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돼!”“진명 씨는 절대 저를 배신하지 않아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임아린은 냉담하게 말하며 얼른 마음속의 의심을 가라앉혔다.현재 회사가 이렇게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진명의 덕분이다. 진명이 전심전력으로 회사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데 어찌 그를 의심할 수 있겠는가!더군다나 진명은 그녀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고, 여러모로 인품도 좋다. 진명과 같은 사람을 믿지 못하면 누구를 더 믿겠는가!“대표님, 그래도 경계심을 낮춰서는 안됩니다!”“진명 비서는 가진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 당분간 대표님한테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대표님의 힘을 빌려 성공할 경우 그때 가서 배신할지도 모릅니다……”오진수는 자기의 고집대로 계속 말했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아린이 가로챘다.“그만해요!”“부대표가 2년 동안 회사를 위해 공로를 세운 걸 봐서 진명 씨를 비방한 말들은 못 들은 걸로 할게요, 두 번 다시 그러지 마세요!” “그럼 돌아가서 일하세요!”임아린은 냉정한 얼굴로 화를 내며 말했다.그녀는 업계에서 차분하고 능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그녀는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그녀는 당연히 오진수의 거짓말을 믿지 않았다.“이건……”오진수의 안색은 매우 안 좋았다. 설사 내키지 않더라도 일단 사무실을 나갈 수밖에 없었다.오진수는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이번 일로 임아린의 소개로 진명이 회사에 입사했다는 사실과, 임아린이 진명을 몹시 신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 두 사람의 관계를 갈라놓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러나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고의로 그런 말을 해 임아린의 마음속에 진명에 대한 의심을 싹 틔우려는 속셈이었다.잠시는 임아린이 그를 믿지 못하더라도 진명이 업무에 소홀하기만 한다면, 또 거기에 부채질해주면 언젠가는 분명 자신을 다시 믿어줄 것이라 생각했다.상업계는 전쟁터와 같다!진명이 그와 맞서 싸우기에는 아직 어리다!……그 후 며칠 동안 진명은 약용 화장품을
그녀는 퀸카급의 빼어난 미모로 바로 주위의 이목을 끌었다.사람들의 주목 속에서 진명과 이가혜는 웨이터를 따라 별실에 들어갔다.주문을 하고 웨이터가 자리를 뜨자 잠시 침묵이 흘렀다.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탓인지 두 사람 사이는 서먹서먹했다.얼마나 지났을까……“진명아, 최근 몇 년간 어떻게 지냈어?”“가혜야, 요즘 어떻게 지냈어?”진명과 이가혜는 약속이나 한 듯이 침묵을 깨고 동시에 물었다.질문을 하고 나서 두 사람은 모두 놀랐다.헉!이가혜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달콤한 그녀의 미소는 참 매혹적이었다.“왜 내 말을 흉내 내?”이가혜는 진명을 흘겨봤다.“나……”진명은 쑥스러운지 머리를 긁적였다. “너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서 좀 어색하네,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나도 마찬가지야, 원래는 너한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정작 만나고 나니 뭘 묻고 싶었던지 잊어버렸어”이가혜는 조용하게 말했다.“그래”“긴 세월이 흘렀으니까”“몇 년 동안 못 본 사이 몰라보게 변했지!”진명은 한탄했다.“무슨 긴 세월이 흘러? 너 겨우 몇 살인데? 내 앞에서 한탄하지 마!”이가혜는 웃더니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 “혹시 이혼 때문이야? 아직도 마음이 힘들어?”“아니, 처음엔 좀 괴로웠어. 하지만 지금은 다 정리됐어, 탈출이라고 생각해”진명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탈출?”이가혜는 이상했다.지난번 동창 모임에서 그녀는 진명이 최근에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 원래는 진명의 괴로운 마음을 달래주려고 위로의 말들을 많이 준비했는데 이렇게 빨리 벗어날 줄은 몰랐다.“몇 년간 마 씨 집안에서 사람대접을 못 받고 살아왔어, 남자의 자존심마저 다 구겨져 버리고……”진명은 자신의 모습을 조소하듯 웃으며, 지난 상황을 이가혜한테 토로했다.“너 전처 정말 나쁜 여자네!”“너는 일편단심으로 대했건만,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게다가 너를 집에서 내쫓기까지 하다니, 정말 독한 여자야!”이에 화가 난 이가혜는 불평을 했다.진
이가혜는 이제야 자신이 오해했다는 걸 알았다.필경 진명은 고아로 아무런 능력이나 배경도 없다.서윤정은 미모가 뛰여날뿐더러 돈과 권세를 다 가진 서진 그룹의 공주 출신으로, 아무나 넘볼 수 있는 신분이 아니다. 더군다나 보잘것없는 진명은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가혜야,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어?”진명은 이가혜의 상황에 대해 알고 싶었다.“대학 졸업하고 바로 대기업에 취직했어”“몇 년 동안 운 좋게 부서 팀장 자리까지 올라갔고, 월급도 600만 원 정도 돼”이가혜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이내 진명의 상황을 떠올렸다. “진명아, 너 화장품 회사에서 대표 비서직으로 일한다 했지?”“괜찮긴 하지만 잔심부름이나 다름없지, 대부분 여자 직원들이 하는 일이라 실권도 없고 발전성도 없으니 오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야”이어 계속해서 말했다. “아니면, 나 우리 회사 전무님이랑 관계가 좋으니 매니저 자리 하나 추천해 달라고 부탁해 볼게”“앞으로 열심히 하면 부서 팀장 자리는 문제없어, 아무리 그래도 비서직보다는 발전이 있을 거야”이가혜는 직장 생활에 경험이 풍부한지라 비서 직책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여자 비서라면 능력만 된다면 높은 자리에 오르기가 비교적 쉽다.하지만 남자 비서는 짐이나 나르는 육체노동 담당이라 발전성이 없다.진명과 같이 젊은 나이에 이런 일에 청춘을 낭비한다면 앞으로의 신세도 불 보듯 뻔하다. “아니, 그냥 마음만 받을게”“지금 하는 일 만족해, 당분간 직장 바꿀 생각은 없어”진명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어……그래, 저마다 생각이 다르니까, 나중에라도 직장 바꿀 생각이 있으면 나 찾아”이가혜는 하고 싶은 말을 멈췄다.그녀가 알기로 대부분 회사의 대표는 남자였다. 진명이 남자 대표의 비서로 일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물론 진명의 상사가 천하일색의 미녀라는 걸 알았다면, 그것도 강성 시4대 미녀 중의 첫 순위 임아린이라는 걸 알았다면 진명의 심정을 이해했을 것이다. 진명과 이가혜는 기분 좋게 식사를 나누었다
“카드로 결제할게요”진명은 개의치 않고 카드를 꺼내 웨이터한테 건넸다.그의 은행 카드 잔액은 150억 원 가까이 된다. 거기에 비하면80만 원은 아무것도 아니다.수중의 은행 카드를 보고 웨이터는 깜짝 놀랐다.이런 고급 레스토랑에 와서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은 부자가 아니면 귀한 신분이다. 부잣집 도련님 급이 돼야만이 강성은행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비록 강성은행의 블랙카드라는 건 눈치채지 못했지만, 은행 로고는 알기에 그의 분량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그는 충격을 먹었다. 다행히 방금 전 자신의 태도가 그나마 정중했던지라 근심할 건 없었다. 만약 상대방의 미움을 샀다면 직장을 잃게 될 판이다.“진명아, 너 생활이 어려운 거 알아, 앞으로 돈 많이 필요할 텐데”“이번엔 내가 살게!”이가혜는 급히 웨이터한테서 카드를 받아 진명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결제하려고 나섰다.“아니, 이번엔 내가 산다고 했는데 어떻게 너한테 돈 내라고 해”“그리고 나 지금 돈 많아……”진명은 카드를 다시 웨이터한테 건넸다.“돈 많다고?”“농담하지 마!”“너의 처지를 내가 모를 가봐? 앞으로 차도 사고 집도 사고 여자 친구도 사귀어야 하고, 돈 많이 필요해”“몇 푼 안되는 월급은 모았다가 마누라나 얻어!”이가혜는 진명을 흘겨보며 말했다.그녀는 진명이 평범한 월급쟁이여서 월급이 얼마 안 되고, 부모도 없는 고아이기에 자신의 힘으로 차도 사고 집도 마련해야 하는 처지를 잘 알고 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웨이터는 이상했다.비록 진명의 신분을 잘 알 수 없지만 강성은행의 카드를 사용할 정도면 적어도 자산이 20억 이상은 될 것이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집과 차를 살수 없단 말인가!그리고 이가혜의 행동도 이해가 안 갔다. 80만 원이 비싸다고 하더니 부자 앞에서 자기가 결제한다고 우긴다! 이건 바보 아니야!“존경하는 여사님, 남자분께서 결제하시는 게 좋을듯합니다”웨이터는 이가혜가 바보짓을 할까 봐 얼른 카드를 긁고 진명에게 돌려주었다
“가혜야, 이쪽은 교통이 많이 막히고 주차장도 찾기 힘들어서 오토바이를 타는 게 더 편리해”“네 차는 여기에 주차해 놓고, 물건을 산 후에 다시 와서 집에 타고 가면 돼”진명은 이가혜가 차를 타고 온 것을 안다. 하지만 오토바이가 더 편리했다.“응……그래”이가혜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명은 그녀를 오토바이에 태워 떠났다.……G 몰에 도착했다.레스토랑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 상가이다.진명은 주차한 후 이가혜와 함께 G 몰에 들어갔다.두 사람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이가혜는 진명을 데리고 한 대형 브랜드 의류 매장에 들어갔다.비록 국제적인 대형 브랜드는 아니지만, 국내의 유명 브랜드로 중, 고급에 속한다.매장 면적은 매우 넓으며, 왼쪽은 남성복 코너, 오른쪽은 여성복 코너로 두 구역으로 나뉜다.이가혜는 진명을 끌고 남성복 코너로 걸어갔다.“가혜야, 너 옷 사고 싶었잖아?”“여성복 코너로 가야지, 왜 남성복 코너로 데려온 거야?”진명은 이상해서 물었다.“너한테 어울리는 옷이 있는지 보려고”이가혜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방금 진명이 레스토랑에서 쓴 돈을 돌려주고 싶었지만 자존심이 상할 가봐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진명에게 옷을 사주면 보상을 해주는 거나 다름없었고 자존심도 상할 것 같지 않았다.“그래, 마침 옷이 필요하니까 몇 벌 정도 사야 돼”진명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판매 직원이 얼굴에 웃음을 띤 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손님, 뭘 도와드릴까요?”“속옷부터 겉옷까지 전부 추천 좀 해주세요”진명은 부드럽게 말했다.“네, 여기로 모시겠습니다”판매 직원의 추천과 이가혜의 도움으로 진명은 재빨리 여러 벌 골랐다.“진명아, 탈의실에 가서 한번 입어봐”이가혜는 웃으며 말했다.진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탈의실에 들어갔다.진명은 체격이 크고 외모도 준수하여 옷발을 잘 받았다. 옷이 날개라고, 고급적인 옷을 입혀 놓으니 훨씬 멋있어졌다.이가혜는 두 눈이 번쩍 뜨이면서 위아래로 진명을 몇 번이나 훑어보았다.진명은 어려운 가정
“진명아, 옷은 계절에 따라 바뀌잖아. 디자인이 유행을 타니까 한 벌만 사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렇게까지 많이 살 필요는 없어.”이가혜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내가 옷이 좀 적어서 한 번에 몇 벌 더 사도 돼.”진명이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하지만...”이가혜는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 계속 진명을 설득하려 했지만 말을 채 잇기도 전에 진명이 말을 끊어버렸다.“여기 이 몇 벌 다 포장해 주세요.”진명이 호기롭게 말했다.“네...”여직원은 크게 기뻐했다. 진명처럼 호탕한 고객을 만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진명이 돈이 넘쳐나는 부잣집 도련님일 거라고 생각하고 서비스 태도까지 매우 열정적여졌다.그녀는 진명이 번복할까 봐 급히 옷을 포장했다.이 광경을 본 이가혜는 정말 멍해졌다.진명이 이미 큰소리를 쳤고 직원도 옷 포장을 끝냈다. 만약 그녀가 지금 반대 의견을 낸다면 진명의 체면을 구기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진명이 무안해질 뿐만 아니라 진명과 함께 온 사람으로서 좋게 보이지 않을 것이었다.됐어. 오육백만 원일뿐이야. 진명은 4년 대학 동창에다 사이도 아주 친한 친구 사이니까, 이 오랜 우정이 오육백만 원보다 못하겠냐고!이가혜는 이렇게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다.“계좌이체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카드 결제하시겠습니까?”여직원은 아주 재빠르게 명세서를 작성했다.“잠시만요, 물건을 좀 더 사려고 하는데 이따가 같이 계산할게요.”진명이 말했다.“뭐라고?”“또 살게 있다고?”“뭐 사려는 거야?”이가혜가 깜짝 놀라 얼굴색이 변했다.방금 진명에게 돈을 뜯겨서 그녀의 마음에는 이미 피가 흐르고 있었다. 만약 진명이 또 무언가를 사려고 한다면 그녀는 감당하기 벅찰 것이다.“가혜야, 왜 그래?”“전에 옷 몇 벌 사겠다고 하지 않았어?”“지금 내 옷은 다 샀고, 네 옷은 아직 사지 않았잖아. 당연히 네 옷도 사야지.”진명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이가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녀의 표정이 조금 이상했다.
“하지만...”이가혜는 난감했지만 결코 말을 꺼낼 수 없었다.“됐어. 가서 보고 얘기해.”진명은 다짜고짜 이가혜를 끌고 여성복 코너로 향했다.이가혜는 거절할 수 없어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왔으니 몇 벌 골라서 입어봐도 무방하다. 너무 비싸면 안 사면 그만이었다.이렇게 생각하자 이가혜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두 사람은 여성복 코너에 들어섰다.“예쁜 아가씨, 여기 슬림 원피스와 여성복은 모두 우리 가게의 프리미엄 라인입니다. 디자인이 고급스워서 아가씨랑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몇 벌 골라서 한 번 입어보세요...”여직원은 정성을 다해 옷장에 진열된 여성복 프리미엄 라인을 가리키며 진명과 이가혜에서 추천했다.“그...”이가혜는 망설였다.이 몇 벌 모두 프리미엄 라인의 여성복이라니, 가격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여자들은 모두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녀도 예외는 아니었다.“이것 좀 꺼내 주세요.”진명이 말했다.“좋습니다...”여직원은 기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프리미엄 라인 여성복 몇 벌을 꺼냈다.“가혜야, 괜찮은 것 같은데 피팅룸 가서 한 번 입어봐.”진명이 웃으며 말했다.“어... 그래.”이가혜는 하려던 말을 멈추로 속으로 자신을 위로했다.프리미엄 라인 옷 몇 벌을 들고 이가혜는 피팅룸으로 들어갔다.이윽고 그녀는 이 몇 벌의 옷을 모두 한 번에 입어 보았다.여직원은 전문가로서 안목이 좋았다. 그녀가 추천해 준 이 몇 가지 프리미엄 라인 옷은 확실히 이가혜의 몸매와 분위기에 잘 어울렸다.모든 옷 하나하나가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가혜의 청초하고 수수한 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아가씨, 정말 너무 예뻐요. 어떤 것을 입어도 너무 예뻐요!”여직원은 진심으로 칭찬했다.이가혜는 대학교에서 소문난 미인으로 외모뿐만 아니라 몸매까지 요염하고 아름다워 타고난 옷걸이였다. 이 몇 가지 프리미엄 여성복을 입는 그녀는 일
가격이 너무 비싸서 그녀는 정말 감당할 수 없었다.“그저 그래.”“됐어, 우리 다른 가게로 가보자...”이가혜는 여직원에게 옷을 돌려주었다.여직원은 어색하게 웃으며 속으로 실망감을 느꼈다.이가혜가 한두 벌 정도는 마음에 들어 할 줄 알았는데 한 벌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줄을 몰랐다.하지만 이가혜가 워낙 예쁘게 생겨서 눈이 높은 것도 정상이었다. 이런 중고급 옷들이 이가혜의 눈에 들지 않은 거일 수도 있다.이렇게 생각한 여직원은 앞쪽 옷장으로 다가가 추천했다.“아가씨, 여기 더 좋은 이브닝드레스가 있어요. 국내 유명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겁니다.”“원단이나 디자인 면에서 많은 명품 브랜드와 견줄 만한, 우리 매장의 프리미엄 중 프리미엄...”진명과 이가혜가 나란히 서서 옷을 보았다. 유리 옷장 안에는 아름다운 미니 드레스가 있었다. 태슬을 메인으로 디자인한 드레스는 럭셔리하고 고급스러워 보였다. 어깨 부분과 소매는 진주가 한 줄 박혀있었고 불빛을 받아 유난히 눈부시게 빛났다.“정말 예쁘다!”이가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 드레스 좀 꺼내주세요.”진명이 말했다.사실 이렇게 고급스러운 드레스는 가게에서 아무렇게나 꺼내주지 않았다.그러나 여직원은 진명이 돈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조금 망설이더니 곧 드레스를 꺼내주었다.“진명, 그만두자.”이가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이브닝드레스는 프리미엄 중 프리미엄이어서 한눈에 봐도 가격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괜찮아. 피팅 해봐도 괜찮아.”진명이 웃으며 말했다.“그건...”이가혜는 설렜다.그녀는 전에 이렇게 고급스러운 이브닝드레스를 입어본 적이 없었다. 그녀 역시 자신이 입었을 때 어떨지 보고 싶었다.그리고 예쁜 옷은 여자에게 엄청난 유혹이었다. 그녀는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드레스를 가지고 피팅룸으로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가혜가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그녀의 분위기는 주변 조명마저 무색할 정도로 확 바뀌었다.이 드레스는 마치 그녀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