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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그녀는 강한서의 턱을 받쳐 들고는 엄지손가락으로 그의 입술부터 목까지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곤드레만드레 취한 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그의 입술에 가까이 다가가 나지막이 말했다.

“네가 잘 생겼으니까 난 솔로야.”

술기운이 살살 풍기는 따뜻한 숨결에 왠지 모르게 야릇한 분위기가 풍겼다.

그녀의 하얗고 가느다란 손이 그의 가슴팍을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반쯤 감긴 두 눈으로 유혹의 눈빛을 보냈다.

“내가 60만 원 주면 내 남자친구 할래?”

그러자 강한서의 낯빛이 무서울 정도로 어두워졌다. 그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그녀를 차갑게 빤히 쳐다보았다.

“60만 원? 너무 적은 거 아니야?”

유현진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지금 시세에 60만이면 적지 않을 텐데?”

“지금 시세?”

강한서가 코웃음을 쳤다.

“아는 게 많은가 보네.”

그녀는 잠깐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내 마음을 굳게 먹은 듯했다.

“알았어! 얼굴값 하는 것 같으니까 10만 더 줄게. 70만, 어때? 더는 못 줘.”

지금 이 순간 강한서는 그녀가 정신을 차리게끔 당장이라도 그녀의 머리를 옆에 있는 어항에 푹 담가버리고 싶었다.

‘오늘 밤 내가 안 왔더라면 아무 남자랑 자겠단 말이잖아!’

그 생각에 강한서의 낯빛이 또 더 어두워졌다.

유현진은 위험이 닥쳐온 줄도 모르고 지갑에서 은행 카드 한 장을 꺼내 강한서의 셔츠 옷깃을 풀어 카드를 옷깃 안에 밀어 넣었다. 그러고는 남자에 굶주린 여자처럼 그의 가슴을 만지며 빵끗 웃었다.

“내 돈 떼먹어서는 안 돼.”

강한서는 깊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그녀의 목덜미를 잡고 밖으로 나왔다. 그때 바의 종업원이 그를 불러세웠다.

“한수 씨, 사모님께서 아직 계산 안 하셨어요.”

강한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속만 썩이는 여자를 힐끗 보고는 들고 있던 가죽 재킷을 종업원에게 건넸다.

“안에 골드카드 있어요. 비번 없으니까 그냥 긁으면 돼요.”

짜증 섞인 강한서의 표정을 본 종업원은 한시도 지체할세라 째깍 결제한 뒤 카드를 다시 재킷에 넣어 두 손으로 강한서에게 건넸다.

“조심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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