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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유현진은 마치 렉에 걸린 것처럼 멈칫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강한서가 그녀 옆에 비스듬히 누워있었는데 얼굴 절반이 베개에 가려져 있었다. 갑자기 잠에서 깨서 그런지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

시선을 아래로 향해보니 그녀의 손이 강한서의 가슴팍에 머물러 있었고 그의 가슴 근육을 어루만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화들짝 놀란 그녀는 재빨리 손을 거두었다.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얘지면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이런 질문을 내뱉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강한서는 눈 뜨기도 귀찮았다.

“네가 나랑 밤을 보내겠다고 했잖아.”

유현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필름이 끊겼던 장면들이 갑자기 머릿속에 하나둘 생각나기 시작했다.

“너랑 밤을 보내고 싶은데 얼마야?”

“귀하게 생긴 게 싸지는 않겠어.”

“너랑 자고 싶어.”

...

유현진은 지금 당장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어!’

그녀는 선택적 난청처럼 강한서의 말을 못 들은 척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런데 그때 강한서가 손을 뻗어 그녀를 확 잡아당겼다.

“아직 돈 안 줬어. 어딜 도망가려고?”

“누... 누가 도망간다고 그래?”

유현진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이불로 몸을 감쌌다. 그녀의 두 볼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나저나 무슨 돈?”

강한서는 왼손으로 머리를 지탱하고 오른손으로 이불을 잡아당겼다.

“밤 함께 보낸 값 그러지. 70만 원.”

‘취해서 한 소리인데 정말 믿은 거야?’

유현진이 빨개진 얼굴로 이를 꽉 깨물었다.

“우린 그저 침대에서 단순히 잠만 잤을 뿐인데 내가 왜 70만 원을 줘야 해?”

‘날 바보로 아나? 어젯밤에 아무 일도 없었잖아!’

강한서가 한숨을 살짝 내쉬었다.

“단순히 잠만 잤길래 그 정도지, 다른 게 있었으면 그 돈으로 됐겠어?”

유현진은 할 말을 잃었다.

“어젯밤에 취해서 한 말을 곧이곧대로 지켜야 해?”

그러자 강한서가 무섭게 실눈을 뜨며 말했다.

“취하면 아무 남자랑 같이 밤을 보내도 돼? 유부녀라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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