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도 이송혜는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임재민이 하루빨리 이 시간을 이겨내 새로운 삶을 시작하길 바랐다.그녀는 다시 조심스럽게 임재민에게 다가가 설명했다.“재민아, 엄마 여기서 30분이나 서 있었어. 이제 엄마하고 집에 돌아가자. 조금 있으면 어두워질 거야.”“가고 싶으면 혼자 가세요.”임재민은 이송혜의 말을 망설임 없이 끊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이제부터 난 다시는 당신의 명령을 듣지 않을 거예요. 혈연이라는 명의로 날 통제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리세요.”이 말을 쏟아내는 임재민의 표정은 너무나 싸늘했고 눈빛은
“어머니, 먼저 진정하시고 천천히 제 말을 들어보세요.”신유정은 계속 이송혜와 같은 편에 서기 위해 부드러운 수단을 사용해 온갖 감언이설로 그녀를 속이려고 했다. “아이는 살아 있어요. 내가 그 아이를 다른 곳으로 보냈어요.”신유정은 이송혜의 눈치를 살피며 조용히 말했다.이 소식을 들은 이송혜는 깜짝 놀라며 손녀가 아직 살아있다는 소식에 좋아하지도 실망할 수도 없었다.아직 이송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임재민이었다. 그가 연달아 충격을 받고 앞으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해지는 것을 지켜볼 수가 없었다.“너 아이를 어디
“네 말에 이리가 있어. 재민이한테는 지금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을 곳이 필요해. 유나를 향한 마음이 너무 깊지만 그 아이도 두 사람의 핏줄이잖니.”“그럼 저희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요. 하지만 보육원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해주세요. 재민 씨가 제가 실수로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걸 모르게 해주세요.”신유정은 얌전하게 이송혜와 상의하며 역시나 중요한 시기에는 그래도 아직 이송혜가 그녀의 버팀목이 되어준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래. 재민이의 새로운 인생을 위해 아이를 데려와야겠어.”이송혜는 동의 하며 신유정과 어떻게 일을 꾸밀지
생각하던 이송혜는 자기의 설득이 너무 부드러워 임재민의 귀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무력하게 긴 한숨을 쉬며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 임재민을 바라보자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다 나 탓이야,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죽어야 해. 내가 죄인이야.” 이송혜는 땅에 누워 발버둥을 치며 하늘을 향해 참회했다. “만약 내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지 않았더라면 유나는 죽지도 않았을 거고 아이도 살았을 거야. 그리고 유나 부모님에게도 그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이송혜는 묘지 앞에서 비통하
“이제 보니 재민이가 정말 충격을 받은 것 같아. 아이 말고는 재민이를 정신 차리게 할 존재는 없을 것 같구나.”“그러게요. 당분간은 재민 씨를 찾아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가능한 한 빨리 보육원에 가서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야겠어요.”신유정이 말했다.이성혜와 신유정은 상의 끝에 이튿날 봉사하러 간다는 명의로 보육원에 찾아갔다.하지만 그 사실을 임재민도 알게 해야 했기에 큰 화제성이 필요했다. 이성혜는 임재민의 이름으로 널리 홍보하기로 했다. 다음 날 오후.이성혜는 신유정과 함께 보육원에 도착했다. 오전에 두 사람은
역시나 신유정의 말대로 비참하게 버림받은 임진이를 이미 보육원에서 돌보고 있었다.이송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관심이 가는 척 연기하며 미소를 지었다.“정말 독한 사람들이네요. 세상에 어떻게 그런 부모가 있을 수 있죠? 새로 들어온 아이는 남자아이인가요 여자아이인가요?”“여자아이입니다. 이제 막 4, 5개월 되었어요. 구체적으로 태어난 시간을 모르고요.”직원은 세심하게 대답했다.이송혜는 이 말에 속으로 기뻐하며 물었다.“그 아이가 참 불쌍하네요. 좀 봐도 될까요?”“그럼요. 제가 아기실로 모시겠습니다.”직원은
신유정은 임진이를 이용해 유나 가족을 전부 죽였다는 혐의를 떨쳐버리고 싶었다. 그녀는 신중하게 이송혜의 말에 동의하면서 앞으로 아이를 잘 돌보겠다고 약속했다.이송혜는 신유정의 태도에 만족했다. 신유정이 임진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당연히 앞으로 임재민과 결혼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송혜는 발을 문지르며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임재민은 이송혜의 번호를 차단했기에 전화를 받지 않았다.그날 이송혜는 10통이 넘는 전화를 걸었지만 임재민은 아주 깔끔하게 전부 무시했다.“큰일이네. 재민이가 전화를 받지 않아. 어떻게
"내 딸…"순간 임재민은 멍해졌다. 눈빛은 경악하여 안지민을 쳐다보았다.임재민은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다. 사고도 둔해지고 경직되었다."맞다. 아까 어머님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진이를 닮은 아기를 봤는데 그 애가 최근에 입양했다고 했어."열심히 설명하던 안지민은 임재민이 여전히 멍한 모습을 보이자 그를 침대에서 끌어 내렸다."뭐 하는거야 지금? 진이가 아직 살아있다면 정신 차려야지! 평생 침대에 누워 있을 거야?"안지민 임재민에게 옷을 주어서 던져줬다.두 사람이 고아원에 도착했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