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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Author: 복덩이
변호사는 영상을 올린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 대표님, 강나현 씨 사과 영상을 올렸습니다.”

변호사가 강나현의 SNS를 새로 고침하자, 반하준이 가장 먼저 ‘좋아요'를 누른 것을 확인했다.

반하준은 강나현의 SNS를 강민아에게 보여줬고 강민아는 자신의 휴대폰에서 스톱워치를 종료했다.

반하준이 말하지 않아도 그녀는 알아서 합의서에 사인하고는 경찰에게 건넨 뒤 웃으며 반하준에게 말했다.

“하루빨리 ‘좋아요’ 999개를 모으길 바라.”

반하준이 말하려는데 강민아가 덧붙였다.

“빈센트 일행이 강나현을 데리고 시범 경기에 등장하는 날만 기다릴게. 당신이랑 강나현이 제대로 망신당하려면 아직 멀었어.”

남자는 그녀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며 비웃었다.

“빈센트도 알아?”

윤세현을 돌아보는 그의 눈빛에는 짙은 적대감이 가득했다.

강민아가 어떻게 레이싱에 대해 알겠나. 분명 윤세현이 그가 강나현을 위해 거금을 들여 문라이트 레이싱 클럽 엔지니어 팀을 데려갔다는 걸 말했을 거다.

강민아는 두 경찰에게 말했다.

“두 분은 빨리 반 대표님 데리고 나가주세요. 전처로서 제 생할 구역에 이 사람이 나타나는 게 반갑지 않거든요.”

두 경찰 역시 반하준이 강민아의 집에서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았다.

“반 대표님, 가시죠.”

“강민아 씨, 합의서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더 귀찮게 하지 않겠습니다.”

강민아가 분명하게 말했다.

“합의서를 제출했다고 용서한 건 아니에요. 강나현이 두 번이나 사과했어도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은 것처럼요.”

그러고는 웃으며 반하준에게 말했다.

“우린 대회에서 봐.”

강민아의 얼굴에 번진 미소가 너무도 싱그러워 반하준은 알 수 없는 무아지경에 빠졌다.

그녀의 이런 표정은 평소 강민아가 그를 위해 특별히 깜짝선물을 준비했을 때 보이던 것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미 이혼했는데 이 여자는 대체 그를 위해 어떤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을까?

...

레이싱 대회 당일.

국제 레이싱 대회 개막 1시간 전, 관중석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찼다.

평소 강나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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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미경
꼴깝은 ? 아우 더읽고싶은데 읽을게없네쥬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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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가 대단한 걸 좋아하는 건 당연한 거지. 뭐 문제 있어?” 강나현이 민이의 편을 들었다.“더 대단한 엄마를 원하는 게 뭐가 문제야?”강민아는 역겹다는 듯 눈을 흘겼다.“머리에 든 것도 없는 게 어디서 나한테 말을 걸어?”“너!”많은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강나현은 이미지 때문에 차마 욕설을 내뱉을 수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반하준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빛을 보냈다.반하준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졌고 속은 차마 드러낼 수 없는 감정 때문에 들끓고 있었다.햇볕은 따가웠지만 코로 들이마시는 공기는 얼음 칼날처럼 반하준의 폐부를 조각내고 있었다.그의 목소리는 차가운 얼음장 같았다.“결국엔 우리한테 잘 보이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정체 공개한 것 아니야?”강민아가 차갑게 웃었다.“난 이제 당신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착각 좀 그만할래?”반하준의 얇은 입술이 굳게 다물어지면서 얼굴도 딱딱하게 굳었다.강민아가 말을 이어갔다.“내가 레이서 신분을 공개한 건 당신들 부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야. 당신들 인정이나 받으려고 ALI 수학 경시대회에 출전한 것도 아니야. 난 이제 반씨 가문 사모님이 아니라 강민아로 살 거야.”기자가 강민아에게 마이크를 내밀며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강민아 씨, 전남편과 아들에게 원한이 깊어 보이는데 왜 반씨 가문에서 7년이나 지내고 지금에서야 나온 겁니까?”강민아의 눈빛이 공허해지며 그녀는 심호흡하고 말했다.“제가 엄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아이들이 태어난 후 그녀는 아이들이 잠든 모습을 수없이 지켜보고, 활짝 웃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눈물을 닦아주고, 작은 몸을 껴안아 주었다.목욕을 시키고, 음식을 만들어주고, 이 닦는 법도 끊임없이 가르쳤다.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을 느꼈다.그녀와 아이들이 서로를 사랑한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했다.그녀는 검은 눈동자로 민이를 바라보았다.“전 엄마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238화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오늘 저는 드림과 함께 트랙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엄마가 되어도 여전히 당당하게 트랙을 누빌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액셀을 밟고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만 한다면 언제 출발해도 늦지 않으니까요.”강나현은 한 손으로 허리를 짚은 채 입을 벙긋하며 눈을 깜빡였다.“네가 어떻게 루나야!”참 웃긴다.강민아는 지금 루나를 사칭하는 걸까?“루나 맞아.”갑자기 무거운 남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강나현은 소리를 따라 돌아보고 나서야 말한 사람이 반하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녀는 충격에 휩싸여 혼란스럽기만 했다.“하준 씨도 혹시 이 여자한테 속아서...”반하준의 움켜쥔 두 주먹 손등에서는 핏줄이 튀어나와 있었다. 경기가 끝난 지 몇 분이 지나도 그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 허탈함에 빠져 있었다.충격의 파도가 그를 덮쳐서 그의 얼굴을 마구 할퀴며 볼품없는 상태로 만들었다.그리고 이젠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강민아가 루나라는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내가 직접 저 여자가 드림에 올라타 트랙에서 질주하는 걸 봤어. 루나 맞아.”말하는 반하준의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주변의 시끄러운 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반하준의 말은 청천벽력처럼 강나현의 멍한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그녀는 충격에 휩싸여 무의식적으로 현실을 부정하기 시작했다.“말도 안 돼...”강나현은 여전히 믿지 않으려 했다.“엄마!”정이가 폴짝폴짝 뛰며 강민아에게 달려갔다.“엇!”반석현도 강민아를 향해 달렸다.강민아가 쭈그리고 앉자 반석현과 정이가 딱풀처럼 강민아 품에 쏙 들어갔다.멀지 않은 곳에 서서 그 장면을 지켜보던 민이는 온몸이 굳어버린 채 발이 땅에 붙은 듯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웠다.아이는 레이싱 슈트를 입고 있는 강민아를 바라보는 지금도 루나와 강민아를 연관 짓지 못했다.민이는 삐죽거리며 빽 소리를 질렀다.“왜 나한테 거짓말했어요?”강민아가 아이를 돌아보았고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237화

    “왜... 왜 그 가식적인 여자가 루나야. 으아앙!”민이의 작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입을 크게 벌리며 울부짖었다!...털썩.또 다른 VIP 룸에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기술자는 결승선에 무사히 도착한 드림을 보자 마치 척추가 몸에서 빠져나간 듯 상반신이 푹 삶은 면처럼 무너졌다.그제야 용기를 내어 고개를 돌리며 뒤에 서서 자신의 생사를 좌우할 심은호를 바라볼 수 있었다.그는 시선을 스크린에 고정한 채 두 눈에 오로지 강민아만 담았다.심은호의 손은 장인이 정성스럽게 조각한 공예품 같았고 손등에는 흰 피부를 뚫고 나올 듯한 핏줄이 부풀어져 있었다.가느다란 손가락 끝이 유리에 닿아 반복해서 문질렀다.심은호의 각도에서 보면 저기 멀리 스크린에 있는 여자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것처럼 느껴졌다.입꼬리가 올라가고 살짝 올라간 날카로운 눈매에는 미소가 번졌다.스크린 속 강민아가 무심코 고개를 들자 그녀의 밝고도 당찬 눈빛이 시공간을 가로질러 심은호와 마주하는 듯했다.유리 위에 올려놓은 그의 손이 흠칫 떨리며 꼭 무모한 장난을 치다가 상대에게 들킨 기분이었다.심은호의 심장이 조용히 요동치기 시작했다.입꼬리가 올라가며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겁쟁이라 그저 이런 식으로만 마음속 밝은 달을 어루만지는 걸 상상할 뿐이다....강나현은 헬멧을 들고 차에서 내려 무덤덤한 표정으로 문을 닫았다.비록 꼴찌를 했지만 어쨌든 아마추어 선수라는 생각에 당당했다.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만 하면 화제성과 인기를 끌 것이고, 설령 졌다고 해도 당당한 모습으로 마주해야 했다.취재진이 현장에 들어오자 그녀가 앞장서서 다가가는데 그들이 전부 드림 쪽으로 달려가는 게 보였다.강나현은 입을 삐죽거렸다. 반하준이 거금을 들여 루나를 그녀의 코치로 데려와 레이싱 라이선스 취득을 도와주려 한다는 생각에 다가가 인사를 건넬 작정이었다.백미러를 슬쩍 보니 메이크업을 완벽하게 해 아이를 낳은 여자와 함께 서 있으면 분위기나 미모로 절대 루나에게 뒤처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236화

    객석에서 강기성은 강성진에게 연락했다.“네, 아버지. 나현이가 졌어요. 네, 꼴찌 했어요. 그것도 앞사람과 격차가 아주 크게.”말하며 강기성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고 전화기 너머로 강성진의 욕설이 들렸다.“걔는 머리에 물만 들어찬 거 아니냐? 망신당할 짓을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이제 서경 전체가 쓸모없는 놈이라는 걸 알겠네.”전화기 반대편에 있던 강성진이 이마를 부여잡고 말했다.“걔가 강씨 가문 망신은 혼자 다 시키는구나!”강기성은 다른 재벌 2세들이 흥분하며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대박, 루나가 얼굴을 공개하기로 한 거야?”“세상에, 신비한 여신 루나가 직접 베일을 벗다니.”그들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고 몇몇은 망원경을 들고 트랙에 있는 루나를 보거나 휴대폰을 들고 카메라를 확대했다. 일부는 쌍안경으로 트랙에 있는 루나를 가리켰고, 다른 친구들은 휴대폰을 꺼내 휴대폰 렌즈를 가까이 가져갔다.무심코 대형 스크린을 올려다본 강기성은 그대로 굳어버리며 손에서 휴대폰이 미끄러졌다.툭.소리와 함께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졌다....강민아는 한 손에 헬멧을 들고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돌아설 때마다 큰 환호를 불러일으켰다.“루나가 이렇게 어렸어?”“엇, 낯이 익은데? 왜 어디서 본 것 같지?”“강민아다! 얼마 전 ALI 수학 경시대회 금상 수상했던 천재 주부. 세상에, 그 여자가 루나였어!”“수학 천재 강민아? 그 사람이 루나라고? 세상에, 강민아는 신이야.”루나가 강민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 많은 관중들이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우와, 엄마다!”육성민, 윤세현과 함께 첫 번째 줄에 앉아 있던 정이는 대형 스크린에 나타난 강민아를 보자마자 흥분한 나머지 자리에서 펄쩍 뛰었다.난간에 기대어 발끝을 세우더니 잔뜩 들떠서 육성민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외쳤다.“엄마가 레이싱도 해요! 너무 대단해요!”“너희 엄마가 국내 최고의 여성 카레이서야!”...“우와!”반석현은 유리 벽에 두 손을 갖다 댄 채 두 눈에는 수천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235화

    강나현은 드림의 보닛이 올라간 것을 알아차리고는 의기양양하게 입술을 말아 올렸다.이제 드림은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사고가 벌어져 차나 사람이나 무사하지 못할 거다.기술자가 깃발을 흔들며 강민아에게 피트로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레이싱 경기에서는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하는데 드림의 보닛을 조정해도 루나는 경기에서 최고 기록을 낼 수 있었다.하지만 드림은 멈출 생각이 없는 듯 피트 앞을 지나쳐 속도를 높였다.“정비하러 가지 않았어!”“저렇게 됐는데 루나는 경기를 이어간다고?”기술자조차 입을 크게 벌리고 여전히 보닛이 들린 채 전속력으로 달리는 드림을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세상에!”서경의 도련님들이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 몇몇은 망원경을 들고 대형 스크린을 조준했다.강기성은 그들 사이에 앉아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드림이 속도를 늦출 생각이 없음을 확인한 강기성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그의 옆에 앉은 김예나는 레이싱 경기를 처음 보는데도 보닛이 올라가고 운전자의 시야가 가려진 상황에서 차가 언제든 트랙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김예나는 입을 가리고 중얼거렸다.“왜 레이서가 차를 멈추지 않는 거죠?”강기성은 2초 동안 대형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스릴 넘치는 장면에 피가 끓어오르는 듯 입꼬리를 끌어올렸다.“국내 최고 여성 레이서에게 이건 아무것도 아니니까.”윤세현은 손을 뻗어 눈앞의 난간을 잡았다.과거 서경의 레이스를 준비하는 동안 강민아는 이 트랙에서 한 바퀴, 또 한 바퀴를 달리며 하루에 8, 9시간씩 연습하고 타이어를 수없이 마모시켰다.이 트랙의 모든 코너와 직선 구간은 강민아의 머릿속에 단단히 각인되어 있었기에 5년이 지난 지금도 강민아는 눈을 감고도 이 트랙을 달릴 수 있었다.“말도 안 돼.”연진숙은 콧방귀를 뀌었다. 보닛이 열렸는데도 멈춰서 정비할 생각이 없는 무모한 여자는 쳐다보지도 않을 거다.민이는 두 손을 통유리창에 댄 채 반석현과 놀랍도록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두 아이는 숨 쉬는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234화

    “쓸모없는 건 어딜 가나 똑같지.”“강나현의 실력은 아마추어 수준에도 못 미쳐요. 우리가 최고급 레이스카를 개조해 줬는데 액셀을 끝까지 밟지도 못하네요.”“난 먼저 짐 싸서 돌아갈 거예요. 강나현과 같이 망신당하고 싶지 않네요.”트랙에서 강나현과 다른 차들 사이의 거리는 점점 벌어졌고 강나현의 기대와 다르게 앞쪽에서 실수가 일어나진 않았다.왜 그들이 전부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을까.어느 레이서도 속도를 줄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강나현은 조금 당황했다. 다른 차들이 실수하지 않으면 꼴찌는 그녀의 몫이었다.그녀의 두 눈에 점점 더 사나운 기운이 퍼져갔다. 절대 이대로 꼴찌를 할 수는 없다.아직 남아있는 비장의 카드가 있으니까.“루나 파이팅! 루나 파이팅!”VIP 룸에서 민이는 드림의 레이싱카 모형을 손에 들고 유리창 앞에 서서 신나게 방방 뛰었다.자리에 앉은 연진숙은 레이싱에 전혀 관심이 없지만 귀한 손자가 입이 닳도록 말하던 루나를 보려고 왔다.하지만 연진숙은 루나가 반씨 가문 저택의 문턱조차 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알기로 루나는 5년 전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위해 은퇴했다.루나가 5년 만에 복귀한 것에 대해 사람들은 집안에서 그녀가 다시 일을 시작하고 경력을 쌓는 것에 동의했거나, 남편과 문제가 생겨서 돈을 벌어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건 아닌지 추측했다.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연진숙의 눈에 여자가 밖에서 돈을 번다는 건 남편이 쓰레기라는 의미였다.연진숙은 어떻게 하면 귀한 손자가 루나를 새엄마로 삼는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을지 고민하며 민이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루나 같은 여자가 부신 그룹 도련님의 눈에 들어 민이의 새엄마가 될 기회가 있다는 걸 알면 어떻게든 반하준을 꼬드길 거라고 생각했다.경기가 끝나면 루나를 찾아가 제대로 얘기해 볼 생각이다.“민아, 물 좀 마셔.”“민아, 포도 먹을래? 이리 와, 내가 먹여줄게.”“민아, 딸기 좀 먹어. 딸기 맛있네.”세 명의 재벌가 아가씨들은 물컵과 과일 접시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233화

    반하준이 다가가 드림의 문을 당기며 강민아를 차 밖으로 끌어내려는데 몇몇 스태프들이 즉시 다가와 그를 떼어놓았다.“반 대표님, 곧 경기 시작해요!”“반 대표님, 루나 경기 준비하는 데 방해하지 마세요.”그러자 반하준이 말했다.“드림에 탄 사람은 강민아예요. 그 여자가 어떻게 루나인가요!”본인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문이 닫히고 강민아가 드림을 몰고 트랙으로 향했다.“비켜!”뛰어난 신체 능력 덕분에 반하준은 자신을 막고 있던 스태프들을 밀어내고 트랙 가장자리로 달려갔다.강민아는 드림을 예열한 후에도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드림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수만 명의 관중이 환호성을 질렀다.“루나! 루나!”수만 명의 레이싱 팬들은 트랙의 시작점을 향해 달리는 드림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강민아는 왜 드림에서 내리지 않을까.반하준은 주위를 둘러보았다.‘레이스가 곧 시작되는데 왜 루나는 아직 안 나타나는 거지?’차에 앉아 있던 강나현은 트랙 가장자리에 나타난 반하준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창문을 내리고 반하준에게 인사를 하려고 했다.VIP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할 수도 있었는데 굳이 경기장까지 찾아왔다는 건 그녀에게 관심이 지대하다는 뜻이었기에 강나현은 내심 뿌듯했다.차창이 내려가고 강나현은 반하준을 향해 신나게 손을 흔들었다.“하준 씨!”그녀의 목소리는 헬멧에 묻혀서 잘 들리지 않았다.반하준은 강나현이 운전하는 레이스카는 쳐다보지도 않았다.“강나현 씨, 창문 열어놓고 뭐 하는 겁니까? 곧 경기 시작하는데!”콘솔에 있던 빈센트는 갑자기 창문을 여는 강나현을 보고 순간 혈압이 최고조로 치솟아 무전기에 대고 소리를 지르며 연이어 욕설을 내뱉었다.빈센트가 외국어로 얘기하니 알아듣지 못하는 강나현은 제 쪽에서 되레 불쾌한 듯 소리를 질렀다.“왜 소리를 질러요!”통역사는 서둘러 무전기를 들고 다급한 목소리로 강나현을 재촉했다.“빨리 창문 닫고 레이스 준비하세요!”강나현의 통역을 담당한 청년 역시 호흡곤란이 올 지경이었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232화

    작고 동그란 턱에 얼굴은 갸름한 달걀형이었다.여자의 입술은 새콤달콤한 체리를 닮았고 코는 오뚝했으며 눈매는 부드러웠다.검은색 머리카락을 뒤로 질끈 묶고 귓가에 몇 가닥 잔머리가 흘러내렸다.반하준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이다.반하준은 눈을 크게 뜬 채 강민아를 똑바로 응시하며 온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그의 머릿속도 정지 버튼이 눌렸다.‘루나 얼굴이 왜 강민아로 보일까.’말도 안 된다.아직도 그 우스꽝스러운 꿈속에 있는 건가.객석에서 수만 명의 압도적인 함성이 거대한 파도처럼 반하준을 향해 밀려들자 그는 온몸이 흔들리며 번뜩 정신을 차렸다.강민아는 반하준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듯 그대로 무시하고 지나쳐가는데, 반하준이 돌아서서 달려가더니 강민아의 손을 낚아챘다.“네가 왜 여기 있어?”남자는 의심과 불신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이런 옷을 입고 있어?”고개를 숙여 강민아의 손에 들려 있는 헬멧을 내려다보니 그건 루나의 것이 맞았다.입을 벙긋하던 그는 종이 뭉텅이가 목구멍에 꽉 막힌 느낌이었다.“루나를 위해 자원봉사 하러 온 거야?”그의 목구멍에선 본인조차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그래야만 했다.그는 마음속으로 단호하게 생각을 굳혔다.루나가 시범경기에 참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레이싱 대회 자원봉사자 모집 이벤트에는 수천 명의 레이싱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많은 사람들은 월급이 깎일지라도 당장 하던 일을 내려놓고 레이스 자원봉사자로 지원했다.루나의 레이스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그리고 여신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영광을 위해서였다.강민아는 반하준의 질문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얼마나 멍청하면 그런 질문을 하지?”레이싱 슈트를 입고 헬멧을 쓴 채 반하준 앞에 나타났는데도 남자는 여전히 그녀와 루나를 연관 짓지 못했다.멍청해서 그런 게 아니라 애초에 뼛속까지 그녀를 경멸하고 있기 때문이다.순수하고 어렸던 시절에 진심으로 반하준을 사랑하고 용감하게 뛰어들었는데, 이 남자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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