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후.진명이 드디어 자료를 모두 정독하고 서류를 책상 위에 놓았다.“한희정 씨. 자료를 모두 읽어 보았어요. 이제 공장에 가보아요.”“네.”한희정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두 사람은 함께 사무실을 벗어났다.사무실을 벗어난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주차장이었다.한희정이 자신의 차에 타려고 할 때, 그는 목석처럼 굳어있는 진명을 돌아보았다. 그는 차에 타려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진명 씨, 거기서 뭐해요? 빨리 차에 타세요.”한희정이 진명을 재촉하며 말했다.“아니에요. 저는 저의 스쿠터를 탈게요!”진명의 곁에 세워둔 자신의 스쿠터를 가리키며 말했다.“지금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 차가 편할 거예요. 왜 꼭 스쿠터를 타야 돼요?”한희정은 진명이 답답했다.“왜 이러는 것 같아요?”“중간에 버림받기 싫어요!”진명은 한희정을 노려보며 말했다.“아니.....”한희정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그제야 지난번 자신이 진명을 길에 버려둔 것이 생각났다.“고의가 아니에요...”“걱정하지 말아요. 중간에 버리고 가는 일이 없을 거예요.”한희정은 변명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한희정 씨의 말을 믿지 않을 거예요!”“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예요!”진명은 한희정의 눈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한희정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다.자신의 생사를 위해 조심하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그.... 그러세요.”“멀지도 않은데 운전을 하나 스쿠터를 타나 상관은 없을 거예요.”“열심히 스쿠터 타고 가보죠.”한희정은 그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진명은 스쿠터의 뒤에 한희정을 태우고 두 사람은 함께 회사를 빠져나왔다.신호등.끽!진명의 급정거에 그의 등 뒤로 물컹한 촉감이 전해졌다.엄청... 크다!진명의 심장이 당장이라도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한희정의 몸매가 좋은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부드럽고 탄력 있는 몸을 소유하고 있을 줄 몰랐다. 임아린과 전혀 뒤처지지 않는
공장의 사무실 안.진명과 한희정 두 사람은 정장을 입은 조금 뚱뚱한 중년의 남자 공장장인 황재식을 만났다.황재식은 공장 이쪽에서 생산하고 출품과 품질 검사 등의 업무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회사 내에서 고위 인사인 지방 장관이었다.다만 진명과 한희정은 본사로부터 시찰을 온 사람이었고 Z 그룹과의 협력을 관할하는 책임자들이기도 했다.특히 한희정 그녀는 본사에서 앞 서열을 차지하는 실력파 인물이었다.황재식은 그런 그녀와 진명의 앞에서 감히 큰 소리를 낼 엄두를 내지 못했다.“한 보좌관님, 진 비서님, 제가 두 분을 모시고 작업장으로 안내를 해드리지요.”황재식은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괜찮습니다.”“황 공장장님, 저와 진 비서님은 그저 구경하러 온 것입니다. 제품들의 상황을 알아보려고 온 것이에요.”“공무가 바쁜 신 것 같아 보이니 직접 저희들에게 작업장으로 안내를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아무에게나 저희들의 안내를 맡기셔도 될 것 같아요.”한희정은 살짝 미소를 보였다.“네... 그러죠.”황재식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작업장의 생산을 관리하는 주임에게 곧바로 연락을 취했다.주임이라고 불리는 곽진기는 나이가 대략 삼십 대 후반으로 보였다. 수수한 외모에 살짝 검게 그을린 듯 한 피부를 지닌 그는 업무 경력과 능력이 아주 많은 사람으로 보였다.“한 보좌관님, 진 비서님, 이 분은 작업장의 주임인 곽진기라고 합니다.”“곽진기 씨, 이 두 분은 본사에서 내려오신 한 보좌관님과 진 비서님이에요. 저 대신 두 분에게 작업장의 안내를 부탁드려요.”황재식은 간단하게 업무를 내렸다.“곽 주임님, 그럼 잘 부탁드려요.”진명이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진 비서님,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그럼 두 분 저를 따라오세요.”곽진기는 아주 공손하게 말을 건낸 뒤 진명과 한희정을 데리고 작업장으로 갔다.화장품 작업장으로 들어가는 조건은 비교적 엄격했다. 보통은 먼지가 없는 작업복과 작업 모자 그리고 장갑, 마스크 등을 착용해야 한다.진명은 난생처음
아티스트리 그룹의 급여 대우는 대부분 업적으로 이루어진 성과금이다. 생산량이 예전의 생산 규정을 도달하지 못하였기에 성과금은 반으로 줄어든 것이었다.보통 직원들의 매달 월급은 이렇게 이유 없이 감봉되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곽진기는 이 사실들을 한희정에게 보고를 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원재료가 전보다 못하다고 생각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하 직원들의 입장에서 고려를 했기 때문이었다.“원재료에 문제가 있다고요?”“회사의 원재료 구매와 생산은 모두 오진수 부대표님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죠. 이 방면에서의 문제는 황 공장장님이시거나 부표님께 직접 반영하시면 됩니다.”“소용이 없을 가봐 걱정이 돼요.”한희정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곽진기는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한 보좌관님, 사실 저 예전부터 공장장님한테 말해봤어요. 근데 공장장님이 계속 대답을 피하시더라고요.”“그리고 부대표님은 회사의 높으신 분이시니까 여기 올 일이 없잖아요. 저 같은 작업장 주임을 쉽게 만나주실 분은 아니잖아요.”말을 마친 곽진기는 다시 간청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한 보좌관님, 보좌관님은 회사의 높으신 분이시잖아요. 그럴 권력도 있으시고. 그러니까 제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제발 저희들을 봐서라도 한 번만 도와주세요. 제발요...”“이건... 저도 진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한희정은 퍽 난처하였다.그녀는 회사의 실력파 고위직 직원으로써 원재료의 내막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아티스트리 그룹이 전부터 공급해오던 원재료 회사는 강성구 내에 있던 두 곳의 중소형 기업들이었다.근 2년간 아티스트리 그룹의 성장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면서 두 곳의 중소형 기업들의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했기에 아티스트리 그룹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했다.얼마 전 오진수가 지방 출장을 간 것도 새로운 원재료 협력업체를 찾기 위해서였다.현재 공장에서 쓰이고 있는 원재료들은 모두 새로운 협력업체의 것이었다.비록 새 물자들이 품질 방면에선 예전보다 못하지만 단가
한희정은 차분하게 말했다.비록 그녀에게 오진수의 프로젝트에 관여를 할 권리는 없지만 진명이 Z 그룹과의 협력에서 총책임자를 맡았다. 그렇기에 Z 그룹에게 공급되는 제품들 문제라면 진명에게도 관할할 권리가 있었고 이건 월권행위에 속하지 않았다.“네?”“저...”곽진기는 어안이 벙벙하였다. 그는 일개 비서인 진명에게 이렇게 큰 권력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심지어 대표님의 실력파 보좌관인 한희정마저도 그의 조수를 맡아줄 줄이야!이건 너무 말이 안 되잖아?그는 이렇게 대단한 비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들어봤다.“곽 주임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돌아가서 이 일을 꼭 임 대표님께 말씀드려볼게요.”“그리고 여러분들이 응당 받아야 할 보수를 위해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게요.”진명은 굳게 다짐하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진 비서님, 고맙습니다. 고마워요...”곽진기는 너무 기쁜 나머지 진명의 손을 덥석 잡고는 연신 악수와 인사를 하면서 기쁜 얼굴을 숨기지 못했다.“곽 주임님, 괜찮아요. 응당해야 되는 일인 걸요...”진명은 웃음을 보이면서 말했다.흔쾌히 수락하는 진명의 모습을 본 한희정은 어버버거리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진 비서님, 한 가지 더 알려드릴 일이...”“제가 이 회사에서 근무한지 대략 10여 년도 넘었고 이 두 분으로 직접 회사가 성장해가는 모습도 보았지요...”“비록 제겐 어떤 특출난 능력은 없지만 화장품의 생산과 만드는 방면에서는 꽤나 경험이 많지요...”“저도 예전에 아주 열심히 연구도 해봤어요. 화장품 만드는 과정에 약간의 융합 물질만 넣어도 기존 재료의 융합을 촉진할 수 있어요. 효과도 더 좋고요...”“그외에도 시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비싼 화장품들도 약초가 함유되어 있어요. 제 생각에는 저희도 약초들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효율도 높아지고 화장품에도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죠...”곽진기는 망설이면서 말했다.“약초요?”“이것도 좋은 생각이네요!”“제품에 한 번 시도를 해봐도 될 것 같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제가 해결할 자신이 있어요!”“게다가 보좌관님도 말씀하셨잖아요. 임 대표님이 저에게 엄청난 권력을 주셨다고. Z 그룹과 관련된 제품이기만 하면 무슨 일이든 제가 결정할 수 있죠!”“임 대표님이 이렇게 절 굳게 믿고 계시니 저도 당연히 대표님의 믿음에 실망을 안겨 드려서는 안되죠!”진명은 흥분한 얼굴로 웃으면서 말했다.비록 회사의 연구 개발팀에 모두 인재들만 모여 있지만 그들은 매일 사무실에만 앉아 가만히 지내는 사람들이었기에 그들을 언제까지 기다려 줘야 할지 모르는 일이었다.차라리 경험이 풍부한 곽 주임이 그들보다 더 나았다.더욱 중요한 것은 진명은 자신의 의술에 대해 아주 자신감이 있었고 유일하게 그에게 부족했던 것은 바로 제품에 대한 각 방면의 이해도였다.마침 곽 주임이 그런 그의 부족점을 채워줄 수 있었다.“당신...”“고작 그 능력 하나로 자신을 너무 크게 띄우는 거 아니십니까!”“정말이지 미쳐버리겠군요!”화가 난 한희정은 이를 빠득빠득 갈았다.그녀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아무것도 모르는 진명이 회사를 도와 추출 효율을 높일 능력도 없거니와 더 좋은 효능의 약용 화장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애초에 이건 현실적이지 않은 일이었다.진명이 굳이 시도를 하겠다고 하니 그녀는 그냥 진명이 하려는 대로 내버려 두기로 했다.예상치 못한 문제에 빠진 진명이 자연스럽게 포기하기를 기다릴 것이다.그녀는 그저 진명의 곁을 따라다니면서 진명이 더 이상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지 않도록 하면 되었다.“곽 주임님, 저희 작업장으로 다시 들어가 봐요. 들어가면 저에게 다시 자세하게 주임님의 생각을 설명해 주세요.”진명은 얼굴에 웃음을 보이면서 말했다.곧이어 세 사람은 다시 작업복을 차려입은 후 작업장으로 들어갔다.오후 시간 내내 진명과 한희정은 작업장에서 시간을 보냈다.곽 주임의 상세한 설명에 진명은 마음속으로 대략적인 구상과 해결 방법을 떠올렸다.다음으로 유일하게 부족한 것은 바로 실천
만약 새로운 재료의 추출 효율을 예전의 수준으로 높일 수 있게 된다면 그럼 직원들은 모든 성과금을 다시 예전처럼 받을 수 있을 것이다.그 외에도 순리롭게 효능 좋은 약용 화장품을 연구해낸다면 아티스트리 그룹의 제품의 품질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고 예전의 중고급 수준이 프리미엄 수준의 브랜드로 될 것이다!그때가 되면 회사의 수익은 증가할 것이고 직원들의 월급도 따라서 무조건 오를 것으로 그야말로 일거양득인 셈이다.“틀린 말은 아닌데 추출 효율을 높이는 것과 약용 화장품을 개발하는 건 아주 힘든 일이에요!”“아니죠. 정확하게 말하면 엄청나게 힘든 일이죠. 절대로 그렇게 될 수 없어요!”“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한희정은 씩씩거리면서 말했다. 어떻게 말해도 듣지 않는 그에 그녀는 자신이 소 귀에 경 읽기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시도를 해보지 않으면 기적이 일어날지 아닐지 보좌관님이 어떻게 알아요!”“걱정하지 마세요. 이 문제는 제가 해결해 낼 자신이 있어요. 제가 장담할 수 있어요!”진명은 자신의 가슴을 팍팍 치면서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다른 브랜드들도 약용 화장품을 개발해낼 수 있다면 그의 뛰어난 의술 실력으로 개발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게다가 방금 곽 주임의 상세한 설명을 들은 후 그는 이미 많은 방면에서 지식을 얻었기에 더욱더 자신감이 있었다.“믿지 않을 거예요!”“제가 보기엔 그저 기상천외한 발상일 뿐이죠!”한희정은 살짝 언성을 높이면서 말했다.“보좌관님이 믿기 어려우시다면 그럼 우리 어디 한번 지켜보죠!”진명은 어깨를 으쓱이면서 바이크 위에 올라탔다.“좋아요. 제가 진 비서님이 어떤 기적을 만들어 내는지 한번 지켜보도록 하죠!”“만약 해내지 못한다면 그땐 저희 귀한 시간을 낭비한 진 비서님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겁니다!”한희정은 씩씩거리면서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진명의 바이크 뒤에 올라탔다. 두 사람은 함께 공장에서 빠져나갔다.......퇴근 후.진명은 바이크를 타고 근처의 제일 큰 한약방으로 가 많은 약
임아린은 잠시 멈추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생산직 직원들을 돕기 위해 이런다는 걸 다 알아”“나중에 내가 부대표한테 생산능력 표준을 낮춰라고 한번 말해볼게, 그러면 생산직 직원들의 성과급에 영향 주지 않을거야!”“아니!”“아린아, 원자재 문제로 골치 아프다는 걸 알아, 설사 생산능력 표준을 낮춘다 하더라도 잠시뿐이지 근본은 해결되지 않아!”“나……너한테 어려운 일이 있으면 같이 해결하고 싶어”진명은 용기를 내서 말했다.“너……”임아린은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고 뭐라 형용할 수 없이 가슴이 따뜻해졌다.진명의 추측은 틀리지 않았다. 원자재 문제는 확실히 그녀의 고민거리였다.최근 2년간 회사의 빠른 발전으로 원자재 공급이 부족했다. 그녀는 할 수 없이 오진수를 타지로 출장을 보내 신규 공급 업체를 찾았다.그리고 신규 업체 원자재 품질이 우수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부득이 이를 악물고 접수했다.물론 진명이 자신의 능력으로 신규 업체 원자재의 추출 효율을 높이거나, 약용 화장품을 개발해 낸다면 그녀의 마음속 고민거리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진명아, 이 두 가지 일은 정말 어려운 건데, 너…… 확신이 있어?”임아린은 마음이 동요됐다. 비록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은근히 진명에게 기대를 걸었다.“확신은 좀 있어, 최선을 다해볼게”진명은 머뭇거리며 말했다.한희정 앞에서는 자신만만했지만 임아린의 앞에서는 좀 여지를 두었다.만약 실패한다면 그녀를 볼 면목이 없었다!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았다.“음, 그럼 최선을 다해봐!”“만약 성공한다면 회사에 큰 공로를 세운 셈이니 그때 가서 큰 장려를 할 거야!”임아린은 희망이 크지 않다는 걸 짐작하고 있었는지 웃으면서 말했다.“장려?”“무슨 장려?”“지난번 운무산 때처럼 함께 이틀 동안 놀아주는 거?”진명은 흥분해서 말했다.“너……너 꿈 깨!”운무산의 일을 생각하노라니 임아린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진명이 운무산에서 그녀의 발 상처를 치
영기를 머금은 아침 이슬을 화장품 원료에 넣으면 원자재의 융합을 촉진시킬뿐더러 약용 화장품의 효과도 크게 제고시킬 것이다.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아니겠는가!진명은 아침 이슬을 그릇에 담았다. 밤새 생긴 영기는 이슬에 흡수되었기에 진명은 더 이상 수련할 영기가 없어 산을 내려갔다.회사에 도착했다.오진수 부대표 사무실에는 도현이 와 있었다.오진수는 원자재 구매와 생산 가공을 관리하는 책임자로서, 황재식 공장장은 그의 부하 직원이다.어제 진명이 하루 종일 공장에서 머물면서 추출 효율 제고와 약용 화장품 개발 건에 대해 계획한 사실을 공장장은 눈치를 챘다. 심상치 않다고 생각하고 즉시 부대표한테 보고를 한 모양이다.이 일로 오진수는 화가 치솟았다.그러나 임아린이 z그룹 관련 모든 업무는 진명한테 맡긴 터라 원자재 공급을 책임진다는 명의로 풍파를 일으킬 순 없었다. 화가 나더라도 꾹 참아야만 했다.“부대표님, 진명 그 녀석 너무 오만한 거 아니에요!”“원자재와 생산은 부대표님의 관할인데 허락도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고, 부대표님은 안중에도 없어요!” 도현은 분노하며 말했다.“이 빌어먹을 진명!”“내가 그 녀석을 너무 쉽게 봤어!”“대표님께서 주신 권력을 믿고 원자재와 생산에까지 손을 뻗고 싶은 모양이야, 그 녀석 보아하니 야심이 대단해, 기회를 만들어 내 자리를 빼앗으려는 속셈인 게지!”오진수는 책상을 탁 치고 일어섰다. 안색은 어둡기 그지없었다.어제 그와 도현은 비밀리에 원자재에 손을 써 진명을 골탕 먹일 작전을 꾸몄다.그러나 손을 쓰기도 전에 진명이 먼저 선수를 쳐 그를 해칠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이 시각 그가 어떤 심정일지 짐작이 간다.“부대표님, 이제 어떻게 하죠?”“원자재는 예전부터 대표님의 골치거리였어요, 만약 진명이 추출 효율을 제고시키거나 약용 화장품 개발에 성공한다면……”“그때는 대표님이 그 녀석을 더 신임할 것 같은데……”도현은 머뭇거렸다.그는 이 두 가지 일이 모두 임아린이 가장 관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