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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차설아는 남자에게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녀는 감기에 걸렸을 뿐이지 전신 마비가 온 것도 아니니 굳이 직접 방으로 데리고 갈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여자의 방에 어떻게 낯선 남자를 들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녀는 지금 온몸이 나른해져 그와 입씨름할 힘이 별로 없었다. 그냥 누워서 푹 자고 싶어 손가락을 들어 계단을 가리켰다.

“2층 첫 번째 방.”

남자는 그녀를 안고 2층 침실로 향했다.

차설아의 방은 그녀의 성격과 정반대였다. 귀여운 핑크색과 티파니 블루색이 어우러졌고, 인형 수공예품 같은 것들이 가득 있었다. 침대 주위에는 얇은 베젤이 달려 매우 아름답고 환상적이었다.

“호랑이 같은 성격을 가진 설아 씨에게도 이렇게 귀여운 면이 있는 줄 몰랐네요.”

미스터 Q는 차설아를 침대에 눕힌 뒤 그녀의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차설아는 머리가 아프고 힘이 없어 이를 악물고 말했다.

“별다른 일 없으면 나가서 일 보세요. 여기서 시간 낭비할 필요 없어요.”

“그건 안 되죠. 이미 민이 이모님에게 설아 씨를 잘 돌봐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진짜 그럴 필요 없어요. 한 잠 자고 나면 괜찮아져요.”

“그럼 설아 씨는 주무시죠. 전 구경할 테니.”

남자는 말을 마치고는 허리를 굽혀 차설아가 피아노 뚜껑에 올려놓은 인형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차설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이 눈치 없는 남자를 발로 차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체결하지 않은 전당포 계약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예 이불을 잡아당겨 머리를 가리고 쿨쿨 잠들었다.

차설아는 잠결에 민이 이모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지만, 또 이내 나가는 것 같았다.

“괜찮아요?”

이불을 사이에 두고 미스터 Q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설아는 온몸이 뜨겁고 힘이 없어서 그를 상대하기 귀찮아 눈을 감고 계속 잤다.

“민이 이모가 약을 끓여왔어요. 먹고 자세요.”

미스터 Q는 침대 옆에 앉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약을 손에 들고 숟가락으로 떠서 열을 식히고 있었다.

차설아는 여전히 이불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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