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 그동안 선생님이 없었다면 저는 이렇게 빨리 회복하지 못했을 겁니다.”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연채린은 여러 번 의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물론 의사는 다른 환자들한테서도 감사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말이다. 이건 의사로의 본업이기에 그는 덤덤하게 몇 마디 주고받더니 자리를 떠났다.남우현은 연채린이 침대에 앉아 아이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모습을 보더니 그녀가 모든 사랑을 아이에게 쏟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집에 가면 매일 볼 수 있는데. 그만 봐요.”남우현이 농담을 하자 연채린은 그를 째
오늘 연채린이 온다고 해서 서정원은 특별히 주방에 그녀가 좋아하는 요리들을 만들라고 부탁했다. 자기를 챙기는 애틋함에 연채린은 매우 감동하였다.“부럽네요. 아쉽게도 저는 이런 복이 없어서 혼자 집어 먹을게요.”연채린은 남우현이 농담으로 하는 말을 듣고 그를 째려보았다.“아이를 돌보게 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요. 당신은 나 때문에 여기에 앉을 수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제가 미리 말하는데요. 만약 당신이 저를 잘 보살피지 못하면 저는 정원 씨에게 이를 거예요.”남우현은 연채린의 말을 듣고 또 한 번 약속했다. 비록 병원
“됐어요. 우리도 그만 생각합시다. 집에 돌아가서 아이나 잘 돌보자고요. 만약 내가 일하러 나왔는데도 둘 사이가 아직 안 풀렸으면 그때 가서 설득할 수 있는지 알아볼게요.”남우현은 친구의 입장에 이 말을 했다. 그는 서정원과 최성운의 갈등을 원하지도 않고 연채린이 이 일을 걱정하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이런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이 일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왜냐면 연채린과 서정원의 관계는 그와 서정원의 관계보다 더 가깝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연채린은 이 일을 처리할 수 없기에 남우현은 이런 방식으로 연채
경찰의 수법은 모두 똑똑히 알았다. 소리 없이 움직이는 건 물론이고, 모든 공격이 다 치명타였다.악질적인 연예인이 잡히는 날에는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것과 다름없었다. 아무리 자신의 회사에는 없다고 자부해도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 것이 대다수였다. 연예인은 하나 같이 숨김에 능했기 때문이다.조금의 흔적이라도 잡히면 바로 시끄럽게 퍼졌다. 회사에서는 어떻게 손 쓸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이 겁에 질려 어떻게 할지 몰랐다.그러면서도 살아가려면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거대한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회사는 없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친구가 부탁하지 않는 한 절대 무료로 하는 일을 받지 않았다. 좋은 일이라고 해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하지만 지금 다시 제안한다면 흔쾌히 받아들일 사람이 수두룩했다. 너무나도 오랜 시간 동안 카메라 앞에 얼굴을 비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프라인 이벤트도 못 연 지 한참 되었다.잊힐 것이라는 불안감이 연예인에게는 가장 치명적이다. 돈은 그다음에 얘기할 일이다.“부장님의 업무 능력은 당연히 의심하지 않아요. 다른 분한테도 믿고 맡길게요. 다른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저한테 연락하세요.”그들은 회의를 조금 더 진
따지고 보면 서정원의 회사는 ‘전과사’다.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서정원은 조 과장의 말뜻을 모를 리가 없었다.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자세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미소 지은 얼굴로 조 과장에게 말했다.“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한 번 겪어봤으니 다시 저지르는 일은 없을 거예요. 앞으로도 잘 지켜봐 주시고 문제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이 서류는 명심해서 검토하고 직원들한테 전달할게요. 따로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마 과장은 마른기침을 했다. 서정원의 태도가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더군다나 어떤 일은 서정원에게 얘기해서 되는 것
해성시, 해성역.흰 티에 청바지를 입은 여성이 캐리어를 끌고 걸어 나왔다.그녀의 모습은 아주 청아하고 수려하였고 살짝 웨이브 진 머릿결은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그녀는 한 쌍의 크고 촉촉한 맑은 두 눈과 높은 콧대, 그리고 앵두 같은 입술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리 그녀가 민낯이라고 해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만들었다.“안녕하세요, 서정원 씨 맞으시죠? 전 최씨 가문에서 보낸 기사입니다.”서정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기사를 따라 차에 올라탔고 온몸 가득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차는 서서히 해성역을
서정원은 그 방이 주인 있는 방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고 그저 욕실에 놓인 남성용품들을 보면서 최씨 가문의 사람들이 일부러 갖다 놓은 것으로 생각했다.‘여긴 정말 이상한 곳이야.’하지만 이곳에서 딱 3개월만 버티면 되는 일이었다. 그녀와 할아버지가 한 내기는 최씨 가문에서 3개월 동안 살면서 만약 3개월이 지나도 최성운에게 아무런 감정도 생기지 않으면 이 약혼은 없던 일로 하는 것이었다.서정원은 샤워를 한 후 사용인이 가져다준 저녁 밥을 먹었다. 온 하루 힘들게만 느껴졌던 그녀는 그렇게 잠이 들어버렸다.깊은 밤, 최성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