 그런 성도윤의 모습에 장난스레 말했다."사업 얘기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정식으로 하지 마. 술 마시는 일은 잘 못하니까 나
"술만 마시면 재미없잖아, 우리 ‘시장에 가면’이나 할까?”차설아는 긴 팔을 휘둘러 핏대를 세운 배경윤과 사도현 사이를 가로막으며 신이 나서 제안했다."재미없어, 애들이 노는 거잖아!”배경윤과 사도현은 의외로 의견이 일치했는데 둘 다 관심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우리 아내의 제안인데 왜 재미없었어?”성도윤은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놀아, 반드시 재밌게 놀아야지.”"그래, 그래, 그래. 놀자 놀아.”배경윤과 사도현은 다시 한번 성도윤의 태도의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배경윤은 사도현에게 소곤소곤 말했다."성도윤 완전 마누라 바보 아니야? 무섭네 무서워.”사도현은 이상하게도 담담하게 대답했다."침착해, 우리 도윤이 완전 사랑꾼이야. 예전에 도도한 척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좀 이해해줘.”차설아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자, 우리 지금부터 시작! 과일 상점에 가면 복숭아도 있고.”성도윤:"과일 상점에 가면 복숭아도 있고 수박도 있고.”배경윤:"과일 상점에 가면 복숭아도 있고 수박도 있고 딸기도 있고.”달이:"과일 상점에 가면 복숭아도 있고 수박도 있고 딸기도 있고 사과도 있고.”원이:"과일 상점에 가면 복숭아도 있고 수박도 있고 딸기도 있고 사과도 있고 망고도 있고.”사도현: "과일 상점에 가면 복숭아도 있고 수박도 있고 딸기도 있고 사과도 있고 망고도 있고 바나나도 있고.”한 바퀴 돌고 나서 결국 달이가 까먹는 바람에 첫 라운드는 끝났고 녀석이 벌칙으로 춤을 추었다.“자, 계속해!”차설아은 들떠서 채소 상점에도 가고 식물원에도 갔다. 모두가 한 번씩은 졌지만 성도윤만은 끝까지 잘 버티고 있었다."너무 어렵지 않은데? 난 아직 술 한 모금 안 마셨어!”성도윤은 퍽이나 자랑스럽게 말했는데 마치 자신이 전에 술 게임을 하다가 호되게 당했던 일을 까먹은 듯싶었다."잘난 척은."사도현은 웃으며 말했다."이번엔 내가 문제 낼게.”“마음대로 해, 내 기억력은 너희들을 상대하기에는 충분하거든.”성도윤은 자신만만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